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547)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547화(543/668)
선두에 있던 빌런이 그대로 정의의 방패에 복부를 얻어맞고 쓰러진다.
그와 동시에 해그늘의 조직원들이, 이능력자로 이루어진 전투원들이 내게 무기를 겨누며 달려들었다.
“이 미친놈이!”
“멀쩡한 사람한테 미친놈이라고 하면 쓰나.”
서걱.
내가 서 있던 바로 옆 공간이 마력의 참격에 잘려 나간다.
초승달을 그리듯 푸른 궤적이 흩날린다.
군더더기 없는 마력의 참격은 최소 C급.
“유감이군.”
“크윽?! 어, 어떻게?!”
“말했잖아. 정의의 방패라고.”
참격은 허공을 베자마자 나를 수평으로 가르려고 했지만, 정의의 방패는 참격을 그대로 막아냈다.
“빌런의 공격은 통하지 않는다.”
“차 문짝이잖아!!”
“적이지만, 두 가지 조언을 해주지.”
나는 정의의 방패에 달린 손잡이를 움켜쥐었다.
“하나. 이능력자의 대결은 에고의 고집.”
“무슨 헛소리를…!”
“무슨 말인지 듣자마자 이해를 못 하니, 그러니 네가 C급인 거다.”
“!!”
내가 잡은 손잡이는 차의 손잡이가 아니라 방패의 손잡이이며.
“방패로 쓰면, 그게 방패지.”
“!!”
문짝은 내가 빌런을 두들겨 패는 방패로 쓰기 시작한 순간부터 이미 정의의 방패였으니.
“둘.”
나는 내게 검을 겨눈 해그늘의 병사를 향해 정의의 방패를 내던졌다.
“나는 남녀 평등주의자다.”
“커, 허억?!”
“빌런이라면 남녀를 가리지 않아.”
빠ㅡ악!
해그늘의 병사는 방패를 맞자마자 그대로 주저앉았다.
나는 허공에 띄워진 방패의 위로 뛰어올라, 방패의 위를 밟고 그대로 내 뒤로 마력을 방출했다.
콰ㅡㅡㅡ앙!
검을 휘두르려고 한 병사를 그대로 방패로 찍어 누른다.
병사는 방패의 아래에 깔리고, 나는 유리창 아래에 깔린 병사의 얼굴을 가볍게 발로 톡톡 두드리며 앞으로 걸었다.
“약하군.”
“이, 무슨 괴물 같은…!”
“너희 월급으로는 나를 감당할 수 없으니, 너희보다 더 연봉 높은 놈을 데려와라.”
해그늘 병사들의 연봉은 전투력과 비례한다.
“너희들의 연봉은 고작 2억 8천.”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의 나이라는 걸 생각하면 엄청난 고액 연봉이지만, 이들은 ‘이능력자’이자 ‘히트맨’과 같은 자들이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고작 그 정도 연봉으로 나를 막으려고 하다니.”
“너, 컨셉 미친 거 아니냐?”
“이걸 컨셉으로 매도하다니. 어리석기 짝이 없군.”
“너, 친구 없지?”
“…….”
아아.
그런가.
‘사소한 멘탈 공격이군.’
내가 잘하는 분야라서 잘 안다.
상대가 무슨 말을 하든, 내가 하는 말로 상대의 멘탈을 흔들려고 한다면 그게 이능력자 간 대결에서의 승리다.
“말하는 본새나 행동을 보니까, 딱 봐도 친구 없게 행동하는 찐따네. 이능력이 깡패면 뭐하냐? 같이 게임이나 할 친구 있냐? 돈 주고 사는 친구 말고.”
“흠.”
말리면 지는 거다.
상대의 말에 받아치는 순간, 적의 화술에 넘어가는 건 패배를 시인하는 일이다.
“그렇군. 친구가 없다라. 인정하지.”
그러나.
“뭐…? 너 지금, 친구 없는 찐따라고 인정을…?”
“미안. 친구를 사귈 시간에.”
오히려 상대의 공격을 받아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카운터.
“애국 파트너들이랑 만나기 바빠서 말이야.”
“……!!”
청년의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진다.
그건 내 말에 진심으로 화가 나서 그런 게 아니라-
“구라도 정도껏-”
“어머, 진짠데?”
화르륵.
“첫 번째 애국 파트너, 등장이오~”
갑자기 일어난 붉은 불꽃의 기둥이 자기 부하-친구들을 삽시간에 집어삼키며 불태웠기 때문에 당황한 것이며.
“이런…! 쏴, 쏴버려ㅡㅡ!”
“소용없어.”
녹색의 바람이 휘몰아치며 차의 뒤에 숨은 채 총을 꺼내려고 하던 이들까지 순식간에 제압당하며, 그들이 막 총에 끼우려던 탄창을 빼앗겼기 때문이리라.
“내가 이럴 줄 알았지. 어느새 우리도 모르게 저기 광산 하나 개발했나 봐?”
현세린이 빈정거리듯 웃으며 내게 총에 결합되려던 탄창을 던졌다.
“은탄이군.”
안에는 은이 겉에 씌워진 탄환이 박혀있었다.
“실탄의 위에 은을 덧씌운 건가? 머리 좀 썼어.”
“보자. 와…. 이게 그 말로만 듣던 실버불릿이야?”
“늑대인간은 죽일 수는 없지만, 늑대로 변한 이능력자는 아주 쉽게 죽일 수 있겠지.”
탄환은 그냥 탄환이 아닌 ‘마나실버’.
이능력자를 향해 쏘면 탄환의 겉에 얇게 펼쳐진 마나실버가 이능력자의 보호막을 꿰뚫은 다음, 그 심장을 타격하겠지.
어느새 해그늘의 처형부대는 이런 엄청난 무기를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마나골드라는 것이 공개적으로 도입되며, 저기 옛 북한 땅에서 자원을 몰래 개발하면서 얻은 연구 성과 중 하나이리라.
“여전히 해그늘은 어리석군. 현장 요원들에게 이런 도금한 걸 줄 게 아니라, 전체를 마나실버로 만든 은탄을 줬어야지.”
“너, 너…!”
“왜? 내가 누군지 궁금한가? 나는-”
“이 쓰레기 자식!! 그런 여자를 둘이나 끼고 있다니!!”
“…….”
마나실버의 존재마저도 아는 내 정체에 화를 내는 게 아니라, 내 옆에 달라붙는 두 여인을 향해 분노를 터뜨린다.
“친구 대신에 여자를 만나? 이 더러운 쓰레기 자식…! 아무리 이능력자 만능 시대라고는 하지만, 여자 여럿 끼고 사니까 좋냐!”
“그럼 너도 이렇게 살든가.”
“이…! 흐, 흐흐…! 좋아, 그렇다면.”
청년은 태극워치에 손을 올리더니, 나와 두 간부를 향해 비릿하게 입꼬리를 비틀었다.
“나보다 더 연봉 높은, A+급을 불러주지…! 긴장하는 게 좋을 거다! 그 사람의 연봉은, 무려 53억이니까…!”
“호오. 연봉이 점점 올라가는군. 하지만 A+급의 연봉이 53억이라….”
나는 윤혜라의 허리 옆으로 손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잡아당겼다.
“네 연봉은?”
“제 연봉은, 53억 달러입니다.”
“……!!”
청년의 표정이 제대로 일그러진다.
“나, 나를 놀려?!”
그건 말도 안 되는 연봉 이야기라서 그런 걸까, 아니면 윤혜라와 신체 접촉을 해서 그런 걸까.
“크, 흐흐흐! 하, 하지만 그건 알아야지! 네가 옆에 달고 있는 여자들, 과연 너랑 처음 했을까?!”
아.
가장 치졸하고 더러우며, 불쾌한 방법으로 멘탈 공격을 하려고 한다.
“너랑 하는 여자들이면, 이미 닳고 닳은 여자들이겠지! 흐흐, 네가 손을 건드리기 전에, 이미 다른 남자들의 아래에서 몇 번이고 울어댔을걸!!”
남자와 여자 사이를 이간질하기에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우리를 갈라놓으려고 하는, 가장 저열한 방법으로 멘탈을 흔든다.
“흠.”
하지만 아무런 타격이 없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하하, 그런 식으로 정신승리해봐야…!”
“둘 다, 내가 처음이었거든.”
“…….”
청년은, 해그늘 처형부대의 병사는 형언할 수 없는 표정으로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이, 이…! 혀, 형!! 빨리 와줘!! 저 쓰레기 같은 놈을 당장 죽여줘!!”
태극워치에 악을 쓰며 소리를 지르는 걸로 보아, 이제 곧 그가 부른 ‘A급’이 올 예정이겠지.
연봉, 아니 전투력 53억인 A+급 이능력자가.
“역시 해그늘이야. A+급에게 53억밖에 안 준다니. 월급도 아니고.”
“뭐…?”
“쪼잔하게 주는 걸로 봐서는 어디 빌런 놈을 잡아다가 그 푼돈 주고 굴리는 것 같은데, 그 돈 받아서 뭐 제 실력 발휘하겠나?”
“뭐라고…?”
“돈이라도 많이 받으면서 활동하면 모를까, 남들 뻔히 얼마 받는지 아는데 자기는 고작 그 정도 받으면 전력을 다하지 못하지. 그리고.”
나는 하늘을 가리켰다.
“네가 형이라고 따르는 그 53억, S급은 아니잖나?”
쿠ㅡㅡㅡ웅!
하늘에서 떨어진 거대한 무언가.
덤프트럭이 그대로 공용주차장에 머리부터 처박혔다.
“하, 하하!! 머저리!! 역시 우리 형이야! 와줬….”
철푸덕.
덤프트럭의 위쪽, 해그늘의 정장을 입은 대머리 남자가 미끄러지듯 굴러떨어졌다.
“형…?”
“죄송합니다. 오는 길에 길이 막혀서.”
수직으로 주차장에 꽂힌 덤프트럭의 위.
“교통정리를 하고 오느라 늦었습니다.”
“하여튼 이 나라의 공권력은 언제나 신고한 시간보다 늦게 온다니까.”
“다, 당신은….”
검은 정장을 입은 흑발 흑안의 청년이 금색의 길쭉한 지팡이를 움켜쥔 채 달을 등지고 서 있었다.
얼굴에는 검은색과 흰색이 반씩 섞인 가면을 쓰고 있어, 그 정체를 가늠할 수 있는 건 검은 머리칼과 이능력뿐.
그저 그 마력이 S급이며, 스태프와 같은 금색 지팡이가 ‘마나골드’라는 것만이 그의 정체를 가늠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단서.
그러나 나는 안다.
내가 부른 ‘히어로’니까.
“…누구야?”
“…….”
빌런도 모르고.
“오빠, 쟤 누구야?”
“…….”
윤혜라와 현세린도 모르는.
“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