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530)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530화(526/668)
-제단의 위, 샐러맨더의 어머니가 유골함을 들고 계십니다. 일동, 묵념.
해설자의 능숙한 진행 하에, 관중들은 모두 제단 위에 올라간 중년의 여인에게 애도를 표했다.
“자식이 이능력자라고 해도 자식은 자식. 그것도 시민들을 구하기 위해 순직한 히어로. 바야흐로, ‘영웅’이지.”
“…….”
“하지만 저 어머님은 말이야, 과연 아들이 이능력자로 태어나서 영웅으로 요절하기를 바랐을까? 아니면 이능력자가 아니더라도 젊고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바랐을까.”
딜레마다.
시민으로서는 자랑스럽겠지만, 부모로서는 가슴이 찢어질 것처럼 아프겠지.
“샐러맨더가 죽은 것도 어느덧 1년. 남들이 생각하면 짧다면 짧겠지만, 유족들은 결정을 내린 거야. 샐러맨더의 죽음이 앞으로 더 많은 미래 사람들을 위해 가치가 있기를.”
“자식을 떠나보내는 거랑 마찬가지겠네요.”
“비슷해. 그런 각오를 했으니까 ‘우승 상품’으로 내걸기도 했을 거고.”
죽은 자식과의 이별을 위해, 그녀는 저기 제단에 섰을 것이다.
-우승자 안드레스가 샐러맨더의 어머니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땀에 흠뻑 젖은 안드레스가 제단을 향해 한 쪽 무릎을 꿇는다.
-길게 말하는 것도 그러니까, 이것만 부탁할게요.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샐러맨더의 어머니는 담담한 목소리로 유골함을 안드레스의 위로 올렸다.
-부디, 마이클에게 자랑스러운 히어로가 되기를.
사아아.
유골함에서 흘러내리는 것은 투명한 액체였다.
마치 성수로 세례를 내리듯-그 성수의 양은 생각보다 많은 양이었지만-액체가 안드레스의 위로 흘러내렸고, 안드레스의 몸에서 빛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아아, 저것이야말로 토론토의 자랑…! 샐러맨더의 불꽃이, 다시 우리 아메리카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화르륵.
안드레스의 머리칼이 붉은 불꽃처럼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분명 전 S급 히어로, 샐러맨더의 상징이었다.
와아아아ㅡㅡㅡㅡㅡㅡㅡ!!
관중들이 함성을 내지른다.
나는 그대로 TV 화면을 껐고, 검은 스크린에는 진지한 얼굴의 유미르가 비쳤다.
“샐러맨더의 이능력을 이어받았다고 해서 S급인 건 아니지. 하지만 우리가 생각해볼 건, 이능력자의 시신을 통해 이능력을 이어받을 수 있다는 거야.”
“…선생님의 생각을 잘 알겠어요. 결사가 간부들을 어떤 식으로 데뷔시키려는 건지도 잘 알겠고.”
유미르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나와 마주 섰다.
“한국에서 죽은 S급 히어로들의 마나 파우더를 아메리카에서 확보한 다음, 그걸로 아메리카에서 또다른 S급 이능력자를 만들었다. 그렇게 하려는 거죠?”
“일차적으로는 그렇지.”
“일차적?”
“그냥 그렇게 하면 한국에서 시비를 걸 거 아니야.”
당연하게도.
“한국인 출신 히어로를 왜 아메리카에서 멋대로 가져가서 이능력자로 만드냐.”
“유해는….”
“무덤에 관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없는 사람도 있지만, 공통적으로 관 속에는 아무것도 없지. 유골도, 유품도. 심지어 도올 같은 경우에는 저기 핀란드랑 노르웨이도 같이 엮여있잖아.”
“아메리카가 전방위적으로 악역이 되겠네요.”
“그래.”
유해든 마나 파우더든 그걸 얻었다고 해도, 다른 나라 이능력자의 기술을 가져다가 그대로 이능력자로 만들어버리는 건 윤리적으로 큰 문제가 생기는 일이다.
“사람들은 욕하겠지. 더러운 나라라고. 퍼킹 USA라면서, 온갖 쌍욕을 다 하게 될 거야.”
“그렇게 욕을 먹다가….”
“사실은 짠, 당사자들이었습니다. 모두 한국에 의해 정치적인 희생양이 되었던 사람들이었고, 복수를 위해 아메리카의 히어로로 돌아왔습니다.”
“과연…. 여론의 반전을 노린다는 거군요.”
“그래. 이왕이면 우승까지 합쳐서. 한국에서 출전하는 이능력자들, 그 중 특히 ‘해그늘’의 스폰을 받거나 하는 자들을 꺾어버린다면 말이지.”
“응…?”
유미르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지만 한국의 S급들은….”
“출전해도 돼. 대신, 졌지만 잘 싸웠다가 되겠지.”
아무리 한국이라고 해도, 이스포츠 종주국이라고 자부심을 가져도 질 수는 있다.
“강자에게 패배하는 것은 부끄러운 게 아니니까.”
“그거, 뭔가 되게 느낌이 이상하게 들리는 것 같은데….”
“그럼 정정. 도블린에게 패배하는 것은 부끄러운 게 아닌 거라고 하지.”
“하지만 도블린은 다른 간부들이랑 다른 경우잖아요. 그건 또 어떻게 하실 건데요?”
“다 좋은 방법이 있지.”
나는 왼쪽 얼굴 아래에 검은색 점을 만들어낸 뒤, 내 머리를 가볍게 두드렸다.
“수소폭탄급 폭발 속에서 살아남은 게 기적이기는 하지만, 기억상실에 걸려서 아메리카로 흘러들어왔다.”
“…선생님. 이능력자가 기억상실이라뇨.”
“유미르.”
나는 진지하다.
“한국 드라마에서 기억상실은 아주 흔하게 쓰이는 클리셰라고.”
도깨비는 지금까지 결사의 협력자나 결사의 요원에게만 정체를 밝혔다.
한 명의 주모를 제외하면 일반 주모나 보부상 등에게도 정체를 알리지 않았고, 설령 얼굴을 드러내는 순간이라고 해도 본래 얼굴을 꺼내지 않았다.
그래서 다들 도깨비가 누군지 모른다.
한국에서 활동하고 한국 컨셉을 하고 있으니 한국인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실제 한국인이라고 100% 장담을 할 수는 없다.
이런 와중에 도깨비가 죽었다.
빌런이나 악마를 죽이는 빌런이었지만, 그 마지막 행보는 그야말로 영웅적인 모습 그 자체였다.
“보통 이능력자를 계승한다고 하면 그 이능력을 잇는 게 기본이기는 하지. 하지만 도깨비는 그렇지 않아.”
“어째서죠?”
“아는 사람만 알고, 도깨비가 누군지 아무도 모르니까.”
도깨비는 가면을 쓴 정장 신사일 뿐이다.
간혹 장포를 흩날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코스튬 이외에는 딱히 특정할 요소가 마땅찮다.
“유미르. 도깨비의 이능력은 뭐라고 생각해?”
“…그거, 위키에서 맨날 싸우는 핵심 토론 거리인데.”
“네가 생각하는 내 이능력은?”
“어, 음, 정말 많지만…가장 대표적인 건…물질창조?”
시작부터 정말 말도 안 되는 발언이다.
“도깨비방망이를 휘둘러서 만들어낸다는 루틴을 통해, 마나를 이용해서 어떤 형태를 만들어내는 거 아녜요? 형태변환도 거기에 포함되고, 그 이외에도….”
“맞아. 비슷해. 그럼 그 이능력은 아무나 쓸 수 있을까?”
“아무나…어?”
유미르는 자신의 손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냥 도깨비방망이 만들어내서 휘두르고 다니면서, 적당히 그런 척만 하면 저도 도깨비네요?”
“그렇지. 남들에게 걸리지 않게 조심만 한다면, 누구나 도깨비처럼 행동할 수 있어. 도깨비를 정의하는 외형은 가면과 정장, 그리고 방망이 정도가 끝이니까.”
과거.
도깨비 라이더를 해그늘에서 따라 하려고 했던 것처럼, 도깨비라는 외형은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걸 가지고 도깨비의 후계라고 할 수는 없지. 도깨비를 상징하는 건 이거니까.”
“대흉근이요?”
“…마음가짐.”
나는 움켜쥔 주먹을 내 심장에 가볍게 두드렸다.
“죽여 마땅한 빌런과 악마를 상대로 타협하지 않는다.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게 된다면, 누구나 다 도깨비가 될 수 있어. 그리고 지금, 도깨비는 전 세계에서 애도하는 중이지.”
일본에서의 일은 아메리카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청혜성의 폭주도 폭주지만, 도깨비의 폭사에 많은 이들이 일본을 규탄하고 있다.
-네가 죽였어! 도깨비를 네가 죽인 거라고!
폭주한 장본인인 청혜성을 욕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청혜성이 폭주하게 만든 일본의 정치인을 상대로 욕을 하는 상황.
“이런 와중에 아메리카에서 ‘도블린’이라고 하는 남자가 이런 아이 마스크만 쓰고 나타난다면 어떨 것 같아?”
“이선이 표현을 빌리자면, ‘이런 건 도깨비가 아니야!!’라고 하겠죠.”
“맞아. 도깨비 가면을 쓴 것도 아니고, 하관을 전부 드러낸 상태로 돌아다닌다면 도깨비라고 생각하기 힘들지. 하지만.”
나는 다시금, 가슴을 가볍게 두드렸다.
“도블린이라고 하는 이능력자가 도깨비와 같은 행동을 하고, 도깨비의 사상을 그대로 따르고, 도깨비랑 비슷한 전투 방식을 보인다면?”
“…사람들에게 ‘혹시’하는 생각을 불어넣으려고 하시는 거죠? ‘어라, 도블린 혹시 도깨비 아닌가?’라고 하게끔.”
“정답이야.”
“그래서 얻는 효과는 뭐죠?”
“사자소생.”
엄청난 효과다.
“죽은 사람이 사실은 살아있었다고, 기억을 잃고 태평양을 넘어 아메리카까지 흘러가서 아메리카의 히어로가 되었다고 알리는 거지.”
“죽은 자가 살아있다…. 그 인식을 도블린을 통해 사람들에게 각인시킨 다음, 간부 언니들도 마찬가지로 적용할 예정이다?”
“조금 경우는 다르지만, 비슷하긴 해.”
상황에 따라서 유동적으로 과정을 바꿀 수 있겠지만, 기본 계획의 골자는 그러하다.
“코리아! 당신의 히어로가 돌아왔소! 아메리카인으로. 라는 거지.”
“음, 뭔지는 모르겠지만 대충 느낌은 알겠네요.”
유미르는 전부 이해했다는 얼굴로 내 얼굴을 가리켰다.
“도블린이라는 존재를 내세우는 걸로, 도지환은 따로 또 움직이려고 한다. 맞죠?”
“…….”
“애초에 도지환이 도깨비라고 사람들이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도블린이라는 존재의 등장을 통해 도지환과 도블린을 한 번 더 분리한다. …응?”
유미르는 자기 스스로 내 계획을 까발리면서 의아함을 내비쳤다.
“그러면 얼굴 드러내면 안 되는 거 아녜요?”
“후후후.”
“설마 점 하나 찍는다고 사람들이 못 알아볼 거라고 생각하시는 건…아니겠죠?”
“당연하지.”
점은 그냥 의식 같은 것일 뿐.
실제로 점을 찍고 나타났다고 해도, 그걸 본 사람들은 본인이 살아 돌아온 게 아니냐고 다들 의심했다.
알레르기 있는 음식도 먹여보고 그랬는데, 단지 알레르기 방지약까지 미리 먹고 대응하는 치밀함을 보여서 그렇지.
“혹시 도블린으로 나설 때는 하관을 바꾸실 생각인가요?”
“딱히.”
“…그럼 도지환이랑 도블린이랑 하관을 비교하면서, 사람들이 ‘도블린 도지환 아닌가?’라고 할 것 같은데.”
“상관없어. 왜냐하면….”
나는 도깨비방망이를 들고 바닥을 가볍게 내리쳤다.
“사람들에게 ‘의혹’을 심기에 딱 좋은 기술이 우리 결사에는 하나 있지.”
“의혹?”
“그래. 지난번에 지나가면서 한 번 이야기를 한 것 같은데, 네가 이번에 분신체를 만들어주면서 도입하는 게 좀 더 빨라질 것 같아.”
“뭔데요?”
“클론.”
“…….”
유미르는 점점 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복제인간…?”
“그래. 결사는 복제인간 기술도 도입할 예정이야. 뭐, 그 또한 사람들을 오해하게 만든다는 게 중요하지. …너, 지금 나의 계획과 우리의 목표를 전혀 짐작하지 못하고 있지?”
“솔직히 말하자면, 목적을 모르겠어요. 클론이라는 것도, 도블린의 등판도, 얼굴에 점 찍고 아이 마스크 쓰고 나오는 것도. 무슨 혼란스럽게 하는 게 목적인 것도 아닌….”
나는 유미르를 향해 가볍게 손가락을 튕겼다.
“…혼파망으로 만들게요?”
“그거 알아? 대한민국 40, 50대 중년인의 머리에 가장 큰 적은 스트레스라는 걸.”
“선생님….”
유미르는 허탈한 얼굴로 나를 올려다봤다.
“그러니까 상황을 개판으로 만들어서, 해그늘이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지 못하게 만들겠다?”
“바로 그거야.”
혼돈.
파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