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370)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370화(371/668)
저격이라 함은, 본디 멀리서 쏘는 것.
상대가 나를 인지하지 못하는 거리에서, 아주 멀리서도 상대를 쓰러뜨릴 수 있는 공격을 가하는 것.
그런 의미에서, ‘헤드샷’은 특히 이능력자를 제압하기에 가장 적절한 방법이다.
“주, 죽였어…?”
[안 죽였다.]데스몬드 페이그린은 모래사장에 주저앉은 채 크게 안도했다.
“후, 다행이구려. 꼼짝없이 S급 이능력자를 죽인 이능력자를 데리고 있는 사람이 될 뻔했어.”
아무리 자신을 노리고 공격을 저지른 자라고 해도, S급 이능력자가 자신 때문에 살해당했다면 그 죄는 데스몬드가 덮어쓸 게 분명했으니까.
‘가불기지.’
그랜드 캐년이 죽었다.
그런데 누가 죽였는지 모른다?
-데스몬드 페이그린! 그랜드 캐년을 죽인 흉수를 밝혀라!!
-어떻게 아메리카의 S급 이능력자를 죽인 이능력자를 데리고 있는 거지! 그는 누구냐! S급을 죽인 이능력자를 당장 국가에 보고하라!
라고, FBI가 페이그린사를 습격할 것이다.
그런데 도깨비가 죽였다?
-데스몬드 페이그린! 그랜드 캐년을 죽인 흉수, 도깨비와의 관계를 밝혀라!
-율리아나 페이그린 때도 결사의 도움을 받더니, 이제는 도깨비의 도움을 받아? 도깨비에게 피닉스의 깃털을 넘긴 것이냐?! 대답해!
라고, CIA가 페이그린 저택을 습격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데스몬드 페이그린! 그랜드 캐년이 죽었을 때, 왜 피닉스의 깃털을 사용하지 않았지?
-그깟 깃털 하나, 수조 달러가 들더라도 S급 히어로를 살렸어야지! 당신은 분명 그 10초 동안 그랜드 캐년을 살릴 수 있었을 거다! 없었다고? 비겁한 변명이다!!
라고, 국제 히어로 연합-속칭 ‘협회’가 페이그린의 멱살을 붙잡을 것이다.
“나, 나는….”
[그랜드 캐년은 멀리서 날아온 감귤에 맞아 쓰러졌다. 이상.]“하, 하지만….”
[껍질이 두꺼운 한라봉이었다. 테니스공보다 작은 밀감이 아닌, 속이 꽉 찬 야구공보다 더 큰 한라봉이었지.]나는 마침 바닥에 굴러온 한라봉을 집어 든 뒤, 코코넛 열매처럼 단단한 껍질의 한라봉에 마나를 불어넣었다.
[제주도의 수호신에게 패배하다니. 아메리카의 수치군.]퍼ㅡ억.
나는 바닥에 쓰러진 그랜드 캐년의 머리를 향해, 내가 저격을 두 차례 날린 부분을 향해 한라봉을 내던졌다.
푸화악.
한라봉은 껍질째 폭발했고, 과즙이 마치 피처럼 그랜드 캐년의 머리에서 줄줄 흘러내렸다.
색깔이 오렌지색이라서 다행이었다.
피라면 정말 끔찍했을 것이며, 어딘가 회백색을 띤 반투명한 액체였으면 더 끔찍했을 테니.
[이걸로 현장 확보는 완료.]“휴, 휴우…. 지천향이 협력자라고 하더니, 정말 다행이군….”
[지금은 괜찮지만, 비능력자라면 함부로 그런 말을 하지 말도록. 어디에서 누가 들을지 모르니까.]“앗, 그, 그렇지. 여긴 한국이지. 크흠.”
데스몬드에게 발언을 주의하라고 경고한 뒤, 나는 그랜드 캐년의 상태를 확인했다.
[미션 클리어.]후두부에 마력이 실린 구체에 의해 3번이나 가격당했다.
처음은 저격이고, 두 번째는 0거리 저격이고, 세 번째는 사물에 마력을 담아 휘둘러 때렸다.
S급이라도 한 번 뇌진탕이 일어난 이상, 한 번 쓰러진 이상 의식을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터.
‘문제는 이 망할 도둑놈이 S급 히어로라는 건데.’
타국의 S급이라는 건 중요하지 않다.
아메리카라는 것도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아아, 여기는 도올. 제주 서부에서 몰래 잠수해서 올라온 중국 S급 확보.
다른 나라에서도 S급이 제주도로 하나둘 밀입국, 아니 밀입도를 시도하고 있으니까.
-중국 S급 빌런, ‘매화검수’야.
[이쪽은 아메리카다.]-누군데?
-걔가 왔어? 와, 걔 진짜 골 때리는 녀석인데. 이쪽은 그래도 칼질에서 패배해서 정식으로 비행기 타고 오겠다고 돌려보냈지만, 그놈은 뻗대고 있을 텐데?
[뻗대거나 칭얼거리지 못하도록 일단 기절시켰다. 부산으로 보내도 일주일이면 구치소에서 빠져나올 거고, 아예 혼자서 구치소 문을 열고 나오려고 할 테니.]히어로는 히어로지만, 히어로 중에서도 유독 사고를 많이 치는 자들이 많다.
일본의 히어로 스사노오가 그랬던 것처럼, 이 자도 국가에서 어떻게 통제가 안 되는 고삐 풀린 망아지 같은 자다.
[이쪽은 혼돈의 도움을 받겠다. 혹시 구속이 필요하다면 연락해.]-오케이.
연락을 마치고 고개를 돌리니, 데스몬드는 몹시 당황한 얼굴로 무언가 기둥 같은 걸 향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저, 정말로 괜찮은 거 맞소?”
[…응. 괜찮. 결사, 당신 지켜.] […….]저 봐라.
아까는 무슨 누나라고 부르라니 뭐니 하더니, 지금은 데스몬드에게 자신의 정체를 보여주지 않겠다는 듯 뭔가를 뒤집어쓰고 있다.
무언가, 이집트 벽화에 나오는 메제드 신과 같은 모습.
다리도 밖으로 내놓지 않을 정도로 천이 발목까지 내려와, 그냥 천 보자기 유령에 커다란 눈이 달린 모습과 다를 바가 없다.
겉으로 보면 자기 모습을 숨기려는 괴인처럼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마력을 느낄 수 있는 존재가 혼돈을 본다면, 이 괴상한 모습에서 느껴지는 막강한 마나에 경악을 금치 못 하리라.
‘금강석 배리어.’
몸 주변에 원통형의 보호막을 펼친 뒤, 그 위를 바닥에서 끌어다 모은 다이아몬드 결정으로 덮어 몸을 가리고 있다.
사실상 보디슈트까지 생각하면 삼중보호막인 셈.
겉으로 보면 그냥 다이아몬드 결정에 마력이 깃들어 흰색처럼 보일 뿐이지, 어디서 핵폭탄이 떨어져도 타격 없이 멀쩡하리라.
나는 그녀를 두고 ‘6랭업 단단지’라고 말했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녀는 그걸 이해하지 못했다.
그나마 그쪽으로 잘 아는 도철은 제대로 터졌지만.
“저, 정말로 나를 지켜주는 거 맞소? 물론 지금이야 간신히 살아남았지만, 저자가 만약 나를 죽이려고 했다면….”
[계약.]“그, 그렇지. 알겠소. 계약을 성실히 수행하면, 후우, 손녀딸의 버르장머리를 고쳐주기로 했으니…. 계속 협력하리다. 하, 하지만 보디가드를 붙여주는 건 바라지는 않지만, 이렇게 S급들에 진짜 이능력으로 습격을 당하는 건 바라지 않소.”
[그런 거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내성적인 겉모습을 이용해 대화를 대충 하려는 혼돈의 앞에 선 뒤, 데스몬드에게는 익숙할 도깨비의 모습으로 변한 나는 대물저격총을 도깨비방망이로 바꿨다.
[저 남자가 다시 돌아왔을 때, 당신은 제주도에서 가장 안전한 곳에서 지내게 될 테니. 물론 이능력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거지, 이능력이 아니라 기자들이나 순수하게 물으러 오는 자들은 전부 막지 못해.]“그건 괜찮소. 내가 걱정하는 건, 도깨비 당신처럼 멀리서 저격해서 암살당하거나 습격당하거나 하는 거지. 후우….”
[전혀 걱정할 필요 없대도. 계약을 잊었나? 만약 당신이 죽으면, 바로 당신에게 달려가서 피닉스의 깃털을 쓰겠다고.]“…….”
[도깨비의 가면을 걸고, 한 번 더 직접 말해주지. 이번 임무에 당신의 죽음은 없어. 당신이 죽는다면, 즉시 피닉스의 깃털을 당신에게 쓰겠다. 계약대로.]데스몬드가 이번 작전에 참여하기로 한 궁극적인 이유.
그건 설령 죽더라도 우리가 부활시켜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성공했을 때의 보수도 잊지 마라. 피닉스의 깃털을 판매한 대금을 얻는 것도 있겠지만, 그걸 이용해서 당신의 손녀딸을 이능력자 감옥에서 빼낸 다음 결사에서 ‘교정’해주기로 한 거.]“……알겠소. 잠깐, 냉철하지 못했군. 사과하리다.”
[누구나 목숨이 위협받으면, 죽을 뻔하면 당연히 화를 내기 마련. 이해한다.]이쪽에서 사과하지는 않는다.
S급 이능력자가 습격하는 건 일종의 자연재해고,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니까.
[대신, 분풀이를 원한다면 이걸 빌려주지.]“…뭐?”
데스몬드는 내가 건넨 도깨비방망이를 보며 깜짝 놀랐다.
“그, 그건 당신의 무기가 아니오?”
[무기지. 어차피 효과는 같다. 오히려 내가 휘두르는 것보다는 당신이 휘두르는 게 더 효과적이니.]나는 도깨비방망이를 바닥에 거꾸로 꽂은 뒤, 여전히 기절해 일어나지 못하는 그랜드 캐년을 발로 툭툭 건드렸다.
[잘 봐라. 기절한 이능력자를 공격할 때 어떻게 되는지.]퍼ㅡ억.
발로 한 번 옆구리를 크게 걷어차기 무섭게, 내가 발로 찬 부분에서 불꽃이 살짝 반짝였다.
“그, 그건…?”
[정신은 잃었지만, 본능은 남아있으니까. 이렇게 마력으로 공격하면 본능적으로 몸이 보호막을 만든다.]퍽, 퍼억.
나는 발끝에 마력을 싣고 계속 그랜드 캐년을 짓밟았다.
밟을 때마다 불꽃의 보호막이 놈을 보호해서 타격은 전혀 없었다.
[이렇게 하면, 기절한 이능력자의 마나를 빼낼 수 있지.]“…….”
[당신을 습격한 이능력자다. 막말 좀 하자면, 쥐어패고 싶다면 지금 얼마든지 해도 된다. 죽지 않고 다치지도 않고, 당신이 가격해도 기억하지 못해. 보증하지.]“즉, 그러니까…. 내가 이 도깨비방망이로 그랜드 캐년을 때리면 때릴수록, 이 자는 무력화되어 다시 습격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 마나가 고갈되어, 마나를 전부 회복하는데 최소한 전치 4주는 걸릴 테지.]몸의 상처 이야기가 아니다.
마나통의 이야기다.
이능력자가 마나를 사용할 수 없는 상태는 일반인으로 치면 중환자실에 입원한 것과 같으니.
[마나 바닥날 때까지, 한 번 원 없이 때려보겠나? 아니면 어떻게, 멍석이라도 말아줘?]“…그렇다면.”
데스몬드는 도깨비방망이를 가리키며, 소매 단추를 풀었다.
“7번 아이언으로.”
이후.
퍽, 퍽, 빠ㅡㅡㅡ악!!
[나이스샷.] [홀인원이네.]나는 대기업 회장의 풀스윙을 눈으로 보며, 골프를 어떻게 치면 되는지 혼돈과 함께 바로 옆에서 직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