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559)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55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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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중이야?”
[아아.]어떻게 개입하면 좋을까.
어떻게 등장하면 괜찮을까.
어떻게 등장해야, 이 상황에서 가장 ‘환의 의지’가 납득할 개연성을 가지고 등장할 수 있을까.
지금 태조가 빌런 포지션이다.
빌런이 히어로를 상대로 승리하기 직전, 다른 히어로가 구원하러 온 상황이다.
심지어 그 히어로는 전투를 치르지 않은 채, 너무나도 쌩쌩한 상태.
[아까 투신의 마력을 좀 빼둘 걸 그랬나.]“그랬으면 아마 오빠 전력으로 싸웠어야 했을걸? 도깨비 마크 3 드립도 못 치고.”
윤혜라가 머리 뒤로 손을 뻗으며 하나로 묶는다.
“어떻게 할래? 나는 지금 들어갔으면 하는데.”
여차하면 바로 본인도 난입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며, 서서히 몸에서 마력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쟤만 온 거 보아하니 지금 선착장 쪽에 젠로스 된 애들은 협외 요원들이 정리하고 있는 것 같으니까, 아직은 괜찮아. 완전히 꺾어버릴 생각이라면 지금도 늦지 않았어.”
“…아니, 늦은 것 같아.”
가만히 눈을 감고 있던 현세린이 짜증 어린 목소리로 윤혜라를 제지했다.
“사칭 당한 놈들이 오고 있어.”
“……쳇.”
다리의 위, 바람과 함께 또 다른 이능력자가 착지했다.
“짜잔, 나, 등장.”
“…….”
익숙한 목소리다.
그렇기에 더 긴장된다.
[사람 잡으러 왔나.]“선무당, 등장!”
경쾌한 목소리로 두 팔을 넓게 펼치며, 손을 한참이나 가리고 있는 하얀 소매를 펄럭이며 모두의 이목을 끄는 S급 ‘빌런’.
“크윽, 선무당…!”
선무당.
“활빈당 No.2가 여기에 나타나다니! 그럼 역시…!”
활빈당의 간부이자, 사실상 2인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존재.
“동료를 구하러 온 건가!”
“어머, 투신은 여전히 순박하구나?”
“뭐, 뭐라고?”
선무당은 투신을 비웃으며 낮게 웃었다.
“내가 선 위치를 봐. 지금 이 위치가 어떨 것 같아?”
선무당이 다리 위에 착지한 위치는 투신과 블랙태조의 사이.
“나는 히어로가 아닌 활빈당이지.”
마치 이등변삼각형을 그리듯,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중립의 위치에 선 채 그녀는 너스레를 떨었다.
“…그래, 너 활빈당인데, 그래서 뭐?”
“하아. 이 아저씨는 진짜. 내가 여기 선 이유가 뭐겠어?”
“저 남자는 활빈당이 아니니까.”
어깨를 잡고 비틀거리며 앞으로 나온 척준경이 대신 답했다.
“동료를 구하러 온 게 아니라, 동료가 아니라는 걸 어필하고 싶어서 왔겠지.”
“정답! 이 누나, 감동이야. 역시 우리 준경이.”
“…친한 척하지 말지?”
“아쉽네. 준경이, 내 취향인데.”
선무당은 척준경에게 눈을 찡긋거렸으나, 척준경은 대놓고 질색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잠깐만. 준경아, 뭐라고? 동료를 구하러 온 게 아니야? 그럼, 저 개장수는 활빈당이 아니라는 건가?”
“정답! 활빈당 아니야. 우리 단원 아니고, 더욱이 이번 일은 우리랑도 관련이 없다고 말하고 싶어서 나왔어.”
선무당이 아래로 툭 떨어진 소매로 블랙태조를 가리킨다.
“이번 일은 우리 활빈당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 인터넷에서 그러더라? 활빈당이 결사한테 정보를 흘려서 결사와 손을 잡았다고.”
“그건….”
“날조야. 우리는 결사와 손을 잡은 적 없어. 결사에게 정보가 넘어갔다면, 그건 정보가 새어 나간 거겠지.”
조금, 난감하다.
블랙태조가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도 그렇고, 멀리서 저 상황을 내가 지켜보고 있는 것도 그렇고 상당히 난감한 상황이다.
“이건 내 추측이지만, 결사에서 해그늘 잡으려고 멋대로 활빈당을 끌어온 거라고. 이제 좀 상황 파악이 돼?”
“…진짜인가?”
“아, 정말. 투신 아저씨, 당신 높은 자리 절대 가지 마. 돌아가는 상황을 이렇게 파악하지 못해서 뭐 중요한 자리에서 제대로 된 결정 내릴 수 있겠어?”
저 말은 공감한다.
투신은 정의감이 넘치는 S급 3위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광익공과 백설희 다음가는 호구 3위라는 말과도 같다.
“조직의 위에 올라가서는 안 될 사람이 누군지 알아? 착하기만 한 사람이야. 어휴, 답답해. 그러니까 내가 상황 정리하러 나왔지. 선동과 날조가 아닌 진실을 밝히러.”
펄럭.
“거기, 아머드 태조와 똑같은 이능력을 쓰는 당신. 사실은 아머드 태조지?”
선무당이 소매를 아래로 떨어뜨린다.
바닥에 흘러내린 소매로부터 마력이 흘러나오며, 선무당이 씩 입꼬리를 비튼다.
“지금까지 아머드 태조로서 한 행동은 모두 연기였거나, 아니면 결사에 세뇌되었거나. 그도 아니면 저기 다른 나라에서 종종 있다는 케이스처럼 결사와 손을 잡은 히어로라거나. 정답은 본인 입으로 말하는 건 어때?”
“선무당.”
블랙태조가 소매를 만지작거리며 점잖게 입을 열었다.
“이명 그대로, 멀쩡한 사람 잡는 건 선무당 이름값을 그대로 하는 겁니까?”
“존댓말로 아머드 태조랑 다른 이미지 가져가려는 속셈?”
“질문에 질문으로 답하지 마십시오.”
“팩트에 얻어맞으니까 할 말이 없어서 그러는 거지?”
“선무당, 대화가 통하지 않습니다.”
“대화가 통하는 게 아니라, 계속 말했다가는 진실이 계속 탄로 날까 봐 일부러 대화를 안 하려고 하는 거겠지. 나랑은. 틀렸어?”
“하아.”
블랙태조는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답답함의 한숨이지만, 그 답답함은 상황을 타개할 뾰족한 계책이 보이지 않아서 그런 것일 터.
“…오빠.”
가만히 있던 윤혜라가 가슴에 손을 올리며 눈을 가늘게 뜬다.
“쟤, 저렇게 의기양양하게 깝치는 거, 더는 못 봐주겠어.”
“이쪽도. …슬슬, 이 정도면 무르익었지 않아?”
현세린도 마찬가지로 마력을 일으킨다.
“예전부터 저 언니, 마음에 안 들었거든? 지금이 딱 좋은 기회야. 선무당 잡자.”
“다리가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지만, 어차피 싸우다 보면 다리에서 다른 곳으로 전장이 바뀔 거야. 보는 눈은 많지만, 싸우다가 전투 장소가 멀어진다면 모를 일이잖아. 그러니까.”
[아니. 개입하지 않는다.]지금이 아니다.
[가장 완벽한 타이밍에 난입하는 것이야말로, 히어로의 기대감을 꺾어버리는 것이야말로 빌런에게 주어진 가장 완벽한 악행이지.]나는 둘의 어깨를 붙잡아 진정시키며, 내가 직접 마력을 일으켰다.
[이미 태조에게는 신호를 보냈다.]꾸우욱.
태조는 자신의 태극워치를 계속 만지작거리며, 결심을 한 듯 지팡이를 위로 겨눴다.
[도올.]“…흐응?”
[준비해.]나는 현세린의 손을 맞잡았다.
[곧, 각 나온다.]“갑자기 선무당이 나타난 건 의외지만, 딱히 상관은 없겠죠.”
개장수의 지팡이가 반짝이기 무섭게, 황금의 진돗개 세 마리가 옆으로 튀어나왔다.
“셋 다 상대해드리겠습니다.”
“흥, 허세는. 준경이랑 싸우면서 마나를 엄청 많이 썼을 텐데?”
“…….”
“버틸 수 있을 것 같아? 네 몸이 망가지거나, 아니면 네 머리가 망가지거나. 둘 중 하나 아닐까?”
“으아아악!!”
갑자기, 투신이 사자후를 터뜨렸다.
파ㅡㅡㅡㅡㅡ앙!!
다리를 중심으로 소닉붐이 일어나 대기가 흔들리고, 투신의 전신에서 푸른 마력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복잡하게 생각하는 건 나중에! 일단 협회장님 지시대로, 정체불명의 빌런을 제압한다!”
“…….”
투신으로부터 터져 나오는 강렬한 마력에도 개장수는 가만히 있을 뿐.
“우오오오ㅡㅡㅡㅡ!!”
투신이 바닥을 박차고 뛰어, 개장수에게로 주먹을 겨눈다.
“끝이다!”
푸른 빛이 반짝이는 주먹이 개장수의 머리를 향해-
[그건 어떨까.]“!!”
낮게 깔리는 소리와 함께, 검은 무언가가 투신의 앞을 막아섰다.
콰ㅡㅡㅡ앙!!
다시금 일어나는 마나 폭발.
“너, 너는…!”
투신의 주먹을 한 손으로 움켜쥐며 나타난 검은 존재는.
“도깨비!!”
투신의 공격을 몸으로 막으며, 개장수의 앞에 섰다.
자고로.
상대 정글의 공격을 대신 맞으며 딸피인 아군을 구하는 것이, 가장 완벽한 역갱각인 법.
1:1 대결에 투신이 난입했다.
로망의 대결에 더럽고 치졸한 현실을 끼얹었다.
물론 히어로가 히어로를 구하는 게 잘못된 일은 아니다.
히어로는 사람을 구하는 게 일이며, 투신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
하지만 그 바람에 사람들의 눈에 비치는 모습은 빌런이 불리해진 상황.
-조금, 너무한 거 아닐까…?
개장수, 블랙태조를 향해 동정 여론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머드 태조와는 다른 견실한 모습.
비록 히어로와 대치하는 입장이지만, 뭔가 상황이 빌런 같지 않은 빌런의 모습.
척준경을 상대로 악랄하게 싸운다거나, 치졸하게 싸운다거나, 인질을 잡는다거나 했으면 일말 동정의 여지도 없겠지.
하지만 블랙태조는 빌런으로서 견실한 모습을 보였고, 그 덕분에 투신의 난입에 일반인들이 블랙태조에게 동정의 여론을 던졌다.
당연히 히어로가 히어로를 구하러 온 건 이해한다.
그러나 그 개입에 사람들이 ‘의문’을 가진다면, 그때는 이야기가 다르다.
특히 선무당까지 개입하면서 블랙태조를 몰아세우는 상황이라면.
투신이 바로 블랙태조를 향해 공격을 날린 상황이라면.
[부상자를 상대로 냅다 공격이라니. 정의는 다 죽었군.]이렇게 내가 투신의 공격을 막아내며 나타난 것이, 오히려 사람들이 기대감을 가지게 하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꺼져라.]“!!”
나는 투신의 주먹을 손으로 막으며, 투신을 향해 다리를 뻗어 그의 복부를 걷어찼다.
파ㅡㅡㅡ앙!
투신이 팔을 아래로 뻗으며 복부를 지킨다.
내 발은 투신의 팔을 걷어찼고, 강력한 폭발과 함께 투신의 몸이 뒤로 크게 날아갔다.
[감이 좋군.]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560화(662/668)
“이 자식!”
투신이 시뻘게진 얼굴로 나를 노려본다.
“어딜 노리려고…!”
[한 방에 보낼 수 있었는데, 유감이로군.]만일 투신이 본능적으로 팔을 내리지 않았다면, 아마 내 발끝은 복부에서 살짝 아래로 내려가 그의 요람을 깨뜨렸을 터.
물론 S급을 상대로 한 번 공격에 성공했다고 요람이 깨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 번 타격을 넣은 것만으로도 투신을 움찔거리게 할 수 있다.
남자인 이상, 수컷인 이상-
아니 애초에 요람이라는 이능력자의 약점을 몸 밖으로 꺼내놓고 다니는 이상 당황할 수밖에.
[물러나라, TZ-039.]나는 블랙태조를 가리듯 앞에 서며 뒤로 고개를 돌렸다.
[여기는 내가 상대하겠다.]“아직, 싸울 수 있습니다!”
블랙태조가 악을 쓰며 앞으로 나서려고 했다.
“아직, 망가지지 않았습니다!”
[너는 아직 쓰러질 때가 아니다. 네가 쓰러뜨려야 할 상대는 따로 있을 텐데?]“……큭!”
태조는 지팡이를 쥐락펴락하며 이를 갈았다.
“쓰러뜨려야 할 상대….”
척준경을 상대로도 큰 감정의 변화를 보이지 않던 블랙태조가 처음으로 짜증과 분노 섞인 목소리로 이를 간다.
[아니지. 죽여야 할 자가 있지 않나.]잼민이 태조라고, S급 판독기인 잼민이 히어로가 하나 있다.
[네 담당을 잊지 마라. 네가 죽여야 할 자는 척준경도 투신도 아니야. 본부로 귀환한 후, ‘수리’에 전념하라.]“…알겠습니다.”
블랙태조가 뒤로 물러난다.
“어딜!”
“놓칠 것 같아?”
다리 아래로 바로 몸을 돌려 뛰어내리기 무섭게 투신과 선무당이 앞으로 블랙태조를 쫓으려 한다.
[어딜.]콰ㅡㅡㅡ앙!
나는 도깨비방망이를 바닥으로 찍었다.
곧 내 뒤로 녹색으로 빛나는 마력의 벽이 생겨나고, 두 S급의 눈빛이 순식간에 변했다.
“이, 미친!”
선무당은 욕설과 함께 걸음을 멈추고 뒤로 크게 뛰고.
“…흐아앗!!”
투신은 두 팔을 앞으로 교차하며, 그대로 마력의 벽에 몸을 던졌다.
끼이이이익ㅡㅡㅡㅡ!!
휘몰아치는 소용돌이에 무언가가 갈리는 듯한 소리.
투신이 몸에 두른 마나 보호막과 내가 펼친 바람의 결계가 부딪친다.
“우오오오오!!”
카가가강!!
칼바람은 투신을 갈아버릴 기세로 투신의 몸을 휘감고, 투신은 그 칼바람마저도 무시하며 그대로 벽을 뚫으려고 한다.
[쳇.]무식하게 힘만 강한 자는 이래서 상대하기 곤란하다.
명백히 넘어가지 말라고 결계를 펼쳤는데, 그 결계를 그냥 힘으로 뚫고 넘어가려고 하니까.
[하지만, 유감이군.]나는 결계를 향해 손을 뻗어 가볍게 당겼다.
[넘어가게 하려고 했으면 애초에 결계도 치지 않았어.]“뭣?!”
펼쳐놓은 바람의 벽이 순식간에 좌우에서 말리기 시작했다.
[잡았다.]“!!”
얇게 펼쳐놓은 판이 탄성과 함께 원으로 말리듯, 결계는 순식간에 투신을 휘감았다.
카가가가강!!
강철로 된 파쇄기가 쓰레기를 갈아버리듯, 빠르게 돌아가는 톱날이 물건을 갈라버릴 듯한 소리가 울린다.
칼바람 지옥.
어지간한 존재는 이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을 수 없으며, 빠져나올 수 있는 건 믹서기처럼 갈려 나온 피와 살점뿐.
인 게, 이 기술에 당해서 죽은 이들이 공통으로 겪은 결말.
“우오오오ㅡㅡㅡ!!”
[하여튼.]기합과 함께, 칼바람 지옥이 그대로 하늘로 솟구친다.
몸에서 강력한 마력을 방출하며, 순수하게 마력의 힘으로 기술에서 벗어난 투신은 바닥에 가볍게 착지하며 자세를 바로잡았다.
“흥!”
투신은 의기양양하게 고개를 치켜들었다.
“함정을 팠겠지만, 내게는 통하지 않았다! 유감이로군!”
[그러게.]유감이다.
만일 내가 정말로 투신을 죽일 생각으로 남은 모든 마나를 쥐어 짜내서 칼바람 지옥을 만들었다면, 아마 투신을 죽일 수도 있었겠지.
이능력 대결은 기술 대결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마력 대결이다.
특히 지금 같은 경우에는 순수한 마력의 총량 싸움.
내가 결계에 투자한 마력보다 투신이 결계를 탈출하면서 쓴 마력이 더 많으니, 결계가 파훼 되는 건 당연지사.
“하하, 도깨비! 아니, 도지라이더인가? 아무튼, 네 공격은 실패했다!”
[공격은 실패했지.]“…어?”
[목적은 달성했다.]결계로서의 역할은 충분히 다했으니, 나도 미련 없이 칼바람 지옥을 해제했다.
[유감이군. 쫓지 못해서.]“아, 아앗…!”
투신이 안에서 터뜨리려던 결계에 마나를 불어넣어 결계를 유지할 수도 있었지만, 일부러 그렇게 하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
[목적은 달성했다. 더 이상 전투로 마력을 낭비할 이유는 없지.]나는 다리 끝으로 천천히 물러났다.
“처음부터 태조의 가짜를 도망치게 하려고…!”
[물론. 나는-]바로, 옆으로 도깨비방망이를 칼처럼 휘두른다.
[느려.]서걱ㅡ!
[기습은 통하지 않는다. 선무당.]“……쳇.”
소리 없이 내 발목을 붙잡으려던 하얀 천이 잘려 바닥에 떨어진다.
선무당의 소매 끝으로부터 뻗어 나온 천옷-형태의 마력은 바닥에 그대로 떨어지고, 베이듯 잘린 조각은 안개처럼 흩어져 허공으로 흩날렸다.
“도깨비치고는 이능력 쓰는 게 조금 베는 맛이 강한데…. 당신, 도깨비 맞아?”
[뭐라고?]각이다.
[내가 도깨비냐고? 물론이다. 내가 도깨비지, 그럼 누가 도깨비라는 말인가?]“…….”
선무당이 나를 빤히 바라본다.
그리고는 슬쩍 투신을 눈으로 흘긴다.
“투신. 아저씨가 보기에는 어때?”
“뭐?”
“저거, 도깨비 같아? 나는 아닌 것 같은데.”
“…….”
투신의 눈동자가 좌우로 구른다.
뭔가 고민이 가득한 눈으로, 왜 나한테 저걸 묻느냐는 듯한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도깨비는…오사카에서 폭발했지. 그런 도깨비가, 갑자기 여기에 나타나서 사람들을 죽였다거나, 그런 건…. 솔직히, 모르겠다!”
투신은 두 손으로 자기 뺨을 짝 때리더니.
“내 앞에 있는 건 히어로의 앞을 가로막는 빌런뿐! 아까도 얘기했지만, 복잡한 건 일단 체포한 뒤에 취조하면 될 일이지!”
단순명쾌한 답을 내어놓으며, 다시 전투 태세를 갖췄다.
“네가 도깨비든, 도깨비의 분신이든, 도깨비의 복제 인간이든, 그도 아니면 죽은 도깨비의 마나 파우더를 이어받아 만들어진 두 번째 도깨비든, 일단 체포하겠어!”
[무슨 죄로?]“헝가리의 이능력자, 바토리를 비롯하여 한국인 이능력자 129명을 젠로스 시킨 죄! 다리를 파괴한 죄! 기타 등등!”
다리를 부순 건 내가 아니다.
기물 파손은 나보다 바토리가, 그리고 척준경이 더 많이 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나?]나는 느긋하게 뒷걸음질을 치며, 가볍게 바닥에 바람을 일으켰다.
[빌런이라고 해도 부상당한 아군이 도주할 시간을 벌기로 나선 사람이, 설마 자기도 잡힐 생각을 하고 나섰겠냐고.]“앗.”
[미숙하군. 여전히.]나는 손으로 가볍게 턱을 쓸었다.
[네 ‘유전자’는 굳이 가져갈 필요가 없겠어.]“뭐, 뭐라고?!”
[너 같은 녀석의 유전자는 그냥 젠로스 되는 쪽이 더 미래에 도움이 될 것 같군. 그에 비해….]나는 선무당에게로 눈을 돌렸다.
[네 유전자는, 우리 결사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은데. 너만큼 머리가 좋은 여자는 열 손가락에 꼽을 정도겠지.]“…….”
[어떤가. 나, 도깨비와 함께 결사에 들어오지 않겠나? 너도 지금 들어오면, 우리 결사의 4대 간부는 아니더라도 그 아래에는 들어올 수 있다.]“……하아.”
선무당은 손으로 이마를 짚으며 마력을 거두었다.
“활빈당 사칭한 거, 값을 톡톡히 치르게 될 거야.”
[…역시, 너는 우수해.]“닥쳐. 머리 아프니까.”
험한 말을 내뱉는 선무당은 나를 죽일 듯이 노려보더니, 그대로 몸을 돌렸다.
“너, 반드시 죽여버릴 거야. 오리지날 찾으면, 반드시 너 죽여버리라고 할 거야.”
[…….]타ㅡ앗.
내가 뭐라고 말을 하기도 전에, 선무당은 사라졌다.
‘다행이다.’
머리가 좋기에,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하는 여자라서 낚였다.
‘내가 오리지널인데.’
부캐가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게 부캐가 아니라 ‘부캐 놀음’ 같은 거라는 것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오리지널…? 그게 대체 무슨…?”
[궁금한가?]구구구.
나는 무너지기 시작한 다리 난간에 올라, 가볍게 난간에서 뛰었다.
[궁금하다면 알려주지. 그 정답은 바로-]첨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