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552)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552화(548/668)
마치 복싱 글러브를 헐겁게 잡은 채 주먹을 휘둘러 글러브만 날리는 것처럼, 마력만 도깨비 펀치로 날려 내 앞을 가로막는 해그늘 처형부대의 복부를 가격한다.
“끄, 허억…!”
처형부대원은 눈을 까뒤집으며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눈이 뒤집히기 전에는 ‘어떻게 나를 상대로 이렇게 끔찍한 공격을’이라고 하는 듯한 눈빛이었으나, 곧 의식을 잃고 앞으로 쓰러졌다.
[또 이렇게 한 명이 젠로스 되었군. 남은 건 오직 하나. 너뿐이다. 빌런.]나는 대검을 어깨에 걸친 뒤, 주먹을 드럼통 위에 선 여인-바토리에게로 겨눴다.
[유언은 있나?]“…하, 하하. 어처구니가 없네.”
바토리는 손으로 앞머리를 뒤로 쓸며 나를 비웃었다.
“고작 잡졸들 이렇게 다 쓰러뜨린 걸로 나를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하는 거야? 지금?”
[확신이 아니라, 정해진 운명이다.]“도깨비는 운명 따위 믿지 않아!!”
바토리가 빽 소리를 지르며 나를 손으로 가리켰다.
“도깨비는, 운명을 개척하는 사람이라고!”
촤르륵!
핏빛 채찍이 나를 향해 크게 휘둘러진다.
맞으면 그냥 피부 쓸리는 정도로 끝나지 않을 속도로 날아오는 채찍이었으나, 나는 빠르게 몸을 움직여 드럼통 사이로 몸을 피하며 엄폐했다.
서걱!
채찍이 드럼통을 통째로 가른다.
갈라진 드럼통에서 피가 콸콸 쏟아진다.
“이익…!”
그냥 단순히 생각하면 피를 조종하는 저 혈기술사에게 피로 전장을 뒤덮으면 바토리가 더 유리한 게 아닐까 싶지만.
[섞였군. 어쩌나. 그렇게 혐오하는 비한국인 피를 조종하겠나?]“닥쳐!!”
1%라도 외국인의 피가 섞인 채 하나로 다 뭉쳐지고 있으니, 바토리는 자신이 몸에 품고 온 순혈 한국인의 피만 사용하며 나를 공격할 뿐이다.
“도깨비도 아닌 것 주제에!”
[내가 도깨비라면, 도깨비는 이런 말을 했겠지.]“……어?”
바토리가 멍하니 입을 벌린다.
나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바로 드럼통 옆으로 빠져나와 바토리를 향해 달렸다.
“왜, 안 라이더-”
[도깨비니까.]얼굴을 드러냈지만, 입고 있는 옷은 검은 정장일 뿐.
[내가 말했지, 나는 도깨비라고.]“설마-”
[몇 번이고 말했는데, 유감이군.]퍼ㅡㅡㅡㅡㅡ억!!
“크, 허억…?!”
정확히 도깨비방망이 끝을 바토리의 복부에 찌른다.
복부 너머, 이능력자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곳-미래의 가능성이 담긴 요람을 외부에서 찌르며 마력으로 흔든다.
“으, 이…!”
[너, 여행 간 한국인을 잡아다가 지하에 가두고 피주머니로 쓰고 있지?]“……!”
무릎을 꿇은 바토리가 나를 향해 고개를 홱 들어 올린다.
[그게 네가 처형당할 이유다.]“흐.”
바토리는 씩 입꼬리를 비틀며.
“그렇게 도깨비인 척 해봐야, 너는 도깨비가 아닌-”
[뭐래.]빠ㅡㅡㅡ악!
[내가 도깨비든 아니든, 너는 빌런으로 처형될 뿐이다.]존재의 증명은.
[내가 도깨비가 아니라고 해도 상관없다.]신념, 그리고 행동이니.
[오늘, S급 빌런 바토리는 죽는다.]그 시각, 헝가리 어딘가.
“…….”
모자를 눌러 쓴 채 배낭여행을 하는 청발의 여인.
특이점이 있다면 청발 사이로 금색 브릿지를 넣은, 상당히 특이한 머리칼의 여인이 현지 가이드와 함께 숲길을 걷고 있다.
“성에 관심이 많으신가 봐요?”
나이가 지긋한 중년 여성 가이드는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청발 여인에게 말을 건넸다.
그 말은 분명한 한국어였고, 한국인이 들어도 불편한 게 없을 정도로 너무나도 능숙했다.
“네. 성에 관심이 많습니다.”
“호호호, 아무래도 성이라는 게 지금까지 보존이 된 경우가 많이 없으니까. 저기, 저기 보이네요.”
가이드는 숲 너머, 절벽 위에 쭉 뻗어있는 검은 고성을 가리켰다.
“이런 성이 또 없답니다. 옛 루마니아 시절부터 관리된 곳으로, 세계대전이 일어났을 때도 이 외진 곳에 있어서 폭격으로부터 온전히 유지된 곳이기도 하죠. 호호호.”
“이 성, 영화 촬영지로 딱이겠네요.”
“그럼요!”
현지 가이드는 목소리를 높였다.
“호호호, 솔직히 말씀드려서 정말 기대하고 있답니다. 스튜디오 ‘블루드래곤’에서 이렇게 나와주셨으니. 이번에 촬영하는 범죄 스릴러 영화, 부디 이곳이 촬영 현장이 되었으면 하네요. 호호호.”
그녀의 눈에는 탐욕이 가득했고, 어떻게 하면 청발 여인에게서 확답을 받아낼 수 있을까 눈치만 볼 뿐이었다.
“네. 저도 영화 현장으로 그대로 쓰고 싶네요. 그런데.”
청발여인은 태극워치를 가볍게 두드렸다.
“전파는 잘 안 닿네요?”
“…….”
“여기, 태극워치 전파가 안 닿는 이유라도 있을까요?”
“오, 호호호, 그게…. 아마 주파수 사양이 안 맞아서 그런 걸 거예요. 저희 스마트워치는 잘 작동하는 편이라….”
“흠.”
태극워치의 신호 주파수가 ‘X’를 그리고 있었으나, 가이드는 그저 웃기만 하며 자신의 스마트워치 속 신호 상태가 양호한 걸 강조할 뿐.
“알겠습니다. 와이파이 도시락 들고 오면 되니까 큰 문제는 아니긴 한데.”
저벅.
“다른 큰 문제가 있어요.”
성 앞에 도착한 청발여인은 가이드를 향해 대놓고 인상을 찌푸렸다.
“어디서 피 냄새 안 나요?”
“…….”
“되게 심하게 나는데. 안 그래요?”
“흥, 흐흥….”
중년 가이드 여인은 눈을 가늘게 뜨며 뒤로 물러났다.
“자기. 여자 혼자서 배낭여행 하지 말라는 이야기, 몰라?”
“…….”
“우리는 덕분에 재미 좀 보고 있지. 오지로 여행하러 오는 여자들, 특히 자기가 이능력이든 뭐든 호신이 좀 된다 싶다고 착각하는 여자들이 있으면 제일 다루기 쉽단 말이야. 특히….”
여인은 허리에 찬 일수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이런 거 들고 다니는 여자들이라면 더욱더.”
여인이 꺼낸 건 호신용 스프레이와 전기 충격기 등, 중년 여인이 들고 다닐 것 같은 물건은 아니었다.
“이능력자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거 가지고 있으면 그냥 포기하고 내려놔. 얌전히 협조하면 죽이지는 않을 테니까.”
“흐응.”
“뭘 그렇게 여유롭게 굴고 있어, 응? 얘들아, 나와!!”
짝.
중년 여인이 손뼉을 치자, 스킨헤드를 비롯해 인상이 험악한 남자들이 무기를 들고 나타났다.
“여자 한 명 상대하는 것 치고는 너무 과한 거 아닌지 몰라.”
“E급이든 D급이든, 한국인 이능력자는 괴물이지. 그리고 그런 존재의 피랑 뼈라면…흐흐흥….”
“내가 E급처럼 느껴져?”
청발여인은 구레나룻의 금색 머리칼을 만지작거리며 옅게 웃었다.
“이야, 이건 괜찮네. 현역 시절보다 더 마나 숨기기에 더 좋은 것 같아.”
“……뭐?”
“아아. 여기는….”
청발여인은 눌러 쓴 모자를 벗으며 태극워치를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여기는 도철. 바토리의 본거지 확보 완료.”
“!!”
“여기 바깥 정리되는 대로 내부 진입할 거니까, 그쪽도 알아서 잘하라고 전해줘. 이미 잘하고 있겠지만.”
“큭…! 이, 나를 속이다니!”
“속은 사람이 바보지.”
청발여인, 도철은 손으로 태극워치-가 아닌 결사워치를 덮으며 명치 부근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당신도 나 속여서 여기로 끌고 온 다음 고문하려고 했잖아? 피를 죽을 때까지 뽑고, 그러다가 죽으면 뼛가루로 만들려고 했지?”
“…….”
“아쉽게 됐네. 헝가리 대사님. 바토리 전담으로 케어하면서 여자들 납치하는 것도 이제 끝이야.”
“너, 너희들….”
중년 여인은 사색이 된 채, 이를 악물며 앞으로 손을 뻗었다.
“더, 덮쳐! 마나를 숨긴 채로 왔으니, 뭔가 마나를 다시 해방하는데 시간이-”
“전혀?”
도철이 와이셔츠 위로 손을 올린 순간.
“이야, 이것 참. 봉인하느라 혼났네.”
파ㅡㅡㅡ앙!!
셔츠의 단추가 터지며, 흉부 장갑이 본모습을 드러내며 마력을 방출했다.
“애초에 내가 도철이라고 했을 때부터 알아차렸어야지.”
“……서, 설마?”
“늦었어, 이 아줌마야.”
“아, 아줌!!”
쏴아아아.
“내가 그냥 평범하게 정의감 가지고 온 히어로라고 생각했다면 유감이야. 나는.”
도철의 뒤로, 거대한 푸른 물결의 십자가가 솟아나기 시작했다.
“많이 강한 히어로라서.”
콰ㅡㅡㅡㅡ앙!!
십자가는 그대로 중년 여인을 비롯한 남자들을 덮쳤다.
“크, 허억…!”
십자가 속에 갇힌 이들은 목을 움켜쥔 채 꼼짝도 할 수 없었고, 이능력자들을 가둔 도철은 느긋하게 안으로 들어가려다 깜짝 놀랐다.
“어머.”
“커헉, 허어억…!”
십자가 밖으로 간신히 고개를 내민 중년 여인을 향해 다가간 도철은 심각한 얼굴로 중년 여인을 훑었다.
“…뭐야? 당신, 몇 살이야?”
“크윽…!”
“어떻게 그 얼굴로 마나를 가질 수 있지? 아줌마가 어떻게…?”
도철은 손을 앞으로 뻗어 물줄기를 앞으로 흘렸고, 곧 물줄기는 중년 여인의 몸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혹시 바토리에게는 한국인의 피를 가지고 대격변 이전의 사람을 이능력자로 각성시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거야? 그도 아니면, 한국인의 피를 계속 마시면 비능력자도 이능력자가 된다고? 그러면 심각한 문제가 생기는…아, 미친.”
도철은 형언할 수 없는 얼굴로 중년 여인을 바라봤다.
“……이 얼굴로 나보다 어리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