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312)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312화(313/668)
천마를 중국으로 되돌려보낸다.
결사에 협력하기로 했지만, 천마를 그냥 돌려보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중국은 한국 북부, 옛 북한 땅에 있는 자원을 노렸다.
천마가 실패한다고 거기서 끝! 이라는 자들이 아니다.
한 번 실패했으면 다른 사람을 보내든, 다른 방법을 보내든, 뭔가 또다른 방법을 찾을 것이다.
가령, 신의주 출신의 사람을 찾은 다음 그 사람에게 막대한 돈을 보내서 광산 인근의 땅을 사들이게 해서 재산권을 빼돌린다든가.
국책사업에 자본을 지원하고 그 돈을 바탕으로 자원을 몰래 채굴하며, 관리감독을 하는 공무원들에게는 뒷돈을 챙겨줘서 세상이 모르게 한다거나.
아니면 천마가 아닌 또다른 이능력자를 보낸다거나.
그런 수많은 경우가 있기에, 아예 싹을 잘라야 했다.
다시는 중국이 대(한민)국을 넘볼 수 없게, 한반도의 자원을 건드릴 수 없게 엄포를 놓아야 했다.
그러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기공신포나 번개숨결 같은 걸 끼얹어야 하나?
정답이다.
압도적인 힘을 가진 존재가 무력시위를 벌인다면, 그 시위에 그 어떤 외교적 시위도 할 수 없게 만든다면, 그 천마가 당했다는 게 전 지구인 60억 명에게 물어도 ‘그건 어쩔 수 없지’라고 대답이 나오도록.
광익공을 동원하여, ‘광익공 빔’으로 천마를 저 하늘의 별로 날려버리면 끝.
[그래. 나다. 잘 봤나?]-굉장한 걸. 천마를 일격에, 50km 넘게 날려버릴 줄은 몰랐어.
마침 광익공의 안부 전화가 도착했다.
북부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는지, 그는 유미르가 광익공으로서 날개를 펼치자마자 내게 전화를 걸었다.
-유미르가 저렇게 날개를 펼치니까, 왠지 모르게 내가 현역 시절에 펼쳤던 날개보다 더 금빛이 선명하고 밝은 것 같네.
[마력량만큼은 많아도, 그 압도적인 마력량이 나중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다. 저 마력이 나중에 폭주해서 핵폭발이라도 일어난다고 생각해봐. 지구에 운석이 떨어지는 것보다 더 큰 폭발이 일어날 걸.]세계가 멸망하겠지.
-하하, 그거 안 되게 형이 잘 케어할 거잖아.
[기차에서 남이 보는 앞에서 애국하자고 하던데.]-…순수하던 여자애를 그렇게 만든 건 형 아니야?
[내 잘못이라고?]-복수심에 눈 먼 처녀귀신 넷도 바닥 깊은 곳에 처박아둔 애국심이 활활 불타오르게 만드셨는데, 아무렴 멀쩡한 여대생을 애국무새로 만들었으면 책임은 지셔야지.
광익공의 일침에 뭐라고 답을 해야할지 잠깐 답이 나오지 않았지만, 슬슬 3분에 가까워졌다.
[그래도 다른 남자 보는 앞에서 하는 건 아니지.]-그건 그렇지. 하여튼 형, 고마워. 나중에 오션뷰 펜트하우스 장기 숙박권 하나 보내줄테니까, 유미르랑 같이 가서 잘 놀다와.
[어딘데?]-그건, 받아보면 알아. 흐흐흐.
어딘지 알 것 같다.
광익공이 죽어있어서 그렇지, 가만히 부산 지하에 처박혀있으면서 언론 보도만으로 모든 상황을 파악하는 게 이 남자다.
[이왕이면 북쪽말고 남쪽으로 부탁한다.]-거기 5성급 별로일텐데? 세종섬에서도 멀고.
[바다 보이는 거라면 탁 트인 남쪽이 더 낫지.]-하긴. 그런 건 관계 없겠구나. 알았어. 조만간 다시 연락…아, 마지막으로 하나만.
전화가 끊어지기 전, 광익공은 진심으로 궁금하다는 듯 내게 물었다.
-하얀색 로브, 뭔가 되게 천사같은 느낌인데. 도대체 뭐야?
[용기의 대천사.]-오…. 세피로트 떡밥인 건가. 좋네. 고마워. 그럼.
뚝.
전화가 끊어졌다.
정확히 2분 59초에 끊어진 전화에 나는 태극워치를 슥 쓸었고, 곧 하늘에서 금빛 날개를 찬란하게 반짝이던 금빛 날개의 대천사는 순식간에 흙먼지 속으로 모습을 감췄다.
“짜잔.”
그리고는 아무렇지 않게 내 옆에 나타났다.
[뭐하는 거야.]“변신이 풀릴 정도로 마나를 많이 사용했죠.”
변신이 풀린 상태로.
[하여튼.]나는 바로 두루마기를 꺼내 유미르의 어깨에 걸쳤고, 유미르는 두루마기 안으로 팔을 집어넣으며 끈을 단단히 동여멨다.
“이 정도면 광익공답게 행동한 거 아녜요? 마력포격,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이 불어넣었는데.”
[충분하지. 포격 이후에 변신을 유지하는 거랑 공간이동을 하는데 쓸 마력만 남기고 다 썼으니.]이미 이전에 지하에서 전투를 치르며 약간 마나를 사용하기는 했지만, 유미르는 자신이 가진 대부분의 마나를 ‘광익공 코스프레’에 사용했다.
[오히려 효과가 너무 좋아서 문제지.]“…어, 저 실수한 거 있어요?”
[실수는 아니다. 음, 그냥 그런 거지.]나는 유미르를 품에 안고 바로 자리를 벗어났다.
곧 신의주 역에서 기차가 달리는 기적 소리가 울렸고, 나는 유미르를 공주님처럼 안고 기차의 위로 뛰어올랐다.
[황금열차를 사철로 뒤덮었군.]착지하자마자 내 발 아래가 흔들린다.
시멘트를 바른 곳에 강아지 발자국이 남듯, 내 구두 자국이 기차 겉면의 사철가루를 옆으로 밀어내며 내부의 금을 드러내게 만들었다.
“굉장하십니다.”
기차의 통로에서 밖으로 뛰어나온 태조가 우리를 맞이했다.
“뭔가 알아선 안 될 걸 알아버린 것 같은 느낌이지만, 입 꾹 다물고 있겠습니다.”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군.]대놓고 오리발을 내밀었지만, 아머드 태조라면 모를까 블랙 태조가 유미르의 상태를 보고 눈치를 채지 못할 리가 없다.
[중요한 건….]“광익공은 살아있다. 그것도 그냥 살아있는 게 아니라.”
태조는 볼을 긁적이며, 내 눈치를 보고 있는 유미르를 향해 겸연쩍게 웃었다.
“…전성기보다 더 강한 화력을 가진 채.”
“아.”
유미르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놀랐다.
“…조금, 너무 강했나요?”
[어.]압도적인 힘.
유미르는 광익공을 코스프레하여, 광익공의 힘을 증명했다.
단지, 좀 과하게 실적을 냈을 뿐.
[좋은 게 좋은 거지.]* * *
그 시각.
“…….”
천마는 눈을 떴다.
잠시 의식이 날아간 것 같았고, 실제로 의식이 날아갔다.
몸의 본능이, 육체가 마력을 일으켜 몸을 보호하는 게 아니었다면, 분명 죽었을지도 모른다.
“……하.”
주변을 살펴보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숲이 파괴되어있었다.
마치 무언가 운석같은 게 사선으로 떨어져 숲에서 수백 바퀴를 구른 것처럼, 지도에서 숲 부분을 신이 엄지로 쓱 쓸어버린 것처럼 숲에 길쭉한 도로가 나있었다.
그리고 그 도로의 끝에 있는 건 자신.
“…미친.”
기억을 잃기 전, 의식을 재조립한다.
분명 자신은 유미르에게 달려들었다.
‘광익공 행세’를 하는 존재에게 달려들었다.
헤세드 도깨비와 싸우고 난 뒤, 그나마 회복한 약간의 마력을 모두 몸에 두른 채 전력을 다해 앞으로 달렸다.
천마신공-천마군림보.
그리고 양손에 전력을 모아 쏟아낸 천마신권.
그 주먹은, 압도적인 마력의 포격 앞에 그저 밤하늘의 별이 되었으니.
“…….”
스마트워치는 파괴되어 위치를 확인할 수도 없고, 옷은 만신창이를 넘어 넝마가 되었다.
넝마 사이로 비치는 속옷이 그나마 형태를 유지하고 있어 다행이지만, 행색이 말이 아닌 건 분명했다.
“하, 하하….”
헛웃음이 흘러나왔다.
“세상은, 정말 넓네.”
세상에 강자가 이미 많은 줄 알고는 있었지만, 해가 가면 갈수록 새로운 강자들이 튀어나온다.
그런 강자들과의 싸움은 기쁘지만, 그들을 이겨나갈 때마다 고양감과 성취감을 얻는 건 좋지만, 이렇게 압도적인 힘을 가진 존재에게 당해버리면 헛웃음만 나올 뿐.
“…그래도.”
천마는 밤하늘을 향해 주먹을 움켜쥐었다.
“닿을 수 있어.”
아직은.
아예 닿을 수 없을 것 같은, 사각이라고는 존재하지 않는 광익공에게 주먹을 뻗을 때와는 달랐다.
닿을 수 있다.
더 강해진다면, 여자 광익공이 정체되어있다면, 분명 닿을 수 있으리라.
그러니-
“천마!!”
멀리서 사람들이 달려왔다.
천마와 마찬가지로 무복을 입은 이능력자들은 천마를 보며 기겁을 했고, 곧 자신의 외투를 벗으며 천마에게 건넸다.
“이, 이런…!”
“됐다.”
천마는 외투를 정중히 사양하며 옷을 여몄다.
“속옷 정도 보이는 게 뭐 그리 호들갑이라고.”
“하, 하지만…!”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다행이지. 워치 좀 줘봐. 협회장에게 연락해.”
천마는 덜덜 떨리는 손을 앞으로 뻗었고, 이능력자들은 급히 스마트워치를 조작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아, 협회장님.”
[괜찮나?!]“…어떻게, 살아남기는 살아남았습니다. 다른 이들은 구속당해서, 지금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허어….]히어로 협회 중국 협회장의 깊은 탄식이 이어졌다.
[괜찮다. 살아있다면 다시 만날 수 있겠지. 아무렴 한국에서 히어로들을 죽이기야 하겠는가. 살아돌아왔으니 다행이며, 황금 덩어리보다도 더 값진 결과가 나왔지 않은가.]“값진 결과…?”
[그렇네. 지금까지 칩거하던 광익공이 나섰다는 것.]천마는.
[한국은 자네를, 우리를 분명한 ‘위협’으로 느꼈다는 것이야. 일본도, 미국도, 저기 다른 그 어떤 나라도 하지 못한 위협이 되었다는 걸세. 바로 자네가.]누군가가 했던 말처럼, 너무나도 맞아떨어지는 상황에 소름이 돋았다.
[천마. 그대가 우리와 함께 하여 몹시 기쁘네. 돌아오는 즉시-]“수련해야겠어요. 부모님께 연락 넣어주세요. 식사 한 번 한 뒤에, 저기 어디 시설에서 개인 수련 좀 하게. 그 뭐야…폐관수련?”
[폐관수련! 좋지! 구룡성채를 비우는 한이 있더라도, 그대를 위한 수련장을 마련하겠네!]그리고 그의 예상대로 흘러가는 상황에, 그저 헛웃음만 나올 뿐이었다.
[국가대항전에서 광익공을 상대로 우승할 수 있는 자는, 다른 누구도 아닌 천마 자네야!]“…예, 말씀해주셔서 고맙네요.”
천마는 손목을 움켜쥐며 애써 미소를 지었다.
“결국, 광익공에게 졌지만.”
[허허. 고개를 들게. 천마.]협회장은 껄껄 웃으며 답했다.
[강자에게 지는 건 전혀 부끄러운 게 아닐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