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58)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58화(59/668)
나는 바보가 아니다.
차려진 밥상을 걷어차는 어리석은 자가 아니다.
그린 라이트라고 생각되면 직진하는 남자고, 이런 상황에서
결코 물러나는 남자가 아니다.
“자고 가는 거 방 내어드리는 건 얼마든지 해드릴 수 있는데, 그 대신 스캔들 터지면 책임 못 집니다?”
“그거라면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스캔들 터지면 나라에서 좋다고 하겠죠.”
백설희는 내 도발에 오히려 피식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어차피 국가에서는 단 하나만 충족하면 돼요. 제 남편 될 사람, 제 아이의 아버지가 될 사람이 한국인이냐.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느냐. 그것뿐이죠.”
“그것참.”
어떻게 하지.
외계인인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깨랑까랑하는 그런 외계인은 아니고, 다른 세계에서 온 남자인데.
“순정 한국인이라는 이야기입니까?”
“혼혈이신가요?”
“음…. 제가 아는 한 아닐 겁니다. 분명.”
“그래도 지금 국적이 한국인이시잖아요. 그렇죠?”
“그렇죠. 백설희 양의 아버지로서 국가에서 바라는 필수조건은 맞췄네요. 국가에서는.”
백설희가 나라에서 살라면 살고 죽으라면 죽고 낳으라면 아이를 낳아야 하는 사람인가?
전혀.
“설희 씨. 일단 사람을 좀 부를 건데 괜찮으신가요?”
“사람이요?”‘
“예. 가만히 있으려고 하니 뭔가 마실 게 필요할 것 같아서.”
“온천에서 알코올 마시면 안 좋을 텐데.”
“알코올 아닙니다. 함부로 음주할 수는 없죠.”
이런 상황에서 음주하는 건 정말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 마련이다.
“마실 것 좀 가져와 주시겠습니까, 아니면 제가 갈까요?”
“…저 어디 있는지 모르는데요.”
“그럼 제가 가는 수밖에.”
백설희가 한 가지 간과한 점이 있다.
백설희는 나를 이런저런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상식인으로 생각하지만, 도서관 사서 도지환이라는 남자도 겉으로는 상식인처럼 행동하지만.
나는 엄연히 빌런이다.
“……어?”
“음료를 좀 가져오겠습니다. 뭘 마시겠습니까?”
“아, 아무거…나?”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백설희는 혼란에 빠진 얼굴로 나를 위아래로 훑었고, 나는 대수롭지 않게 물 밖으로 나왔다.
“어, 어, 어…?”
뒤에서 백설희가 혼란스러워하는 목소리가 여기까지 들렸지만, 나는 개의치않고 노천탕 입구 쪽에 마련된 작은 냉장고에서 음료를 가져와 그녀에게 건넸다.
“커피 우유 마실래요, 아니면 딸기우유 마실래요?”
“커, 커피로….”
“여기 있습니다.”
나는 백설희에게 삼각 비닐 팩에 들어있는 커피 우유에 빨대까지 꽂아서 건넸고, 나는 딸기우유의 끝을 가위로 잘라 빨대를 꽂았다.
“아니, 그, 지환 씨…?”
“왜 그러십니까?”
“……성희롱으로 신고할까요?”
“뭐요? 아, 이거요?”
나는 두 팔을 옆으로 들었다.
“저는 부끄러운 거 없습니다만.”
“…네?”
“제 몸에 부끄러울 게 하나도 없으니, 저는 당당하다는 겁니다.”
번개 망치의 주인도 신들의 앞에서 당당했던 이유가 있는 법.
내가 굳이 뭔가 모습을 숨긴다거나 가릴 필요는 없다.
여기는 내가 빌린 곳이고, 백설희는 그냥 손님이니까.
“뭐 문제라도 있습니까?”
“…그런 거 막 보여주고 그래도 돼요?”
“피렌체에 있는 다비드상이랑 다를 바가 없는 겁니다.”
나는 물에 다시 들어가기 전, 다비드상과 같은 자세를 취했다.
“이런 몸은 하나의 예술품과도 같죠. 그런 예술품을 가지고 성희롱이니 뭐니 이야기를 하는 건 예의에 어긋납니다.”
“제가 잘못한 건가요?”
“물론이죠. 저 혼자서 온천욕을 즐기고 있었는데, 갑자기 백설희 씨가 들이닥쳤다고 해서 제가 온천에서 옷 입고 들어올 수는 없잖아요?”
정론이다.
“제 알몸에 부끄러운 게 하나도 없고, 제가 빌린 펜션 노천탕에서 제가 알몸으로 있는데 왜 제가 부끄러워해야 합니까?”
“제가…보고 있잖아요?”
“제가 비능력자기는 하지만, 몸으로는 S급, 아니 스페셜 EX 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정하십니까?”
“……인정하려면 눈으로 확인해야 하는데요.”
“마음껏 보시길. 매일 저녁 운동으로 다져진 이 아름다운 예술품을. 부끄러워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예술적인 물건을 보면 누구나 다 감탄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반박을 하는 자, 두억시니와 같은 존재일 것이다.
“어떻습니까?”
“……10분 전까지만 하더라도 국가의 치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가, 갑자기 국부에 대해 이야기를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
“어허, 국부라니요. 저는 순수하게 이 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혹시 지환 씨, 술 취하셨어요?”
“술이요? 전혀. 술은 잠시 뒤에 온천욕이 끝나고 난 뒤에 방에서 마실 겁니다만.”
온천욕을 하면서 술을 마시지는 않는다.
“설희 씨. 이제 좀 마음이 가라앉으셨습니까?”
“예?”
“조금 전까지 너무 분위기가 가라앉아있어서, 분위기 전환을 할 겸 음료를 마시자고 한 겁니다. 자고 간다는 건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야 하고요.”
나는 딸기우유를 가볍게 들이켰다.
“저는 분명 설희 씨의 이야기를 잘 들어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을 설희 씨에게 강요하게 될까 봐 조금 두렵기도 합니다. 한 개인의 생각을 설희 씨에게 강요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건….”
“S급 이능력자라서 그런 게 아니라, 친구로서 말하는 겁니다. 친구끼리 잘되라고 한마디는 거들어줄 수 있어도, 친구의 인생을 가로막는 그런 이야기는 함부로 할 수 없는 법이죠.”
“친구….”
살짝 섭섭해하는 목소리가 느껴지지만, 그래도 일단 당장은 친구로 이야기를 나눠야만 한다.
안 그러면 내가 그녀에게 죽는다.
“예. 친구입니다.”
“…친구 이상으로는 안 되나요?”
그린 라이트가 아니었다.
이 여자, 아우토반을 질주하고 있다.
“친구 이상이라.”
나는 딸기우유를 한 모금 삼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친구보다 더 깊은 관계로 나아갈 수는 없습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기는 조금 곤란하지만.”
사실은 사실대로 이야기해야 하는 법.
“제게는 딸이 한 명 있습니다.”
“……예?”
백설희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
“따, 딸이요?”
“네. 정확히는 아내라고 할 사람이 한 명 있습니다. 그녀의 뱃속에는 지금 하나의 생명이 깃들어있지요.”
“…정말요?”
“진짜입니다. 제가 거짓말을 할 이유가 있나요?”
“…저를 부담스럽다고 생각해서 그럴 수도 있잖아요.”
백설희는 서서히 내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제가 싫어서 그런 말을.”
“설마요. 제가 어떻게 백설희 씨가 부담스럽다고 없는 말을 지어내겠습니까? 진짜로 그렇습니다. 한번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이 상황을 무마하기 위해서는 그녀에게 직접 도움을 요청하는 수밖에 없다.
“전화, 지금 걸어볼까요?”
“……네.”
아무래도 백설희는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쪽에 걸고 있는 모양이지만, 유감스럽게도 백설희는 틀렸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나는 태극워치를 두드려 누군가에게 전화했다.
[여보세요?]태극워치를 통해 들려오는 여자의 목소리.
백설희는 자신보다 훨씬 어린 것 같은 목소리에 표정이 바로 굳었다.
“응, 자기야. 잠깐 통화할 수 있어?”
[뭔데요?]“나 지금 좀 애매한 상황이 생겼는데, 내가 유부남이라는 걸 증명해야 해서.”
[…흐응, 그렇구나.]여인의 목소리도 가라앉는다.
[누구? 여자?]“여자.”
[‘오빠’ 펜션에 간다고 하더니, 여자랑 둘이서 있는 거야? 헤에.]이상하다.
분명 몸은 온천에 몸을 담그고 있는데, 뭔가 온천의 기운이 차가워지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다.
[오빠. 오빠가 이러는 거 알면 ‘회장님’이 뭐라고 말할 것 같아?]“음….”
민감한 문제다.
답은 정해져 있지만, 그걸 함부로 말할 수 없다.
“자네는 해고야?”
[틀렸어. 회장님은 이렇게 말했을 거야.]상대편은 담담한 목소리로 내게 답했다.
[애국 행동에 망설임이 있어서는 안 된다.]“…뭐?”
내가 생각했던 답이 아닌데.
“저기…?”
[뭐야. 내가 오빠 다른 여자랑 만나고 다닌다고 막 뭐라고 할 그럴 여자처럼 보여?]“아, 아니. 그게 보통…아닌가?”
[나는 그런 평범한 여자 아닌 거 알잖아. 혹시 거기 옆에 상대방 있어?]“어, 어. 있는데….”
[아, 그래? 잠깐 통화돼?]아니.
이 사람이 지금?
[아아. 여보세요? 거기, 여성분?]“…네?”
[깔끔하게 쓰고 돌려주세요.]뚝.
전화는 끊어졌다.
나도, 백설희도 이 파천황과 같은 여자의 말에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다.
“그…아내분이 상당히 특이한 분이네요.”
“…….”
말이 나오지 않는다.
이런 상황은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까.
뭐지.
이게 국뽕 이세계 라이트노벨 세계관의 품격?
히어로고 국뽕이고 국까고 나발이고, 그런 거 다 집어치우고 이런 게 가능하다고?
설마.
진짜로?
띠링.
태극워치가 반짝였다.
문자가 도착했길래 바로 문자를 확인했더니, 그녀가 짧게 한 줄만 보냈다.
[미남계 영입 화이팅!]아.
설마 지금 내가 영입을 위해서 야밤에 몸까지 쓴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걸 지금 ‘승인’해버린 거고?
“…정말, 여러모로 할 말이 없어지네요. 미안합니다, 설희 씨. 제가 이런 상황을 만들려고 한 건 아닌데.”
“…깨끗하게 쓰고 돌려달라? 하.”
백설희는 입꼬리를 비틀었다.
“……어처구니가 없네요.”
“아니, 설희 씨…?”
“그거 아세요? 저 오늘 지환 씨 찾아온 거, ‘나쁜 아이’가 되고 싶어서 온 거였어요.”
촤르르.
백설희가 몸을 일으켰다.
“나라에서는 백설희라는 여자를 이용해 빨리 아이를 낳으라고 독촉하고 있죠. 그건 분명 애국 행위가 맞아요. 이능력자가 태어난다면 분명히 이 나라의 영웅이 될 테니까. 하지만…지금 정부의 개가 되어버리고 말겠죠.”
그리고는 손을 위로 뻗어, 마력까지 사용하며 미약한 안개를 만들어냈다.
“저는 그런 거 싫어요. 이 나라를 위해, 이 나라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싶은 건 맞지만, 그런 호의를 이용해서 자신들의 창고를 불리는…소위 ‘탐관오리’들의 며느리이자 아내가 될 생각은 없어요.”
“저기, 설희 씨…?”
“지환 씨.”
백설희는 내게로 다가와 태극워치를 한 손으로 꽉 붙잡았다.
“…제가 ‘나쁜 아이’가 될 수 있게, 오늘 하루만 당신의 밤을 빌려주시겠어요?”
“…….”
다시 한번 말하지만.
“매국일지도 모릅니다?”
“그 누구도 매국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알겠습니다.”
나는.
“당신의 애국을 도와드리겠습니다.”
차려진 밥상을 걷어차는 멍청이가 아니다.
“오늘, 밤새 이야기해보도록 하죠.”
※공지로 올리는 이유는 다음 화 넘기기를 하다 보면 중간에 전연령으로 보시는 분들이 정주행 중에 19금 자물쇠가 걸려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해당 시점은 58.5화입니다.
* * *
높으신 분들에게 한껏 스트레스를 받은 백설희가 나쁜 아이가 되기를 바랐다.
그래서 나는 그에 어울리기로 했고, 순순히 백설희와의 밤샘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그럼…저희 지금부터 애국…그러니까 섹스하는 거죠?”
“그렇죠. 뭐, 임신까지 해야 애국이겠지만.”
애국이라는 의미에서의 섹스는 피임을 상정하지 않는다.
저출산 시대를 극복하고 산업 역군을 생산한다는 의미에서 애국이지, 임신을 피하며 쾌락만을 좇는 섹스는 매국이다.
“그럼 애국하려면 콘돔 없이 해야겠네요?”
“애초에 콘돔도 지금 없습니다.”
“왜 그렇게 갑자기 목소리가 딱딱해졌어요?”
“지금 유부남을 상대로 노콘질싸를 하겠다는 겁니까?”
“…어머.”
백설희는 내게로 다가오며 야릇한 미소를 지었다.
참방거리는 물이 허벅지 사이로 튀었고, 백설희는 내 어깨에 손을 올리며 시선을 맞췄다.
“지환 씨는 섹스할 때는 상당히 말이 경박해지네요?”
“있는 그대로 말을 하는 겁니다. 그러는 설희 씨는 이게 원래 모습입니까?”
“아뇨? 그건 잘 모르겠는데요.”
백설희는 내 어깨에 올린 손을 꾸욱 누르며 나를 뒤로 슬며시 밀었다.
“저, 처음이라서.”
“…예?”
“처음이라고요. 남자랑 이렇게 하는 거.”
“진짜입니까?”
알고는 있다.
어떤 미친 작가가 히로인을 처녀가 아닌 비처녀로, 그것도 라이트노벨에서 후다로 내세우겠는가.
하지만 이 작가는 미친 작가라 가능할지도 몰랐다.
주인공과 히로인 사이의 관계에서 히로인이 처녀인지 아닌지는 야설이 아니었으니까 알 수 없었다.
“제가 처음일 것 같아요, 아니면 이미 해본 경험이 있을 것 같아요?”
그냥 나는 편견에 사로잡혀있었을 뿐이다.
이런 말을 하는 여자는-
“처음이면서 그렇게 센 척을 하시다니.”
“…어떻게 아셨대?”
“그냥 감입니다.”
“흐응…. 지환 씨는 많이 해보셨어요?”
“음….”
대답하기 껄끄럽기는 하지만, 진실은 숨길 수는 없으니 나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답했다.
“그렇구나…. 그러면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돼요? 저, 처음이니까.”
“보통은 처음이니까 경험자에게 다 맡기지 않습니까?”
“싫어요.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그리고 처음으로 하는 건데, 이왕이면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싶단 말이에요.”
“하…. 그래서 뭘 어떻게 하고 싶으십니까?”
“야한 영화에서 본 것처럼.”
백설희는 그 말과 함께 나를 물 밖으로 완전히 꺼냈다.
나는 백설희의 인도대로 바닥에 반듯하게 누웠고, 백설희는 하늘을 향해 뻗은 내 자지에 시선이 꽂힌 채 감탄사만 내뱉었다.
“와…. 엄청 크다. 이렇게 크고 단단한 걸 평소에 어떻게 들고 다니시는 거예요?”
“발기해서 그런 겁니다.”
“누구를 보고 발기한 거예요?”
“설희 씨랑 섹스할 것 같다고 생각하니까 바로 발기했는데요.”
“피, 거짓말.”
백설희는 자지를 향해 검지를 뻗어 꾹꾹 밀었다.
“저 패딩 벗을 때부터 발기하셨으면서.”
“그걸 어떻게 아십니까?”
“보여서요.”
“예? 그럼 처음부터 제 자지를 보고 있었던 말입니까?”
“물속이라서 안 보이는 줄 아셨겠지만, 다 보고 있었답니다. 저를 향해 불끈불끈 솟아오르는걸요.”
“아니.”
이 여자가 이런 곳에서 이능력을.
“한 번, 빨아봐도 돼요?”
“안 될 건 없는데, 조금 불편할 겁니다. 커서. …그런데 왜 자지를 빨고 싶으신 겁니까?”
“음….”
백설희는 복잡한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곧 귀두 앞에 고개를 숙였다.
“해본 적이 없으니까요.”
“그럼 처음이라는, 크으으….”
할짝.
혀가 귀두를 조심스럽게 건드린다.
양손은 자지를 포근히 감싸며, 자지가 움직이지 못하게 붙잡고 혀로 귀두를 핥기 시작했다.
할짝, 할짝, 할짝.
백설희는 자지를 핥으며 계속 나를 바라봤다.
보통은 좆을 빨 때는 그걸 눈으로 보기 마련인데, 백설희는 계속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아, 좋아요…?”
“솔직하게 말씀드려도 됩니까?”
“네.”
“존나 좋습니다.”
“…풉.”
백설희의 눈동자가 반달처럼 휘었다.
역시나, 그녀는 자기가 뭔가를 해주는 것에 내가 기뻐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분이 좋은 것 같았다.
“잘하지는 못해요. 대신, 앞으로 연습을 할 테니까 예쁘게 봐주세요.”
“뭐로 연습을 할 겁니까?”
“그야 당연히, 이걸로 계속 연습해야죠.”
쮸읍.
백설희는 귀두 전체를 입술로 훑었다.
중간에 살짝 이가 귀두를 스쳤지만, 백설희는 금방 자신의 실수를 캐치하고 귀두가 스친 부위를 혀로 어루만졌다.
“크으….”
나는 살짝 상체를 들었다.
그녀의 입은 마치 여인의 질벽과도 같았고, 따스하고 뜨거운 내부는 보지와 다를 바가 없었다.
그 바람에, 나는 백설희의 입에 자지를 넣은 채로 한 번 더 발기하고 말았다.
원래도 단단했었는데, 귀두가 더 안으로 밀려 올라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우우응…. 조금, 부족한가요? 어때요?”
“남자는 여자가 좆을 빨아준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설희 씨.”
“그래도 좀 더 잘 빨면, 하아, 더 좋을 것 같은데.”
“그거야 그렇죠. 하지만 연습하면 될 겁니다.”
“혹시, 잘 아시나요? 아내분도 입으로 빨아주시나요?”
“……아내 이야기하면 좀 그런데.”
이거.
대놓고 불륜이니까.
“아내분은 어떻게 해주시나요?”
백설희는 그런 걸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 순진무구한 얼굴로 물었고, 나는 하는 수 없이 자지를 가리켰다.
“더 강하게 빠셔도 됩니다. 크게 불편하지 않은 선에서 앞뒤로, 빠르게 한 번 넣었다 뺐다 해보세요.”
“우우응….”
백설희는 내 자지를 천천히 입 속으로 밀어 넣었다.
스스로 어디까지 들어갔을 때 호흡이 불편한가 재어보는 것 같았고, 의외로 꽤나 깊은 곳까지 집어넣은 채 나를 바라봤다.
“…호흡이 불편하면 그만둬도 됩니다.”
귀두 끝에서 살짝 단단한 부분이 느껴진다.
마치 귀두가 보지의 가장 깊은 부분에 닿는 것처럼, 혀를 한참 지나친 귀두는 제법 깊은 곳까지 들어갔다.
쮸으읍.
백설희는 천천히 고개를 뒤로 당겼다.
마치 자지 전체에 묻은 물기를 자기 입술로 닦아내듯, 그녀는 입술에 힘을 주며 자지의 첨단까지 빨아당겼다.
츕.
백설희의 입술과 내 귀두 사이에 투명한 실선이 늘어진다.
펠라 덕분에 나도 모르게 새어 나온 쿠퍼액은 투명하게 반짝거리고 있었고, 백설희는 그걸 향해 키스하듯 입술로 가볍게 훑었다.
할짝.
“…이상하네요.”
“뭐가 이상하다는 겁니까?”
“V튜브에서는 남자 거는 비리다고 하던데, 왜 달콤한 걸까요?”
백설희는 자신의 혀에 묻은 쿠퍼액을 마치 음미하듯 입에서 굴렸다.
“흐.”
“왜요?”
“아닙니다. 정액, 쓴 거 맞습니다. 제가 특별한 거지.”
그 모습이 너무나도 심각하게 보여서 나는 절로 웃음이 나왔고, 그녀가 가진 의문을 바로 해결해줬다.
“보통 다른 사람들 건 비려서 입에 안 받는다고 하던데, 저는 또 이게 다르거든요. 체질 같은 겁니다.”
“진짜요?”
“예. 여자 중에 모유가 비리지 않고 단맛이 나는 사람도 있는 것처럼, 제 것도 다른 이들과는 달리 좀 많이 특별한 느낌이 있다고 하더군요.”
실제로는 이능력과 관련된 거지만, 굳이 그걸 말했다가는 내가 이능력자라고 탄로가 나니 조용히 입을 닥치고 있자.
“만족하십니까?”
“…아직 안 싸신 거 아녜요?”
“그렇긴 합니다.”
“그럼, 사정받고 난 뒤에 확인해야 할 것 같은데….”
백설희는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내 허벅지를 손으로 누르더니, 다시 내 자지를 입에 물고는 손을 뒤로 뻗었다.
쮸으읍.
이번에는 자지 전체를 적시듯 혀로 자지 전체를 핥으며, 그녀는 옷을 벗기 시작했다.
‘이건 아쉽네.’
여자의 속옷은 자고로 남자가 벗겨야 하거늘.
스스로 벗는 건 외투까지는 허용이지만, 속옷을 벗기는 건 남자의 권리다.
확실히 남자를 모르는 여자다.
굳이 자지를 힘들게 입으로 빨아줄 필요 없이, 남자가 직접 속옷을 벗기게만 해도 남자가 바로 풀발기 한다는 걸 모르는 걸 봐선.
츕.
아니다.
뭘 모르는 건 나였다.
“…어때요?”
보름달을 등진 채, 나를 내려다보는 백설희는 어둠 속에서 홀로 하얗게 반짝이고 있었다.
보이는 색이라고는 보석같은 눈동자의 빛, 그리고 남자의 손이라고는 단 한 번도 타지 않은 것 같은 연분홍색 꼭지.
몸에서 검은 점을 찾아보려도 찾아볼 수 없었고, 알몸을 보는 것만으로 나는 이미 자지가 터질 것 같았다.
“솔직하게 말씀드려도 됩니까?”
“얼마든지요.”
“당장이라도 덮쳐서 자지 쑤셔 박으면서 키스하고 싶습니다.”
“…와우.”
백설희는 눈을 크게 뜨며 놀랐으나, 그건 경악이나 경멸보다는 반가움의 미소였다.
“당신이 그렇게 생각해주신다면, 이렇게 당신을 이 밤에 만나러 온 보람이 있네요.”
백설희는 내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설희 씨?”
“어허. 처음에는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한다고 했잖아요.”
백설희는 내 명치에 손을 뻗으며 나를 지그시 눌렀고, 내 자지 위에 올라탈 기세로 자세를 잡았다.
“처음인데 이래도 되는 겁니까?”
“괜찮아요. 이능력자들…처음은 아프지 않다고 들었으니까. 그리고 이것만큼 나쁜 짓이 또 없잖아요?”
백설희는 나를 향해 눈을 찡긋거리며 자신의 보지를 귀두에 맞췄다.
“나중에 누가 물어보면 이렇게 말하세요. 백설희가, 스노우 화이트가 당신을 따먹은 거라고.”
“제가 따먹히는 겁니까?”
“그럼요. 유부남을 상대로 덮쳐서 따먹은 거고, 이능력까지 사용해서 당신을 강간했다고 하세요. 당신은 그저 저에게 덮쳐진 거예요.”
꾸우욱.
균열 앞에 닿아있던 자지가 안으로 들어간다.
백설희는 내 배에 손을 올린 채 천천히 하반신을 내렸고, 스스로 내 자지를 자기 안으로 집어넣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뜨거워….”
“아프지는 않습니까?”
“화끈거리고, 안에서 벌어지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인데…하아, 이상하긴 이상하네요…. 말랑말랑한 게, 제 안에 들어오고 있는데, 흐으으….”
“이제 귀두만 들어간 겁니다. 불편하시면, 제가 넣을까요?”
“아뇨, 아뇨. 제가 편하게 하고 싶어요. 그러니까 조금은 천천히….”
꾸욱, 꾸욱.
백설희는 아주 천천히 몸을 내렸다.
그 속도가 꽉 막힌 도로에서 차가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것 이상으로 느렸으나, 백설희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아주 조금씩 자지를 보지 속으로 잡아먹었다.
“하아, 하아, 하아.”
처음에 자지가 들어갔을 때는 여유를 보였다가, 점차 귀두에서 딱딱한 육봉이 진입하는 순간 백설희는 계속 움찔거렸다.
이대로 푹 찔러버리면 어떻게 될까.
그런 생각도 들었지만, 나는 백설희를 존중해서 가만히 누워있기로 했다.
“설희 씨. 손.”
“네? 아….”
대신 앞으로 손을 뻗은 뒤, 나는 그녀와 손깍지를 끼며 그녀의 흔들림을 지탱했다.
“이, 이러면 뭔가 더 부끄러운데….”
“좀 더 편하지 않습니까?”
“편하긴 편한데, 흐으, 아, 좀 더 들어왔…?!”
스륵.
앞뒤로 움직이려던 백설희가 순간 고개를 뒤로 젖히며 몸을 떨었다.
양손을 깍지 낀 순간부터 뭔가 눈썹이 꿈틀거리더니, 상체를 뒤로 젖히며 몸을 떨었다.
어.
큰일 났다.
지금 여기에서 절정을 해버리면-
푸ㅡㅡㅡ욱.
백설희는 그대로 미끄러졌다.
나와 한 손깍지는 내 손을 으스러뜨릴 듯이 꽉 붙잡았고, 내 위에 푹 주저앉은 채로 한참을 가만히 앉아있었다.
백설희는 아무런 말도 못 했다.
뒤로 넘어간 고개는 어떻게 앞으로 돌아올 생각을 하지 못했고, 나는 자지 전체를 통해 전해지는 보지의 감각에서 그녀의 진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
“하, 아아….”
쾌감 섞인 신음이 입에서 흘러나왔다.
고개를 앞으로 떨군 그녀의 눈은 눈물이 가득했고, 입은 닫을 수도 없는지 아래로 벌어진 채 혀가 앞으로 나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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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하아, 하아아….”
말을 할 새도 없었다.
그녀는 반쯤 감긴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웃었다.
이능력자와 섹스를 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이능력자는 확실히 섹스할 때 고통보다 쾌락을 더 잘 느낀다.
“하아, 하아…. 저, 어떡하죠…? 이거, 너무 좋아요…. 하으,인생을 싹 다 손해 본 기분이야…!”
“설희 씨. 그건 오해입니다.”
“네?”
“지금 이렇게 기분 좋은 건 저랑 해서 그런 거지, 다른 남자랑 했으면 이렇게 기분 좋지 않았을 겁니다.”
나도 S급 빌런이고, 사실은 이능력자니까.
물론 섹스한다고 해서 백설희가 내 정체를 눈치챌 리는 없다.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여자는 섹스의 쾌락을 알아버린 가련한 존재일 뿐이니까.
“아, 하아, 그럼…당신 덕분에 이렇게 기쁜 거니까, 좀 더 기뻐져도 되죠…?”
백설희가 보지를 조이며 하반신을 아래로 내린다.
꽉 조이기만 하던 보지는 점차 내 자지의 모양에 맞춰 틈새조차 남기지 않고 감싸오며, 미끌거리는 육벽이 안에 차오른 애액조차 빠져나가지 못하게 나를 꽉 조였다.
“아, 아아, 하아아….”
백설희는 앞뒤로 하반신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움직임은 어색하기는 했지만, 보지의 조임 만으로도 어떻게 움직이든 그건 상관없었다.
“흐, 아앙, 너무 좋아요, 진짜, 안이 뜨거워져서, 하으, 이대로 계속 있고 싶어….”
“그러면 저 죽습니다, 설희 씨.”
“왜요오?”
“당장이라도 싸고 싶은데, 이렇게 애만 태우시면 저 진짜 죽어요.”
“햐흐….”
앓는 소리를 해주니까 바로 눈이 휘어지며 기뻐한다.
“그렇게 좋으세요…? S급 히어로랑 섹스하니까…?”
“S급 히어로인 건 관계없습니다.”
나는 백설희의 손등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쓸었다.
“설희 씨, 당신과 섹스한다는 게 너무 좋아서 미쳐버릴 것 같습니다.”
“…….”
백설희는 잠시 움직임이 멈췄다.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조금 전까지는 빤히 내려다보던 얼굴을 옆으로 돌렸다.
“치사해요, 여기에서 그런 말은….”
“진심이니까요.”
나는 히어로 백설희가 아닌 한 명의 여자를 대하고 있다.
도깨비라거나 결사라거나 히어로라거나 그런 건 다 차치하고, 눈앞의 이 여자와 섹스를 하는데 온 신경을 다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움직여도 되겠습니까?”
“…그럼 자세 바꿔야 하나요?”
“아니요.”
나는 백설희와 손을 풀어낸 뒤, 그녀의 하반신을 잡고 허리에 힘을 줬다.
찰팍.
“꺄흑?!”
가볍게 하반신을 아래에서 위로 튕겨 올리자, 백설희는 새된 비명을 지르며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아, 아으, 안에서 꾹꾹 찌르는 건…하아, 죄, 죄송해요. 좀 더, 좀 더 해주세요….”
“얼마든지.”
나는 물이 찰팍거리든 말든, 백설희를 위해 계속 아래에서 위로 찔러 올렸다.
“아, 아응, 좋아…! 뭔가, 하으, 이대로 날아가 버릴 것 같은, 흐끄윽, 그런 기분이에요오…!”
자기 가슴이 위아래로 출렁거린다는 걸 모르나 보다.
그것 때문에 내가 더 지금 더 강하게 찔러 올린다는 것도 모르는 것 같다.
저 정도면 가슴이 튀어올랐다가 내려오면서 아플 법도 한데, 그 아픔마저도 지금은 쾌락으로 다가오는 것 같았다.
“아, 하악, 좋아…! 이대로, 흐윽, 안쪽 깊은 곳을 계속 찔러주세요…! 하아, 진짜, 흐윽, 미칠 것 같아…!”
백설희의 몸이 위아래로 흔들릴 때마다 보지는 강하게 조였다.
내 자지로부터 떨어지지 않으려는 듯 올라갈 때는 꽉 조였다가, 내려올 때는 다시 자지를 품기 위해 조임이 저절로 풀어지며 내 자지가 쑥 안으로 들어갔다.
방금 아다를 뗀 처녀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
“설희 씨, 슬슬….”
“네…좋아요, 대신, 사정할 때는….”
백설희는 흘러내린 얼굴로 살짝 상체를 숙였다.
“안쪽까지, 끝까지 찔러서…아아아앙?!”
가장 깊은 곳에 자지를 찌르자마자 백설희는 교성을 내질렀다.
나는 그녀가 주문한 그대로 안쪽 깊은 곳에 사정했고, 안쪽부터 뜨거운 기운이 질벽을 따라 흘러내리는 것 같았다.
“하아, 하으, 으으으, 내부가, 흐끅, 또 타는 것 같…하아.”
백설희는 내 몸에 엎어졌다.
더 이상 몸을 세우고 있을 기력을 잃은 건지, 내 어깨 위에 엎어진 채로 거칠게 호흡을 내쉬었다.
“하으, 흐으….”
나 또한 사정을 했지만, 사정과 정확하게 절정한 그녀는 아직도 절정의 여운을 만끽하며 몸을 떨었다.
그 떨림마저도 내 자지를 자극하는 느낌이라, 나는 백설희를 안고 가볍게 등을 두드렸다.
“하아, 하아, 저기….”
백설희의 숨결이 내 얼굴에 닿았다.
그녀는 붉어진 얼굴로, 서서히 또렷해지는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며 게슴츠레 웃었다.
“잠깐, 죄송해요….”
툭.
백설희는 고개를 떨구었다.
그녀는 그대로 기절했고, 나는 졸지에 백설희를 안은 채로 바닥에 누워야만 했다.
“…….”
새근새근 잠든 백설희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나는 그녀가 잠시나마 쉴 수 있는 침대가 되어줬다.
백설희가 안심하고 쉴 수 있는, 그런 침대가.
물론.
“아, 아악, 이제 그마안…! 그만해요, 하윽, 더, 더 안 들어와앗…!”
깨어난 이후, 침대에서 존나게 떡쳤다.
애국의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