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307)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307화(308/668)
아무리 쓰레기같은 존재라도, 그 정도에 따라서 재활용할 수 있으면 재활용하는 게 결사다.
러시아의 S급인 라스푸틴은 굳건이로 재활용하기로 했고, 이전의 기억을 모두 잃은 채 정훈교육을 거치고 나면 엄지를 척 들어올리며 건치를 드러내는 굳건한 한반도 경비대원이 될 것이다.
[이러면 한국에서도 안심이겠지. 전 S급이었던 존재가 한반도를 지키고 있으니.]“…….”
이제, 국경을 함부로 넘어오는 자들은 마주하게 될 것이다.
수상할 정도로 국경 수호에 열심인 A+급 이능력자를.
단순히 길을 잃은 자라면 기절시킨 다음 국경 밖으로 돌려보내고,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는 자는 몸 뒤에 거대한 구멍을 뚫어 돌려보내는 정체불명의 이능력자를.
러시아에서는 빌런 라스푸틴이 행방불명되었지만, 그 일과 국경선 수비대 굳건양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라스푸틴은 오늘, 죽었으니까.
[한국으로 치면 A+급 한 명이 한반도 최북단에 상시 주둔하며 국경을 지키는 셈이다. 정부로서도 나름 괜찮을 터.]“이게 결사의 방식이군요.”
태조는 청소가 끝난 방 안 쪽, 마력이 모두 소진되고 난 뒤 주모들에 의해 교육장으로 끌려가는 라스푸틴이었던 것을 가리켰다.
“히어로가 매번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그 상황을 지원하며, 히어로와 협력관계를 구축하며 필요성을 인지하게 만든다.”
[인력부족을 해결해주는 것만큼 확실하게 결사의 필요성을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이 또 없지.]유미르에게는 인터넷에서의 백금태양에 대한 반응을.
태조에게는 한반도의 자원을 노리는 악랄한 자들에 대한 조치를.
“바라는 게 뭡니까? 제 과거사에 감동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노리는 건…금입니까?”
[금을 조금 넘겨준다면 그것대로 좋겠지만, 우리가 가장 바라는 건 분란이 없는 거라서.]히어로든 국가든, 그 상대가 원하는 걸 제공함으로써 이득을 취하는 게 결사다.
[보수로는 금 10kg 정도면 충분해. 대신, 위치가 노출된 금광에 대해서는 폐기조치가 필요하다.]“폐기?”
[네가 금광을 폭파하려고 했던 것, 그걸 그대로 해야 할 것 같다는 이야기다. 중국과 러시아에서 ‘금광이 파괴되었다’라고 생각하거나, 혹은 ‘금광은 꽝이었다’라고 생각하도록.]“하지만 실제로는….”
[금광은 버젓이 살아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금을 계속 채취할 수도 있는 거지.]채취라는 말이 상당히 어색하지만, 신의주의 금광은 채취라는 말이 어울리는 상황이다.
[태조, 금이 늘어났다는 거, 분명한 사실이겠지?]“…예. 제가 처음 금광을 발견했을 때보다 금이 더 늘어났습니다.”
현재, 한반도의 자원은 증식 중이다.
마치 식물처럼, 뿌리를 바닥에 내린 채 그 뿌리에서 마나라는 양분을 얻어낸 다음 그 양분이 물질로 바뀌어 해당 물질이 늘어나는 것처럼, 한반도의 지하 자원은 이론상으로는 ‘무한정’인 상황이다.
아마도 운석의 영향으로, 위대한 대한민국을 위해 세계가 자원마저도 보듬어주는 게 아닐까 싶은 느낌.
실제로 우리 결사에서도 이 부분을 주목하고 있고, 이 정보가 퍼지지 않도록 최대한 주의하고 있다.
하지만 정보라는 게 우리만 조심한다고 해서 퍼지지 않는 것도 아닌 법.
[일차 선물이다. 이 명단을 가져간 다음, 적당히 정리하도록.]“이건….”
[도둑들을 통해 파악한 한국 내 첩자들이다. 산업자원부 쪽에도 몇 명 있고, 국토개발 쪽으로 발을 걸치고 있는 의원들도 있군. 해그늘건설 쪽에도 몇 명 있고.]“전방위적으로 새어나갈 수밖에 없던 건가…하아.”
태조는 눈을 찡그리며 내가 건넨 파일을 받아들였다.
“국가를 위해 일하고자 하는 공무원들이 다른 나라, 그것도 중국과 러시아에 정보를 팔아넘기다니.”
[아무리 국가가 중요해도, 결국 자기 주머니에 들어오는 돈이 더 중요한 법. 이번에 금광을 털면 금 덩어리를 창고에 넣어둘 생각이었겠지.]“조용히 정리하겠습니다.”
조만간 저들에 관한 자료가 퍼지게 될 것이다.
결사에서 확보한 성추문이 퍼지든, 아니면 국정원 내부에서 가지고 있는 비리가 퍼지든, 하나둘 신비해지는 과정을 거치든 뭐든 정리되겠지.
“하아. 모두가 국가를 위해 일하고자 하면 좋으련만.”
[세상에 그렇게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5천만 중에 0.01%도 되지 않을 거다. 특히 공무원이라면 더더욱.]아무리 이 세상이 국가를 위해 힘쓰는 이들을 뽑고자 한다고 해도, 애국심을 흔드는 게 돈에 대한 욕심이다.
[누군가에게는 국가를 위해 일한다는 보람보다 지갑 두툼한 게 더 가치있을 수도 있다는 거다.]이능력자들도 다른 나라에 비해 박봉으로 받고 살아가는 이 나라에서, 일반 공무원이 막대한 돈의 유혹을 뿌리치는 건 쉬운 일이 아닐 터.
물론 금광에 관한 정보를 외국으로 유출한 사람들은 일반이라고 하기에는 좀 높은 고위직이었지만, 하여튼 그들의 ‘매국행위’는 결국 돈과 깊은 관련이 있다.
“하여튼. 이래서 더 움직이기 힘들다니까….”
사람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변수는 더 늘어나기 마련이며, 믿음과 신뢰가 무너지면 그만큼 사람을 동원하기 꺼려지는 법.
이번에 태조가 국정원 소속 요원들과 함께 이 금광을 지키러 온 사람의 수는 고작 8명.
S급 둘이 올 거라는 걸 알면서도 고작 8명만 왔다는 것은 그만큼 정보의 유출을 억제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런 노력이 때때로, 말도 안 되는 곳에서 허사였다는 걸 깨닫게 되는 것도 삶이라는 것.
“…이래서 결사의 사람들과 함께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나봅니다. 결사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전혀 걱정이 없을테니.”
[그게 결사의 최고 장점이지.]결사의 요원들 모두 결사를 위해, 세계의 평화와 정복을 위해 움직인다는 사명감으로 똘똘 뭉친 ‘또라이들’이다.
그런만큼, 결사에서 정보가 새어나간다는 건 쉽게 상상할 수 없다.
한국 빼고.
‘빌어먹을 국뽕 라노벨.’
그 거대한 아메리카를 정복한 결사조차도, 결사 대원 속 한국인이 위대한 갓한민국을 지키는 게 아니라 갓한민국의 자원유출이 일어날 수 있을 때는 결사를 배신하는 경우가 있었다.
‘결사 내부에서도 한국에 불리한 상황으로 진행되는 작전이 이루어지면, 꼭 내부의 배신자가 나오고 그런 단 말이지.’
과거에 내가 세종섬에 들어오고 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도깨비를 이용해 한국에 이득이 되도록 유도하려고 했던 어리석은 결사의 요원이 있었던 것처럼.
만약 도깨비가 종갓집 김치 장독대를 훔친다고 한다면, 결사의 요원 중에서 도깨비의 정체를 흘리는 자들도 나올지도 모른다.
-세계 정복도 좋지만, 나는 그래도 국가를 배신할 수는 없다!
-아무리 내가 결사에 발을 담그기는 했어도, 이 나라에 피해를 줄 수는 없어!
그래서 한국이 그만큼 정복하기 어려웠다.
한국을 정복하려고 해도 수상할 정도로 정보가 자주 새어나가고 난감한 상황이 발생하니, 다른 나라를 정복하는 것처럼 한국을 정복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지역을 우선으로 두고 한국을 마지막으로 세계정복의 대미장식을 꽂으려고 했으나, 이렇게 일이 하나둘 풀리기 시작한다면 얘기는 다르다.
[태조. 결사의 지원이 있다면, 너는 안전하게 부산에서 발 뻗고 지낼 수 있다. 결사를 믿어라.]“…….”
하나둘, S급 히어로들부터 결사와 손을 잡게 만든다.
광익공부터 시작하여, 결사의 요원이 된 윤이선에게 한 자리를 마련하고, 백설희를 불륜으로 타락시키고, 이제는 태조에게 결사의 유용함을 알려준다.
[금광이 걱정된다면, 저 금광을 적절히 정리하는 법도 하나 있지. 주모, 그걸 가져오도록.]“예.”
주모가 미리 준비된 물건을 가져와 태조의 앞에 놓았다.
태조는 자신의 앞에 놓인 ‘미니어처’를 만지작거리며 안을 이리저리 살폈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기차…?”
[황금을 여기에 두는 게 걱정된다면, 이 황금을 그대로 연성해서 철로로 이송하면 되는 일.]“하지만 그러기에는 사람이-”
[기차로 만들어 달리게 하면 되지 않겠나. 굳이 싣고 갈 필요 없이, 황금으로 만든 기차를 말이야.]“……!”
태조는 입을 쩍 벌리며 놀랐다.
[화물칸에 싣고 가는 걸 생각했나? 유감이군. 바닥이 보일 정도로만 금을 남겨둔 뒤, 나머지는 밖으로 꺼낸 다음 기차로 만들어 철도를 달리게 하면 누구도 의심하지 못할 거다.]“겉은….”
[당연히 도색해야지. 마력으로. 그냥 평범한 기차처럼 보이게. 금 위에 무언가를 덮어서 금을 숨기는 건, 은닉범죄의 기본이라고. 물론, 범죄가 아니라 범죄에서 쓰이는 기술을 조금 응용할 뿐이지만.]중국도 러시아도 전혀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신의주에서 다시 개성으로 내려가, 부산이든 어디든 적당히 한반도 어딘가를 향할 기차 전체가 ‘황금’이라는 건.
[네 이능력은 금속조작. 마냥 뒤주만 만드는 게 아니라, 이런 것도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구조만 파악한다면 만드는 건 금방이겠지. 미니어처를 통해 형태를 머리에 집어넣은다음, 그걸 스케일을 키워서 적당히 철로를 달릴 수 있는 사이즈로 만들어내면 금방이다.]그걸 할 수 있는 게 태조다.
[금광은 폭파시키고, 적들에게는 금광이 얼마 남지 않아 채산성이 없다고 속이고, 실제로 채광한 금은 화물기차로 만들어 남쪽으로 내려보낸다. 이러면 앞으로 중국도 러시아도 굳이 신의주의 금광을 다시 노리러 오지 않겠지.]“…….”
[태조. 편하게 생각해라.]나는 태조에게 다가가, 어깨를 꽉 붙잡았다.
[프라모델을 좀 더 크게 만들 뿐이다. 너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이지.]“…기차를?”
[물론.]태조라면 할 수 있다.
[기차가 정 그렇다면, 어디 탱크라도-]“기차로 하겠습니다.”
이능력으로 황금열차 만들기.
상상력만 있으면, 무엇이든 가능한 세상.
“만들겠습니다. 황금열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