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621)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622화(611/668)
“…….”
[나 때는 참 그랬지. 사랑과 국가를 향한 충성심이 있더라도, 법이 참 그랬으니…. 하지만 도 과장은 좋겠어. 나라에서 법을 다 도 과장을 위해서 바꿔주고 있으니 말이야. 으허허.]“며느리로 중국인 셋 들이게 될 것 같아서, 미리 알려드립니다.”
[응? 존대? 옆에 뭐 여자 있나?]“예.”
[아하. 그렇지. 여자 앞에서는 예의 차려야지.]나는 옆에서 내 허리를 쿡쿡 찌르는 백설희를 손으로 붙잡아 누르며, 장 사장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일단은….”
[허어…. 이용당하는 건가.]자식(?)이 여자 셋에게 이용당한다는, 그것도 그렇고 그런 방법으로 죽일 가능성도 있다는 것에 장 사장은 나와의 통화임에도 노골적으로 불편함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조만간 내가 울릉도를 나가야겠군. 양양에 있다고 했나? 아니면….]“조만간 금강산 뷰 아파트로 들어갈 예정이지만, 최소 2주까지는…. 이봐요, 설희 씨. 자꾸 옆에서 뭘 말하려는….”
“사장님, 방 비어있죠?”
[아, 백설희 님을 위해서라면 있던 예약도 취소해야지! 농담이오. 없습니다. 껄껄. 언제든지 오셔도 됩니다. 언제 오실지 몰라서, 아예 예약을 비워두고 있으니까요.]“그건….”
옆에서 전화에 끼어든 백설희가 표정을 굳혔다.
“지금, 대목 아니에요? 월드컵 전인데.”
[월드컵 전이니까 더 비워놓아야지요. 음…. 사실, 비밀로 하라고 하셨는데, 자세한 건 직접 여쭤보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직접…?”
[예. 말씀에 따르면, 해그늘이 이제 울릉도에서도 빠져나갔으니까 본격적으로 부동산 사들이고 있다고.]“아.”
깨달았다.
“사장님. 곧 전화 다시 드리겠습니다.”
[알겠네. 기다리고 있….]뚝.
전화는 끊어졌다.
내 쪽에서 먼저 끊은 건 아니고, 장 사장이 먼저 끊었다.
“이걸 아직도 신경 쓰는 거야?”
“당연하지. 그 여자는 해그늘 사람이 아니거든.”
“…여자?”
“어. 여자. …꼬집지 마. 안다고 해서 또 미남계로 어떻게 할 생각은 추호도 없으니까.”
원작에 따르면.
“천리안은 순애보야. 어렸을 때부터 사랑하는 남자가 있어.”
천리안은 여자고, 누군가와 진지하게 사랑을 나누기를 바란다.
‘문제는 그 남자가 누군지는 안 나왔는데.’
뭔가 떡밥이 나올 것처럼 꾸며졌지만, 그 전에 운석이 떨어져 지구가 멸망했다.
그래서 나는 ‘천리안’이라는 존재가 여자라는 건 알지만,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알지만, 그게 누군지는 모른다.
“하여튼, 너도나도 애국하는 세상이야. 앞으로 애국하려는 사람들은 더 많아지겠지. 피치 시스터즈가 월드컵을 망치려고 한 것도, 다 ‘애국을 방해’하려고 한 거거든.”
“…뭔가 갑자기 하찮으면서도 거룩해진 것 같은데.”
월드컵 경기가 열릴 예정인 국가.
당연히 전 세계에서 많은 이들이 찾아올 것이다.
그리고 그들 중에는 당연히 이능력자도 포함되어 있다.
피치 시스터즈처럼 빌런들이 올 수도 있고, 그냥 평범하게 히어로가 올 수도 있다.
“한국의 여러 운동남 운동녀들은 외국인 이능력자를 꼬셔서 국위선양 하려고 할 거고, 외국의 이능력자들은 한국 남녀랑 결혼해서 한국에 뿌리를 박으려고 하겠지. …이능력자만 그런 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이미 전 세계의 비행기가 한반도로 향하고 있다.
아예 어느 나라에서는 크루즈선을 보내서 저기 통영항에 정박시켜 숙소로 쓰겠다고 하더라.
“월드컵 기간, 이 나라는 애국촌이 될 거야.”
S급 이능력자 셋이 천하장사에게 깔리는 것도 애국이요.
아머드 태조의 앞에 아이돌 그룹이 함께 춤을 추는 것도 애국이요.
애국명장 도지환이 백설희를 비롯한 애국 파트너들과 함께 울릉도에서 지내는 것도 애국이니.
바야흐로, 모든 것은 건전하고 안전한 월드컵이 이루어지기 위한 국위선양의 사전 작업.
그리고 울릉도는 결사가 한국에서 이루어지는 월드컵의 정상 개최 및 결사의 우승을 위한 전초기지가 되리라.
정확히는….
“설희 씨. 짐 챙겨. 그리고 분신 말이야, 살짝 배 나온 상태로 여기 부산 집에 놔둬야 할 것 같아.”
“…왜?”
“그야 당신이 본체로 나랑 같이 울릉도에 짱박혀야 하니까. 애국명장을 지키기 위한 섬으로.”
전 세계.
모든 운동남 운동녀들이 도지환을 노리고 있다.
북한은 멸망했다.
민지영이라고 하는 한 여인의 트롤링으로, 평양에서 핵폭탄이 터져 수뇌부가 모두 죽었다.
만일 한국에 광익공을 비롯한 S급 이능력자가 없었다면, 한국의 국경은 통일 신라 시대와 같아졌을 것이다.
수 km에 이르는 크레이터가 생긴 평양을 기점으로 하여, 대동강과 원산만까지 국경을 넓혔을 테지.
위로는 중국과 러시아가 다 먹어버리고.
하지만 이 한국은 압록강까지 북진하는 데 성공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개입을 차단하고, 다른 나라에서 함부로 개입하지 못하도록 평양에 광익공을 보내는 걸로 한반도를 사수했다.
그리하여 북한의 땅을 사수하는 건 성공했지만, 그 뒤에는 과연 어찌 되었는가?
땅의 주인? 없다.
‘옛 북한 땅’이라고 부르고 있는 한반도 북부 지역은 그저 괴뢰 집단이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었을 뿐, 북괴의 도장이 찍힌 땅문서는 그저 간첩 신고의 포상금일 뿐이었다.
그렇다면 그 땅에 사는 사람들은?
땅의 주인은 법적으로 아무도 없던 것으로 치부하더라도, 그 위에 사는 사람들은 어찌 되었는가?
셋으로 나뉘었다.
1/3은 평양에서 죽었다.
뭔가 인류가 손을 쓸 틈도 없이, 핵폭발에 휘말려 시체조차 남지 않고 모두 소멸해버렸다.
그건 분명 유사 이래, 한반도에서 일어났던 최악의 사고라고 할 수 있겠지.
그리고 1/3은 봇짐을 챙겨 위로 떠났다.
아무리 한국이 세계 제일의 국가가 되었다고 한들, 그들은 확신 아닌 확신을 가지고 중국과 러시아로 망명했다.
자신들이 한국으로 들어가더라도 결코 좋게 살 수는 없을 거라는 확신.
말투를 숨기고 고향을 숨기고 모든 걸 숨겨 신분을 세탁해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방법도 있었겠지만, 그들은 좀 더 자신들의 삶에 익숙한 중국-만주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그리고 남은 1/3.
그들은 한국인이 되기로 했다.
괴뢰국이기는 했지만, 일단은 그래도 나라라고 생각하고 살아왔으니, 한국에서 올라온 이능력자와 행정 요원들에게 눈물로 읍소하며 도움을 요청했다.
살려달라.
살게 해달라.
뭐라고 불러도 좋으니, 일단 죽이지는 말아달라.
북한이 멸망했으니, 그들이 강제로 구금하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던 옛 북한 주민들을 결국 대한민국 정부는 받아들였다.
-동포여! 어서 오시오. 우리는 한 민족으로, 앞으로 함께 이 한반도에서 살아갑시다!
(난민 천만 명 갑자기 늘어난 거 에반데.)
겉으로는 웃지만, 뒤로는 쓰린 속을 소주 한 잔으로 달랠 수밖에 없었다.
소위 ‘통일비용’이라고 하는 것이 갑자기 나가게 생겼다.
옛 북한 땅을 개발하고 복구하며, 그 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세금이 투입되게 되었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히어로들의 간곡한 노력 끝에 옛 북한 사람들은 하나둘 한국에 스며들 수 있었다.
해그늘의 거머리들이 빨갱이니 멸북인이니 뭐니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기는 했지만, 우리의 착한 히어로들은 어린 시절 초등학교에서 배운 통일교육에 충실했기 때문.
-북한 망해서 빈 땅이 될 줄 알았으면 히어로들에게 북한이 한 민족이라고 교육할 게 아니라 멸공을…. 읍읍, 당신들 누구야?!
해그늘의 모 관계자가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하더라.
-내가 뭐 틀린 말 했어?! 거기 사람들 있어봤자 아니야! 걔들이 세금을 내냐?! 그냥 세금만 축내는 버러지들 아니야! 정부는 북거지들 이팝 먹이는 데 헛돈 쓸 바에, 차라리 그 돈으로 도로나 새로 깔아라!!
말하고 싶은 건 이 세상에 그런 관점을 가진 이들도 분명 존재한다는 것.
서울역 노숙자들에게 무료 봉사로 음식을 나누어주는 봉사심으로 난민들을 성심성의껏 보살피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차라리 평양 터질 때 같이 터지거나 저기 중국으로 올라가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여러 가지 사건사고가 있기는 했지만, 현재의 옛 북한 땅은 어떻게 되었는가.
-빈 땅에 내가 알 박으면 임자지!
부동산 광풍을 일으켰다.
-해그늘이 그랬잖아! 여기 허름한 건물들 다 부숴버리고, 30층 아파트 지으면 딱이라고!
-이게 재개발이지. 서울에 있는 깡촌 재개발한다고 수천억 태울 바에는, 차라리 북한을 재개발하는 게 훨씬 더 싸게 치겠다!
-공장 돌려! 중장비 기차에 싣고, 우리는 개성으로 간다!
비어있는 땅.
땅 주인은 정부.
-정부는 북한 땅을 풀어라!
-정부는 북한 땅을 풀어라!
-정부는 도토리를 풀어라!!
돈 좀 가지고 있다 하는 이들이 모두 정부를 상대로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땅을 사기 위해서.
-멸망한 북한 땅인데 공시지가가 이게 무슨 말이냐!!
-북한 땅을 구매하는 사람에게는 취득세도 면제해주고 그래야 하는 거 아니냐? 누가 그 맹지를 그 돈 주고 사겠음ㅋㅋ
그리고 그 여론은 그간 ‘거머리’들이 만들어왔고, 그에 관련된 법은 본격적으로 마련되기 시작했다.
-아니, 국토부 의원이 저기 황해도에 땅을 사들인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저희 조모께서 황해도 출신이고, 그곳은 제 아버지의 고향으로….
-아니, 거기서 그 카드를…?
정치인들마저도 반쯤 공개적으로 비어있는 북한 땅에 입맛을 다시기 시작하고 있는 때.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는 자들이 있었다.
감정에 호소해도 가능하고, 이론적으로도 가능하고, 관습적으로도 가능하고, 무엇보다도 ‘한반도 감수성’으로도 북한의 땅을 챙기는 게 가능한 이들이 있었다.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을 당장 추진하라ㅡㅡㅡ!!!
-6.25 전쟁에서 헤어진 우리 할아버지를 찾습니다…!
이산가족.
인류 역사가 바뀐 건 대격변 이후.
분단과 전쟁으로 인해 한 가족이 남북으로 쪼개졌던 역사는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결사가 해그늘의 회장을 처리했다고 하더라도, 해그늘이 그간 뿌렸던 욕망의 잔재는 여전히 전국에 남아있다.
바로 이곳, 강원도 북부-DMZ 너머처럼.
강원도, 고성군 북부.
“금강산을 이렇게 직접 눈으로 보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
나는 허름한 도로를 바이크로 달리며, 내 등 뒤에 태운 흑발의 여인에게 말을 건넸다.
“어떻게 생각해?”
“딱히….”
“감상이 참 부족하군.”
“벌써 여기 다섯 번이나 와봤단 말이야.”
백설희는 검게 물들인 머리칼을 만지작거리며 퉁명스레 입술을 삐죽였다.
“모처럼 울릉도 들어가서 며칠 쉬나 싶었더니, 바로 하룻밤 지내고 뛰쳐나오는 건 무슨 짓이야?”
“소방관이 불 끄러 나오는 짓.”
“…뭐, 화재 사고는 시도 때도 없이 발생한다고 말하고 싶은 거야?”
그간 백설희와 계속 같이 지내서 그런가.
“당신이 처형하거나 처리할 빌런들이 사고 치는 건 때와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는다고?”
“그래.”
울릉도 펜션에 짐을 풀고 월드컵을 기다렸어야 할 우리가 왜 지금 DMZ를 넘어 금강산 도로를 달리는가.
그건 한 가지, 소식을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
“설희 씨. 알박기가 뭔지는 알지?”
“…어떻게 하지? 나, 너무 유미르균이 머리에 달라붙었나 봐. 다른 걸 생각했어.””
“말해. 뭘 생각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