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490)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490화(488/668)
[나는 그저, 빌런을 처형했을 뿐이다. 아직 죽일 정도는 아니라서 제압만 했을 뿐. 그리고….]여자화장실에서.
[성인이면 자기 행동에 책임을 져야지.]법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법을 이용해 자기 이득을 마구 취하는 행위는 자본주의 내에서 윤리적으로는 지탄받을 수 있어도,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합법이니까.
법을 어긴 부분이 전혀 없으니까.
하지만 법의 보호를 이용해 악행을 저지른다면 어떨까.
그건 우리는 ‘악질’이라고 부르기로 사회적 합의를 봤다.
특히 그 대표적인 예로, 자신이 죄를 지어도 성인이나 청소년과는 다른 판결을 받는다는 걸 악용하는 이들이 있다면 어떨까.
우리는 그들을 ‘촉법소년’이라고 지칭하기로 했다.
여러모로 사회적 문제가 야기되고 있고, 현대에 이르러서는 그 촉법소년들에게 사이다 재판을 내려주는 영화나 드라마가 인기를 끌게 된 세상.
대격변으로 변화한 세상 속에서, 이능력자 촉법 잼민이는 여러모로 대응하기 까다로운 존재다.
-그래도 어린아이인데, 바른길로 이끌어야 하지 않겠나.
라고 교화론자들은 말한다.
과연 어린이들이 범죄를 저지른 것에 대해 그래도 어린아이니까 교화시켜야 한다고 하는 건지, 아니면 이능력이 아까워서 그런 건지는 본심을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를 일.
-11세 이하의 어린 이능력자가 범죄 행위를 저질렀을 경우, 법적 처벌을 함에 있어….
결국 촉법 이능력 소년이 생기고 말았다.
그리고 이능력자들은 머리가 좋다.
11살이 되기 전, 사람들이 자신을 떠받들어주고 칭송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어라, 그러면 11살 되기 전에 범죄 저지르면 법의 심판을 안 받는 거 아님?
이라는, 가히 촉법소년다운 고등사고 자문자답을 통해 끌어낼 수 있다.
-하하, 유감이네!
-나는 법의 보호를 받고 있지!
-너희들은 나를 심판할 수 없어!
-그게 이 나라 사법의 한계다!!
라고 이능력으로 살인을 저지른 10살짜리 이능력자가 말한다면, 모두가 목덜미를 잡을 것이다.
그리고 내 도깨비방망이는 그런 자들 또한 빌런으로 규정하고, 공평하게 방망이를 휘두른다.
물론 나도 어린아이가 상대라서 여러모로 심사숙고하지만, 그래도 사람을 죽이거나 그런 경우까지 가면 바로 처형을 하는 편.
하지만.
그런 악질 중에서도 가장 악질인 이가 있으니.
“십선비, 그러니까 저 ‘박우리’라는 여자는 나이가 24살이야.”
“……네?”
“자신의 어린 체형을 이용해 필요할 때는 성인으로, 필요할 때는 어린 아이인 척하는 녀석이라고.”
촉법소년인 척 외형을 ‘고정’하여, 겉으로 봤을 때 법이나 인륜의 심판으로부터 도망치려는 자가 있다.
“미르야. 더 꽁꽁 묶어. 깨어나도 절대 우리를 볼 수 없도록.”
현장에서 십선비를 제압하여 여관으로 돌아온 뒤, 우리는 십선비를 더 꽁꽁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다.
“너희들이 오해할까 봐 지금 미리 이야기하는데,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극비 사항이다.”
나는 나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백설희와 유미르, 그리고 아주 약간은 미심쩍은 눈으로 바라보는 나데시코에게 사실을 밝혔다.
“이 여자는 한국의 범죄집단 ‘활빈당’의 조직원이고, 일본에 온 이유는 일본 S급 히어로 청혜성에게 협력하여 일본을 침몰시키려는 거다.”
“…….”
“농담 아니야. 나데시코가 이야기해줬잖아. 청혜성이 아주 무시무시한 계획을 꾸미고 있다고.”
그 계획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현재 파악 중.
이 자리에는 없는 천주연, 도철이 옆방에서 유카타와 연결된 스마트폰을 해킹하여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아마도 내가 이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난 뒤에는 구체적으로 뭘 떨어뜨리려고 하는지 알 수 있겠지.
“이 여자의 히어로 시절 이명은 나그네. 현역 시절에는 B급이었다가 행방불명되었다고 하는 이능력자야. 혹시 알아?”
“알아. 알아서 더 문제야.”
백설희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얼굴로 붉은 오랏줄 번데기를 가리켰다.
“행방불명되었을 때랑 얼굴이랑 키랑 몸이 똑같은데?”
“행방불명된 게 언제였는데요?”
“12살.”
“……12살 치고는 되게 발육이 좋았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거기에서 성장이 멈췄다고 해야 할지.”
두 사람은 붉은 번데기의 세로 길이를 몇 번이고 살피며 연신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작은 상태로…?”
“촉법소년의 이미지를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다가, 나중에는 어린아이의 이미지가 범죄에 이용하기 좋다는 걸 깨닫고 육체를 고정한 거지.”
“고정…?”
“이능력으로 성장과 발육을 억제한 거야. 즉, 저 상태로 24살이라는 거다.”
몸은 작지만, 두뇌는 쓰레기 빌런이다.
“범죄 경력은 굳이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히어로 위키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지. 외국인 상대로 무차별 폭행, 외제 차 테러, 대사관 습격.”
“다 외국이네요?”
“일본이야.”
“…….”
특정 국가에 대한 반달리즘.
대상이 일본이기는 하지만, 12살의 나이에 일으킨 경제적 피해는 무려 100억이 넘었다.
그리고 그 100억의 피해를 손해를 배상할 부모는 없었고, 결국 세금으로 손해배상을 해야만 했다.
“행방불명된 이후에는 활빈당에 들어간 거지. 어린아이의 몸으로 몰래 돌아다니면서, 자신이 S급이 된 걸 숨기고 말이야.”
“결사는 그걸 다 알고 있는 건가요?”
“결사가 마주친 활빈당원은 알고 있지.”
사실 몰라야 했다.
활빈당의 암길동, 아니 ‘흑길동’이 제일 신경을 많이 쓰는 게 S급이 된 활빈당원을 숨기는 일이니까.
‘원작을 알고 있는 내게는 무용지물이지만.’
아카데미에 들어가기 전, 그리고 활빈당이 나를 이용하려고 한 시점.
나는 내가 알고 있는 활빈당원의 자료를 대략 주모에게 건넸다.
-이 자료를 어떻게 확보했어요?
-직접 발품 팔면서 알아보다가, 활빈당원인 걸 알았다.
-아, 현지 스카우트 다니셨구나. 확인.
원작이라고는 말할 수 없어 중간중간 바이크로 전국 일주를 하며, 원작 속 언급된 이들을 몇 명 찾아봤다.
십선비, 박우리가 그 대표적인 예시다.
“십선비는 전투 요원이 아니다. 오사카 아웃렛에서 본 것처럼, 마력을 이용해 수면으로 이끄는 능력을 갖추고 있지.”
“수면…?”
“최면도 있고.”
“아. 그러니까 약간 ‘특수계’라고 할 수 있는 거네요?”
“그래. 전투 쪽으로는 그다지 경험이 없는 것 같더라고.”
이제 분명히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그러니까 내가 얘를 공격한 건 결코 내가 뭐 애들을 패는 나쁜 놈이라거나, 사람 때리는 것에서 희열을 느끼는 사디스트라거나, 사심이 있어서 그렇게 폭행한 건 아니라고.”
나는 아무런 죄가 없다.
죄가 있다면, 단지 저 무식한 마나통을 단번에 제거할 수 없어서 몇 번이고 도깨비방망이를 휘둘러 보호막을 깎고 깎고 또 깎아야 했다는 것뿐.
“만약 사심이 들어갔다면, 그 이유는 단 하나.”
나는 자칭 촉법 잼민이를 가리켰다.
“자신의 외형을 악용해서 어린아이인 척 위기를 모면하려고 한다거나, 다른 사람을 사회적으로 곤경에 처하게 하려는 저 악질의 마인드가 불쾌했다는 것. 단지 그것뿐이다.”
“으음….”
“한 번, 실험해볼까?”
나는 도깨비의 가면을 눌러 썼다.
[백설희, 유미르. 잠깐 저기 숨어있어 봐. 내가 저 여자의 실체를 보여주지.]“일단, 하라는 대로…. 잠깐만. 우리 들키면 어떡해?”
[그거라면 적당한 변명 거리가 있으니까, 나와서 이야기해도 괜찮다. 그럼, 사회실험 시작.]유미르가 백설희와 함께 주변에 마나를 뿌리며 몸을 숨겼다.
[나데시코. 너는….]“뭐, 어떻게 구하러 온 히어로라도 할까?”
[그거 좋겠군. 적당히 알아서 맞춰주면 돼.]“전문이지.”
나데시코와 가볍게 각본을 짠 뒤, 나는 나데시코가 방 안쪽으로 들어가자마자 바로 박우리에게 다가가 밧줄을 벗겼다.
[일어나라.]짝, 짜악.
가볍게 뺨을 손으로 때리며 정신을 일깨운다.
붉은 오랏줄이 마나를 계속 갉아먹고 있어, 강제 수면 능력은 아마 깨어나도 통하지 않을 터.
[정신이 드나?]“…..어?”
[이제야 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인 것 같군.]“……나를 어찌할-”
콰ㅡ앙!
문이 갑자기 열린다.
“여기 있었구나, 도깨비!”
“앗…!”
[이런, 이런. 나데시코인가.]마력을 풀풀 흩날리며 나를 향해 분노를 보이는 나데시코.
“어, 으음…어?”
그리고 자기가 어떤 상황인지 파악한 박우리.
이어지는 상황은, 아마도 나의 예상대로-
“살려주세요, 나데시코 님!! 도깨비가 저를 강간하려고 해요!!”
[…….]예상보다, 더 최악이었다.
“저 새끼, 페도인가봐요!! 페도깨비! 으아앙! 언니, 저 살려줘요!! 제발!!”
[…….]나데시코의 표정이 역겨움과 경멸로 일그러진다.
그 혐오는 아동 성폭행 범죄자 페도깨비가 아닌, 사람을 그런 존재로 몰고 가는 저 붉은 벌레를 향하고 있다.
“와….”
“페도깨비!! 살려주세요!! 저, 아직 초경도 안 왔는데…!”
“아, 나 못하겠어. 무리.”
나데시코가 결국 두 손을 들었다.
“내가 제일 혐오하는 부류의 인간이 누구냐면, 자기가 여자인 걸 이용해서 남자 벗겨 먹으려는 애들이야.”
“어…?”
“그것도 애들도 아니잖아. 나보다 한 살 어리면서 무슨 애야.”
“어, 으, 으음…?”
[유감이군.]빠ㅡ악.
나는 도깨비방망이로 박우리의 뒤통수를 한 번 더 때렸다.
“아, 아아…!”
[사람을 페도깨비로 음해한 벌이다.]“이, 이…!”
바로 표정이 표독스럽게 변하며, 나와 나데시코를 노려본다.
“이 더러운 도깨비…! 한국인인척 하더니, 뒤로는 일본인이랑 그렇고 그런 관계를…!”
“도깨비. 얘 그냥 입 막아버리는 건 어때?”
[그렇게 하면 정보를 얻지 못하잖나.]“그럴 필요 없겠는데? 해킹 끝났어.”
끼이익.
“당신은…?”
“안녕? 나, 도철. 결사의 간부.”
“히, 히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