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635)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636화(624/668)
“드디어 찾아냈다…! 드디어, 나를 ‘공감’해주는 자를 찾아냈어! 자, 도깨비여! 그러니 거두어라! 저 남자에게, 저 악마에게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한 말을 거두어들이는 것이다!”
[거절한다.]“뭐…?”
[네 소원은, 들어주지 않겠다.]“……!!”
악마가 무언가를 깨달은 듯한 얼굴로 입을 떡 벌렸다.
“그, 그래…! 그렇지! 그 또한 나의 소원이지! 그렇다면, 너를 ‘설득’하면 되겠군! 왜 저 남자의 소원을 그냥 들어주면 안 되는지!”
악마는 손뼉을 치며 나를 향해 활짝 웃었다.
그 웃음이 너무나도 순수한 아이 같아서, 등골이 조금 서늘해졌다.
“저 남자는 남의 나라 자원을 멋대로 훔친 쓰레기다!”
[인정한다.]“그런 남자가 아무리 자기 여자를 위해 애쓰는 남자라고 해도, 결국에는 범죄를 저지른 자다!”
[범죄인지 아닌지는 법적으로 다퉈봐야 하겠지만, 일단 그 과정을 생각하고 재판 결과만 두고 본다면 범법 행위라는 것. 인정한다.]“그렇지!!”
스윗한남은 분명 잘못을 저질렀다.
“마나가 담긴 꿀을 섭취하는 걸 참지 못하고 공공장소, 그것도 케이블카에서 꿀을 이용해 아주 문란한 짓을 저질렀다! 그것도 매국적인 행위로!”
[매국이라고?]“미래의 가능성을 낳는 행위라면 정상참작이라도 할 수 있었겠지! 하지만 저들은 그러지 않았다! 월드컵 경기를 위해…저들은 앞으로 하지 않았어!!”
[…….]과연.
행여나 임신이라도 하면 백설희-김윤지-윤이선과 같이 임신은퇴를 해야 할 수도 있으니, 임신을 하지 않는 방법으로 그렇게 관계를 맺은 걸까.
[그건 몰랐군.]어쩐지 악마가 이렇게 빨리 튀어나오나 싶었더라니.
어쩐지 남자가 너무나도 쉽게 악마가 되어버리더라니.
[이탈리안 입장에서도 매국행위는 못 참지. 글로벌 적으로.]“그래! 이들은 그저 강해지고자 하는 욕망만 가지고 있었을 뿐이다! 다른 나라의 자원을 훔치고, 공공장소에서 문란한 행동을 하며, 심지어 그 행위마저도 미래의 가능성을 낳지 못하는 짓! 그런 짓을 저지른 이들에게 그들의 소원을 그냥 들어준다고? 나는 그런 거, 용납할 수 없다!!”
악마가 나를 향해 한 손으로 삿대질을 하며 소리쳤다.
“그러므로 나는 선언한다! 그대는 그런 식으로 소원을 들어줘서는 안 된다! 그냥 해달라고 하는 자들에게도 소원을 들어줘서는 안 되는데, 미래의 가능성을 모독하고 이 땅-한반도의 자원을 함부로 훔쳐간 저 파렴치한 자들이라면 더더욱!”
[여러모로 아웃이라는 이야기군.]악마가 보기에, 저들은 소원을 들어주기 아까운 존재라는 말.
[그런데 말이다. 나는 여기에서 두 가지를 말하고 싶군.]“뭐…?”
[하나. 네가 아무리 좋은 말로 포장을 한다고 해도, 네가 바라는 건 결국 소원을 빈 인간의 파멸이 아닌가?]내가 대금을 도깨비 방망이로 바꾸며 겨누자, 악마의 얼굴이 웃은 채로 굳어가기 시작했다.
[너는 그런 자들의 소원을 안 들어주지 않아. 오히려 들어주지. 최호정이 그러했던 것처럼, 그들에게 아무렇지 않게 소원을 이루어주고자 한다.]“…….”
[그리고 그 소원을 왜곡하고 곡해하지. 소원의 정도에 따라 파멸의 정도가 다르거나, 혹은 그 소원이 이루어지기는 해도 엉뚱한 방향으로 이루어지거나.]“……흐.”
악마는 점차 기괴한 얼굴로 웃기 시작하며.
[너는 그저, 소원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자의 파멸을 보며 즐길 악질 유열충일 뿐이다.]“유…열…?”
내가 한 말에, 깨달음을 얻은 듯 히죽거리기 시작했다.
“아아, 그런가. 감사한다. 도깨비여. 나는 드디어 나를 정의할 단어를 찾아내었으니. 다른 누구도 아닌 그대의 입을 통해, 나는 나 스스로를 정의하겠노라.”
악마가 나를 향해 두 손을 뻗으며, 한쪽 무릎까지 꿇으며 내게 무언가를 바란다.
“내 이름을 불러라, 악마여!”
[…유열의 악마.]“우오오옷ㅡㅡㅡ!!”
악마는 두 팔로 자신을 끌어안으며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다.
“아, 아아…. 지금까지 그 어떤 이야기를 찾아봐도 알 수 없었던 걸, 드디어 나는 나 스스로의 존재를 언어로서 증명할 수 있게 되었구나…!”
아마, 유열이라는 단어를 몰랐을 것이다.
유열물이라는 건 사람들의 멘탈을 건드리기 쉽고, 그런 건 당연히 검열삭제 되기 마련이니까.
졸지에 이 소원 들어주는 악마를 ‘유열의 악마’라고 부르게 되었으니-
[굳이 유열의 악마니 뭐니 하는 것보다, 짧게 유열충이라고 하도록 하지.]“아앗…! 뭔가 한국적인 이름…! 유 씨 성에 이름이 열충이라니. 굉장하잖아…!”
[…….]아무래도 생각보다 유열충이라는 이름이 더 마음에 들었나보다.
무슨무슨 충이라는 단어는 기본적으로 멸칭이지만, 그것 마저도 즐기는 자-악질에게는 그런 호칭을 통한 공격이 통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자들에게, 분명한 거절의 의사를 내비칠 수는 있다.
[나는 유열충이 싫다.]“…….”
[이야기에서나 즐기는 게 좋지, 현실에서 그런 식으로 유열을 즐기는 자들은 좋아하지 않아. 인간의 기대감을 가지고 장난질을 하며, 사람의 행복을 순식간에 나락으로 처박는 자들은 말이야.]0/3/2 앞비전 제일 잘난 마법사보다 더 악질은 5/1/2 포탑 풀채굴로 라인전을 이겨놓고는 갑자기 한타에서 일부러 던지기 시작하는 패작충이다.
나는 꿀통을 멈춰있는 남자에게 던졌다.
[내가 저 소원을 그냥 들어주겠다는데, 네가 왜 참견질이냐?]“……!”
[내가 소원을 들어주겠다는데, 네가 왜 나한테 일해라 절해라 하는 거지?]“그건, 틀렸-”
[아니. 틀리지 않았다.]파ㅡ앙!
꿀통이 폭발한 순간, 남자는 마비가 풀렸다.
[유열충. 너는 인간을 믿나?]꿀빨러가 눈을 뜨고, 다시 그 손에 벌집이 들린 순간.
[나는 인간을 믿지 않아.]그는.
[대신, 내가 믿는 걸 믿지.]스윗한남은, 꿀이 잔뜩 남은 벌집을 들고 하늘을 날기 시작했다.
[내가 믿는 건, 사랑이다.]자신의 여왕벌을 향해.
“끼아아아아아악!!”
유열충이 비명을 지른다.
잘못된 소원으로 파멸하는 이들의 비명을 들으며 웃고 즐겨야 할 자가, 정작 본인 스스로 비명을 지른다.
“무슨, 무슨 짓을 저지른 거냐! 네놈이 지금 무슨 짓을 저지른 건지 알고 있느냐!!”
[소원을 들어줬다.]당연히, 나는 내가 한 행동을 잘 알고 있다.
[무상으로.]“으아아악!!”
유열충이 몸을 비틀며 괴로워한다.
저 악마의 시선에서 보면 내가 하는 행동은 신발을 신고 현관을 넘어간 걸로도 모자라, 아예 그대로 신발을 신고 침대 위로 올라가는 행동과 다를 바가 없겠지.
…생각해보니, 그거 완전 쓰레기 짓이 아닐까?
‘그래서 빌런이지.’
악마를 상대로 평화를 가져오려면, 저 유열충을 상대하기 위해서라면 신발 신고 침대에 올라가는 걸 넘어 그 위에서 마구 뛰어놀 수도 있다.
“소원을 들어주더라도, 들어줄만한 가치가 있는 자의 소원을 들어줘야지!!”
[그걸 정하는 건 네가 아니다. 나다.]“이 자식!!”
[나는 네 소원도 들어줄 수 있는 존재다. 네 소원이 내가 생각하기에 합당하다고 생각된다면.]아무 말이나 하면서 성지은이 ‘궁극기’를 사용하기를 기다리는 순간.
“뭐?”
유열충이 행동을 멈췄다.
“방금, 뭐라고…?”
악마들이 다 그렇지만, 예상 외의 부분에서 정신적으로 한 번 크게 찔린 모양이다.
“내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네 소원이 내 이해관계와 일치한다면, 무상으로 소원을 들어주지 못할 것도 없지. 그게 나의 이득이 된다면.]도깨비방망이로 발현되는 이능력은 ‘물질창조’.
당연히 나는 마력과 상상력만 있으면, 그리고 의지만 있으면 누구에게나 제법 그럴싸한 물건들을 만들어 줄 수 있다.
호랑이에게 쫓기는 오누이에게 동앗줄을 대신 만들어 내려줄 수도 있는 것이며.
연회장에 가지 못하는 가난한 여인에게 화려한 옷과 유리구두를 선물해줄 수도 있다.
“그렇게 소원을 들어줘서 네가 얻는 건, 네 이익은 뭐지?”
[알고 싶나?]“…결사가 지배하는 세상? 악마가 모두 사라진 세상?”
[알고 싶다면.]나는 하늘을 가리켰다.
[저 하늘의 별이 된 두억시니에게 가서 물어봐라.]“……두억시니를 우주로 보낸 건가?”
[아니.]그리고 도깨비방망이를 움켜쥐며, 유열충을 향해 겨눴다.
[지옥에 가서.]“!!!”
구구구.
아래에서 빠르게 솟구치는 돌무덤.
솟대처럼 높이 솟아오른 돌덩이는 유열충을 가운데에 두고 원형을 그렸다.
“시간 잘 끌었어, 도 과장.”
내 아래에 숨어있던 성지은이 밖으로 나왔다.
“제법 시간이 많이 필요했는데, 제대로 시간 잘 끌었네.”
[악마들이 다들 적당히 말 붙이고 그러면 낚이더라고.]언제나 그렇다.
내가 악마를 상대로 그냥 말을 붙이고 대화를 하는 건 그냥 대화에 목적이 있는 게 아니다.
시간을 벌거나, 약점을 찾거나, 아니면 대화를 통해 멘탈을 흔들거나.
이번에는 첫 번째로, 내가 대화를 하는 사이 성지은이 대규모 이능력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 이건….”
“조형. 테트라포트.”
파캉!
솟아오른 솟대에서 각각 나뭇가지가 뻗어나가듯, 프랙탈처럼 뻗어나간 대리석의 줄기가 순식간에 유열충을 결박했다.
“…….”
그는 마치 방파제 테트라포트에 떨어져 갇힌 사람처럼, 전신 골격이 성지은이 만들어낸 대리석 구속구에 갇혀 꼼짝도 하지 못했다.
“몸을 빼낼 수 없을 거야. 마력으로 압박하고 있는 중이니. 파괴도 안 될 거야. 금강산 지하에 있는 대리석을 긁어모아서 만든 순정이니까.”
대화가 길었던 만큼, 그만큼 성지은은 구속의 이능을 만들어내기 위해 집중하고 또 집중했다.
“놓치지 않아. 유열의 악마.”
“…..흐.”
유열충은 헛웃음을 흘리며 앞을 눈으로 가리켰다.
“도깨비. 네가 한 말은 시간벌이였겠지만…적어도 네 말에는 거짓은 없었다.”
[그래서?]“그 말이 진심이라면, 아무래도 저걸 보면 멘탈이 깨질 것 같은데.”
유열충은 뭔가 새로운 장난감을 발견한 것처럼, 반대쪽 케이블카를 가리켰다.
“보라. 네가 믿는 사랑이 어떻게 되어가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