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573)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574화(563/668)
아직 씨도 뿌리지 않았는데 꽃받침을 제거하는 건 시기상조다.
그러니, 지금은 씨를 뿌리는 데 집중할 뿐.
“꺄아아악!!”
접수처의 직원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친다.
“너는 못 지나간다, 미친놈!!”
내 앞을 가로막은 청년은 몸이 꿈틀거리더니, 로비의 천장까지 닿을 만큼 커졌다.
그 모습은 마치 지리산 반달곰과도 같았다.
“나를 넘어가려거든, 나를 쓰러뜨리고ㅡ허억?!”
내가 아래에서 위로 대금을 찔러 올리듯 휘두르며 점프한 순간, 놈은 급히 다리를 오므리며 자기 아래를 보호했다.
“이 쓰레기 놈!! 같은 남자면서, 요람을 노리려고ㅡ”
[전혀.]빠ㅡㅡㅡ악!!
[나는, 죽이지 않아.]두 손이 요람을 보호하기 위해 내려간 사이, 나는 놈의 정수리를 향해 대금을 아래로 크게 휘둘렀다.
[설령 그것이 너 같은 빌런이라고 하더라도.]콰ㅡㅡㅡ앙.
머리에 폭발이 일어남과 동시에, 반달곰이었던 남자의 몸이 아래로 쪼그라들었다.
[죽이지는 않는다, 죽이지는.]쿵.
불살.
그것은 인간으로서도, 이능력자로서도 마찬가지.
“너, 너…!”
아직 시위대는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들어올 수 없었다.
“C팀, 외부 통제! B팀은 즉시 저놈을 제압한다!!”
들어오려고 하면 또 어디서 튀어나온 건지, 바퀴벌레처럼 튀어나온 검은 정장들에 의해 제지당할 게 뻔했으니까.
그 대신.
자신들을 대신하여 경호팀을 쑥대밭으로 만든 나를 향해 응원과 열망의 시선을 보낼 뿐.
“너.”
경호원 중, 유독 머리가 반짝이는 선글라스의 남자가 나를 향해 검은 가죽 장갑을 낀 주먹을 겨눴다.
“여기가 어딘지는 알고 왔…겠지. 그래, 왜 왔냐?”
[돈을 받으러 왔다.]“…돈?”
[그래. 떼인 돈. 정확히는….] [세금 받으러 왔다.]실수령의 함정.
[너희들이 고용한 댓글부대, 근로소득세 국세청에 신고 하나도 안 했더군.]말 그대로, 실수령.
[세금 한 푼도 안 내고 현금 500만 원을 통장에 받았으면서 실수령은 무슨. 내가, 국세청 직원들을 대신하여 세금을 받으러 왔다. 피주머니들의, 그리고 피주머니를 이용해 벌어들인 ‘혈액밀매’ 값을.]환의 의지도 인정하리라.
[불법을 저지르고 탈세까지 했으면, 검은 돈 다 뱉어내야지.]새삼스러우면서도 당연한 문제.
-해그늘은 과연 피주머니를 팔아 번 돈으로 세금을 냈을까?
지금 이 사태가 터지기 전이라고 해도, 열에 아홉-아니 100명 중 99명은 당연히 돈의 색깔을 ‘검은색’이라고 말할 것이다.
불법으로 피를 팔아치우고 그 돈을 받았는데, 그걸 무슨 합법의 영역으로 끌고 오겠는가?
그 돈은 그저 뒷돈일 뿐이다.
피주머니에서 뽑아낸 피를 불법으로 매혈하여 얻어낸 검은돈일 뿐이다.
그러므로, 당연히 세금 신고는 이루어지지 않았겠지.
‘이미 조사는 끝났다고.’
국세청에서 움직였다.
국세청 직원 중에도 해그늘의 관련자가 있기는 하지만, 반대로 이야기하자면 결사의 협력자들도 일부나마 존재한다.
비율로 치면 100명 중 1명 될까 말까 한 수준이지만, 그들이 자기 위치와 목숨을 걸고 얻어낸 정보 덕분에 나는 확신을 걸고 대금을 휘두를 수 있다.
[돈은 어디에 있지?]푸ㅡㅡ욱.
복도 앞을 가로막는 해그늘 경호원의 명치에 대금을 찔러넣는다.
나름 B급이지만, 내 공격의 속도를 당해내지 못한다면 그저 대금에 얻어맞을 뿐.
[너희들이 피주머니를 팔아치워서 얻어낸 돈은 어디에 있냐는 말이다.]“이, 이 또라이가…!”
[언제나 그렇지. 공무를 집행하기 위해 온 자를 상대로 소리 지르는 건. 아, 물론 너희는 해그늘에 정식으로 고용된 자들이니 돈값을 하는 거지만….]빠ㅡㅡ악!
[그렇다고 나를 가로막는 건, 공무집행 방해가 된다.]“커헉!”
경호원의 머리를 타격하자마자 큰 폭발이 일어난다.
진동을 일으키며, 주변에 소닉붐을 일으키며, 복도 전체에 바람을 일으킨다.
쿵!
또다시, 뇌진탕.
B급 이능력자는 몇 번 버티면서 저항하려고 했으나, 금방 무릎을 꿇고 쓰러졌다.
“이, 이 미친…! 네 놈, 무슨 괴물이야!”
[공정의 괴물이다.]“뭐라고?!”
[민의의 대변자이며, 질서의 수호자이며, 정의의 집행자.]나는 쓰러진 이능력자를 밟고 앞으로 나아가며 대금을 내게 괴물이라고 소리친 이에게 겨눴다.
[지나가던 나그네다.]“지나가던…? 이거, 어디서 들어본…?”
퍼ㅡ억.
한걸음에 가까이 다가가 머리를 후려친다.
허공에 붕 뜬 상태로 순간적으로 무력화된 경호원을 향해 돌려차기를 날린다.
“커헉?!”
또다시, 한 명이 쓰러진다.
‘다 어중간한 놈들이구만.’
본사를 지키고 있다고는 해도, 모든 경호원이 A급일 수는 없다.
당연히 B급도 있고 그 아래 등급도 있다.
RPG 게임에서 모든 층에 보스몹이 튀어나올 수 없는 것처럼, 당연히 잡몹과도 같은 이들이 군데군데 있을 수밖에 없는 노릇.
그리고 나는 그런 잡몹, 어중간한 놈들을 상대로 가장 잘 싸우는 자.
‘양학은 못 참지.’
퍼ㅡ억.
[느려.]“크, 허억…!”
다시금 앞에서 달려오는 경호원의 턱을 대금으로 아래에서 튕겨 올리며 후려친다.
“이, 이 자식…!!”
[호오, 버티는 건가!!]“감히, 감히!!”
경호원은 순간 뇌진탕을 일으켰다.
하지만 뇌가 떨리는 것 이상으로, 머리에 분노가 차올라있다.
아무리 뇌를 흔들어도, 뇌에 이미 입력된 신호, 그리고 강력한 분노가 담겨있다면 일격을 맞아도 쓰러지지 않는다.
“신성한 국악기를 무기로 휘둘러ㅡㅡㅡ!”
아, 그쪽인 건가.
[하여튼 이능력자들이란.]나는 대금의 끝을 양손으로 붙잡았다.
[다 세종섬에서 오냐오냐 자라서, 단소로 손바닥 안 맞아본 것들이라 모른다니까.]“!!”
카ㅡ앙.
경호원이 휘두른 삼단봉은 정확히 대금의 정중앙을 때렸다.
파지지직.
삼단봉 안에서 전류가 흘러나와 주변으로 퍼진다.
그 순간적인 전류의 빛 때문에, 나는 삼단봉의 실체를 바로 파악할 수 있었다.
[금강산 인근에서 구리광산이라도 발견했나 보군.]“!!”
[그래, 거기서 마나구리라도 얻었나?]골든 메카 광익공 등장 이후.
당연히 마나골드가 공개된 만큼, 그와 비슷한 물건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골드가 있으면 당연히 실버도, 브론즈도, 아이언도 있기 마련.
강원도 북쪽을 비롯한 태백산맥에는 아직 광맥이 약간이나마 남아있고, 환의 의지는 이 자원을 계속 한반도로 넘겨주려고 어떻게든 광물을 쥐어 짜내고 있으니.
해그늘이 금광 찾다가 구리광맥에서 마나구리를 찾아낸 것도 당연지사.
그런데 설마 그걸 벌써 이런 식으로, 구리를 이용해 이능력자를 상대하는데 가장 치명적인 무기로 사용할 줄이야.
[유감이군.]나는 대금을 당겨, 흰 장갑을 낀 손으로 경호원의 명치 부근에 손을 뻗었다.
[나를 전기쇼크로 제압하고 싶거든, 다음에는 1,000만 볼트라도 가지고 와라.]“!!”
콰드득!!
경호원의 명치 부근에서 붙잡은 물건을 뒤로 강하게 뜯어내자, 안에서 전선 뜯기는 소리와 함께 셔츠 안에서 빛이 흘렀다.
“크어어어얽?!”
동시에, 경호원의 몸 안에서 전류가 튀었다.
푸른 전기가 경호원을 그대로 지져버렸고, 경호원은 그대로 옆으로 고꾸라졌다.
‘뇌제가 보면 기겁하겠군.’
그녀라면 뭐라고 말할까.
아마도 몸에 부착된 내부 슈트, 구리 전선에 길게 이어지는 배터리를 보고 헛웃음을 짓겠지.
인간의 몸에 마나구리 전선을 길게 연결하고, 이어진 전선의 끝은 당연하다고 하기에는 애매하지만-
‘요람’이 있다.
투둑, 투둑.
아래쪽, 고간 사이에서 무언가 강제로 뜯기는 소리와 함께, 불쾌한 타는 냄새가 코를 찌른다.
[불쾌하기 짝이 없는 방식이야.]마력의 전격화.
[요람을 구리 그물로 보호하면서, 동시에 마나를 전격으로 변환하여 삼단봉으로 휘두르는 방식이라니.]아주,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지옥 같다고 할 수밖에 없다.
‘평소 같았으면 구리 전선이랑 같이 요람을 뽑아버리는 건데.’
도깨비가 아닌 게 아쉽다.
지금의 나는 그저 지나가던 선비이며, 밀수와 탈세를 저지른 빌런 해그늘에게 정의봉을 휘두르는 존재일 뿐.
불살.
죽이지 않는다.
“으, 으아악!! 조심해!! 전선 뜯긴, 커억!!”
“그, 그만둬! 나는 여자, 뿌헥!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쓰러지는군.]죽이지는, 않는다.
“히, 히익…! 당신, S급 이상이지! 그런 사람이 왜 이런 곳에 와서 이러는 거야! 도대체 왜 그러는 건데!!”
[말했잖나. 정의를 위해서라고.]나는 다리를 딱 붙인 채, 삼단봉을 앞으로 겨눈 남자에게 대금을 겨눴다.
[그 많은 피주머니 값은 누가 다 옮겼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