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626)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627화(616/668)
“S급 늘어나면 장땡인 거야? 이 나라는 이래도 되는 거야?”
“누구도 S급 아이 임신하겠다고 공언해서 임신 은퇴 해놓고는, 그런 말 하면 되려나?”
“으윽…!”
이미 백설희가 논리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
“지금까지 도지환이랑 애국하면서 재미 그렇게 봐놓고서는, 다른 사람이 슬쩍 사흘 밤 챙기려고 하니까 그것마저도 견제할 셈?”
“내가 뭘 맨날 얘랑 애국할 거라고 생각하고 그래? 그건 내가 아니라 유미르거든?”
“하지만 23세 부산대학교 군필 복학생 모태솔로 도기우 씨는 C급 이능력자 유미르 학생보다는 SS 급으로 각성해서 임신까지 한 백설희 씨를 더 생각하기 마련이지. ‘얼마나 박아댄 거야’라고.”
“나보다 걔가 더 많이 박…!”
“미안하지만 세간의 인식은 네가 유미르 생각하는 딱 그 정도인걸.”
애국적으로도, 이능력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이미 백설희는 성지은을 이길 수 없다.
“내가…미르급이라고…?”
“옆에서 얘가 커뮤니티 정보 같은 거 다 걸러주니까 괜찮은 거지, 너는 이미 인터넷에서는 네가 생각하는 ‘유미르급’이야.”
“아, 아앗…! 그럴 리가…! 히어로 위키에 있는 내 항목에는 그런 정보가 없는걸…!”
“괜찮아.”
나는 불안해하는 백설희를 뒤에서 끌어안았다.
“어차피 S급 낳으면 다 해결되는 일이야. 그거 다 SS급 임산부 상대로 S급 낳지 못하게 하려는 저기 외국계 IP 분탕족들이었거든.”
“정말…?”
“그래. 농담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이거 진짜야. 네 히어로 위키 페이지에 말이지, 주모들이 4교대로 근무하는 경우도 있다? 네 ‘임신’ 항목에 반달하고 테러하는 걸로 네 멘탈에 금이 가게 하려는 사람들 방지하려고.”
“…….”
그런 존재가 있다는 걸 아는 건 멘탈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 악의 가득한 문구를 직접 보고 듣는 게 멘탈과 태교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
“다른 나라의 S급 임산부를 상대로 VPN 켜고 들어와서 그러고 싶을까….”
“거머리들이 하던 짓을 고스란히 당하는 거긴 해.”
“거머리들이 그랬어? 해외 이능력자 임산부들 상대로 멘탈 공격하고?”
“그래야 이능력자의 희소성이 올라가니까.”
“……좀, 그렇네.”
유미르도 그렇지만, 백설희도 사회의 어두운 면에 관해 어느정도 역치가 생겼다.
“그런 사람들, 확 얼려버리는 게 사회적으로 이득 아닐까?”
“오. 조금만 더 나아가면 결사 간부가 될 수 있겠는걸.”
“나도 아예 부캐 만들까 봐. 아, 그럼 나 결사 간부 말고, 선비탈 아내 할래.”
“…….”
노골적으로 자기 욕망을 드러내는 백설희의 말에 성지은은 입꼬리를 비틀며-
“내가 먼저 입찰한 선비탈 아내 자리를 어딜 넘봐?”
“뭐라고?”
“선비탈 아내는 나야. 꺼져.”
…갑자기, 부캐의 정실 선언을 해버렸다.
“너 선비탈이랑 대치했잖아. 나도 부캐 키울 거야. 지하여장군 같은 거 하나 만들어서, 선비탈의 정실이 될 거라고.”
“이게 미쳤나….”
“미친 건 도지환 애국인 메인 포지션 잡고도 다른 거 또 욕심내는 너지. 야, 백설희. 너 그렇게 욕심내다가 혼쭐난다?”
“혼쭐? 내가 임신해서 아이 걱정하느라 좀 그래서 그렇지, 너랑 나랑 전력으로 붙으면 누가 이길 것 같아? 너? 아니지, 내가 이겨.”
“나도 임신하고 싸워도 내가 너 정도는 가볍게 이기거든?”
그렇다.
이 둘이 서로 성향이 맞지 않는 것도 있지만, 서로를 향해 이렇게 날을 세우는 근본적인 이유가 하나 있다.
“현역 시절에 내가 이상한데 계속 불려가서 그렇지, 나도 너처럼 전투기술 연마했으면 그때부터 이미 이겼다고. 알았어?”
“지금도 마찬가지인 것 같은데? 처녀 귀신 되어서 죽었다 살아났다고 해도, 그게 나를 넘어섰다는 말은 아니잖아?”
“궁기랑 합일한 도지라이더한테 발린 주제에!”
“발린 적 없는데? 그냥 교착 상태에서 얘가 자리를 이탈한 건데?”
라이벌 비슷한 거라서.
빙결 술사라 여름 빼고는 주로 빌런 퇴치 등에 동원되어 대인전 기술을 연마할 시간이 많았던 백설희와 달리.
-뭐? 전투 훈련? 그 시간에 아파트 한 채라도 더 지을 생각을 해!
-사람 죽이는 기술 배우는 것보다 사람 살리는 기술이 더 중요한 법인 거 몰라?!
성지은은 대인전 기술을 현역 시절에 많이 익히지 못했다.
본인의 의지보다는 정부의 의지가 더 강했으니까.
하지만.
“그래서 백설희 씨가 잘하는 게 뭔데? 해그늘 본사 건물 얼어붙게 만드는 거? 당신, 나보다 잘 세워?”
“흐, 흥…! 당연하지! 다른 건 몰라도 내가 세우는 것만큼은 너보다 더 잘하거든?”
“어머, 그래? 그럼 물어볼까? 있잖아. 누가 더 잘 세워?”
“건물 세우는 이야기라면 당연히 혼돈 쪽이지.”
백설희가 딱히 배신감 가득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거나 그런 건 없다.
말하기 전에 이미 ‘건물 세우는 것’이라고 못을 박았으니까.
“그러면 다른 건?!”
“글쎄. 뭘 세우라는 건지 잘 모르겠는걸.”
“도깨비방망이!”
“도깨비방망이야 항상 서 있는 거니까.”
“야!!”
백설희가 내 팔을 주먹으로 쿡쿡 두드렸다.
“이건 자존심 문제야! 어서 대답 안 해?”
“이게 자존심까지 걸어야 할 건가…? 그 정도인가?”
“나한테는 그 정도야. 대답해. 어때?”
“음. 그야 당연히.”
나는 결사워치를 두드려, 일정을 확인했다.
“검은 소가 더 잘 서는지 흰 소가 더 잘 서는지, 그건 직접 비교를 해봐야 알지.”
마침, 딱 알맞게 시간이 되었다.
“호텔 체크인하러 가자. 혼돈. 예약은?”
“당연히 둘…. 농담이야. 셋으로 했어.”
성지은은 백설희를 향해, 씩 입꼬리를 비틀며 자신의 결사워치를 두드렸다.
“Guest, Three People. Okay?”
“……Call.”
우리는 호텔로 향했다.
금강산에는 호텔이 있다.
북한이 멸망하고 난 뒤, 해그늘은 곧장 금강산의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부지를 사들여 해그늘 호텔을 세웠다.
그렇다면 이 해그늘 호텔은 몇 성급 호텔일까?
저기 경기도 외곽이나 인천, 아니면 다른 곳에 있는 해그늘 호텔처럼 겉으로는 4성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 서비스는 3성보다 못한 급의 호텔일까?
전혀.
-금강산은 돈이 된다!
해그늘은 자본주의의 노예고, 돈이 되는 구석이라면 어떻게 해서든 수익을 만들어냈다.
-금강산에 호텔 지어! 처형부대랑 저기 죄수들 데리고 가서 건물 때려 부수고 다시 지어!
-뭐? 정부? 그건 내가 직접 협상한다!
최호정은 금강산 개발 사업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호텔 최대한 좋게 만든 다음, 1박에 대충 천만 원 받으면 되는 거 아니냐!
김치 프리미엄.
북한 프리미엄.
금강산 프리미엄.
그 모든 것을 하나로 모아, ‘재벌만 갈 수 있는 호텔’처럼 만들었다.
심지어 일반 해그늘 호텔과는 이름부터 다르게 만들었다.
일반 자동차와 프리미엄 자동차의 엠블럼이 다른 것처럼, 해그늘은 금강산 호텔을 일반인이 소위 ‘적금을 깨야’ 1박을 할 수 있는 그런 호텔로 만들었다.
즉.
시설 하나는 일반 해그늘 호텔과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나다는 것.
이름부터 감히 ‘광익정’이라는 식으로, 한국적인 감성에 광익공의 색을 담은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호텔이다.
겉모습은 초고층 건물이지만, 내부 디자인은 한국적인 형태.
UCC 사이트에서도 ‘광익정 다녀왔습니다’라는 후기 영상을 올리기만 해도 족히 100만 뷰는 기본으로 찍는다는 초호화 금강산 뷰 프리미엄 호텔.
“와…. 여기 스위트룸이야? 무슨 궁궐인 줄 알았어.”
“궁궐 맞아. 호텔 꼭대기 밑밑층이지만.”
“여기, 예약하려면 얼마나 들어…?”
“풋.”
성지은이 예약한 해그늘 스위트룸의 가격은 놀랍게도-
“0원.”
“……뭐?”
“호텔 최대 주주인 본사에서 이사가 온다는데, 당연히 스위트룸 내어놔야지.”
“…….”
“뭐. 왜. 부산에서 세종섬까지 다리도 놓아주고 그랬는데, 죽어서도 이 정도 호사 못 누리면 그건 너무 억울하잖아.”
“그, 그건 그렇지만….”
백설희는 소파에 앉아 종이로 감싸인 양갱을 벗겨 먹는 성지은을 보고 형언할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당신들, 안 그런 척하면서 제일 알짜배기는 다 빼먹는 거구나…?”
“당연하지. 주모랑 사람들 챙겨주는 돈은 어디 땅에서 파서 나오는 건 아니잖아.”
퍼주려면 돈이 있어야 하고, 그 돈은 그냥 만들어내는 게 아니다.
“이런 거 팔아서 돈 버는 거지. 혼돈. 몇 박이라고 했지?”
“3박 4일. 사흘 밤이니까, 당연히 3박 4일이지.”
사흘 밤.
즉, 공식적으로 도지환은 블랙 라이더에게 세 밤을 쥐어 짜인다.
“최소한 각성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어? 아무리 비밀리에 이루어지는 작업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사흘 정도는 내가 챙겨야지.”
“그게 당신 본심이야?”
“어머, 설희 씨. 진짜 본심대로라면 설희 씨는 이 방에 있지도 못 했어?”
“끙….”
백설희는 손으로 머리를 만지작거렸다.
확실히 성지은의 말대로, 성지은이 굳이 백설희를 위해 숙박 인원을 ‘3명’이라고 적을 필요는 없었다.
“내가 마음만 먹었으면 얘 설득한 다음, 설희 씨는 그냥 부산에서 혼자 침대에 누운 다음 패배자로 위만 보면서 독수공방하게 만들 수도 있었다고.”
“으….”
“나에게 감사하도록. 백설희 씨. 내가 진짜 싫었는데, 그래도 당신 배려해주는 거야. 알겠어?”
“……흥.”
“고맙다고 인사도 안 하네.”
“나 부른 거, 당신도 나 이용하려고 그런 거잖아.”
백설희는 성지은과 마주 앉으며 양갱에 손을 올렸다.
“당신. 혼자서는 지환 씨 감당 못하지?”
“…….”
“혼자 상대하기 껄끄럽고, 동생들 불러서 하기에는 쪽팔리고. 그래도 그나마 ‘친한’ 사람이 나니까 나를 부른 거 아니야?”
“뭐, 뭐래?”
성지은이 코웃음을 치며 이죽거렸다.
“내가 혼자서 사흘 밤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으니까 당신을 불렀다고? 내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인 당신을?”
“내가 도지환한테 마구 유린당하는 걸 눈으로 직접 보고 싶어서 그런 거겠지. 아니면 하룻밤 정도는 나한테 맡기고 자기는 쉬려고 한다거나.”
“…….”
“내가 너를 모를 것 같아?”
아무래도 같은 나이로 현역 때 같이 활동했던 ‘악우’같은 사이라서 그런지, 서로 속에 담겨있는 본심을 꺼내는 게 장난 아니다.
“너, 나보다 못하잖아. 맞지?”
“…….”
“이야기는 주연이한테 들었거든?”
“이 개….”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