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607)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608화(597/668)
“졌습니다.”
그 순간, 김윤지 주변의 전격이 방전되듯 사그라들었다.
그녀의 곁에 흐르던 전격은 더 이상 방출되지 않았고, 잠시 반짝인 전류도 아주 작은 스파크만 일어났을 뿐 더는 일어나지 않았다.
“…아슬아슬했네. 불여우에 마나를 쓰는 게 아니었다면, 이기는 건 너였을지도 몰라.”
“하지만 변신 안 하면 느낌이 없잖아요. 변신하지 않고는 불꽃을 이렇게 자유롭게 사용하는 건…후우.”
윤이선은 피곤한 얼굴로 앞으로 쓰러졌고, 김윤지가 급히 윤이선을 부축하며 윤이선을 토닥였다.
“고생했어.”
와아아아아아아ㅡㅡㅡㅡㅡㅡㅡ!!
관중들의 함성이 얼음벽 너머, 관중들은 화려한 전투를 보여준 둘에게 찬사를 보냈다.
두 S+급의 대결은 선배, 뇌제 김윤지의 승리로 끝났다.
“친선 대결이었으니까 윤지가 이긴 거지, 서로 죽이는 살육전이었으면 어땠을 것 같아?”
“그건 가정할 이유조차 없는 잔인한 말이군.”
“결사에서 만일 두 사람의 복제를 만들어내서 서로를 죽일시킬 기세로 싸운다면?”
“실전 경험이 더 많은 쪽이 이기겠지.”
나는 백설희의 조심스러운 질문에 있는 그대로 답했다.
“사람을 누가 더 많이 죽여봤느냐. 사람을 향해 자기 이능력으로 살인을 하는데 누가 더 거리낌이 없느냐. 히어로가 아무리 강해도, 사람 죽이는 걸 머뭇거리면 제약이 걸리는 법이야. 예를 들어 당신처럼.”
“나?”
“그래.”
백설희는 사람을 구하는데 두 S+급의 마나격돌을 막아내는 얼음벽을 가볍게 만들었다.
그러나 백설희보고 그 얼음벽을 관중석을 향해 그대로 넘어뜨리라고 한다면, 백설희는 얼음벽을 경기장 높이만큼 만들지도 못했을 것이다.
이능력이라는 건 결국 현실에 발현되기 전에 그 사람의 ‘의지’가 중요한 법이니까.
“사람들을 단숨에 대량으로 죽인다는 점에서는 이선이 쪽이 유리하고, 대규모 정전 사태를 일으켜 사고를 일으켜서 대량살인을 일으키는 쪽은 김윤지가 유리하지. 서로 유리한 방향이 다른 법이야.”
“음….”
“히어로 아카데미 교수들이 주로 쓰는 화법이잖아? 현재의 이능력자들이 갑자기 미쳐서 악마가 되어, 사람 죽이는 악마가 되었을 때를 가정하는 거.”
윤이선과 김윤지를 직접 지칭하는 건 명백히 그들을 향한 실례지만, 실제로 이런 식으로 교육이 이루어진다.
“언제 어디든 이능력자들이 폭주해서 사람을 죽일 수 있으니, 그들의 이능력을 조심하자. 예전에 해그늘이 자기네들 안전장치나 보험 같은 거 들라고 할 때, 히어로들 이능력을 가지고 위험을 조장했었지.”
지금은 덜하다.
해그늘의 거머리들이 지금 전부 감옥에 들어간 지금, 히어로의 강력한 힘을 두고 불안감과 공포를 먼저 느낄 이들은 거의 없다.
있기는 하지만….
“저런 파괴력을 가진 이들보다 더 강한 사람이 직접 힘을 보여준다면, 사람들은 그 사람을 더욱더 믿게되지. 이전에는 광익공만 그랬지만, 지금은 백설희까지.”
“좋은 징조네.”
S+급의 격돌 속에서도, 앞으로 월드컵 경기장에서 일어날 온갖 마력의 폭발 속에서도 관중들은 안전하다.
다름아닌 백설희 덕분에.
“이번 S+급 임신 은퇴 히어로들의 모의전은 그냥 단순히 각성의 문장을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었어.”
둘의 힘도 힘이지만.
“진짜로 보여주고자 한 건 월드컵 경기장의 안전성, 그리고 시민들에게 히어로는 건재하다는 믿음.”
은퇴하는 게 아이 양육을 위해 쉬는 것이지, 결코 이능력적으로 약해져서 은퇴하는 게 아니라는 메세지이며.
“조금, 놀란 사람들에게는 미안하게 됐군.”
도지환을 통해 각성기를 익히고 각성의 문장을 가지게 되어 궁극기를 사용할 정도로 강해진 히어로의 강력함.
“이제 모두가 알겠지. 한반도는 월드컵 경기를 해도 안전하다는 걸.”
그걸 어필하기 위한 대련이었다.
“안전하다는 걸 보여주려고 어그로 끌었다.”
[국민 여러분.]대국민 담화를 위해 부산 월드컵 경기장의 중앙 연단에 선 대통령이 TV 액정 너머에서 말한다.
[우리는 준비를 마쳤습니다. 앞으로 한 달 뒤, 이능력자 월드컵의 예선이 시작됩니다.]대통령이 언급하는 건 당연히 ‘모두의 관심사’인 이능력자 월드컵.
굳이 명절을 앞둔 지금 이 시기에 월드컵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가 있다면, 지난 설 이후 추석까지 대한민국 전체가 불안했기 때문이다.
[그간 우리는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습니다. 직접 언급하기 힘든 일들이 많았고, 그 때마다 세상은 우리를 향해 의구심의 눈초리를 보냈습니다.]과연, 한국은 월드컵을 열기에 안전한가?
[그들은 이야기했습니다. 이능력자 월드컵을 열기에는 한국 땅은 너무 좁다고. A급들의 대결이라면 모를까, S급들이 격돌하는 전장으로는 한반도는 너무나도 좁다고 했지요.]실제로 그랬다.
S급 둘이 전력으로 죽일 듯이 싸우면 인구 10만 도시의 도심 정도는 아주 쉽게 파괴될 텐데, 과연 한반도에서 월드컵 경기장을 지어도 안전할까?
전혀.
S급 간의 대결로 만들어진 지진으로 인해 옆에 있는 아파트 단지가 무너지기라도 한다면, 월드컵 자체가 중단될 수 있다.
사람들은 불안했다.
월드컵 개최지, 그것도 처음으로 ‘S급’이 참전하는 이능력자 월드컵을 다른 나라에 빼앗길 수 없다.
[누군가는 만주 벌판을 이야기했습니다. 누군가는 붉은 광장을 이야기했습니다. 누군가는 그린란드를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그리고 그 불안은 ‘정당하면서도 적당한 이유’로 한국에서의 월드컵 개최를 막고 자신들이 그 이점을 홀라당 집어삼키려는 각국의 야욕으로 드러났다.
중국이, 러시아가, EU가, 전 세계가 자신들이야말로 월드컵을 열기에 적절한 환경이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이야기했습니다. 괜히 한반도의 아름다운 금수강산이 파괴되는 것보다, 차라리 자신들의 땅이 파괴되는 게 더 좋지 않겠느냐고. 주변 반경 10km 안에 민가도 없으니, 설령 그 근방이 전부 파괴되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폭심지로부터 10km 정도 되는 구역이 초토화되었을 때, 과연 한반도 안에는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곳이 얼마나 있을까.
월드컵 경기장이라는, 많은 이들이 접근하기 편한 곳에 있으며 관중들이 직접 드나들 수 있고, 경기장을 짓기에도 크게 문제가 없는 곳이 한반도에 어디 있을까.
누군가는 옛 북한 땅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곳을 개발하여 월드컵 경기장으로 만드는 건 어불성설.
[지난 1년, 우리의 가장 큰 목표는 ‘안전한 경기장’을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안전이 확보 되어야만이 이능력자들이 자신의 전력을 낼 수 있기 때문이죠.]간단히 말해서.
[S급들이 격돌해도 아무런 문제가 생기지 않을 수 있게, 관중과 시민을 신경 쓰느라 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들이 진정으로 자신의 힘을 드러낼 수 있게 우리는 경기장을 준비해야 했습니다.]나중에 ‘관중들 다칠까 봐 전력을 내지 못했다’라는 식의 변명을 하지 못하도록 원천차단하는 셈.
[그리고 우리는 지금, 경기장 내에서 어떤 전투가 일어나도 관중석에 있는 모두가 안전한 경기장이 생겼습니다.]대통령은 두 팔을 벌렸다.
그러자 곧 경기장과 관중석 사이를 가로막는 거대한 얼음의 벽이 나타났다.
얼음의 벽은 너무나도 얇고 투명하여, 투명한 유리창보다도 더 이질감 없이 벽 너머를 볼 수 있었다.
[이제,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경기장을 얻었습니다. 그 어떤 누가 안에서 싸우더라도, 경기장 내부에서의 전투로 시민들이 피해를 입는 일은 없을 겁니다. 국민 여러분!]대통령이 두 주먹을 불끈쥐며 외쳤다.
[대한민국은, 안전합니다!!]“포즈 한 방에 불안해지기 시작했어.”
“불안해지면 안 되는데. 모처럼 내가 나서서 세계 최고로 안전한 경기장을 만들어줬다고.”
백설희는 TV 속 대통령의 연설을 가리키며 입꼬리를 비틀었다.
“백설희만 서울 대전 대구 부산 돌아다니면서 결계 만들어주면, S급들이 자기들 마음껏 싸울 수 있는 거잖아. 그럼 됐지.”
“내 생각에는 걔들, 서로 싸우는 것보다 얼음벽 상대로 기술 쓰려고 할 것 같은데.”
“흥, 그러라고 하지. 내 벽은 결코 무너지지 않아.”
백설희는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마력을 일으켰다.
“S급들의 연습용 샌드백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관중석의 시민들을 지키기 위한 거라고.”
“그래. 지키고자 할 때의 너는 누구보다도 강하지. 그 덕분에….”
나는 커뮤니티의 반응 중 백설희에게 보여주기 적당한 글을 하나 발굴해 그녀에게 보여줬다.
“이런 말도 있더군.”
[KIWOO_TYPE_CHOI] : 백설희 임신해서 각성한 덕분에 최고로 안전한 월드컵 경기장 만들어진 거 아니냐? 백설희 아니었으면 저기 중국에서 월드컵 열릴 뻔.“훗, 역시 사람들이 내 덕분이라는 걸 잘 알고 있네.”
백설희는 의기양양한 얼굴로 서쪽을 가리켰다.
“중국에는 되게 미안하게 되었는걸. 쟤들, 한국에서 월드컵 경기장 마련하는 거 실패하는 거에 모든 걸 배팅해놓고 경기장 지어놨을 텐데.”
“1년 동안 열심히 공사했던 거, 그냥 랜드마크로 남겨둬야지. 다른 스포츠 경기장으로 쓰고.”
한국에서 월드컵이 개최될 예정이지만, 실제로 한국에서는 열리지 않을 것이다.
그 하나의 가능성을 위해 중국에서는 안 그래도 넓은 땅에 이능력자들 전용 경기장을 만들었다.
사실상 ‘한반도에서 S급들이 전력을 낼 수 없으면 월드컵이 무슨 의미가 있냐’라는 기대컨이었으나, 그 기대는 임신 각성 백설희의 얼음벽으로 산산이 조각났다.
“백설희가 월드컵에 나가지 않고 안전한 벽을 만들어주는 덕분에, 지금 전 세계 각지에 퍼진 S급들이 다들 한반도로 모이고 있어.”
“내 덕분이지? 흐흥.”
“그래. 원래는 참가하지 않겠다고 한 녀석들도 다들 참가하려고 하지. 윤이선과 김윤지의 대결, 그리고 그 마나폭발에서도 굳건했던 백설희의 얼음벽. 그걸 보고 자극받지 않은 자는 S급 아니지.”
각성기를 얻은 두 사람의 화려한 대결.
그 둘의 화력을 억제하는 최강의 빙결술사.
비록 사람들이 윤이선과 김윤지, 백설희에게 도전하는 건 아니지만 궁금하긴 할 것이다.
과연 자신의 공격은 백설희의 얼음벽에 닿을 것인가.
백설희의 얼음벽에 흠집이라도 낼 수 있을 것인가.
“축하해. 지금 전 세계에 도전과제를 내어줬으니.”
“월드컵에서 이기는 게 도전과제 아니야?”
“원래 가지고 있던 퀘스트에 더불어서 업적용 퀘스트가 생긴 거니까, 다들 발등에 불 떨어진 거지. 이번에 안 오고 뒤에서 입털어봐야, 그냥 지질한 녀석의 구차한 변명밖에 되지 않으니.”
한국 월드컵에 불참했다.
그리고 그런 자가 ‘내가 참가했으면 우승했다’라고 떠들어도, 지금의 한국 월드컵이라면 의미는 없다.
“자기 전력을 낼 수 있는 전장. 히어로들이 언제 그런 전투를 해본 적이 있겠어? 마음 놓고 말이야.”
“그러게. 빌런들 상대로도 그런 적 별로 없었을 테고, 실제로 빌런들과 전력으로 싸운다고 해도 주변에 있는 시민이나 건물이 신경 쓰여서 전력을 낼 수 없었겠지.”
“그래. 국가에서 군부를 동원해서 했었던 실험에 참가한 이들은 그나마 어느정도 자기 전력을 시험해봤겠지만, 그것도 불완전연소일 거야.”
그간 히어로들은 자신의 욕망을 해소할 곳이 마땅찮았다.
자신이 개발한 이능력을, 자신이 가진 마나의 힘을, 자신의 이능력을 개발은 했어도 세상에 화려하게 공표한 적은 없었다.
그러므로, 이번 월드컵은 이능력자들마다 가진 ‘궁극기의 향연’이 될 것이다.
윤이선과 김윤지가 궁극기랍시고 마력의 거인을 소환하여 서로를 향해 일격을 날린 것처럼, 세상을 향해 자기 이능력과 실력을 가장 화려하고 합법적인 곳에서 보여주고 싶어할 것이다.
어그로를 끌었으니, 이제 어그로에 끌린 이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낼 터.
“예선까지 한 달. 슬슬 해외에서 현지 적응이랍시고 히어로들이 오기 시작할 거야.”
한반도와 거리가 먼 편인 유럽과 아프리카에서 먼저 비행기를 띄웠을 것이다.
“대부분은 히어로겠지만, 일부는 정부와 사법거래를 한 빌런, 또는 정부에 고용된 헌터겠지.”
그간 알려진 S급보다 훨씬 더 많은 S급들이 올 수 있다.
목적은 여러 가지.
대외적으로는 다들 자기 힘을 증명하고 고국에 월드컵을 안겨주기 위함이라고는 하지만.
이능력자마다 서로 이능력이 다르듯, 그들이 월드컵에 오는 목적도 다르다.
“그런 의미에서 설희 씨, 당분간은 나 독점 못 하는 거 알지?”
“끙….”
“분신이라도 보내서 할 거면 그래도 되는데, 하다가 터져도 나는 모른다?”
“분신 터져도 바로 회수할 수 있게 옆방에 있으면 되지.”
“멘탈에 별로 안 좋을 것 같은데. 혹시 그쪽 취향인 거야?”
“아니거든?”
백설희는 격렬히 부정했으나, 그녀는 당분간 도지환과 본체로 애국가 합창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칫…. 당신, 진짜 이선이랑 윤지랑 할 거야?”
“물론. 거기에 당신이 같이 함께하겠다면, 분신으로 참가해도 좋아.”
제주도에서 했던 것처럼.
“셋보다는 넷이 더 재미있기는 해.”
애국행위를 할 예정이다.
“월드컵 파토내려는 빌런들 잡으러 다니는 부캐 플레이.”
국가 행사를 망치려는 자들을 임신 은퇴로 일선에서 물러난 히어로들과 함께 퇴치하여, 월드컵을 성공시킨다.
“국기문란범 잡아다니는 게 애국이지.”
월드컵은 전 세계적 행사.
월드컵을 여는 건 국가적 명예가 걸린 문제이나, 가장 중요한 건 월드컵을 통해 얻는 경제적 수익이다.
해외 관광객.
비행기를 타고 와서 월드컵 동안 장기 체류하며 월드컵을 구경하는 이들이 월드컵 동안 얼마나 많은 돈을 사용하겠는가?
비행기든 배든 하늘과 바다를 건너 한국에 와서, 호텔에 장기 투숙을 하며 먹고 마시며 쓰는 돈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리고 그런 ‘사치’를 누릴 수 있는 이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그래.
월드컵에 관광하러 오는 사람들은 돈 많은 사람들이다.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자금이 사용되겠지만, 들어간 예산보다 수십에서 수백 배 넘는 이익을 얻는다면 월드컵을 포기할 수 없다.
그러므로.
그런 이익을 한국이 얻도록 놔둘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