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578)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579화(568/668)
[유감이군. 상대를 잘못 만나서.]퍼ㅡ억!
나는 대금을 뒤로 당겼다가 앞으로 휘둘렀다.
파리를 쫓듯 가볍게 휘둘렀으나, 도께비는 그걸 무슨 전기충격기를 피하듯 몸을 크게 뒤로 날리며 거리를 벌렸다.
“헉, 허억, 헉…!”
심지어 이마에 땀을 흘리며, 진심으로 긴장하고 있었다.
“무, 무슨…! 무슨 짓을 한 거야!”
[알려주면, 너는 젠로스 당할 텐데.]“……!!”
[도깨비는 정보를 퍼뜨리지 않지. 왜냐고?]“정보를 말해도, 그 대상을 다 죽여버렸으니까…!”
[정답이다, 도께비.]정보를 새어 나가지 않게 할 자신이 있다면, 으레 빌런들이 하는 것처럼 자기 이능력을 말하는 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네게 말해준다면, 그건 내 비밀이 퍼지지 않게 한다는 것과 같은 말이지.]상대가 살아 돌아가면 머저리 같은 짓이 되지만, 그대로 없애버리면 그건 티배깅일 뿐이니까.
[그런데도, 알고 싶나?]“…….”
[알고 싶다면 이야기해라. 알려는 주지. 그 대신, 너는 산산이 조각나겠지만.]“……흐.”
도께비는 다시 주먹을 움켜쥐었다.
“도깨비라면, 이렇게 했을 것이다.”
그리고는, 그대로 주먹에 마나를 모으며 다시 내게 달려들었다.
“알려주지도 않을 거라면, 내가 직접 알아내겠다!”
[완벽하군.]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럴 때 하는 말이 있지. 모르면-]“맞아야지!”
파ㅡㅡ앙!
내가 다시 대금을 주먹에 휘두르자, 이번에는 쿠션 터지는 듯한 소리가 울렸다.
“크윽!”
소리는 그런데, 대금을 맞은 당사자는 전혀 그렇지 않다.
도께비의 하관이 고통으로 비틀리며, 가죽장갑 아래로 붉은 액체가 튀어 나갔다.
“하아압!”
도께비가 기합과 함께 바닥을 디디며 다시 내게 달려든다.
내 발목을 걸어 넘어뜨리려는 듯 다리를 휘둘렀지만, 나는 가볍게 뛰어오르며 대금을 수직으로 찍었다.
푹!
무릎을 찌르기 무섭게, 소리는 점점 더 부드러워지고 물렁물렁해진다.
굳이 표현하자면, 푸딩을 젓가락으로 찌르는 소리.
“크아악!!”
그러나 대금에 정확히 무릎의 옆이 찔린 도께비는 비명을 지르며 바닥을 굴렀다.
“크, 으윽, 크으윽…!”
데굴데굴 구르며 거리를 벌린다.
나는 가볍게 바닥에 착지하며 자세를 바로잡았고, 대금의 끝을 향해 손을 뻗었다.
[힌트, 줄까?]“……!!”
대금의 끝에는 푸른 마나가 반짝이고 있었다.
도께비의 가면은 뒤틀렸으나, 그는 날카로운 눈으로 내 대금을 노려보며 다시 주먹을 들었다.
“…관통데미지?”
[틀렸다.]비슷하기는 하지만, 엄연히 다르다.
[그런 단순한 원리가 아니라고. 오답에 한 대.]빠ㅡㅡ악!!
나는 대금을 앞으로 휘둘러 투척했다.
빙글빙글 허공을 돌며 날아간 대금을 보며, 도께비는 몸을 낮췄다.
피하기 위해?
혹은.
[도깨비는 아니지만, 남자답군.]“하아압!!”
두 주먹에 마력을 불어넣어, 날아오는 투척 무기를 직접 받아치기 위해.
“귀신의 일격ㅡㅡ!”
두 주먹을 앞으로 동시에 뻗는다.
내가 날린 대금과 도께비의 주먹이 닿는 순간.
파ㅡㅡ앙!
공기층을 때리는 듯한 소리와 함께 대금은 허공으로 빙그르르 튀어 오르고.
대금과 맞서 싸운 도께비는-
콰ㅡㅡㅡㅡ앙!!
그대로 뒤로 날아가 회장실 탁자에 처박혔다.
날아간 거리는 거의 5m.
뒤로 굴러간 곳이 벽이 아니라 유리창이었으면, 분명 유리창을 깨고 그대로 추락했으리라.
[눈치를 채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모양이군.]나는 허공을 돌며 내 손으로 돌아온 대금을 움켜쥐었다.
[이해력은 좋지만 창의력이 부족해. 타인의 것을 보고 공부해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자신만의 오리지널을 개발하는 능력은 부족하지.]“허, 허억, 허억…!”
[그 부족한 창의력은 상대 기술을 파악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니, 결과가 이렇게 되는 거다.]나는 느긋하게 도께비의 앞으로 걸어가, 그의 가면을 향해 대금을 겨눴다.
[마지막 힌트. 내가 사용하는 무기, 왜 ‘대금’일까?]“…….”
[모르면 맞아야지. 정답을 모른다고 해서, 순순히 가르쳐주는 사람은 아니거든.]“……내 마력을, 훔쳐 갔나…?”
또각.
가면이 쪼개졌다.
도깨비를 따라 하던 가면이 벗겨지고, 도께비 본인의 얼굴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 무기, 마력을 흡수하는 무기지…? 커헉, 그렇지…? 처음에는 통했지만, 점점 더 내 마력을 빼앗아서….”
[흡수는 정답인데, 강탈은 아니다. 마력을 빼앗는 게 아니거든.]톡톡.
나는 대금의 끝으로 가볍게 도께비의 머리를 건드렸다.
“커헉!!”
겉으로 보면 별로 강하게 건드리지도 않았는데, 도께비는 피를 토하며 몸을 파르르 떤다.
멍석말이로 얻어맞은 이처럼, 몸을 부들부들 떨며 괴로워한다.
[해그늘에 그렇게 고액 연봉 받으면서 일했으면 이 정도 값은 치러야지. 남의 모습 가지고 와서 2천억 연봉 벌면서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도 못 했나?]“크, 크윽…!”
[선택해라. 이능력자로서 죽겠나, 아니면 해그늘에 고용된 경호원으로 죽겠나.]“…….”
도께비는 여전히 내가 겨눈 대금을 노려볼 뿐.
[좋아. 그럼, 이능력자로서 대우해주지.]나는 도께비의 관자놀이를 향해 대금을 겨눴다.
[이건 대금이지만, 마나골드로 만든 아주 특별한 무기다.]“!!”
[네가 몸에 두르고 있던 마나 구리 도금 플레이트랑 달리, 이걸로 특별한 이능력을 실현할 수 있지.]사실, 별다른 이능력은 아니다.
발상만 할 수 있다면, 실현할 수 있다면 누구나 다 가능한 이능력이기는 하니까.
[네 마력의 파장을 맞췄다. 이 대금으로.]“…….”
[싱크를 맞췄다고 해야 하나. 지금 이미 계속 얻어맞아서 정신이 어질어질해 보이니까, 한 줄로 요약해주지.]나는 대금을 높이 치켜들었다.
[네 마력 파장, 스캔 당한 거다.]빠ㅡㅡㅡ악!!
[내가 휘두르는 건 순수한 마력이 아니다. 네 마력과 똑같은 파장을 가진 마력이지. 그 덕분에, 한 가지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지.]이능력자에게 있어, 가장 치명적인 공격.
[보호막 무시.]그간 여러 빌런들을 패 죽이면서-
아니, 때려잡으면서 상당히 귀찮았던 부분이 하나 있었다.
이능력자의 마나는 곧 몸을 보호하는 실드.
몸에 깃들어있는 마나를 전부 빼내지 않는 한, 이능력자는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
뇌진탕을 막을 수 있는 정도의 마력만 남아있다면, 이능력자는 기절하지 않고 버틸 수 있다.
그 말은 즉, 이능력자를 기절시키려면 본능이 두뇌를 보호하지 못할 만큼 마나를 빼내야 한다는 것.
그래서 그간 정말 많은 시도를 거쳤다.
묶어 놓고 매타작으로 마나를 뽑아내기도 했고.
육체와 정신을 동시에 흔들며 강력한 일격을 날리기도 했고.
현재는 이윽고 ‘젠로스’라는, 깨뜨리기만 하면 알아서 마력이 줄줄 새어 나오는 약점을 공략하기도 했다.
지금까지는 도깨비의 방식.
그 방식으로는 해그늘을 공략하는 데 약간의 문제가 있다.
젠로스는 곧 이능력자의 죽음.
해그늘에 고용된 이능력자는 일단은 한국 경제에 이바지하는 자.
불법을 저지른 자라고 해도, 환의 의지가 ‘그래도 한국인이나 한국 경제에 이바지하는 자를 죽이는 건 조금’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일반적인 관념과는 다르지만, 한국을 위해서라면 악마가 될 수도 있는 국뽕의 의지를 어떻게 함부로 자극할 수 있으랴.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게 정답일까?
도깨비의 방식이 아닌, 무언가 다른 방식으로 환의 의지가 납득하는 방향으로, 그리고 가장 손쉽게 해그늘의 빌런을 쓰러뜨리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선비탈을 쓴 자로서, 해그늘 브레이커로서 가장 적절한 방법을 찾아냈다.
뚝배기.
타격이라는 건 같지만, 이건 평범한 타격이 아니다.
[파장 잘 맞네.]통, 통, 통.
충격으로 기절해 쓰러진 도께비의 몸을 대금으로 두드리며, 나는 눈에 마력을 집중했다.
‘역시 트루뎀이 진리야.’
아무리 딜을 올려도 상대가 방어구를 둘둘 두르고 있다면, 그 엄청난 방어력 때문에 공격이 안 들어갈 때가 있다.
그런 적을 효율적으로 상대하려면 방법은 세 가지.
방어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 다른 속성의 공격을 하거나.
방어력을 깎거나.
혹은, 방어력을 관통하는 무언가를 찾아내거나.
지금이 그렇다.
투ㅡ욱.
대금을 다시 아래로 떨어뜨린다.
아무리 기절했다고는 하지만, 몸에 마나가 아직 많이 남아있는 이상 당연히 기절한 몸을 지키기 위해 마나가 자동으로 보호막처럼 작동해야 한다.
그러나 작동하지 않는다.
외부 마나의 침입에 대항해야 하는 몸의 마나는 마치 자해를 받아들이는 것처럼, 전혀 대응하지 않는다.
대금에 마나가 반짝이고 있는데도, 대금을 마나로 두른 채 휘두르고 있는데도, 도께비의 몸에 계속 마나가 흐르는데도.
대금은 계속 도께비의 육신을 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