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343)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343화(344/668)
현재, 총수는 마력을 최저로 줄인 경량화상태다.
1년에 1번 가량 죽은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신의 권능을 사용하며 조금 심한 무리를 하게 되었다.
이능력자를 영혼으로 만드는 게 쉬운 일은 당연히 아니지만, 총수의 이능은 같은 여성을 상대로 더 쉽게 이루어진다.
정정.
남자를 영혼 상태로 부활시키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총수는 나의 제안과 부탁을 받아줬고, 엄청난 마력을 소모하면서 광익공을 살려냈다.
그 덕분에 약 1년 동안 휴식을 취하게 되었는데, 그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지금 내가 마주보고 있는 경량화 상태.
머리카락의 색도 원래의 금색보다는 검정이 많이 섞인 상태고, 체형도 여러모로 원본이라고 할 수 있는 존재와 많이 다르다.
공통점이 있다면 소형화에 이른 지금도 변하지 않은, 저전력 상태여도 변하지 않도록 조정한 한 부분인데….
“회장님.”
[네, 페도깨비.]“저는 사기 피해자입니다.”
[……풋.]회장이 뭐라고 하든, 나의 명예를 위해 이것 하나 만큼은 분명히 말해야 한다.
“저한테 성인이라고 하셨잖습니까.”
[성인이죠. 세인트 총수.]그 성인이 그 성인을 이야기하는 게 아닐텐데.
“저는 어덜트냐고 물어봤던 겁니다.”
[그럼 그 때 영어로 묻지, 왜 한국어로 물었어요?]“아니, 진짜.”
말 한 마디를 지지 않는다.
[진짜 뭐요.]“저한테는 합법이라고 말을 해놓고, 마치 저를 불법을 저지른 사람처럼 만들면 제가 몹시 곤란합니다.”
[합법이었는데요? 2024년 미국 기준으로, 저와 당신의 관계는 서로 자기의사결정력을 가진 두 성인의 관계였는 걸요.]“여기는 미국이 아니지 않습니까.”
[미국이 아니지만, 어차피 당신이나 저나 빌런인 걸요. 법을 지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애초에 질 생각도 없을테고, 설계를 당한 것도 그렇지만,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부하들의 농담도 웃으며 받아주는 사람이 이 부분 만큼은 철저히 고집을 부린다.
“하여튼 저는 잘못한 게 없습니다. 음해하지 마십시오.”
[음해? 아하하, 어차피 당신이 무슨 이야기를 하든, 이미 한 번이 아닌 시점에서 이야기는 끝난 거 알죠?]쳇.
저렇게 이야기를 하면, 진짜 할 말이 없어진다.
[모르고 한 번 그랬다면 실수지만, 알고 나서도 여러 번 했잖아요. 오히려 좋아했으면서.]“…….”
[그리고 당신의 마음가짐에 S급 처녀귀신 4명의 환생이 걸려있는데.]“그거랑은…. 하아, 됐습니다.”
나는 허공에 떠있는 스크린을 향해 두 손을 들었다.
“저는 페도빌런입니다. 총수의 심판을 받겠습니다.”
그렇다.
나는, 처음에는 몰랐다.
하지만 알고 나서도 결국 총수와의 관계를 이어나갔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알게 된 시점은 이미 기정사실이 된 이후, 그러니까 나와 총수 사이에 남녀 사이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가장 끈끈하면서도 확실한 감정의 표현이 이루어지고 맹약이 이루어졌을 때.
인정한다.
나는 빌런이다.
[도깨비가 제일 좋아하는 게 소설이고, 그 다음이 애국이잖아요. 제 말이 틀렸어요?]“예.”
[어머, 왜요?]“제일 좋아하는 건 총수님입니다.”
[틀렸죠. 좋아하는 게 아니라, 총수님은 사랑하는 거 아닌가요?]“역시 총수님이십니다. 총수님 말씀이 전부 다 옳습니다.”
그리고 총수는 그런 나의 성향을 이용하여, 나에게 빌런으로 계속 살아가기를 당부하고 있다.
[그럼, 방망이폭격기로 S급에 살아있는 여자를 더 확보하세요. 프로젝트 제주, 미인계를 좀 더 계속 하는 겁니다.]“왜 하필 여자입니까?”
[그야 당연히, 수컷한테 헤롱헤롱쓰는 게 무슨 효과가 있어요?]“논리적인 말씀이라 반박할 수가 없군요.”
[여기에서 반박했다가는-]“그럼 남자 꼬시러가겠냐고 물어보셨겠죠.”
총수는 효율적인 인재배치를 선호한다.
[막말로 당신이 남자 꼬시고 다닐 건 아니잖아요?]총수가 도지환에게 바라는 건 S급 히어로를 결사로 영입하는 것이며, 당연히 도지환이라는 인재가 가장 쉽고 확실하게 인재를 영입할 수 있게 나를 적절한 곳에 배치했다.
[물론, 국가가 위기에 빠진 걸 전력을 다해서 도와줄 수도 있죠.]태국에서 라플라스의 악마를 죽이고 그 아래 군부 쿠데타를 억제하고, 헤세드로 날뛰면서 A급 히어로인 ‘응우옌’을 결사의 편으로 끌어들일 것이냐.
[히어로 개인의 신념이 무너지고 흔들릴 때 다가가서 달콤한 말로 유혹할 수도 있는 거고.]약 1년에 이르는 도깨비로서의 행동으로 누군가가 도깨비의 필요성을 느끼고, 도깨비의 사상과 이념에 감화되도록 하여 결사로 끌어들일 것이냐.
[그런데 역시 도깨비가 가장 쉽게 히어로를 설득할 수 있는 건, 미인계를 이용하는 거잖아요?]아니면 그냥 아카데미에 잠입하여 방망이 이리저리 휘두르며 여자 S급 히어로를 불륜애국으로 영입할 것이냐.
[쉬운 길을 놔두고 굳이 어려운 길을 걸어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게 도깨비 당신의 심리적 안정과 평안과 직결되는 일이라면 더더욱.]난이도를 따지면 압도적으로 도깨비폭격기가 되는 방향이 가장 쉽다.
[그러니, 마음껏 하고 다녀요. 이건 불륜이되 불륜이 아닌, 정실 부인이 허락하는 축첩이니까.]총수의 허락 하에.
[어차피 당신이 이 세상에서 처음으로 낳은 아이는, 장남일지 장녀일지는 저도 모르지만, 그 아이는 제 아이니까.]“딸인지 아들인지 알 수 있지 않습니까.”
[어머, 그건 재미가 없잖아요. 조상님들이 뭐 알고 낳았나요?]내가 그렇게 함부로 마구 다른 여자와 불순한 관계를 맺고 다닐 수 있는 건 이 세계의 관념도 관념이지만, 총수와 이미 모든 걸 끝내놓았기에 가능한 일.
“알겠습니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알아주십시오. 저는 당신께서 뭐라고 생각하시든, 제 모든 처음을 당신에게 바쳤습니다.”
도창남으로서의 이전은 어떨지 잘 모르겠지만, 나는 도지환으로서 모든 처음을 총수에게 바쳤다.
“다시 태어난 저, 도지환이라는 인간의 모든 걸.”
[알고 있어요. 후후후.]나의 몸도, 마음도, 영혼도.
“그래도 지금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은데, 여기에서 사람을 더 늘리게 된다면….”
[도 과장님? 압도적으로 강한 마력을 가진 존재가 있다면, 그 존재를 이기기 위해 가장 쉬운 방법은 뭘까요?]“혼자서 싸울 수 없다면 여럿이 함께 싸우는 겁니다.”
[그래요.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마력을 정력으로 치환만 하시면 되는 거예요. 마왕을 상대로 용사들이 파티를 모아 도전하듯이.]그런가.
나는 마왕이었던 건가.
[침대의 마왕이죠. 마검 도깨비방망이를 휘두르는 무시무시한 애국의 악마. 그리고 그 악마를 상대하기 위해 모인 용사들이 바로 저희인 거죠. 흐흐흥.]“보통은 용사파티가 마왕에게 멸망하던데.”
[용사파티가 한 10명 정도 된다면 이야기는 다르겠죠? 네 영혼을 데리고 있는 소환술사 이외에, 다른 용사들도 늘어난다면 말이에요. 흐흐흥.]“그 소환술사가 불러내는 소환수들, 10명에 카운트 되는 겁니까?”
[카운트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죠?]“하아.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 말 만큼은 꼭 하고 싶다.
“저는 몰랐습니다.”
[아, 글쎄 그 말은 이제 안 통하신다니까.]“왜죠?”
[마나 파우더인 거 모르고 뼛가루 처음 빨았을 때는 정상참작 해주시지만, 그 이후에도 알고도 여러번 빨았을 때는 도깨비도 그 적을 처형하잖아요. 같은 기준인 거예요.]“…….”
나는 빌런이다.
[후후. 너무 그렇게 생각하지 마요. 이렇게 생각하면 편할 거예요.]총수는 나를 향해 말간 미소를 지으며, 내게 검지손가락을 뻗었다.
[말했잖아요. 당신이 먹은 건 중삼이지만, 그걸 먹여준 건 저라는 걸.]“…….”
[맛있었죠?]“예.”
생전 처음 느껴보는 맛이었다.
왜냐하면, ‘나’의 처음이었으니까.
“그런데 자꾸 중삼이라고 하는 건….”
[중자 사이즈 인삼 이야기 한 건데요?]“……그렇죠?”
[네. 아, 물론.]히죽.
[저는 지금 17세지만요.]“…….”
나는, 결사의 도깨비.
결사를 배신할 수 없는 존재다.
* * *
총수와 전화 통화를 마치고 난 뒤.
“회장님이 뭐라고 하셔?”
“S급 여자가 있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전부 결사로 영입할 각을 재라고 하시던데.”
나는 둘에게 총수의 말을 있는그대로 전했고, 현세린과 유미르는 얼떨떨한 표정을 지으며 태극워치를 가리켰다.
“영상은?”
“사진이든 영상이든, 찍어서 보내달라고 하시더군.”
“지침은 변한게 없네.”
“변한 건 있다.”
나는 둘의 앞에 두 손을, 열 손가락을 전부 펼쳤다가 접었다.
“…마왕을 쓰러뜨릴 용사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하시더군.”
“선생님이 마왕인 건가요?”
“애국의 마왕이라고 하시던데.”
“아, 맞는 말이네요. 타락한 성검을 몽둥이처럼 휘두르는 침대의 마왕.”
“…….”
유미르의 말에 잠시 뒷골이 당겼지만, 틀린 말도 아니기에 나는 그냥 웃어 넘기기로 했다.
“하여튼 총수님의 지시도 들었으니, 이제 남은 건 선가을을 통해 만들어둔 판을 슬슬 깨뜨리는 일 뿐이다.”
“그러면서 겸사겸사 S급 여자들도 어떻게 해보려고요?”
“꼭 그런 건 아니지만, 각이 나오면 못할 것도 없지.”
현재, 제주도에 있는 S급 여자 히어로는 둘.
“뇌제 김윤지, 바리데기 태이린. 한 명은 결사와 뜻을 같이 하기로 했지만, 아직 확실히 도장을 찍은 건 아니지.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도장을 찍도록 하겠어.”
그 중 한 명을, 확실하게 우리 편으로 만든다.
“함께 시련을 극복하고, 불륜애국으로 영입한다.”
완벽한 계획이다.
그리고 마침, 그 시련이라고 할 수 있는 존재가 바다를 건너 넘어오고 있는 중.
“일본으로 넘어간 매국자, S급 빌런이 제주도로 헤엄쳐서 오고 있으니.”
선가을에 의해 최면에 걸려 나라를 배신하고 일본으로 망명한 S급 빌런이, 지금 선가을의 뼛가루를 챙기기 위해 제주도로 오고 있다더라.
그 이름.
오카모토 야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