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642)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643화(631/668)
“이거, 꽤나….”
[다리 절고 있는 것 같은데. 각성의 부작용인가?]“…했네, 했어.”
양다린은 마력적 필터링으로 다리를 절고 있는 자신을 보며 어딘가 희열을 느꼈다.
그리고는 유열충의 시선과는 다른, 금강산 호텔에 몰래 잠입한 강원도 모 사이버 렉카의 방송 댓글 창을 훑으며 등골에 전율이 일어났다.
-애국명장이 기어이 유부녀를 건드렸구나!
-오늘부터 도지환을 쬬지환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본인이 유부남이라고 유부녀 건드리는 클라스…. 심지어 서양 백마….
노골적인 성희롱이 가득했지만, 양다린은 그런 성희롱조차 괜히 우스웠다.
-남편 어또케…. 이능력도 잃고, 히어로 자격도 잃고, 요람도 잃고, 심지어 아내까지 잃었네….
-말 그대로 젠로스.
그 기반은, 분명 쾌감.
-뭘? 잘 된 거지. 저 남자한테는 아까운 여자였던 거야.
옛 남편으로부터 해방되어 새롭고 젊은 남자를 만났다는 걸 바라보며 느끼는 대리만족.
그 끝은 저기, 갑자기 카페테리아로 돌진하는 한 남자를 보며 절정에 다다랐다.
[자기!!]카페테리아에 앉은 두 남녀를 향해 달려오는 노인.
[지금 뭐 하는 거야! 왜, 왜 그 남자랑 같이 있는 건데!!]그 모습은 최호정이었고, 양다린은 절박한 표정으로 영상 속 자신에게 매달리는 본인을 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경비.] [여보!!] […실망이야, 당신. A급 히어로, 밀라니오와는 이제 끝이야.]차갑고 딱딱한 목소리로, 영상 속 양다린은 최호정에게 분명히 통보했다.
[당신이 정말로 나를 사랑했다면, 순순히 저를 놓아주세요. 그게 아니라면, 당신은 나를 사랑한 게 아니라 그저 자기 옆에 놔두기 좋은 핸드백으로 들고 다녔을 뿐이란 이야기니까.] [자, 자기…!] [커피에 얼음이 녹았네. 그럼 이만.]영상 속 양다린은 얼음 컵에 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원샷으로 다 마시며, 맞은 편에 앉아있던 도지환에게 다가가 그와 팔짱을 꼈다.
[자, 자기….]털썩.
무릎을 꿇는 최호정의 모습이 다시 변했다.
믿기지 않는 얼굴로, 절망하고 좌절하여 금방이라도 목숨을 끊을 것 같은 얼굴의 이탈리아 남자는 자기 가슴을 쥐어뜯기 시작했다.
[크, 으으…!]그리고 모두가 걱정했다.
순간적으로, 행여나 ‘악마’가 되는 게 아닐까.
“…젠로스 했는데, 악마는 무슨.”
피식.
그 생각이 닿기라도 한 걸까.
[으아아아악ㅡㅡㅡ!!]밀라니오였던 남자는 그저 거칠게 숨만 내쉬며 절규할 뿐, 악마가 되지 못했다.
[불쌍하네. 아내도 한국 남자에게 빼앗겨, 그렇다고 악마가 되지도 못해. 심지어….]유열충은.
[이탈리아에서는 A급 둘보다 S급 한 명이 더 낫다고 판단해버렸잖아. 이야, 인생 끝났네. 아, 아아….]달뜬 목소리로, 거칠게 호흡을 내쉬기 시작했다.
[한 인간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막장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다니…. 기껏 구해준 척하면서 이런 식으로 해버리다니, 이 무슨 악마 같은 짓…!]“…저거, 혹시 연기는 아니야?”
[무슨 소리? 화면으로 봐서 그런가 본데, 현장에서 직접 보면 느낌이 다를걸? 저게 연기면 내가 악마 때려치우고 말지.]“…….”
양다린은 유열충의 말을 들으며, 피식 웃기만 했다.
“그래, 그러셔.”
왜냐하면.
“나는 즐길 대로 즐겼으니까.”
자신이 다른 젊은 남자의 품에 안기는 걸 보며 절규하는 최호정의 모습을 본 것만으로도, 그녀는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바야흐로, ‘대리만족’.
“……다시는 이러고 싶지 않아요.”
파이렌체는 방에 들어오자마자 손으로 얼굴을 덮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기억을 봉인해버리고 이런 연기를…!”
“기억을 지워버리면 연기가 아니라 진실이 되어버리니까.”
밀라니오의 말과 행동, 그리고 고통은 연기가 아니다.
그 남자는 지금 일시적으로, 진짜 NTR 당한 고통을 느끼고 있는 셈.
“말했지. 악마를 잡기 위해서는, 악마보다도 더한 존재가 될 수 있다고.”
유열충을 잡기 위해서.
“나 도깨비는 신도, 악마도, 유부녀를 NTR 하는 금태양도 될 수 있다고.”
모든 것은.
“결사가 지배할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
그저, 연기일 뿐이다.
그 시각, 금강산 인근 모 교정시설 지하.
“오, 오오…!!”
백발의 청년이 눈을 빛내며 환희를 내지른다.
“마력이, 마력이 돌아오고 있어!! 크하하! 이것이 2차 각성인가! 이것이 진짜 내 힘인가!”
“아, 재미없다.”
청년을 바라보는 백발의 소녀, 유열충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손을 앞으로 뻗었다.
“회수.”
“…….어?”
사아아.
청년, 귀신의 몸에 잔뜩 깃들어있던 마나가 다시 밖으로 빠져나갔다.
“이, 이게 무슨…?”
“젠로스 했지만 모종의 루트로 힘을 되찾은 S급 이능력자-귀신의 반격. 음, 이거 재미 하나도 없겠네.”
“자, 잠깐만…! 나, 나에게 마력을!! 마력을 돌려줘!! 줬다 뺏는 게 어디 있어!”
귀신은 넘어지고서도 앞으로 달려가 유열충의 발목을 붙잡았다.
“제, 제발! 나에게 다시 힘을…! 악마가 되라고 하면 악마가 될게! 뭐든지 할 테니까!!”
“소원이 뭔데?”
“도깨비를 젠로스하는 것!!”
“아, 그래. 소원 들어줄게.”
짝.
“너 말고. 다른 사람이.”
“커헉…!”
유열충이 손뼉을 치자, 귀신은 그대로 바닥에 고개를 처박았다.
“너는 못 써먹겠다.”
“아, 아앗…!”
푸화아악!
귀신의 목에서 피 분수가 튀었다.
유열충은 자기 손에 튄 붉은 피를 손가락으로 튕긴 뒤, 건물 밖으로 유유히 빠져나와 밤하늘을 올려다봤다.
“으으읏. 뭔가 재미있는 거 없나…. 뭔가 도깨비를 크게 당황하게 할 그런 소원이.”
유열충은 금강산 호텔 방면으로 고개를 돌렸다.
제법 많은 마력이 옹기종기 모여있었고, 그들 중에는 이미 그녀가 한 번 재미를 본 이들도 있었다.
“확 죄다 악마로 만들어서 대규모 악마 잔치라도 열어버릴까?”
A급도 B급도 전부 악마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아니야, 아니야. 내가 왜 자기들 좋으라고 힘을 함부로 줘야 해. 강해지고 싶으면 노오오오력을 해야지, 노력을.”
그건 유열충의 신념과 맞지 않는 일.
“뭔가 재미있는 녀석이…. 음?”
끼이익.
호텔 로비에 새로운 자동차가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세 명의 여자는 자매처럼 보였고, 그들이 내리자마자 바로 운전석에 있던 남자도 함께 내렸다.
“오….”
남자는 순박한 얼굴에 맞지 않게, 큰 덩치를 가지고 있었다.
“쟤들…뭔가…. 오호라. ‘막혀있네?'”
유열충은 세 여자를 훑으며 입맛을 다셨다.
그리고는 두 손을 마치 카메라처럼 만들어 세 여자에게 각각 겨눈 뒤-
“다우트. 찰칵.”
스스로 사진기 소리를 내며, 손가락으로 만든 네모를 닫았다.
“으음….”
마치 음미하듯 무언가를 곱씹고는.
“…쳇, 뭐야. 암컷 다 됐잖아.”
단물 빠진 껌을 뱉어내듯, 입에서 공기를 뱉어냈다.
“소원이 셋 다 제일 빨리 임신해서 아이 낳기라니. 먼저 낳는 순서대로 서열 정하는 거야 뭐야. 한국에서는 연장자 우대? 나 참. …아이 건드리는 건 이쪽도 위험한데.”
유열충은 엄지로 입술을 만지작거리며, 다시금 호텔을 훑었다.
“아아, 정말. 그런 녀석 없나. 적당히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고, 스스로를 파멸로 이끄는데도 저지를….”
유열충이 생각에 잠긴 순간.
“말세야, 말세. 월드컵 출전 선수가 불륜이나 저지르고.”
유열충은 숲 언저리에서 손에 종이컵을 든 채 이야기를 나누는 호텔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렇게까지 강해지고 싶을까?”
“모르지. 원래 남의 떡이 더 맛있어 보이는 법 아니겠어?”
“그렇다고 자기 남편 버려?”
“혹시 알아? 파이렌체가 갑자기 월드컵 끝나자마자 한국으로 귀화하겠다고 선언할지도.”
“…….”
유열충은 귀를 쫑긋 세웠다.
“남편 버리고 된 S급이야. 그 욕망이 어디 거기에서 끝나겠어? 에휴, 나중에 어쩌려고 그러는 건지.”
“뭘?”
“남편 버리고 도지환한테 안겼는데, 도지환한테 먹버 당하면 개쪽 아니냐? 나라면 악마될 것 같은데. 먹버 안 당하려면 무슨 수를 써서든….”
“오.”
직원들의 앞에.
“그 말, 자세히 좀 말해볼래?”
유열충이 나타났다.
유열충을 NTR로 낚는다.
여러모로 누군가는 피를 토하고 쓰러지거나 하겠지만, 적어도 이 ‘스테이지’에 유열충을 끌어내는 건 성공했다.
“어때? 느껴져?”
“음…. 너 영체화 할 때랑 비슷한 느낌인데? 잡힐 듯 잡히지 않아.”
“제가 전자화하는 거랑 비슷한 것 같기도 합니다. 오로지 본인만 느낄 수 있는 그런 형태로 숨어다니는 것 같습니다.”
나는 악마를 인지했다.
악마 특유의, 그리고 유열의 악마가 가진 ‘악의’를 마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인간 중에는 그런 사람이 없어서 잘 모를 수 있어. 하지만 잘 감지해봐. 유열충은 남의 소원을 들어주는 대신, 반드시 잘못되는 소원을 들어주는 존재니까.”
“애초에 그럴 거면 소원 안 들어주면…으윽.”
“그런 생각을 해버리면 악마를 감지할 수 없다니까.”
그리고 그 감각을 백설희와 김윤지에게 인식시키도록 그들에게 각각 마력 감응을 훈련시켰다.
“악마의 감정을 이해해. 이 악마가 왜 이런 짓을 저지르는 건지. 어린아이에게 사탕을 준다고 약속해놓고,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어린아이가 우는 걸 즐기는 거라고 생각을 해봐. 아예 사탕을 줬다 빼앗는 거지.”
“으으으….”
“역시 히어로들이 이걸 이해하고 공감하는 건 무리인 건가.”
악마의 감성을 이해하는 건 빌런만이 할 수 있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