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290)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290화(291/668)
대격변으로 세상이 바뀌었고, 자원도 바뀌었다.
마나는 이 세상에서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이 되었고, 인위적으로 마나를 얻을 수 있는 수단은 오직 마나 파우더 뿐.
그렇다면 어디에서 마나를 얻을 수 있을까?
가장 확실한 방법은 세종섬 근처에서 살면서 공기를 통해 공기 속에 함유된 마나를 받아들이는 것.
그 이외에는 별달리 마나를 얻을 방법이-
있었다.
이전에는 다들 몰랐지만, 하나둘 그 방법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한국에 있는 광물에 마나가 깃들기 시작하더라!
운석은 해저에 떨어졌다.
그리고 해저의 지맥을 따라 한국을 향해 서서히 마나를 퍼뜨리기 시작했다.
세종섬에서 동해를 지나, 한반도 동부에서 산맥을 따라, 그 마나를 한반도에 서서히 흩뿌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다들 몰랐다.
이능력자가 세상에 태어나기 시작하면서 변화하는 세상을 안정화하는 것만으로도 다들 바빴고, 무엇보다도 그런 걸 확인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은 이능력자 뿐.
우연히 이능력자가 한국 내에서 채취되는 온갖 자원이 타국보다 마나 활용도가 높다는 것을 깨달았고, 2025년이 된 지금에서야 본격적으로 자원 개발이 시작되었을 뿐.
-야! 강원도에서 나오는 석탄에 마나가 깃들어있다!
-인부들 불러! 이능력자들을 불러! 지금부터 마석 채광을 시작한다!
실제로 판타지에서 나오는 그런 마석과는 달랐다.
헌터물에서는 무슨 마석이 무안단물처럼, 차세대 에너지원처럼 사용되며 천문학적인 액수로 거래되는 모습이 종종 보인다.
하지만 이 세계의 마석들은 그냥 마나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뿐인 물건.
그냥 마나가 깃들어있어, 이걸 가공했을 때 더 쉽게 마나를 담아낼 수 있거나 마나를 불어넣을 수 있는 물건이 될 뿐.
그렇다면.
이런 걸로 이능력자를 위한 물건을 만든다면?
-우오오오! 내, 내 검에 마나가 이렇게나 빨리…!
-일반 권총보다 마석으로 제작한 권총이 더 마탄을 쏘기 편합니다. 이건, 혁명입니다.
-태극워치에 들어가는 반도체에 마나가 담긴 금속을 활용하니, 미친 성능을 내고 있습니다…! 한 번 충전하는 걸로 1주일은 거뜬히 쓸 수 있어요!
효율이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외국에서 들여온 금속을 사용하는 것보다, 한국에서 자체적으로 캐낸 자원으로 만들어내는 것들이 기존 제품들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능력을 자랑했다.
극단적으로 말해, 남미에서 남미의 자원으로 개발한 경우보다, 같은 기술로 한국에서 한국의 자원으로 개발한 스마트폰이 성능이 3배 더 좋고 배터리가 7배 더 오래가며, 무게는 1/2에 이른다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한국에서 모든 것이 만들어지는 게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일 터.
심지어 외국에서 원료를 가져와 한국 땅에서 오랜 시간이 흐르게 놔두면 여기에도 마나가 스며들게 되니, 모든 것은 한국을 거치게 되면 더 좋은 것이 되더라.
예를 들어.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어있는 군사구역의 지하에는 ‘장독대’가 대규모로 바닥에 박혀있으니.
이 장독대에 들어간 물건이 강철을 녹인 쇳물이라면, 그 쇳물이 시간이 지나 다시 강철로 제련하여 만든 물건은 기존 강철보다 더 단단하고 쉽게 녹슬지 않더라.
결국.
시간이 지남에 따라, 확실해진 것이 있다.
더 이상, 한국은 자원이라는 부분에 있어서 약소국이 아니게 되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자원이라는 부분 마저도 강해지는 국가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렇기에, 전 세계는 한국을 노리고 있다.
한국에서 나오는 ‘인적자원’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나오는 모든 자원들을, 심지어 장독대에서 발효되고 있는 씨간장까지도.
Made in Korea.
이 문구가 박혀있는 모든 것이 곧 ‘마나’와 ‘이능력’에 관계되어버린 셈이다.
* * *
그 시각, 요인 이송용 특별열차 ‘신무궁화호’, 특실.
“언니들. 다 갔어.”
한복을 입고 있던 한 여인이 말하기 무섭게, 특실 안에 있던 여인들이 전부 뻣뻣한 자세에서 편한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하아. 정말, 어쩌다가 이런 개고생을 하게 된 건지.”
“부산에서 얌전히 음방나가면 되잖아. 서울도 아니고, 무슨 개성 공연이야.”
“아, 짜증. 확 그냥 아이돌 그만둘 수도 없고.”
여인들, 아이돌그룹 ‘스타플라워즈’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다소 우울한 얼굴로 객실을 바라봤다.
“진짜 지금 아무도 없지? 우리 말 들을 수 없는 거지?”
“걱정 돼? 아니면 개성 호텔에 가서 이야기할까?”
“호텔 가고 난 뒤에 이야기하면 늦어. 그냥 지금 사람 없다고 생각하고 지금 이야기하자.”
리더로 보이는 이가 조심스럽게 한복 저고리 안주머니에 물건 하나를 꺼냈다.
“언니, 챙겼어?”
“당연하지.”
여인이 정말 조심스럽게, 다른 이들에게 보이지 않도록 꺼낸 물건은 하나의 박스였다.
“아, 언니. 무슨 한라산이야.”
“담배갑이라니. 좀 더 그럴싸한 걸로 챙겨올 수는 없었어?”
“이것들아. 이것도 감지덕지야.”
담배갑처럼 생긴 물건.
하지만 리더가 담배갑을 연 순간, 다른 세 여인은 표정이 바뀌었다.
“와…. 포장 벗기고 다 쑤셔넣은 거야? 오염되면 어쩌려고?”
“포장지 때문에 몇 개 더 넣지 못할 바에는 한두 개라도 더 넣는 게 낫지. 그리고 이거 진짜 담배갑 아니야. 이미테이션이고, 안에 비닐 씌워뒀어.”
“그냥 차라리 매국박스를 사서 오지 그랬어.”
“그거 걸리면 우리 다 아이돌 인생 끝나는 거 몰라? 아니, 애초에 이거 준비해달라고 한 거 너희들이잖아.”
리더는 씩씩거리며 담배갑 안의 동그란 물건을 가리켰다.
“아이돌이 담배 피우는 것보다 더 심각한 게 ‘매국행위’야. 알고 있잖아.”
“언니. 하지만 우리가 하고 싶은 건 매국이 아니라 애국인 걸.”
“…그래서 준비했지.”
리더는 모형담배갑을 품에 다시 넣은 뒤, 손가락으로 고리를 만들어 다른손 검지로 그 사이를 쿡쿡 찔렀다.
“애국침을 쿡쿡 찔러놨어.”
“…미친. 진짜 하려고?”
“이거 없으면 그 사람이 안해줄 건데, 그럼 어떡해.”
리더의 말에 다른 여인들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너무 걱정하지 마. 국산 아니야. 일본산이야.”
“…그게 무슨 의미가 있다고.”
“국산은 효과가 너무 철저해서, 사용하는 목적을 그대로 준수시켜버리는 걸. 피하고자 하는 걸 확실하게 피하게 할 바에는, 차라리 나중에 일본산이었다고 변명하는 게 나아.”
“에휴, 나는 모르겠다. 언니만 믿을게. ….그.”
여인들은 입맛을 다셨다.
“진짜, 진짜지? S급 ‘아이돌’이랑 하는 거, 진짜 천국이야?”
“천국 정도가 아니야.”
리더는 다리를 꼬며 피식 입꼬리를 비틀었다.
“극락이라고. 살면서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경험이 될 걸.”
“그거 쓰고도?”
“물론. 왜? 안 쓰고 해보고 싶어?”
“…당연하지.”
여인들은 눈에 불을 켰다.
“E급 ‘아이돌’이랑 해도 그렇게 좋아서 헤어나오지를 못한다는데, S급이랑 하면 어떻겠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일 걸. 내가 진짜 너희들이니까 부탁한 거야. 진짜 쉽지 않았어.”
“…흐흐흐.”
여인들은 낮게 웃기만 할 뿐이었다.
“개성에서 공연 마치고 나면…. 호텔 방에서 폭풍과도 같이…. 흐흐흐….”
아이돌의 웃음이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여인들은 음흉하게 웃으며 기차가 빨리 도착하기만을 기다렸다.
* * *
김태조식과 유미르전영희와 함께 객실로 들어왔다.
기차의 구조는 무궁화호나 KTX와는 완전히 다른, 옛 유럽 영화에서나 볼 법한 특별관광열차였다.
그 왜, 마법사 꼬맹이들이 랜덤맛 젤리를 사먹는 객실과 같은 그런 기차.
옆으로는 복도가 길게 나있고, 좌석은 좌우로 마주보도록 배치되어 있고, 나와 유미르가 역방향으로 앉고 김태조식이 정방향으로 앉아 한 객실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의 바로 뒤에는 아이돌 그룹 ‘스타플라워즈’가 이야기, 아니 작당모의를 하고 있다.
“쯧.”
김태조식은 영 마음에 들지 않다는 듯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가서 이야기할까요?”
“아닙니다. 바로 옆에서 듣고 있다는 걸 알면 분명 괜히 사고가 날 겁니다. 모른척하죠.”
아무리 작게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기차가 철로를 달린다고 해도 이능력자는 일반인이 옆방에서 소곤거리는 소리가 안 들릴 수가 없다.
특히 그게 매국풍선에 몰래 바늘을 찔러넣어 애국자가 되려는 행위라고 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알고 있냐고?
그야, 우리가 분장한 이 두 사람이 ‘이능력자’니까.
각각 D급과 E급이라 히어로 활동을 하기에는 곤란하지만, 아이돌 보디가드라는 입장을 생각하면 그 능력은 그 어떤 경호원보다 뒤어나다고 할 수 있다.
“…아마도 개성에서 공연을 마치고 난 뒤에, 호텔에서 두 분과는 밤에 따로 행동해야 할 것 같습니다.”
김태조식은 턱으로 뒤를 가리켰다.
“아무래도 호텔방에 저희 셋이 같이 있는 건 서로 불편할 수 있으니, 양해바랍니다.”
“그것도 임무에 포함되는 겁니까?”
“…제 개인적인 취미생활이라.”
김태조식이 머쓱한 얼굴로 옅게 웃었다.
잠시 블랙요원인 자신을 내려놓고, 신의주에 올라가기 전 취미생활을 즐기려고 하는 것일 터.
“저희가 모른척 할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보고할 일도 아니군요. 아이돌의 사생활은 존중해야 하니까요. 같은 남자로서, 응원합니다. 애국하시길.”
“애국…. 애국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고. 아이돌이 덜컥 임신이라도 하면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어머. 애국하시는 건가요?”
유미르가.
“애국은 오빠가 전문인데.”
“…야.”
옆에서,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해버렸다.
“철수 오빠, 마력은 낮아도 애국력은 S급인 걸요.”
“…호오?”
그리고 김태조식은.
“진짜입니까?”
이전까지 관심이 전혀 없던 내게, 엄청난 흥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여자분이 그런 이야기하는 거, 진짜라는 건데.”
“S급 아닙니다.”
……오호라.
이거, 잘만 이용하면, 임무가 좀 더 편해질지도?
“스페셜 EX급입니다.”
“저기, 현철수 씨.”
김태조식이 혀로 입맛을 다시며, 자세를 낮췄다.
“우리, 가는 동안 국가의 미래와 발전에 관한 이야기를 좀 나누어보도록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