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532)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532화(528/668)
유미르는 노골적으로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진짜 좀 너무한 거 아닐까요?”
“돈 벌려면 도리 정도는 내던질 수 있어야지. 저기요, 가면 두 개 주시겠어요?”
“이랏샤이마세ㅡ!”
나는 장사꾼에게 다가가, 검은색으로 칠해진 가면 두 개를 구매했다.
“삼가 고, 히어로의 명복을 빕니다. 레스트 인 피스! 도깨비.”
그 가면은, 조잡하지만 나름 정교하게 만들어진 도깨비의 가면이었다.
“도깨비에게 애도를.”
“X.”
“……?”
“애도하는 겁니다, 애도.”
도깨비는.
아무튼 죽었다.
그러므로.
만약 일본에서 무슨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면, 그건 결코 도깨비의 잘못이 아닐 것이다.
분명.
오사카 전역에 도깨비를 향한 애도의 물결이 가득한 가운데.
거리 곳곳의 검은 물결을 지나, 가면을 쓰고 만나는 사람마다 도깨비를 향해 명복을 빌며, 우리는 만나기로 한 사람이 기다리고 있을 장소로 향했다.
“여기는…리조트인가요?”
“골프장이 같이 붙어있는 곳이지.”
택시를 타고 도착한 곳은 오사카 도심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거대 리조트.
일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조라기보다는 한국식 리조트와 비슷한 외형이며, 실제로 한국의 리조트와 비슷한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곳이다.
“해그늘 오사카 리조트.”
“…여기에도 해그늘이?”
“일본에서 엔화 벌어서 한국으로 가져오는 거지. 외국인 상대로도 일본 땅에서 장사해서 한국 사람이 버는 거고.”
나는 유미르와 함께 가볍게 해그늘 오사카 리조트의 정문을 밟고 안으로 들어갔다.
“여기는 그래도 조금 조용하네요.”
“아무래도 해그늘 리조트다 보니까 그렇지. 직원들은 조금 다른 것 같지만.”
직원들은 명찰 위에 검은 리본을 달고 있었다.
따로 리조트 자체적으로 도깨비를 향해 애도하는 건 아니지만, 직원 개개인은 또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거겠지.
“저기 있네. 만날 사람.”
“…아, 저 분이군요.”
유미르는 리조트 1층 카페에 있는 남자를 보자마자 그를 알아차렸다.
“여기에서 만나기로 하신 건가요?”
“그래. 나는 구면이지만, 너는 초면이잖아. 소개할 겸, 데리고 온 거야.”
“음, 전용기에 실례를 좀 많이 했는데….”
“그거 컴퍼니 물건이니까 괜찮아.”
나는 유미르의 손을 잡고 로비를 지나,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있는 정장 노인을 향해 다가갔다.
“약속대로…응?”
약속 시간.
노인-데스몬드 페이그린은 분명 약속 시간인데도,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래를 향해, 계속 입을 움직이며 말을 하고 있었다.
“…씁.”
“선생님?”
“아직 컴퍼니의 사람으로 자각이…잠깐만.”
데스몬드의 표정은 명백히 곤혹스러워 보였다.
즉, 이건 그도 예상하지 못한 변수라는 것.
“도대체 누구랑…아.”
“…아이?”
데스몬드 페이그린의 앞.
“…아기?”
그는 정체불명의 여아를 안은 채, 등을 토닥이며 계속 아이를 달래고 있었다.
“…….”
뭐지.
무슨 상황이지.
“선생님.”
옆에서 유미르가 나를 콕콕 찔렀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생각하지 말죠.”
“그럴까.”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으면, 그게 답이겠지.
만.
“…저 아이, 혹시-”
“고마워요, 페이그린 씨.”
데스몬드 페이그린을 향해 다가오는 여자는, 내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여자였다.
“…양다린이다.”
“음.”
유미르는 내게로 고개를 돌렸다.
“…누구예요?”
“그건.”
“해그늘 회장 마누라.”
당황스럽다.
왜 저 여자가 이곳에 있는 건지, 그리고 데스몬드 페이그린과 만난 이유는 뭔지 아무것도 종잡을 수 없다.
“선생님. 어떻게 하죠? 지금 만나러 갈 건가요?”
“해그늘의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 자제하지.”
이곳은 해그늘 리조트.
어딘가에는 반드시 해그늘의 사람이 있을 것이며, 당연히 해그늘 회장의 아내인 양다린을 지키고 있을 터.
“군데군데 있네.”
카페 곳곳에 퍼져있는 양다린의 보호자들이 한가득이다.
눈으로 훑어보기만 해도 그 수가 무려 일곱 명.
저마다 마력을 숨긴 채 이능력자가 아닌 척을 하고 있지만, 나와 유미르의 감각은 속일 수 없다.
“심지어 한 명은 A급이야.”
“히어로 등록은 안 된 사람 같은데….”
“당연하지. 히어로가 아니라 빌런이니까.”‘
“예?”
“다 사정이 있어.”
복잡한 문제기도 하며, 한국의 치부 중 하나기도 하다.
“일단 데스몬드 회장에게는 문자를 넣고, 다른 자리에 앉아서 상황이 종료되기를 기다리자.”
나는 자연스럽게 유미르를 데리고 자리에 앉았다.
우리의 등장에 일부 요원들이 미심쩍은 눈으로 우리를 바라봤지만, 겉으로 보면 그냥 평범한 국제 커플일 뿐.
“자기, 뭐 마실래?”
“음…. 오빠는 또 얼죽아야?”
“여름이잖아.”
적당히 내가 던진 멘트를 유미르가 적절히 받았고, 그 말을 엿들은 해그늘의 이능력자는 우리를 향한 관심을 껐다.
[유미르. 마나로 대화를 나눠야 할 것 같은데.]관심을 껐을 뿐이지, 혹시나 이상한 대화를 하는 게 아닐까 귀는 여전히 열어두고 있다.
“일본까지 놀러 와서 참 난리다. 그렇지?”
“도깨비 이야기야?”
“그럼. 빌런 하나 죽은 것 때문에 이게 무슨 난리야.”
“마냥 빌런이라고 하기에는…. 뭐, 도깨비 때문에 우리 여행이 좀 망한 것 같긴 해.”
그러므로 겉으로는 평범한 연인의 대화를 하면서, 우리는 마나를 교환하며 의사를 주고받았다.
[한국은 히어로 협회에 등록하지 않은 이능력자는 전부 다 빌런으로 취급하는 건 알고 있지?] [그럼요. 마법소녀 백금태양도 지금 특수성 때문에 분류가 안 되어서 그렇지, 일단은 분류상 빌런으로 되어 있는걸요.]히어로냐, 빌런이냐.
백과 흑을 나누는 극단적인 이분법은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곳도 마찬가지지만, 유독 한국은 그런 경향이 심했다.
[아메리카처럼 ‘헌터’가 없잖아요. 헌터가.]그래서 회색이자 중립지대라고 할 수 있는 헌터가 존재하지 않는다.
히어로 협회에 ‘히어로’로 등록되어있지는 않지만, 이능력자로는 등록되어있는 자.
어떤 차이가 있냐 하면, 의무와 책임에 차이가 있다.
[누가 그러더군. 헌터는 민간 밀렵꾼이고, 히어로는 공무원이라고.] [빌런은 무슨 야생동물이에요?] [사살하거나 포획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 않아?]위험한 존재가 나타났을 때.
히어로는 반드시 그 위험을 억제해야 한다.
어떤 상황이든 무조건 대처하러 나와야 한다.
헌터는 그게 없다.
의무가 아니기에 나올 필요가 없고, 나온다고 해도 즉각 대처하는 게 아니라 국가에서 제시하는 금전적 보상을 먼저 협상한 뒤에 움직인다.
[어떻게 보면 PMC랑 군인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한국에서는 PMC를 허용하지 않는 것도 비슷하고.] [PMC에게 막대한 돈을 지급할 바에는 값싸게 세금으로 굴릴 수 있는 사람들만 히어로로 남기는 거지.]한국은 그렇게 대격변의 시대를 25년 동안 보냈다.
흑이냐 백이냐를 강요하여, 흑이 되기 싫으면 무조건 백이기를 협박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그게 싫었던 이들은 전부 다 한국을 떠났고, 남은 이들은 호구처럼 흰색의 위에서 버티고 있을 뿐.
[유미르. 어떤 곳을 가도 마찬가지겠지만, 앞에서는 금지하면서 뒤로는 자기들이 더 즐기는 게 부패한 권력자들이야.] [히어로냐 빌런이냐를 강요해놓고, 빌런으로 몰아세운 이들을 자신들이 멋대로 조종한다?] [그래.]이전에 궁기의 유품, 꺼지지 않는 불꽃 사태에서 본 것과 같다.
[해그늘은 빌런들을 이용하고 있어. 그리고 그중에는 저런 자들이 있는 거지. 히어로가 아닌, 해그늘이 주는 돈으로 살고 해그늘을 위해 일하는 이능력자들.] [……불법 아녜요?] [국회의원이랑 법관들을 뒤에서 로비하고 협박하면서 법도 가지고 노는 게 해그늘이야. 불법이라고 인지는 하고 있지만, 그걸로 처벌받는다는 생각은 아예 하고 있지 않을걸.]즉.
[해그늘은 대한민국 이능력자 중 절반 이상을 자기네 병사로 써먹고 있어.]“…씁.”
유미르는 노골적으로 분노를 터뜨렸다.
“오빠.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왜 말이 안 돼. 세상에는 민트초코 좋아하는 사람들을 배우지 못한 놈들이라면서 욕하면서, 정작 본인은 뒤로 민트초코 아이스크림 몰래 사 먹는 사람도 있다고.”
해그늘이 그렇다.
[S급 이능력자는 거의 없지만, A급이나 그 이하 이능력자의 수는 히어로 협회에 등록된 사람들보다 월등히 많지.]세종섬에 있는 이들보다도.
히어로 협회에 등록된 이들보다도.
해그늘이 몰래 운용하고 있는 사설 군사 조직, 속칭 ‘처형부대’의 수가 더 많다.
[사실상 해그늘이 이 나라를 점령한 힘이기도 해.] [그래서 해그늘을 함부로 하지 못했던 건가요?] [어느 정도는.]E급 이능력자가 국가 공익 히어로로 활동하면 월급이 200만 원이지만, 해그늘의 처형부대에 들어가 온갖 더러운 일을 하면 연봉 2억이 되는 세상이다.
그런 젊은이들이 이 나라에 수도 없이 많으니, 지금까지 언급은 굳이 하지 않았지만, 해그늘을 제압하려면 그들도 제압할 필요가 있다.
혹은, 그들 스스로 해그늘로부터 나오게 만들거나.
[조만간 한국에도 헌터 라이센스가 도입될 거야. 이능력자 월드컵에서 ‘헌터 부문’이 신설될 예정이기 때문이지.] [히어로 풀과 헌터 풀, 양쪽을 전부 우승하기 위해서 숨겨왔던 처형부대를 꺼낼 것이라는 건가요?] [그것도 있지만, 처형부대 놈들이 솔깃해서 해그늘을 나오게 될 수도 있는 거야. 해그늘이 대우를 엿같이 하고, 그보다 더 좋은 대우를 해줄 수 있는 자들이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