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611)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612화(601/668)
검으로 베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검에서 마력의 빔을 쏘아 내 요람을 깨뜨렸다.
그러나 그녀가 깨뜨린 것은 요람이 아니다.
겉으로 드러나있던, 요람인 척 하는 마나골드로 이루어진 금구슬일 뿐.
즉, 외부노심이다.
외부에 부착된 보조 배터리가 파괴되었다고 해서, 내가 마력을 잃고 젠로스하는 건 아니다.
이유?
두 말할 필요도 없이, 나의 요람은 신체 내부에 들어가있으니까.
누군가는 열 관리가 안 되어 건강에 좋지 않다고 지적할 수 있지만, 마력과 이능력과 총수의 사랑 덕분에 나는 아무런 문제 없이 진짜 요람을 집어넣어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
그리고 정했다.
만일 누군가가 내 요람을 깨뜨리는 자가 있다면.
철두철미하게 상대의 요람을 박살낼 각오로 싸우겠다고.
그게 설령 여자라고 해도, 상대는 나의 고환을 깨뜨리려고 한 존재일 뿐.
더욱이 그게 평양의 방사능 묻은 흙을 월드컵 경기장에 설치하여 월드컵 경기장을 못 쓰게 만들려는 빌런이라면 할 말은 다 했다.
나머지는 요람을 깨뜨리는 것뿐.
이지만, 꼭 요람을 먼저 공격하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하단 가드를 하는 적에게는 당연히 상단을 공격해야 하는 것이 전투의 기본.
빠ㅡㅡㅡㅡ악!!
내가 던진 도지환빠따는 허공을 빙글빙글 돌아 그대로 패왕 유현의 정수리를 때렸다.
“아악!”
비명과 함께 고개가 뒤로 넘어간다.
환의 의지로 강화된 마력을 담아 날린 빠따 던지기였는데, 패왕 유현의 두개골은 상상 이상으로 단단한지 흔들림이 없었다.
“크, 크윽…!”
[역시 S급.]보통은 일격에 그대로 뇌진탕을 일으키기 마련인데, 내던진 방망이에 그대로 얻어맞고도 그저 비틀거리기만 할 뿐이다.
[그럼 마저 후려쳐야지.]“!!”
나는 튕겨올라간 도깨비방망이를 허공에서 낚아채며, 이번에는 내가 직접 아래로 크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푸ㅡㅡㅡ욱!!
좀 더 둔탁한 소리가 울린다.
방망이를 아래로 강하게 휘둘러 머리를 노렸으나, 나의 방망이를 가로막는 칼날이 반짝이고 있었다.
“언니!”
“이 자식!”
언월도와 사모의 날이 X자로 교차하며 내 방망이를 막았다.
관장의 어깨부터 아래에는 전격에 튀겨진 자국이, 장덕의 등허리에는 연분홍색 불꽃으로 베인 자국이 남아있었다.
[굉장하군. 자신들이 상처를 입는 걸 각오하고 대장을 구하러 올 줄이야.]윤이선과 김윤지가 놓친 게 아니다.
본인들이 ‘치명상 직전’까지 입을 각오로 대치구도를 벗어나 패왕 유현을 구하러 온 것이다.
“에에잇!”
“저리, 꺼져!”
두 여자가 동시에 무기를 휘두르는 바람에 나는 그대로 뒤로 튕겨나갔다.
허공에서 무기에 튕겨나간 반탄력을 이용해 몸을 빙글 돌리며 낙법을 취했고, 혹시나 공격이 날아올까 방망이를 앞으로 겨누며 땅에 발을 디뎠다.
“언니, 괜찮아?!”
“정신 차려!”
다행이라면 다행스럽게도 둘은 나를 향해 추가타를 날리는 것보다는 쓰러질 뻔한 동료의 구원에 나섰다.
“으, 으으으…!”
패왕 유현은 눈을 계속 질끈거리며 비틀거리는 자세를 바로잡았다.
두 여동생의 도움 덕분에, 그녀는 생각보다 일찍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죄송합니다. 설마 그물을 몸으로 찢고 도망칠 줄은.”
“등을 내어주고 자기 리더를 구하러가다니….”
[우리가 악역 같아져서 당황스러운가?]둘은 다소 쓰게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아무래도 누가 더 ‘히어로무브’에 가깝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저 피치 시스터즈 쪽일 것이다.
[그렇다고 저들이 빌런이 아닌 건 아니지. 정식으로 입국한 자들도 아니고, 밀입국으로 하는 행동은 월드컵 경기장 테러다. 긴 말 할 필요 없어. 젠로스한다.]“젠로스….”
“…도깨비의 요람을 노렸으니, 망설일 이유는 없겠죠.”
둘은 다시 전의를 불태우기 시작했다.
“그런데 도깨비 님. 평소답지 않게 이렇게 적에게 시간을 주는 건….”
[역시 도깨비 마니아. 내가 적에게 ‘시간을 주고 있다’라는 걸 눈치채다니.]윤이선이 내게 던진 의문과 답은 정확했다.
“역시! 상대의 뇌진탕을 일으키는 공격을 해놓고, 아무리 옆에 보좌가 있다고 해도 연이어 공격을 하지 않은 건 분명 이상했어요. 다 계획이 있으신 거군요.”
“그, 그랬던 겁니까?”
“그럼 뭐겠어요?”
“저는 정정당당한 승부를 위해 정신을 차릴 때까지 기다리는 줄….”
[그것도 있지.]일부러 시간을 줬다.
패왕 유현이 정신을 차릴 때까지 기다리기 위해서.
[폭주 패턴은 곤란하거든.]“폭주…패턴이요?”
[원래 저렇게 의리가 끈끈한 이들을 공략하는 건 말이지, 무리를 동시에 잡아야 탈이 없는 법이다.]“아. 한 명이 쓰러지면 다른 두 명에게 버프가 걸린다. 뭐 그런 겁니까?”
[그래.]분노가 마력이 되고, 전투력이 되고, 강한 의지는 그들을 소위 ‘각성’으로 이끄리라.
관운장을 잃은 유현덕이 이릉대전을 일으킬 만큼 분노한 것처럼, 저들 또한 그런 끈끈한 정으로 이어져있다면 폭주 패턴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시간을 준 건 그저 이쪽이 더 쉽게 잡기 위함일 뿐, 결코 봐주거나 매너를 지키거나 그런 게 아니다.
[피치 시스터즈. 이 정도로 싸웠으면, 승기는 어느 쪽에 있는지 알겠지?]“다, 닥쳐…! 아직 우리는 싸울 수 있어! 언니, 괜찮아?!”
“으, 으으…. 이, 비겁한…! 성희롱으로 정신이 팔리게 하고, 머리를 공격하다니…!”
[시선이 팔린 그쪽 잘못이지. 그리고 하나 더 훈수를 두자면, 상대의 요람을 공격해서 성공했다고 해서 젠로스가 되었다고 속단한 네 잘못이다.]“!!”
정신이 어느 정도 돌아온 패왕 유현의 얼굴이 크게 일그러진다.
‘무인 타입의 이능력자들 멘탈 깨뜨리는 건 이쪽이 직빵이지.’
소위, 개허접 선언.
[패왕이라는 이명을 달고 있더니, 이런 식으로 간단하게 일격을 허용할 줄은 몰랐군. 요람을 깨뜨리겠다고 하는 말을 그대로 믿고 아래를 보호하다니 말이야.]상대의 실수를 일부러 지적하는 것.
[지금은 무슨 월드컵에서 히어로와 히어로가 싸우는 정당한 대결도 아니다. 너 스스로가 참격 중에 찌르기로 내 요람을 깨뜨리려고 공격을 했으니, 나 또한 그에 맞게 대응해줬다. 본인이 그런 걸 받아내는 건 부족한 모양이군.]상대의 실력 부족을 내 쪽에서 언급하며 자극하는 것.
[이번은 봐주겠다. 하지만 다음에도 똑같이 당한다면, 그때는 패왕이든 S급이든 이명을 양심껏 반납하기를 바란다.]이능력자로서 쌓아온 자부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이명’을 공격하는 것.
그리고.
[천마라면, 아마도 바로 머리를 막았을 텐데.]“!!”
애써 무시하고 있던 열등감을 자극하는 것.
“이, 이 더러운…! 가면 아래에서 떠드는 말이 요사스럽기 짝이 없다더니, 도깨비 이 자식이…!!”
눈동자가 분노로 타오르기 시작한 패왕 유현이 자세를 바꾼다.
쌍검을 각각 위아래로 놓으며, 상단과 하단을 동시에 보호하듯 자세를 취했다.
“도깨비 님? 상대가 화나서 더 강해진 것 같은데요. 이거 폭주 패턴 아니에요?”
[열등감으로 빡친 거랑 동료를 잃은 분노랑은 질적으로 큰 차이가 있지. 저건 그냥 평정심을 잃은 거다.]“…맞는 말이긴 한데, 곤란하네요. 평정심을 잃었어도 그런 분노를 무기에 담아 휘두르면, 저희가 공격을 허락할 수도 있는데.”
[지금이라면, 말이지.]나는 둘의 등을 가볍게 토닥이며, 가면 위에 손을 올렸다.
[테스트, 종료. 피치 시스터즈, 종합 S+. 판독은 끝났다.]“!!”
언제나 그렇다.
내가 열심히 풍둔 주둥아리술을 사용하는 건, 전부 ‘유리한 상황’이기 때문.
[슬슬, 결착을 내도록 하지.]“무, 무슨 짓을 하려고…! 지금 또 뭘 꾸미는…!”
[꾸며? 아니지, 아니야.]나는 둘에게 손으로 가볍게 신호를 보냈다.
[끝내려는 거다. 봐줄만큼 봐줬는데도 그 꼴이니, 더 싸워봤자 데이터는 얻을 수 없을 것 같으니.]철컥.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둘의 손에서 반짝이던 마력이 점차 그 형태를 바꾸기 시작했다.
화르륵.
윤이선의 등 뒤로 아홉 개의 여우 꼬리가 불꽃처럼 피어오르고, 김윤지가 전격으로 이루어진 검을 뽑아 칼날을 손가락으로 쓸며 검신에 전격을 두른다.
“뭐, 뭣…?”
“설마, 저 자세는…!”
피치 시스터즈는 바로 둘의 변화를 눈치채고 긴장했다.
“말도 안 돼…! 얼터라며!! 어떻게 본체의 전투 스타일을…!”
“아! 복제인간! 서, 설마…! 다른 방식의 전투를, 우리를 상대로 테스트를 한 거야?! 이 쓰레기같은 놈들!”
[뭐, 좋을 대로 생각해라.]상황을 너무 개판으로 만들어서 그런 건지, 만나는 적마다 어째 다들 알아서 북치고 장구치고 오해를 한다.
파ㅡㅡ앗!
김윤지가 앞으로 달리고, 윤이선이 불꽃의 여우를 소환해 그 옆을 달리게 한다.
[미안하지만, 근접 세 명을 상대로 직접 상대해줄 만큼의 의리는 없어서.]전방에서 직접 무기를 맞댈 김윤지 빼고.
[비겁한 짓이라고 해도, 어차피 이기면 그만.]철컥.
도깨비방망이를 앞으로 든다.
옆으로 선 채, 한 손으로 손잡이를 움켜쥐고 끝을 패왕 유현에게 겨눈다.
[놀이는, 끝났다.]나는 그대로 앞으로 달릴 기세로ㅡ
타ㅡㅡㅡㅡㅡ앙!
마탄을 쐈다.
상대는 냉병기의 전문가다.
굳이 냉병기를 사용하는 이유는 그들이 신체강화형 이능력자이기 때문.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마나를 자신의 몸 밖으로 방출하는 걸 상당히 어려워한다.
그래서 극단적으로 신체회복 능력을 높여서 좀비처럼 싸운다거나, 상대의 공격이 통하지 않도록 몸을 단단히 만든다거나, 몸 자체가 무기가 되어 몸을 휘두른다거나 하는 방법으로 싸운다.
그리고 이런 자들이 무기를 사용할 때, 그들은 무기를 자신의 몸의 연장선으로 배운다.
주로 사용하는 무기를 자신의 ‘애병’으로 생각하고, 자기 몸으로 생각하며, 자기 신체의 일부로 생각한다.
무기의 위로 마나를 덧씌우든, 아니면 무기의 안으로 마나를 혈관처럼 뻗어 내부를 강화하든, 이들은 무기의 형태 위로 자신의 마나를 흘려 굳히는 걸 24시간 내내 연습하고 또 연습한다.
이른바, 오러 블레이드.
무협에서 검강이라고 부르는 그것을 신체강화형 이능력자들은 최선을 다해 연습한다.
화염술사나 빙결술사와 같이 마력 방출을 아주 쉽게 하는 자들과는 다르다.
같은 이능력자라고 해도, 같은 S급이라고 해도 어느 쪽으로 재능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
이 세상이 만약 헌터물이고 괴물이 나오고 레이드가 주를 이루었다면 신체강화형 이능력자들이 인기를 끌었겠지만, 이 세상은 그냥 국뽕 이능력 배틀물.
마력이 더 많은 쪽이, 에고가 더 강한 쪽이 승리하는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