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504)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504화(502/668)
나데시코는 헛구역질이 나올 뻔했다.
“안에 있는 TS 히어로들, 악마만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주게! 설령 그들의 몸이 여자가 된다고 하더라도…!”
의원은 혀로 입맛을 다시며, 두 팔을 벌렸다.
“안아 줄 남자들은 차고 넘치니까!”
“미친 소리 하지 마세요!”
나데시코는 언성을 높였다.
“어디서 그런 거지 같은 말을!!”
“여자가 되었다면, 여자의 본분을 다해야지. 히어로로서. 다른 여자들을 임신시킬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아이를 배서 S급을 낳아야 하지 않겠나. 하하, 이렇게 보면 암타의 악마도 제법 도움이 되는….”
“…….”
참방, 참방.
발밑에 흐르는 물줄기에, 나데시코는 그대로 몸을 돌려 세미나실의 문을 열었다.
콰ㅡㅡ앙!
“아.”
문을 열자마자, 그녀는 보고 말았다.
“역시.”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목소리.
“이 나라의 정치인들은, 전부 다 죽어야 해.”
몸은 크게 변한 것 같지 않지만, 턱의 선이 연해지고 몸이 전체적으로 줄어든 것 같은 푸른 머리칼의 이능력자는 심해와도 같이 가라앉은 눈으로 나데시코를-그 뒤의 의원을 바라봤다.
“당신도 당하면, 생각이 달라지겠지?”
“어, 어어…?”
촤르르륵!!
바닥에 흥건하던 물줄기가, 주변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S급 1위를 TS 시켰다고.”
“그래! 크하하, 지금쯤 미쳐 날뛰고 있을 것이다!”
암타의 악마는 괴성을 내지르며 낄낄거리기 시작했다.
“인간은 자고로 자기만 당하면 싫은 법이지! 자기 말고 다른 이들도 당하기를 바라는 거야! 아니면 평소에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자에게도 이런 시련이 닥치기를 바라거나! 옳거니, 그래, 왔구나, 왔어!!”
쏴아아.
오사카 상공, 코믹마켓을 홍보하는 두 대의 애드벌룬 사이로 작은 물방울이 생성되었다.
“네가 물을 다루는 이능력을 쓴다고 해서, TS 청혜성을 막을 수는 없다! 저 물은, 오사카 전체를 집어삼키며, 그 뒤에는 모든 남자를 여자로 만들어버릴 거니까!”
“남자에게 있어 가장 끔찍한 재앙이군.”
“…뭐냐. 왜, 왜 그렇게 담담하지? S급 1위가 지금 폭주하고 있는데!! 아니, 왜 웃고 있는 거냐고!”
“왜 웃고 있냐고?”
웃음이 나오니까.
“명분이 섰다. 네 덕분에.”
이제.
“누가 봐도 폭주할만한 명분이라면, 적당히 손에 사정을 둬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겠지.”
망설임은 애초에 없었지만, 더욱더 확실하게 악마를 제거할 수 있다.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네 덕분에, 나도 새로운 이능력을 얻게 되어서 말이야.”
“무슨….”
“네 카운터 이능력.”
암타의 악마는,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할 것이다.
“네가 세계에 영향력을 크게 행사해준 덕분에, 나도 TS 방망이를 남에게도 쓸 수 있게 되었다고.”
성별을 바꾼다.
암타의 악마는 세계의 의지를 대변하는 방식으로, 누군가의 강한 욕망을 현실로 끌어내는 방식으로 그 이능을 실현했다.
나는 그 이능에 대하여, 나 자신에게만 쓸 수 있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상대의 이능력에 저항하며, 몸의 주도권을 도철에게 맡기고 계속 세계의 의지에 대항하며 정체성을 지켰다.
그리고 지금.
“나는 깨달음을 얻었다.”
천주연을 통해 말하고 있지만, 나는 나 자기 몸을 바꾸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이의 몸을 바꾸는 이능까지 깨닫게 되었다.
“그러니 우선 청혜성의 폭주를 막기 전, 감사의 마음으로 너부터 죽여주도록 하지.”
“가, 감사의 마음…?”
“그래. 진심으로 고맙다.”
내 말이 아니다.
천주연의 말이다.
“뭐 때문에 고마워하는지는 알려줄 필요도 없겠지?”
천주연이 셉터를 앞으로 겨눈다.
곧 감옥처럼 펼쳐져 있던 물의 결계가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천주연이 암타의 악마에게 감사하는 이유.
‘청혜성의 폭주는 예정되어 있었어.’
청혜성이 일본을 멸망시키려 한다.
그것은 이미 정해진 미래였다.
그 미래를 우리 결사가 해결하는 것 또한 정해진 일.
우리가 반드시 해결해낼 것이기에, 우리는 우리가 실패하는 걸 걱정하는 게 아니라 그 뒤의 일을 생각해야만 했다.
‘전범 청혜성’을 어떤 식으로 대처해야 할 것인가.
빌런 처형인 도깨비는 청혜성을 죽이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했고, 천주연은 다른 방법을 모색하고자 했다.
그것이 고민이었던 와중에.
“너는 우리에게 최고의 선물을 줬다.”
천주연이 가장 걱정하던 건 걱정을, 암타의 악마가 해결해줬다.
그 선물의 이름은 ‘명분’.
또 다른 이름으로는 ‘개연성’이라고 부르는 것.
[S급 1위조차도, 도깨비조차도 여자로 만들어버리는 궁극의 이능. 갑자기 여자가 되어버린 저주에 미쳐버린다면, 그건 사람들에게 ‘이해’ 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지.]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청혜성이 거대 물폭탄을 만들어서 일본 열도를 침몰시키려고 한 건 일본 열도를 진심으로 멸망시키려고 하는 게 아니라.
그저 자신이 여자가 되어버린 걸로 정신적으로 몰려서, 그만 폭주한 거라고.
[설령 다른 이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결사에서 최선을 다해 개연성을 덧붙이면 그만.]여자가 된 청혜성을 두고 어느 정치인이 ‘그럼 이제 임신하면 되겠네’라는 망언을 한다거나.
원래부터 여성스러웠던 사람이 이제 진짜 여자가 되었으니, 직접 그 몸으로 아이를 낳아서 S급 히어로를 육성하면 된다고 했다거나.
예전부터 청혜성을 상대로 한 번씩 빼고 그랬는데, 이제는 양심의 가책 없이 세 번씩 뺄 수 있게 되었다는 남자들이 늘어난다거나.
음습한 이들의 성희롱에 폭주하여 그런 행동을 저질렀다고 한다면, 동정 여론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
그러므로.
“암타의 악마, 너에게 최고의 마무리를 선사하지.”
[S급 둘이 전력으로 펼치는 이능력이다. 지옥에 가서 자랑해도 좋아.]천주연과 함께, 나는 전력을 해방했다.
“다른 이를 암컷으로 타락시키려고 한 악마 또한, 마찬가지로 만들어주마.”
“!!”
좁아지는 결계에서 뻗어 나온 수십 가닥의 물줄기가 채찍처럼 악마를 휘감는다.
“크아악!!”
팔은 떨어져 나갔기에 팔을 잡지는 못하지만, 목과 몸통, 그리고 두 다리를 꽁꽁 묶으며 강제로 물줄기를 당긴다.
“왜? 수치스럽나?”
“크악, 아아악!!”
다리가 좌우로 벌어진다.
본래라면 팔까지 당겼어야 했겠지만, 이미 팔은 없으니 두 다리만 벌어질 수밖에.
“오체분시. 거열형으로 너를 죽여주마.”
“으아아아악!!”
“이곳이 비록 오사카이기는 하지만, 너는 일본 사람이 아니잖나. 그렇지?”
“커, 허헉, 커허헉…!!”
꽈아악.
악마의 눈동자가 튀어나오려고 한다.
전신을 발버둥 치며 채찍으로부터 몸을 빼내려고 한다.
“나는, 이렇게 죽을 수 없어…!”
두 팔이 아닌 몸통 곳곳에서 팔과 같은 무언가를 뽑아내며 채찍을 뜯어내려고 하지만.
“소용없다.”
몸에서 튀어나온 제3의 팔까지 모두 물줄기를 채찍처럼 휘감아 잡아당긴다.
“오체분시를 위해 완벽한 각도를 만들어줘서 고맙군.”
꽈아악.
결계는 더욱더 좁아지고, 천주연이 든 지팡이 끝의 금빛 코어는 더 많은 마나를 방출하며 물줄기를 강화한다.
“원래라면 몸을 뜯어서 찢어 죽이는 게 오체분시지만, 너는 특별히 다른 방법으로 죽여주지.”
꽈아악.
두 다리가 더욱더 벌어진다.
좌우로 벌어진 다리를 향해 새로운 물줄기가 뻗어나가, 무릎과 오금을 집중적으로 휘감으며 위로 당긴다.
“아, 안, 안 돼에에에…!!”
“남들을 강제로 TS 시킬 때는 아랑곳하지 않더니, 자신이 그런 꼴이 되니 하는 소리가 그건가? 추하구나.”
“으, 으가아악!!”
오사카 한복판에서.
암타의 악마는 두 다리를 M자로 벌린 채, 그 안을 훤히 드러내고 있다.
물의 채찍에 휘감겨 공중에 띄워진 채, 상반신이 아래로 내려가고 하반신이 위로 솟구치고 있다.
“네가 청혜성을 TS 시킨 이유를 짐작한다. 잘생긴 남자를 질투해서 여자로 만든 게 아니라, 미소녀로 만든 그 욕망을 나는 알고 있다.”
천주연의 분노가 내게 느껴진다.
“너는 그냥 남자를 여자로 만들고 싶어서 TS 시킨 게 아니야. 너는 여자로 변신시킨 남자를…범하려고 그런 거지.”
전방을 향해 겨눈 셉터의 끝에서, 오사카 상공에 모여드는 물방울과도 같이 물보라가 소용돌이처럼 모여들고 있다.
“모두를 공범으로 만들어, 그 사이에 TS된 여자를 상대로 그렇고 그런 짓을 해서 자기 음습한 욕망을 충족하려는 더러운 변태일 뿐이다.”
그냥 남자를 상대로 하는 건 게이다.
하지만 TS 미소녀를 상대로 박는 건, 논쟁할 부분이 생긴다.
영혼이나 정신의 문제는 일단 차치하고, 육체는 분명한 여인이니까.
그리고 그것은.
[애국이 아니지.]모든 것은 애국으로 통한다.
저 악마는 남자를 상대로 그렇고 그런 행위를 하는, 매국 행위를 하고 싶어 했던 자.
그걸 ‘일본인을 여자로 만든 다음에 그런 행위를 하면, 그건 애국이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저지른 변태일 뿐이다.
“너는 사상범도 극단적 민족주의자도 아니다.”
[그냥 겁쟁이인 악마게이일 뿐이지.]그런 자를 가장 어울리는 방법으로 처형한다.
“으, 으아악!! 아, 안 돼!! 내가, 내가 기껏 청혜성을 맛있게 만들어놓았는데!! 내가 빚어놓은 떡을! 예쁘게 빚어놓은 건데!! 내가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는 건데!!!”
최후의 순간이라는 걸 직감한 걸까.
“사, 살려줘! 나는 이대로 죽을 수 없어…! 청혜성을 먹기 전까지는, 이대로는 떠날 수 없어!! 내, 내 소원을…!!”
묻지도 않은 걸 마구 지껄이며, 터져 나오려는 듯한 눈에서 검보랏빛 핏줄이 반짝이며, 암타의 악마의 몸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와 하늘을 향해 뻗는다.
“내 소원은…!”
“죽어라.”
타ㅡㅡㅡ앙!!
천주연이 한 번 셉터를 강하게 움켜쥐자, 방아쇠를 당긴 총처럼 셉터의 끝에서 물방울이 앞으로 날아들었다.
푸ㅡㅡㅡㅡ욱.
물줄기는 그대로 날아가, 암타의 악마를 꿰뚫었다.
“커, 커헉…!”
뒤에서부터, 입까지.
일격이었지만, 정확히 노려 맞힌 저격에 당한 암타의 악마는 그대로 몸이 굳었다.
“커, 허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