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575)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576화(565/668)
“결사의 자금은 도대체 어디서…? 진짜로 돈세탁을 하는 건…?”
“지금처럼 검은돈을 세탁하지. ‘세금’으로.”
현세린은 어깨를 으쓱이며 위를 올려다봤다.
“이능력자들이 좋은 게 뭐겠어? 아무리 돈이 많아도, 총기로 무장하고 있어도 이능력자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지.”
“……설마?”
“우리, 공무원 신분도 있다?”
현세린은 자신의 결사워치를 두드리더니, 어느 문장을 하나 띄웠다.
“세무 범죄조사국 이능력팀. 간단히 말하자면, 우리가 내거는 신분 중에는 연방 국세청 조직원도 있다고.”
“……그.”
“응.”
“아메리카에서 한국에 개입해도 되는 겁니까?”
“음, 그건 조금 문제가 있긴 한데. 문제가 없도록 하면 되는 일이라서. 아메리칸 국세청의 약자가 뭔지 알아?”
“아, 저 압니다.”
팀장이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다.
“IRS, Internal Revenue Service…?”
“맞아. 그런데 그거, 단어 하나 바꿔야 해.”
“International.”
윤혜라는 키득거리며, 불꽃으로 사원증 비슷한 물건을 만들어냈다.
“국제 세무 범죄조사국, 같은 거라고 보면 될걸?”
“…….”
“참고로, 그냥 말만 국제적인 게 아니야. 왜냐하면….”
윤혜라는 책상에서 몸을 일으켜, 수수께끼 여인과 팔짱을 끼며 웃었다.
“국제 히어로 협회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거든.”
“…….”
“히어로의 일이 빌런을 퇴치하는 것. 법을 어기는 자는 빌런. 탈세는 위법. 그러면….”
윤혜라가 위를 가리켰다.
“탈세, 밀수, 매혈 등 위법을 저지르는 자들을 상대로 이렇게 개입하는 것도 히어로의 일 아니겠어?”
“그러니까….”
“맞아. 당신들이 새롭게 받을 월급, 다 이 범죄자들 추징금이랑 기타 등등으로 지불하는 거야.”
“정확히는 조세국에서 세금 추징하고, ‘컴퍼니’에서 정상적으로 지급하는 거지만.”
현세린은 윤혜라의 말에 첨언하며, 해그늘의 사원증을 프로그래머들에게 건넸다.
“그러니까 안심하세요. 여러분은 배신한 게 아니라, ‘공익제보자’인 겁니다. 공익제보자가 피해를 보는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저기 위에서 깽판 치고 있는 오빠가 한 말인데, 뭐라더라…아, 그래. 해피엔딩은 있어도, 헬피엔딩은 없다.”
“…그.”
팀장은 잔뜩 긴장된 얼굴로, 자신의 해그늘 사원증을 양손으로 움켜쥐었다.
“4대 보험, 다 적용됩니까? 그, 아메리카는 의료보험이….”
“한국의 것은 좋은 것. 그래서, 드디어 올해 도입에 성공했어. 한국식 건강보험. 내년부터 아메리카 연방 전체에 의료보험이 적용될 예정이야. 한국처럼.”
“…….”
빠직.
“아메리칸드림, 탑승하겠습니다.”
사원증은 두 동강이 났다.
그와 동시에.
파지지지직ㅡㅡㅡㅡㅡㅡ!!!
서버실에 강력한 전자파가 펼쳐졌다.
덜커덩.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꼭대기 층에서 갑자기 전기가 끊겨 멈췄고, 나는 바로 앞으로 대금을 휘둘러 문을 부수고 앞으로 뛰었다.
드르르륵!!
정전과 함께 아래로 추락하는 엘리베이터.
조금만 늦었어도 선/비가 되었겠지만, 다행히 꼭대기 층에 도착한 순간 멈춰 무사히 복도에 착지할 수 있었다.
‘EMP 터졌군.’
결사워치는 제대로 작동한다.
하지만 전자신호는 전부 죽어버렸고, 마나를 이용한 신호만이 정상적으로 유지될 뿐.
-설득 성공 >_
문자가 도착했다.
이모티콘이 잘린 건지, 아니면 뭔가 오타가 난 건지.
아마도 그대로 문자를 보낸 거겠지.
‘다행이다.’
아무리 돈이 최고라고는 해도, 사람마다 자기 환경을 벗어나기 어려워하는 자가 있는 법.
그것도 언어가 통하지도 않는 미지의 땅에서 살아간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설득은 성공했다.
그 설득의 배경에 가장 주요하게 작용한 건….
저벅.
해그늘을 배신하는 것에 보복을 당할까 봐 두려워하는 것도 아니고.
저벅.
사람들이 함께 분노하는 군중심리에 휘말린 것도 아니고.
저벅.
그저, 순수하게 누구나 가지는 진심 어린 분노일 뿐.
끼이익.
문을 연다.
전자도어락을 강제로 힘으로 열어젖히며, 나는 부산의 전경이 훤히 보이는 해그늘 회장실에 도착했다.
“기다리고 있었다.”
정장을 입은 한 남자가 창의 바로 앞에 서 있다.
[회장이 아니군.]“회장님은 처음부터 이곳에 계시지 않았다.”
[그럼 어디에 있지?]“글쎄. 한반도 어딘가에는 계시겠지.”
정장의 남자는 몸을 돌렸다.
그는 상당히 젊어 보이는 청년이었고, 눈은 푸른색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낀 검은색 가죽 장갑에는 해그늘의 인장이 박혀있었다.
“놀이는 끝이다. 더 이상의 깡패짓은 용서할 수 없다.”
[깡패짓이라.]“남의 회사에 들어와서 정전을 일으킨 걸로도 모자라, 서버실에 테러를 일으켜 서버 관리인을 전부 죽인 살인자가 깡패가 아니고 뭐지?”
[그건 본인이 저지른 행동이 아닌가?]나는 뒤를 가리켰다.
[조금 전에 엘리베이터 떨어진 것도 네가 저지른 짓 아닌가.]콰ㅡㅡㅡ앙!
큰 진동이 아래에서 울렸다.
아마도 엘리베이터가 추락하면서 생긴 진동일 터.
[전부 내게 덮어씌우겠다? 해그늘 뱅크, 해그늘 증권, 해그늘 보험, 그거 말고 다른 모든 자료가 날아간 것도?]“그걸 전부 삭제해버린 테러리스트 주제에 말이 많군.”
[글쎄다.]지금 당장은 접속이 안 되어 확인할 수 없지만, 외부와 단절되었지만, 저 남자는 모른다.
“뭘 그렇게 여유를 부리는 거지? 복구할 수 있을 거라고 보는 건가? 복구할 수 있는 사람도 없을 텐데?”
[왜 없다고 단정 짓는 거지?]하지만.
[안에 설령 첩자를 심어뒀다고 해도, 그걸 설마 우리가 모를 것 같나? 미안하지만 서버실에 투입된 S급 이상만 무려 3명이다.]“……!!”
대한민국 2천만 국민이 이용하는 해그늘 은행을 비롯해 온갖 해그늘의 자료가 들어있는 서버는, S급 히어로’들’이 지키고 있다.
[설령 서버를 복구한다고 해도, 네놈들은 아주 추악한 짓을 저지르겠지.]“추악한 짓?”
[그래.] [예적금 자료는 남기고, 대출 자료만 복구할 거 아닌가.]서버가 맛이 가면, 정말 온갖 상황이 발생한다.
정체불명의 해커에 의해 모든 전산 자료가 소멸했다고 가정했을 경우.
그 혼란 가득한 상황 속에서 자료를 복구하기 위해서는 ‘수기’ 자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계약서에 있는 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새롭게 데이터를 입력하는 게 전부겠지.
그 해커가 은행의 모든 대출 자료를 삭제한다면 어떨까.
은행은 난리가 나고 사람들은 우려를 표하겠지만, 속으로는 혹시나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될 것이다.
-집 대출 5억 냈던 게 사라졌어!!
매달 나가던 대출 이자는 물론이거니와, 아직 전부 갚지도 못해 이자만 간신히 내고 있던 거대한 원금이 고스란히 사라졌다면.
-제발 다른 사람들 대출은 복구되더라도, 내 대출은 제발 없어진 그 상태로 있어 주세요!
라고, 생각할 것이다.
누구나 똑같다.
곳간 늘어나는 건 좋고, 빚이 줄어드는 건 개인에게 너무나도 좋은 일이니까.
그러나.
그 반대의 경우라면.
만일 대출 자료는 그대로 남아있는데, 은행에 차곡차곡 쌓아둔 예적금, 펀드, 채권 등 자신에게 자산이라고 부를 만한 것들이 전부 사라졌다면.
-불 태워라ㅡㅡㅡ!!
폭동이 시작된다.
아니, 폭동이라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정당한 분노의 표출.
은행을 향한 시위는 사람들을 거리로 모을 것이며, 그 분노는 사람들의 행동으로 실현될 터.
아무리 미친 조직이라고 해도, 은행에 대출만 남아 분노하여 나온 시민들을 밀어버릴 생각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럴 무력이 있는 집단이 그런 생각을 한다면?
‘애초에 그런 식으로 작업을 치지 않았겠지.’
서버실에 있는 모든 자료가 날아가버리는 와중에, 대출 자료만 백업되어있다면.
서버가 맛이 가도, 해그늘 관계자들의 자료는 무사하다면.
그런 식으로 전부 대비를 해놓았다면, 그걸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해그늘 미쳤냐ㅡㅡ!!
실제 일어나지 않은 일이라고 해도, 미수라고 해도 사람들은 분노하기 마련.
“…젠장.”
정장 남자는 자신의 태극워치를 보며 이를 갈았다.
“선동을 하다니.”
[사실을 퍼뜨렸을 뿐이다.]현재.
인터넷 커뮤니티에 정보가 퍼지기 시작했다.
해그늘 산하 통신사를 쓰는 이들은 전부 통신이 먹통이 되었지만, 해그늘이 아닌 통신사를 쓰는 이들을 중심으로 떡밥이 굴러가기 시작했다.
-해그늘뱅크 복구되는 거 맞음? 대출 자료만 남는 거 아님?
ㄴ개소리ㄴㄴ 대출 자료만 날아가는 거임ㅋㅋ ᄂ 대출 자료는 해그늘 본사 말고 저기 전주 지사에 있다는데?
ㄴ아….
조금만 정보를 던져도 금방 사람들은 눈치를 챈다.
특히 해그늘 뱅크든 증권이든 해그늘에 돈을 넣은 이들이라면, 다들 눈에 불을 켜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겠지.
-내 돈ㅡㅡㅡ!!
은행을 믿고 맡긴 피 같은 돈이 사라질 와중에 누가 자기 일에 집중할 수 있을까.
집중할 수 있는 이는 오직 단 두 부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