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443)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443화(441/668)
“…일본이요?”
“그래. 일본.”
“…마나골드는 한반도에서만 나오는 거 아니었어요?”
“그러니까.”
나는 안다.
왜 그런지.
“미르야. 너 공부하면서, 혹시 이런 거 본 적 있어?”
나는 도깨비방망이를 ‘그 보물’로 만들었다.
“이거.”
“……아.”
유미르는 일곱 개의 가지처럼 뻗은 칼을 보자마자 입을 떡 벌렸다.
“설마.”
“그 설마가 맞아. 아무래도….”
이 세계는.
“마나의 의지라는 게 있다면, 그 마나의 의지는 일본으로 넘어간 ‘백제 왕족 설’을 진짜라고 믿는 모양이야.”
“…옛 한반도 조상들의 후손이 사는 곳에, 마나골드를 퍼주는 거지.”
국뽕 라노벨이다.
그 시각, 제주도 해그늘 호텔.
며칠 동안의 파티에도, 여전히 연회장에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최호정 회장이 계속 파티를 이어 나가는 것도 있지만, 다른 셀럽들이 파티에 눈도장을 찍으면서 들어오기 때문.
“최 회장님. 혹시 가짜라고 생각하시면, 저한테 싸게 파시지요?”
“2조에 팔겠습니다. 허허.”
“끙….”
물건 소유자가 최호정 회장으로 넘어갔으니 그 물건을 사기 위해 직접 최호정 회장에게 다가가는 사람이 있다거나.
“그보다 저 친구, 다시 보니 되게 싹싹한 사람이군요. 이번에 한 번 스폰을 대어보는 건 어떻습니까?”
“어떤 의미의 스폰이라는 거죠?”
“허허, 우리가 항상 하는 스폰이 있지 않습니까. 광고 계약. 후원. 그리고…흐흐.”
“음, 한번 생각해보도록 하죠.”
여전히 A급 이능력자들과 접촉하기 위해 와인을 홀짝이며 이능력자를 둘러보는 이들이라거나.
“어머, 그러면 이제 이번 학기 졸업하면 어떻게 하려고요?”
“월드컵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히어로 협회로 가야 하지 않을까요?”
“협회보다 저희 쪽으로 오시는 건?”
“제안은 감사하지만, 아무래도 민간기업이다보니….”
“저희, 실은….”
혹은, 앞으로 변화될 다른 무언가를 준비하는 이들이라거나.
“최 회장님. 벌써 시작하는 겁니까?”
“물론.”
최호정은 해그늘의 첩보 조직을 통해 확보한 유망주들, 특히 S급 히어로들이 주로 가르쳤던 이들을 예의주시했다.
“아무리 한국이라고 해도, ‘글로벌 스탠다드’에 뒤처지면 안 되니까. 그렇지 않소?”
최호정은 멀리서 다가오는 남자를 향해 잔을 들었다.
“어떻게 생각하시오, 데스몬드 회장.”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머리를 올백으로 넘긴 백발의 노인, 데스몬드는 최호정 회장의 잔을 향해 자신의 잔을 가볍게 들며 허공에서 잔을 맞췄다.
“지금까지 한국은 모든 이능력자가 히어로였어야 했지요. 하지만 해그늘에서 주축이 되어, 드디어 ‘민간 라이센스’가 도입된다면…비로소 한국에도 ‘헌터’가 생기는 거 아니겠습니까.”
“페이그린은 어떻게 하려고 하시오? 헌터하면 아메리카 아닌가.”
“하하, 글쎄요. 헌터가 여러모로 일장일단이 있는 직업이라.”
데스몬드는 어깨를 가볍게 으쓱이기만 하며 답을 피했다.
그들의 주변에는 여러 사람이 있었고, 연회장에서 오가는 이야기들에 귀를 기울이는 자들도 수두룩했다.
괜히 함부로 말을 했다가는 바로 다음 날 신문 기사에 대서특필 될지도 모른다.
‘페이그린, 한국 헌터 시장에 진출?!’ 이라면서.
“헌터라는 사람들이 하는 일이 참 그렇지요. 모험가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현상금 사냥꾼이라고 해야 할지. 참 뭐라고 정의하기 힘든 자들입니다.”
“하지만 이능력자잖소. 어디든 쓰려면 어디든 쓸 수 있겠지.”
“어디든…. 그렇기야 하지요.”
어떠한 이능력이든, 일반인보다는 훨씬 활용 가치가 있다.
그 이능력을 경제적으로 활용하여 이득이 된다면 그게 곧 돈이고, 자본이고, 투자다.
“한국에 헌터 시장이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면, 저도 한국계 헌터를 고용해보고 싶습니다.”
“어디 뭐 좋은 활용처라도?”
“음…. 글쎄요. 비행기가 날아가는데 뭔가 부딪쳐도 비행기가 안전하게끔 하는 그런 이능력자라면,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기꺼이 지출할 수 있겠지요.”
“……흠.”
최호정 회장은 와인을 가볍게 홀짝이며 가늘게 눈을 떴다.
“앞으로는 어떻게 할 거요? 한국에 더 머무르겠다고 한다면, 내 저기 한국의 전통식을 소개해주리다. 잘 아는 곳이 있지.”
“아아, 유감입니다. 마음같아서는 저도 계속 있고 싶은데, 사업이 하나 생겨서요.”
“사업?”
“예. 조만간 있을 월드컵…그 때를 위해, 양양 공항으로 가는 직항로 이외에 환승 루트도 몇 개 뚫으려고 합니다.”
“환승?”
“오사카를 거쳐서 한국으로 오는 방향으로 말이죠. 후후후.”
“그럼, 일본으로 간다는 거요?”
“그렇습니다.”
데스몬드는 싱긋 미소를 지으며, 와인잔을 전부 비웠다.
“좋은 거래, 감사했습니다. 아무쪼록 뜻깊은 곳에 쓰기를, 그리고 이왕이면 쓸 일이 되도록 없기를 바랍니다.”
“…요긴한 곳에 쓰리다.”
가벼운 인사와 함께, 데스몬드 회장은 자리를 떠났다.
“회장님?”
“…일본이라.”
최호정 회장은 데스몬드의 뒤를 노려보며 눈을 찌푸렸다.
“레드 라이더는 없고, 데스몬드만 일본으로 간다…? 페이그린이 일본 쪽으로 항로를 이제 뚫는다?”
“기존에 노선은 몇 개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마 노선을 증설하려고 일본 쪽과 이야기하려는 게 아닐지…?”
“글쎄….”
최호정 회장은 찝찝한 듯 계속 고개를 갸웃거리며 와인잔을 만지작거렸다.
“한 번 알아봐. 그 돈을 가지고 미국으로 바로 안 돌아가고 일본에 간다는 건, 분명 일본에 뭔가 돈 쓸 일이 있어서 거쳐 간다는 거다.”
“알겠습니다. 사람은….”
“그만. 일 이야기는 잠시 뒤에 하지. 다린. 어서 오시오.”
최호정 회장은 멀리서 다가오는 여인을 두 팔 벌려 환대했다.
“오늘은 나왔군. 어떻게, 아이는?”
“…데려오려다가 말았어요.”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양다린은 불평했으나, 최호정은 가볍게 잔을 들 뿐이었다.
“괜히 구설에 오르는 것보다는 낫지.”
“아이가…구설수?”
“그대도 나도, 아이도 전부 나쁜 소리를 들을 뿐이오. 그럴 바에는 그냥 조용히 있는 게 낫지.”
“…….”
양다린은 무표정한 얼굴 그대로 가만히 있었으나, 최호정 회장은 아주 미약한 표정 변화를 알면서도 그걸 무시했다.
“하여튼-”
“회장님. 페이그린이 머무르는 곳을 알아냈습니다. 오사카 쪽이라고 합니다.”
“오사카? 으음…. 그냥 항공 로비를 위해서…? 레드 라이더가 같이 가는지 한 번 확인해봐. 그리고 레드 라이더랑 그렇고 그런 관계인지도.”
“…….”
최호정 회장은 금방 비서에게로 정신을 쏟았고, 그래서 그는 보지 못했다.
“……오사카.”
아주 작게, 혼잣말하는 양다린을.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세상은 국뽕 라노벨이다.
운석으로부터 흘러나온 마나가 이 나라를 위해서 모든 걸 좋게 만든다고 한다면, 그건 비단 이 땅에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가장 먼저, 인간을 바꾼다.
한국에서 태어나는 아이들에게 이능력의 축복을 내려준다.
다른 나라에서 태어나는 이능력자는, 한국을 축복하다가 남은 부스러기가 저기 바람을 타고 날아가 깃든 것에 불과하다.
그다음에는, 땅을 바꾼다.
무려 25년 동안 한반도의 인간을 바꿔나가는 동안, 이제 그 인간들이 어른이 되어 사용할 도구를 위해 광물을 변화시킨다.
그런데.
과연 이건 ‘한반도’에만 국한되는 걸까?
이 세계의 의지, ‘모든 것은 국뽕으로 통한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세상에서 오직 한반도만 마나의 축복을 받은 대상일까?
아니다.
지금 당장은 그렇게 보일지 몰라도, 그 축복은 점차 ‘전 세계’로 퍼져나갈 것이다.
그리고 그 시발점이, 일본이다.
라고 추정하고 있다.
“일본에서 마나골드가 나오는 건 아직 확실하지 않아. 하지만 알아보고 있는 단계지.”
“그걸 알아보기 위해 선생님이 간다는 거죠? 직접?”
“그래. 원래는 나 혼자서 가도 되지만….”
나는 유미르를 가리켰다.
“네가 같이 가준다면 정말 큰 도움이 되겠지.”
“음….”
“물론, 가겠다고 한다면 내 지시를 따라야 해. 도지환으로 가는 게 아니라, 도깨비로 가는 거니까.”
“아하. 괜히 다른 변수 생기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거군요.”
“당연하지.”
이미 유미르에게는 한 번 크게 데인 적이 있다.
그게 운석카운터에 관련된 일이라고 해도, 내가 유미르를 그렇게 만들었다고 해도, 그래도 결사의 임무 중에 방해를 받는 건 원하지 않는다.
“어떻게 할래, 유미르. 결사의 인턴으로서 도깨비 지시에 충실히 따르고 사고 안 칠래, 아니면 그냥 세종섬에서 이능력 연구하면서 있을래?”
“그야 당연히, 같이 따라가는 거죠.”
유미르에게 선택지를 제시했지만, 유미르는 다른 선택지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설령 애국하지 않는다고 해도, 저는 선생님이랑 같이 있을 건데요?”
“…….”
“후후, 감동받으셨어요?”
“감동은 감동인데, 내가 너를 모를 것 같니.”
나는 유미르에게로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잡고 흔들었다.
“나를 도와도 될 법한 일이라면 나를 빨리 도와서 남는 시간에 애국하려고 하고, 혹시 중간에 짬이 남는다고 한다면 그 짬을 이용해서 애국각을 잡으려고 하고, 만약에 정말로 긴급한 상황이라 마나를 보충해야 할 때가 있으면 애국을 대가로 마나를 주겠다고 할 거 아니야.”
“…….”
“내 말 중에 하나라도 가능성이 있어, 없어.”
“음….”
고개가 좌우로 흔들리던 유미르는 씩 웃으며 손가락을 펼쳤다.
“넷!”
“……뭐?”
“일본으로 가는 동안에도 애국할 수 있으면 애국각을 잡는…아얏.”
“에휴.”
결국, 유미르는 애국무새의 기질을 버릴 생각이 없었다.
“TPO 정도는 구별해라. 그러면 데려가 줄게.”
“와!”
“……도 과장, 유미르한테는 되게 친절해 보이네?”
성지은이 다시 내게로 다가와 내 등을 쿡쿡 발로 건드렸다.
“맨날 끼고 산다고 하더니, 완전 푹 빠졌나 봐? 혹시 금발이 취향인 거야? 아니면 서양녀가 취향?”
“내 취향은 금발도 서양도 아닌데.”
“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