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503)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503화(501/668)
“…….”
뇌제는 자위대 지휘관을 향해 경멸어린 표정으로 그를 내려다봤다.
“누군가가 그런 말을 알려주더군요. 병먹금이라고.”
“…뭐? 방금, 번역기 안 돌아간 것 같은데…?”
“아무것도 아닙니다. 일단 입씨름을 할 시간은 없으니, 기절한 사람들부터 옮기세요. 다행히….”
뇌제는 멀리, 도심지 근처로 터져나오는 푸른 물결을 바라보며 깊이 안도했다.
“일단, 더 이상은 TS녀들이 생겨나지 않을 것 같으니까.”
“이, 이 쓰레기 같은 자식! 그것은 TS가 아니다! 잠깐 여자가 되는 건, 여장이랑 다를 바가 없다고!!”
“내 알 바 아니다.”
천주연이 셉터를 앞으로 뻗자, 도로 좌우로 파도가 넘실거린다.
[파도의 감옥. 빠져나가려고 몸을 던지는순간, 몸이 심해에 들어간 것처럼 허우적거리겠지.]‘누구한테 기술 설명을 하는 거야?’
천주연은 기술의 효과를 더듬는 나를 무시하며, 암타의 악마 주변에 펼쳐둔 파도의 감옥을 더 두껍게 만들었다.
“크윽…!”
어깨 양 옆으로 사라진 신체는 더 이상 복구되지 않는다.
“그래도 학습능력이 없는 건 아니군.”
“크으으….”
복구할 때마다 계속 공격을 때려박아, 더 이상 복구를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오사카 거리로 와서 더 많은 남자들을 암타시키려고 했지만, 암타시킬 손이 없는 이상 빔은 소용없다. 설령….”
[다른 방법을 이용해도 물의 감옥이 빔을 굴절시킬 것이기 때문에.]“…….”
천주연은 잠시 말을 멈췄다.
“…네가 무슨 수를 쓰든, 이 너는 그 어떤 누구도 여자로 만들지 못할 것이다.”
“흐, 흐흐…. 다 대책을 세워뒀다? 역시 도깨비야. 여자가 되어서도…그 방법을 다 세워두다니.”
암타의 악마는 이제는 완연히 악마가 되어버린 얼굴로, 맹수처럼 입을 쩍 벌리며 웃었다.
“그런데 말이야…. 혹시 궁금하지 않나? 내가 이 암타의 권능을 얻기를 바란 이유를 말이야.”
“…생각하기도 불쾌한 역겨운 이유겠지.”
이유는 짐작이 간다.
[남자랑 하는 건 게이같지만, 남자를 여자로 만들어서 하는 건 게이가 아니라는 저열한 생각 때문일 터.]“…너는 사회의 눈이 두려워서 차선을 택한 겁쟁이일 뿐이니까.”
“흐, 흐흐흐…!!”
암타의 악마가, 눈을 붉게 빛내며 활짝 웃었다.
“전혀 신경 쓰지 않는군.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일본의 히어로들이 아무도 너를 도우러 오지 않는다는 게.”
“…그야.”
[도깨비가 나타났으니, 옳다꾸나 하면서 도깨비한테 넘겨버리려고 하는-]“틀렸어.”
암타의 악마는, 두 다리를 삐딱하게 비틀며 몸을 뒤로 눕혔다.
“올 수 없기 때문이다.”
“…….”
“왠지 궁금하지 않나? 흐흐, 나는 말이지. 이 권능의 효과를 확인한 순간.”
“바로 S급 1위인 청혜성에게, 암타빔을 풀파워로 날리고 왔다.”
그 시각, 아웃렛 인근 모 호텔.
첨벙, 첨벙.
히어로 협회 요원들이 철통같이 지키고 있는 호텔의 세미나실 안쪽에서 물소리가 들린다.
누군가가 마치 물장난을 하는 듯, 소리는 계속 첨벙거리며 울린다.
동시에 세미나실 안쪽에서 물이 줄줄 새어 나오고, 밖에 있는 협회의 요원들은 바로 물을 밀대로 쓸어 계단 비상구로 흘려보냈다.
물청소를 하는 것도 아니니, 어딘가 배관이 터져 물이 새어 나오는 게 아닐까.
누가 봐도 의아한 상황이지만, 밖을 지키고 있는 히어로 협회의 요원들에게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그들이 전부 심각한 얼굴로 세미나실 안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그들이 전부 여자라는 것.
끼이익.
세미나실 안의 문이 열렸다.
아주 작게 열린 틈 사이로 빠져나온 이는 다름 아닌 일본의 S급 2위, ‘나데시코’.
“나데시코, 그는 어떻게 되었지?”
“‘그’라고 말하는 거, 지금 어폐가 있지 않아?”
나데시코는 창백한 얼굴로 세미나실을 나와 문을 닫았다.
여전히 문틈 사이로 물이 새어 나오고 있지만, 나데시코의 몸은 물에 축 젖어있었지만, 그 누구도 그녀에게 어떻게 된 거냐고 묻지 않았다.
“1위는….”
“지금 다시 재웠어. 간신히 내가 이능으로 억눌렀지만, 다시 깨어난다면 그때는 나도 어떻게 억제하지 못할 거야.”
나데시코는 피곤한 얼굴로 다른 요원이 건넨 초콜릿을 입에 넣었다.
단 걸 조금 먹는다고 해서 과도하게 사용한 마나가 회복되는 건 아니지만, 달콤한 초콜릿은 그녀에게 정신을 맑게 해주는 약품과도 같았다.
“…후우. 다나카 씨. 바깥의 상황은?”
“그나마 호전되었습니다. 한국의 S급 히어로 뇌제의 도움으로 TS 피폭자들은 전부 기절했고, 현장에 출동한 군경들이 함께 그들을 제압하고 있습니다.”
“…방사능에 피폭된 이들을 제압하듯이?”
“그 정도까지는 아닙니다. 하지만 그들이 깨어난 뒤에 보일 폭주를 생각하면….”
히어로 협회의 요원, 다나카는 세미나실 안에서 더 흘러나오는 물줄기를 바라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역시 문제는, 그분이겠지요. 아무리 S급 1위 히어로라고 해도, 오히려 그렇기에 더 정신적으로 충격일 수 있을 겁니다. 그도 그럴게, 있다가 없어지는 거라면-”
“그럴 리가 없어.”
나데시코는 단호한 목소리로 불안감으로 가득한 분위기를 환기했다.
“비록 한 명만 확인했지만, 없어진 게 아니야. 들어간 거지.”
“…예?”
“원리를 이해했어. 고무장갑 같은 거야.”
나데시코는 앞으로 쭉 손을 뻗은 뒤, 안쪽을 당기는 제스쳐를 보였다.
“밖으로 쭉 뻗어있던 장갑을 안쪽에서 당긴 거지.”
“…설마?”
“그래. 지금 TS 피해자들이 잃어버린 물건들은 안으로 들어가 있는 거야. 내가 ‘눈으로’ 봤어.”
나데시코의 눈동자가 푸른색으로 빛났다.
마력이 반짝이는 그녀의 눈동자에 다나카는 옆으로 슬쩍 물러났고, 나데시코는 옅게 웃으며 다시 눈을 감았다.
“이건 TS가 아니야. 인체의 변형이지. 완전히 여자가 된 게 아니라, 변해가는 과정이야.”
“과정…?”
“그래. 만약 발정이 난 상태로 남자를 받아들이기라도 한다면….”
나데시코는 생각만으로도 역겨운 듯, 치를 떨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어휴. 내가 말을 말아야지. 됐어. 지금은 녀석에게 당한 히어로들이 괜히 악마가 되지 않도록 집중하자. 절대, 절대….”
나데시코는 세미나실 안쪽을 가리켰다.
“절대 이 안에 있는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도록 하면 안 돼. 그리고 그 누구도 안으로 들어오게 해서도 안 되고. 알았지?”
“””예!!”””
지켜야 한다.
그것은 누군가의 성정체성일 수도 있고, 혹은 누군가의 비밀일 수도 있다.
적어도 일반 대중들에게 알려진다면, 아웃렛에서 일어난 소요 사태는 약과에 불과한 대규모 사건이 되리라.
일본의 남자 히어로들, 암컷이 되다.
해외 뉴스 토픽으로는 부족하다.
국제적 문제, 전 세계가 속보로 다룰 일이다.
여자가 되어버린 히어로가 한두 명이 아니니까.
그들 중에는 ‘S급’이자 ‘일본 1위’도 포함되어 있으니까.
“그, 혹시 다른 히어로들은…?”
“청혜성이 억누르고 있어. 본인 스스로도.”
“아아….”
“괜찮아. S급이 괜히 S급인 줄 알아? 그렇게 되었어도 멘탈 흔들리지 않고, 혼자서 다른 사람들 억제하고 있어. 악마가 되지 않도록.”
TS 된다.
어찌 보면 우스꽝스러운 이야기지만, 갑자기 하루아침에 성별이 뒤바뀌는 건 정신적으로 사람을 크게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
누군가는 ‘미소녀 개꿀’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건 주변인이 온라인 속에 있는 사람들이 전부인 케이스라거나 혼자서 자취를 하는 사람이나 헛웃음을 지으며 생각할 문제.
사회적으로 활동하면서 남자로서 입지를 다져놓은 ‘히어로’들에게는 해당 사항이 아니다.
곤란하고, 곤혹스럽고, ‘악마가 되기 너무나도 쉬운’ 상태일 뿐이다.
“…제발 아무도 폭주하거나 멘탈이 붕괴되지 않기를.”
누군가가 옆에서 도와준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다.
스스로 정신을 다잡지 않으면, 성정체성을 꽉 붙잡지 않으면 세 번째 다리라는 표현이 사라지고 다리 대신에 무언가 다른 표현이 자리를 잡겠지.
“나데시코 님. 입에.”
“…아.”
나데시코는 자기 입술을 만지작거렸다.
어찌나 강하게 입술을 깨물었는지, 그녀의 아랫입술에서는 붉은 피가 묻어 나오고 있었다.
“…괜찮아요. 이건, 저기 안에서 열심히 버티고 있는 사람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니까. 그리고 밖에서 싸우고 있는 이들도 그렇고.”
“정말, 불행 중 다행입니다….”
“히어로로서 자국의 일을 다른 이에게, 그것도 빌런으로 분류되는 사람에게 맡기는 건 그렇지만….”
촤르르륵ㅡㅡㅡ!
통로에 자리 잡은 이동식 TV에 현장의 생중계 영상이 재생되고 있다.
그 속에는 물을 자유자재로 조종하며, 푸른 지팡이를 이용해 암타의 악마를 압도하고 있는 여자 이능력자-‘도깨비’가 있었다.
“…정말, 대단한 자입니다.”
다나카를 비롯한 히어로들은 도깨비의 맹활약을 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자신이 여자가 된 것에 아무런 상관없다는 듯, 그저 빌런을 처형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뿐이라니. 비록 빌런이지만, 그 마음가짐을 히어로가 본받아야 할지도…!”
“…그래. 그래야지.”
도깨비가 암타의 악마를 제압 중이라, 나데시코가 이곳에 있을 수 있다.
현장을 억제하고, TS 피폭 이능력자들이 혹시나 악마가 되지 않도록 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데시코라는 S급 이능력자가 이곳에 있음으로써-
“저, 저기!! 나데시코!!”
“……큭.”
복도 반대편에서 정장을 입은 중년 남자들이 달려왔다.
“그게 사실인가!”
“…죄송합니다만, 물러나 주시겠습니까? 괜히 상황이 악화되는 건 바라지 않습니다. 의원님.”
“청혜성도 당했다는 게, 사실이냐고!”
“…….”
나데시코는 담담한 얼굴로 뒷짐을 졌다.
중년의 의원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든 말든, 그게 무슨 헛소리냐는 듯한 얼굴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청혜성은 지금 저 안에서 다른 이능력자들이 폭주하지 않도록, 이능력을 이용해서 그들을 억제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청혜성도 TS 당했다고 하던데!”
“…….”
“다 들었네! 저, 저 자가 그렇게 말했다고! 전투 현장 근처에 있던 이들이 들었어! 청혜성도 TS된 게 맞나?!”
“쯧.”
나데시코는 한 번 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암타의 악마는 청혜성을 TS 시켰다는 것을 그렇게 자랑하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도깨비를 상대로 한 번 엿을 먹이거나 정신을 흔들기 위해 이야기를 한 걸까.
“…악마의 말을 듣다니. 말도 안 됩니다. 어떻게 S급 1위가 여자가 되겠습니까. 우리 일본의….”
“여자인 상태가 계속 유지 되는 방법은?!”
“……예?”
갑작스러운 의원의 질문에, 나데시코는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렸다.
“방금, 뭐라고요?”
“청혜성이 여자가 된다면, 악마에게 당했든 말든 여성으로 계속 지낸다면…혹시!!”
의원은 너무나도 순수하면서도 정치적인 얼굴로 활짝 웃었다.
“청혜성도 임신하여 아이를 낳을 수 있게 되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