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383)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383화(384/668)
[난리 났군.]호텔의 밖에서 호텔 내부의 상황을 멀리 지켜보는 동안, 나는 사실상 이슈가 폭발한 거나 다름없는 호텔 1층 로비의 상황에 헛웃음이 나왔다.
[궁기 녀석, 아주 제대로 신이 났어.] [이능력자로 나서는 게 아니라서 그런 거잖아. 죄지은 것도 없는데 뭘.]나와 함께 호텔 근처에 나온 여인, 혼돈 성지은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인파에 둘러싸인 윤혜라를 가리켰다.
[비행기 입국 절차부터 시작해서 단 하나도 꼬투리 잡힐 거 없어. CCTV 영상 돌려도 아무런 문제 없지. 애초에 그런 쪽으로 책 안 잡히게 하는 건 주모들의 주특기니까.] [신세를 졌군.] [뭘 신세야. 다 같이 프로젝트 진행하는 건데. 쟤라고 뭐 싫어서 하는 거겠어? 오랜만에 사람들 앞에서 합법적으로 콧대 세우고 그러는 거지.]성지은의 말대로, 윤혜라는 지금 자신을 향해 달려든 기자들을 상대로 장판파의 장비와도 같이 당당하게 대응하고 있다.
“컴퍼니에서 이곳에 온 이유는 무엇입니까?! 결사에서 오신 겁니까?!”
“결사라뇨? 무슨 그런 말을. 저는 빌런 조직과는 아ㅡ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이에요.”
“하지만 궁기는….”
“이능력이 비슷하다고 해서 사람을 같은 취급을 하는 건가요? 오히려 저는 그 궁기라는 분에게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하고 싶네요. 저랑 비슷한 모습으로, 저랑 비슷한 얼굴로, 저랑 비슷한 이능력까지 사용하다니. 하아, 저는 그저 선량한 미국 시민일 뿐인데.”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뻔뻔하게 자신과 궁기를 구분 짓는 윤혜라의 태도에 기자들은 대놓고 황당해했다.
“아니, 당신이 궁기잖아요….”
“증거 있어요? 만약 증거 없이 몰아세우는 거라면, 법적인 책임을 지셔야 할 겁니다. 해그늘 일보 선동현 기자님.”
“아, 아니. 그게 아니라…. 그럼, 당신은 궁기가 아니라는 말씀이십니까?”
“네. 저는 궁기가 아니에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저는 ‘레드 라이더’일 뿐이랍니다.”
본인이 그렇다는데 어쩌겠는가.
윤혜라가 궁기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심증 99%라고 해도, 한국 정부든 협회든 감히 컴퍼니의 이사를 상대로 영장을 청구해서 조사할 수는 없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스스로를 궁기가 아니라고 주장하시는 컴퍼니의 레드라이더, 윤혜라 씨에게 묻겠습니다. 범죄를 저지르러 오신 겁니까?”
“어머, 너무 까탈스럽다. 범죄라뇨? 저는 피닉스의 깃털을 차지하기 위해 왔을 뿐이에요. 컴퍼니의 대표로.”
“결사의 대표로 오신 거 아니고요?”
“후후. 컴퍼니의 대표랍니다. 했던 말 여러 번 하게 하지 말아주세요?”
결사, 이매망량.
한국 히어로 협회에서 이렇게 이름을 붙여서 그렇지, 더군다나 이 조직을 ‘빌런 조직’이라고 이름을 붙여서 그렇지, 적어도 대외적으로는 평범한 거대 이능력자 조직에 불과하다.
“그리고 결사 말이에요, 빌런이라고 볼 수 있는 건가아…? 공식적으로 빌런 취급하는 건 한국뿐이지 않나요?”
“결사는 한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에 테러를 일삼는 이능력자 빌런 조직일 뿐입니다.”
“그럼요. 빌런 조직이죠. 하지만 결사는 저희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곳이네요.”
“컴퍼니의 회장이 결사의 총수 아닙니까?”
“어머, 무슨 그런 심한 말을. 저희 그룹에 있는 다른 이사님들이나 계열사 회장님들의 위에 그 총수라는 자가 있다는 건가요? 전혀 그렇지 않아요.”
그리고 이 결사의 산하에는 수많은 조직이 있으며, 그 조직 중에는 결사가 대외적으로 법적인 문제 없이 활동할 수 있는 조직도 있다.
“우리 컴퍼니는 그저 자본주의에 따라 움직이는 회사일 뿐입니다. 돈 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는 그룹이죠. 그러니까 아메리카 전역에 손을 뻗고 있지 않겠습니까?”
예를 들어, 미국에 거처를 두고 있는 거대 그룹 ‘컴퍼니’라거나.
그렇다면 이 컴퍼니라는 곳은 어떤 곳인가?
전기, 통신, 석유, 의료, 운송, 철강, 식품 등 사실상 미국뿐만 아니라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 즉 ‘아메리카 대륙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초거대 그룹이다.
-한반도에 해그늘이 있다면, 아메리카에는 컴퍼니가 있다.
자본의 규모로 치나 그룹에 소속되어있는 사람의 수로 치나, 컴퍼니는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했다.
만약 해그늘이 ‘한반도 프리미엄’이 없었다면, 감히 컴퍼니와 어깨를 나란히 할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니, 컴퓨터 제조업은 저기 다른 곳이 꽉 잡고 있지 않나…?
-그 회사는 아예 본사까지 한국으로 이전했고, 컴퍼니 산하의 신생기업이 지금 미국을 먹었답니다.
-그래도 짬이 있지, 컴퓨터 시장의 99%가 그 회사인데.
-지금 2025년에 이르러서는 컴퍼니랑 거의 1:1 수준이네요. 컴퍼니에서는 외계인을 갈아서 기술을 만들고 있거든요.
미국에 자리를 잡고 있던 여러 기업이 한국에 지부를 차리고 아예 본거지를 옮기며, 점차 하나둘 비어버리게 된 아메리카 여러 그룹의 자리를 차지하며 덩치를 키운 게 컴퍼니다.
항간에는 컴퍼니의 각 회장의 뒤, ‘진짜 회장’이라고 불리는 존재가 있다고 하더라.
“회장님 직접 보신 적 있으세요? 그 사람이 결사의 총수와 같은 사람이던가요? 공식적인 자료가 있으면 가져와 보세요.”
컴퍼니의 각 계열사 사장이나 회장조차도 네 명의 간부들과는 자주 마주치지만, 회장을 직접 본 적이 있는 이들은 아주 드물다고 할 정도.
컴퍼니는 미국뿐만 아니라 아메리카 전역을 지배하고 관리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유럽에까지 그 손을 뻗어 소름 돋을 정도로 확장적 행보를 보이고 있으니, 사실상 전 세계 경제 구도는 한국의 해그늘과 아메리카의 컴퍼니가 서로 맞붙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습니다.”
“아무튼 결사는 아닙니다~ 법적인 근거를 가지고, 명확한 증거를 가지고 오세요. 물론, 컴퍼니의 이사를 말도 안 되는 억지 영장을 가져와서 추궁한다면…후폭풍은 알아서 감당하셔야 하겠죠.”
윤혜라가 낮게 웃으며 주변을 압박했다.
“예전에 이미 한 번 크게 털리신 이후로 조심하시긴 하는데, 어떻게 또 우리 한 번 ‘명분 만들기’를 해볼까요?”
“크윽…!”
한국에서는 컴퍼니를 결사와 사실상 같은 취급을 하며 예의주시하고 있으니, 컴퍼니 또한 한국에 드나들 때는 바보 같은 행동을 하지 않는다.
적어도 대외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그 어떤 책도 잡히지 않게 하는 이들이다.
그렇다.
윤혜라가 ‘궁기’로서 앞으로 나서는 게 아니라, S급 이능력자이자 컴퍼니의 이사 중 한 명으로 나선다면 한국에서는 법적으로 어떻게 처벌할 방법이 없다.
“다시 한번 더 말씀드리지만, 저는 그저 피닉스의 깃털을 사기 위해, 즉 경매에 참여하기 위해 이곳에 온 거랍니다. 슬슬 방으로 올라가야 하니, 비켜주시겠어요?”
“하나, 하나만 더 묻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아, 뭔데요?”
“결사에서 피닉스의 깃털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짐작이 가는 게 있으십니까?”
“글쎄요. 저는 결사가 아니지만….”
윤혜라는 능글맞은 미소로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
“결사라도, 피닉스의 깃털은 하나라도 더 확보하고 싶지 않겠어요? 후후후.”
윤혜라는 눈을 찡긋거리며 기자들을 헤치고 지나가, 로비의 직원에게로 다가가며 체크인 절차를 밟았다.
“젠장, 무슨 말도 안 되는…! 히어로 협회는 뭐하는 거야! 결사의 빌런이 저렇게 눈 뜨고 버젓이 돌아다니는데.”
“어허, 말조심해. 자네 그러다가 고소당하는 경우가 있어. 해그늘이나 정부에서 자네를 지켜주지는 않아.”
“고소당해봐야 합의금 좀 내면….”
“미국에서 고소를 할 텐데, 자네 감당할 수 있겠나?”
“끄응.”
불만이 가득한 이들도 결국에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빌런이 대놓고 가면을 쓰고 걸어 다니는 세상이라니, 말세로다…! 젠장, 협회는 뭘 하는 거야. 저런 거 잡지 않고.”
기자들의 시선이 슬쩍, 히어로들을 향했다.
“스노우화이트 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뭘요.”
“S급 빌런이 호텔에 공공연히…!”
“본인 스스로 아니라고 하니, 어쩔 수 있나요. 그래서 뭐, 습격이라도 하라는 건가요?”
기자들에게 질문공세를 받게 된 백설희는 차가운 표정으로 기자의 질문에 답했다.
“컴퍼니의 사람이라고 했으니 아니겠죠. 만약 빌런 행동을 한다면, 그때 영상을 확보해서 제게 보내주세요. 제가 직접 체포하러 갈 테니까. 결사의 궁기라면.”
“아니…!”
“증거 없이 함부로 체포하거나 구금하는 건 국제법 위반이자 한국법 위반이에요.”
백설희를 위시한 세 명의 S급 이능력자가 조심스럽게 윤혜라에게로 다가간다.
“윤혜라 씨.”
“어머, 안녕하세요. 스노우화이트 님. 다른 분들도 안녕하세요. 식사는 하셨나요?”
“명심하세요. 우리가 당신을 체포하지 않는 건 그럴 힘이 없어서가 아니라, 당장은 명분이 서지 않아서 그렇다는걸.”
“흐흥, 체포할만한 증거가 나오는 즉시 움직이겠다?”
“물론입니다.”
백설희의 경고에 윤혜라가 이쪽을 바라본다.
나는 그 신호를 받고, 외부 주차장의 옥상으로 올라가 윤혜라를 향해 대물저격총을 겨눴다.
[전력으로 쏠 거야?] [적당히.]나는 윤혜라의 하반신을, 정확히는 이능력 급소를 향해 겨눈 총구의 방아쇠를 당겼다.
타ㅡㅡㅡ앙!
총소리가 울리기 무섭게 호텔 사람들이 모두 경악하지만, 마탄은 윤혜라의 하복부에 닿기도 전에 그녀의 주변에 타오른 핏빛의 불꽃에 타들어 소멸했다.
“어머나. 결사의 도깨비가 저를 공격하네요. 저기 있는 거 아녜요?”
“칫, 전부 쫓아!!”
다른 히어로 협회의 요원들이 나를 발견하고 달려왔으나, 나는 곧장 영체화로 모습을 숨겼다.
“젠장, 도깨비, 또 사라졌어!”
“누구를 바보로 아나…! 짜고 치는 고스톱인 거, 누가 모를 줄 아냐고!”
그래.
이건 모두 짜고 치는 고스톱이다.
하지만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
‘컴퍼니의 윤혜라, 결사에게 습격당하다.’
윤혜라가 궁기라면, 왜 결사의 도깨비가 노리겠는가.
“하아, 도깨비가 처형해야 할 빌런이라고 보다니. 유감이네요. 저는 그저….”
히죽.
“파인애플을 피자 토핑으로 추가해서 판매하라고 한 죄밖에 없는데.”
“…말도 안 되는 억지에 빤히 보이는 연극을….”
“뭐, 그렇죠? 만약 이런 게 빤히 보이는 연극이라면.”
영체화로 조심스럽게 윤혜라에게 다가가며, 나는 윤혜라와 함께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한국에서도, 제게 무슨 이상한 범죄 행위를 뒤집어씌우는 그런 짓은 하지 않을 거니까.”
덜커덩.
문이 닫혔다.
“아무렴, 한국 정부가 이렇게 유치한 연극보다 더 유치한 짓을 하겠어. 후후.”
윤혜라는 등 뒤에 선 나를 향해 윙크했다.
“설마 결사의 사람이 결사가 아니라는 걸 입증하기 위해 결사의 히트맨에게 공격당한다는, 그런 초등학교 연극보다도 못한 짓은 하지 않겠지~”
라고, CCTV에 대고 말하듯, 윤혜라는 한껏 혼잣말로 누군가에게 말을 하듯 비웃었다.
“아무튼, 나는 궁기가 아니니까.”
컴퍼니는.
그냥 컴퍼니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