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309)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309화(310/668)
유미르에게 광익공 펀치가 되어달라고 계획을 알린 이후.
-그럼, 바로 제작해보겠습니다.
-바퀴가 굴러가게만 하면 돼.
-최대한 기차답게 만들어보겠습니다.
-좋아. 백금태양. 태조와 함께 금광으로. 그 동안 나는 다른 준비를 하도록 하지.
유미르는 태조를 데리고 다시 신의주 금광으로 돌아가 황금열차 제작에 들어갔다.
태조와 함께 온 요원들을 데리고 떠나기에는 시간적으로 여유가 충분하니, 나는 그 사이에 또다른 불안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다른 방을 찾았다.
끼이익.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안에는 진한 보이차 향기가 가득했다.
[라스푸틴과는 전혀 다른 태도군.]“S급이 품격이 있어야지.”
천마 이예령.
그녀는 따로 구속구가 채워지지도 않았고, 담담한 태도로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이렇게 아무런 구속구도 채우지 않았는데, 난동 부리다가 다시 잡히면 그것만큼 추한 게 또 어디에 있겠어?”
[잘 아는군.]거칠게 저항하던 라스푸틴과 달리, 천마는 순순히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그래서 헤세드 씨.”
[지금은 도깨비다.]“헤세드로 세상을 속이고 있는 도깨비 씨. 나를 이제 어떻게 할 거지?”
[어떻게 할 것 같나?]“…….”
질문에 오히려 질문으로 답하자, 천마는 담담한 눈으로 자세를 바로잡았다.
“…큿. 죽여라.”
[설마 그 대사를 여기에서 들을 줄은 몰랐는데.]“뭐?”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무슨 판타지에서 오크 집단에게 사로잡힌 여기사가 할 말을 천마가 하고 있으니, 나는 잠시 어처구니가 없었다.
[내가 뭘 할 줄 알고 죽이라고 하는 거지?]“나를 이대로 제압한 다음, 기억을 지우고 능욕해서 이능력자 양산 공장으로 만들 생각이잖아.”
이상하다.
이 세계에는 많은 이들의 멘탈 관리를 위해 그렇고 그런 불온 서적들은 모두 현대보다 적을텐데, 천마는 이상하리만큼 그런 부분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이능력자 양산 공장?]“그래. 태국에서 일어난 일처럼, 나를 어딘가에 가두고 사지를 자른 다음, 10개월마다 이능력자를 한 명씩 배출하는 존재로 만들려고 하겠지. 기억을 지우고, 머리에 뭔가를 씌워두고, 평생 행복한 생각만 하면서 현실을 일깨우지 못하도록!”
[그런 악마같은 짓을 우리가 왜 해. 결사는 그런 짓 안 한다.]“…….”
전혀 믿지 않는 눈치다.
세뇌교육을 당한 것도 아닐텐데, 한국이 거지같다는 이유로 중국으로 가족을 데리고 망명할 정도로 나름 사고가 유연하다고는 할 수 있는 존재인데, 수상할 정도로 머리가 악마적인 발상만 가득하다.
“그럼, 한국 정부에 나를 팔아넘길 생각인가? 상대는 누구지? 투신? 척준경? 아니면 태조? 그도 아니면, 셋 다?”
[머리에 음란마귀가 들었나.]“음란마귀가 들은 게 아니라, 현실이 그렇잖아.”
천마는 완전히 자포자기한 얼굴로, 하지만 가슴 속에 끓는 불만이 가득한 채로 나를 향해 이를 갈았다.
“이능력자를 낳기 위해 이능력자인 여자면 무조건 임신시키려고 하는 게 한국 아닌가?”
[안 좋은 면만 바라보려고 한다면, 그 부분만 보일 뿐이지. 그건 네가 망명을 간 중국도 마찬가지 아닌가?]“…….”
천마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내 지적에, 그녀는 처음으로 울컥한 듯 고개를 숙였다.
[그런 말이 있지.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고. 너는 가족을 위해 중국으로 떠났지만, 막상 떠난 곳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보였겠지.]“…….”
[네가 방금 한 이야기들, 나한테 정보를 주는 건가?]“……!”
천마가 고개를 들었다.
갈색의 눈동자는 심각하게 떨리기 시작했고, 그녀의 눈동자는 경악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 그게 무슨.”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악마보다도 더 악랄한 행동을 할 수 있는 게 인간이라고. 태국에는 진짜 악마가 있었지만, 그런 악마처럼 행동할 수 있는 게 인간이지.]“…….”
[악마는 어디에나 있지. 한국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고, 중국에서도 있을 수 있고. 뭐, 인간이 살아가는 곳이 어디든 다 똑같지 않나.]확신했다.
이 여자는 지금 흔들리고 있다.
[일단 받은 돈이 있으니 돈값은 해야겠지만, 막상 그 돈을 받고 누릴 때마다 이게 걸리는 거지.]“뭐가.”
“…….”
내게 패배를 한 것도 패배한 거지만, 그 패배의 근간에는 자신이 어디로 가야하는지 모르는 상황에 놓였다는 불안감이 있다.
[내가 받는 이 엄청난 돈이 누군가의 고혈을 빨아먹는 거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 돈을 쉽게 사용할 수는 없어. 하지만 그 돈을 바탕으로 행복을 누리는, 아무것도 모른 채 즐겁게 살아가는 가족을 보면 또 눈을 감게 되기 마련이지.]“…….”
[여러모로 고민이 많은 것 같군. 싸울 때는 눈이 맑았는데, 정작 싸우지 않을 때는 눈이 혼탁해.]“시끄러워. 남의 인생에 이래라 저래라 하지마. 해결해줄 거 아니면.”
[500조의 빚과 매국자 이미지를 모두 탈피할 수 있을 해결책이 있다면, 너는 결사의 편이 되겠나?]흠칫.
천마의 손가락이 순간 움찔거렸다.
[나는 너에 대해 잘 안다. 이예령. 가족이 한국 정부에 의해 살해당할 뻔 해서 중국으로 가족을 데리고 탈출했지만, 막상 중국에 도착하고 나니 한국과 다를 바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지.]“……결사의 정보력은 대단하네. 그럼, 알면서 가만히 있는 거야?”
[가만히 있는 게 아니다. 결사는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있고, 단지 우선순위가 있는 법.]“……예전 같았으면 바로 따지고 들었을 거야. 당장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우선순위가 어디에 있냐고.”
천마는, 은근 다혈질이다.
하지만 동시에 냉철한 여자다.
“그 ‘판데모니엄’의 악마인가 뭔가 하는 그것 때문이지?”
[그렇다.]아무래도 태국에서 있었던 일을 옆에서 보고 들은 게 있어서 그런지, 천마는 천마 나름대로 결사의 행동을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만성적으로 인력이 부족한 가운데, 우리는 인간보다 악마를 제거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왜 당장 동아시아의 일에 개입하지 못하는 건지.
두억시니의 일을, 태국에서의 일을 생각해본다면, 인간보다 악마를 먼저 제압하는 게 우선이라는 ‘합당한’ 결론에 이르니까.
[결사가 최우선적으로 제거하고자 하는 대상은 악마. 그리고 그 다음은 악마같은 행동을 하는 인간. 하지만 결사는 언제나 만성인력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그거야 너희들이 사람을 히어로로 개조해서 그런 거잖아.”
[거기까지 알고 있다면 대화는 더 쉽겠군.]나는 천마의 앞에 두 개의 알약을 꺼내 좌우로 놓았다.
“빨간약, 파란약?”
[선택권을 주마.]“뭐야, 도깨비트릭스야? 나보고 선택을 하라고?”
[…알고 있나? 꽤나 고전인데.]“유명하니까.”
천마는 빨간약과 파란약 앞에 손을 뻗었다.
“그래서 도피어스 씨. 나한테 이렇게 대해주는 이유가 뭐야?”
천마가 나를 빤히 바라보기 시작했다.
“너희는 마음만 먹으면 내 인격을 지우고, 다시 국적을 바꾸고 한국을 위해 충성하는 존재로 만들 수 있을 거야. 그런데 왜 나한테는 뭔가, 그런 것보다는 나라는 온전한 존재가 마음을 바꿔먹기를 바라는 것 같은데?”
[네가 자의적으로 움직여줘야 가장 자연스럽게 무너뜨릴 수 있으니까.]“……그게 대상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천마는 파란약을 손으로 움켜쥔 뒤.
“적어도 자아도 없이 누군가에게 조종당하는 세뇌병사가 될 바에는, 추하게라도 살아보겠어.”
손아귀의 힘으로 파란약을 으스러뜨리며, 빨간약을 입에 집어넣었다.
“…사탕?”
[딸기맛이다. 참고로 그쪽은 블루베리맛.]“뭔가 막 의식이 깨어나고, 새로운 세상에서 정신 차리고 그런 게 아니었어…?”
[유감이군. 이 세상은 전뇌세계가 아니라 현실이다.]국뽕 라노벨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세상이기는 하지만, 이 세계는 엄연한 현실이다.
[빨간약을 먹었으니 알려주지. 네가 가장 신경 쓰는, 네 행동을 모두 ‘애국’으로 덮을 수 있는 길을.]“…….”
[결사는 궁극적으로 이 나라 또한 엎어버릴 예정이다. 아메리카가 그러한 것처럼, 결사의 지배와 질서 하에 통치되는 곳으로 바꿀 예정이다. 단지 조금, 거슬리는 것들이 많기는 하고, 시간이 걸리기는 하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세계를 평화로 이끌어나갈 것이다.]설령 그 방법이 과격하고, 비틀리고, 세간을 속이는 행동이라고 해도.
[세상은 네가 왜 한국을 버리고 망명했는지 모른다.]“그걸 알리겠다고? …안 돼. 그러면, 우리 부모님 다시 쓰러지셔.”
천마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하나뿐인 딸이 그런 짓을 당했다는 걸 안다면….”
[걱정하지 마라. 그런 게 알려질 일은 결코 없다. 너는 그저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히어로’로서 활약하면 된다.]“…뭘 어떻게 하려는 건데.”
[간단하게 말하자면, 내부고발자.]나는 빨간약이 놓여있던 곳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두드렸다.
[너는 사실 정의를 위해 스스로 오물을 뒤집어 쓰기를 자처한, 다크 히어로였다는 거지.]“……자세히 설명해봐.”
[중국의 히어로가 되어, 중국의 치부를 낱낱이 파헤친다. 훗날 결사가 이 세상의 중국을 완전히 뒤엎어버릴 때, 천마가 당당히 앞에 나서는 거다. ‘히어로’로서.]“…….”
[몇 년 정도 오물을 뒤집어쓰더라도 언젠가 다시 명예를 되찾아 영웅이 되는 길이 있다. 결사와 손을 잡는다면 말이야.]나는 천마를 향해 주먹을 뻗었다.
[너, 나랑 일 하나 같이 하자.]아.
이거, 내가 죽고 천마가 그대로 거기에 스며들게 되는 건가.
“그러니까 그 일이 뭐냐고.”
[…크흠. 그러니까.]작전명.
상상도 못한 정체.
매국은 애국으로 세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