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645)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646화(634/668)
“내가 악마가 아닌 존재가 되라는 건, 나보고 죽으라는 건데?”
[죽으라는 것이다.]“…킥.”
유열충은 입꼬리를 비틀며 나를 비웃었다.
“그래? 그런데 어쩌지? 나는 아직 이걸로 끝낼 생각이 없거든.”
[어떻게 할 생각이지?]“설득하면 되지.”
짝.
유열충이 손뼉을 치자, 곧 방에 안개 같은 것이 형성되었다.
“어, 어어…?”
그리고 안개 너머에서, 익숙한 손이 빠져나오며 목소리가 들렸다.
[공간을 열었다고?]“보고싶어하는 간절한 소망이 닿은 거지.”
[과연. 그런 식으로 이용하는 건가.]“자기야!!”
안개 속에서 튀어나온 사람은 다름아닌 밀라니오.
“이, 이게 어떻게 된…?!”
“정말로 저 남자의 아이를 가지고 싶은 거야? 진심으로?”
“자, 자기?!”
“이미 너는 도깨비의 방망이에 유린되어 더럽혀졌는데?”
“!!”
악마가 밀라니오를 자극한다.
“이봐. 전 남편. 그거 알고 있어? 이 여자는 저 남자랑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크림 가득한 카르보나라도 한 입에 삼켜버렸다구우?”
“크, 크윽…!!”
“하얗고 걸쭉한 걸 뱃속 가득. 그리고 심지어…아메리카노도 찬 물에 얼음 둥둥 띄워 마셨다고. 이탈리아 사람이기를 포기하고, 한국인이 되기로 한 거지. 무슨 의미인지 알아?”
“그, 그건…!”
“고자가 된 이탈리안 페페론치노를 버리고, 한국산 청양고추를 퍼먹기로 했다는 거야. 아니지, 오이고추인가아…?”
악마는 나를 향해 음흉하게 웃으며, 마비된 파이렌체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네 아내는 이미 한국인의 첩이 되기로 했다는 거야. 이탈리아를 버리고, 한국인이 되어 한국에 귀화해서 한국 남자의 수청을 들면서 살기를 선택했다고…!”
“자, 자기….”
“읍, 으으읍!!!”
파이렌체가 격렬히 소리를 지르려고 하지만, 입은 떨어지지 않았다.
그녀의 눈이 내게로 닿았다.
뭔가를 간절히 바라고 있으나, 나는 믿음으로 도깨비방망이를 든 채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
“그, 그런가…. 하하, 그렇겠지. 젠로스해버린 남자 따위, 버리는 게 당연하겠지.”
“그렇지? 그래. 너도 다른 여자랑 새로운 삶을 시작해. 어떤 여자를 원해? 원한다면….”
“파이렌체가 아닌 여자는, 여자가 아니다.”
밀라니오는 한 손으로 가슴을 쥐어뜯으며 악마에게 말했다.
“나는 평생 파이렌체만 사랑하겠다고 맹세했어…! 파이렌체가 나를 버린다면, 내가 능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 뿐…! 설령 다른 남자와 사귀고 아이를 낳더라도, 평생 그녀의 사랑을 응원하고 행복을 빌어줄 것이다…!”
“뭐…?”
악마는 이해를 하지 못한다.
“네, 네 여자가 아닌데…?”
“사랑하는 여자의 새로운 사랑을 축복하지 못한다면, 남자가 아니지!”
나도 이해 못 한다.
불륜으로 여자가 바람이 났다면, 당연히 그 남자 조지고 여자도 조져야 하는 게 순리 아니겠는가.
‘한국법원도 치정과 불륜으로 인한 폭행 및 살인은 어느정도 참작해서 판결을 내려준다고.’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래서 악마는 이해하지 못한다.
이 광기 가득한, 비록 고자가 되었지만 여전히 파이렌체를 향한 사랑으로 똘똘 뭉친 이 스윗한 남자 밀라니오의 마음을.
‘자기 아내를 위해 악마도 될 수 있었던 또라이를 이해하는 게 이상한 거지.’
내가 이해할 이유는 없다.
나는 그저 이들의 감정을 이용해, 그리고 이들을 통해 악마의 심리적 빈틈을 만들어내기만 하면 그만이니까.
“으으으읍!!”
“파이렌체. 네 남편이 누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어이쿠. 더 흑역사 만들기 전에, 원래대로 돌려놔야겠어.]빠ㅡ악.
나는 도깨비방망이를 크게 휘둘러, 밀라니오의 뒤통수를 후려갈겼다.
“……어?”
밀라니오의 눈에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지금까지 참아왔던 눈물을 전부 쏟아내듯, 그는 눈 가운데로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며 멍하니 파이렌체를 바라봤다.
“당신…!”
“자기…!”
“어, 어어…. 자, 잠깐만. 설마…가짜…? 연기…?”
[NTR한 적 없다. NTR인 줄 알았나? 그것 참, 유감이군.]일그러지는 악마의 얼굴을 보니, 짜릿함에 전율이 일어난다.
[소개하지. 애국명장 도지환의 제자, ‘마스터 페페론치노’. 파이렌체의 남편이자, 파이렌체를 사랑으로 S급 각성 시켜줄 남자다.]“처, 처음부터…!”
[당연하지.]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었다.
[악질 불륜충을 검거하기 위해서는, 때로는 나 자신이 불륜충이 되어야 할 때가 있는 법이거든. 조폭조직에 잠입한 잠복경찰, 뭐 그런 거지.]너무 기간이 오래 되면 아예 조직 전체를 먹어버리고 그러겠지만, 적어도 난 아니다.
[그럼 두 부부에게. 소원이 무엇이지?]“파이렌체와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밀라니오의 아기씨를 가지고 싶어욧!!”
[…그렇다는군.]악마는 뒷걸음질치며, 벽을 등지고 섰다.
[이들이 무사히 순애임신을 할 수 있다는 것, 그 소원을 도깨비가 이루어줄 수 있다는 것에 내 하반신의 혹부리 두 쪽을 걸겠다.]“!!”
[소원 들어주는 악마, 유열충. 너는 그 소원, 이루어줄 수 있나?]없겠지.
[한반도의 도깨비는, 그 소원 이루어줄 수 있는데.]아.
[소원 들어주는 악마라고 하더니, 그런 것도 못 하나?]끼에에에에에에엑ㅡㅡㅡㅡㅡㅡㅡㅡㅡ!!!!
악마가 폭주했다.
악마의 폭주체를 이전에도 몇 번 보기는 했지만, 판데모니엄의 악마들은 특히 그 궤가 다르다.
하나하나가 꼭 어느 콘텐츠든 마지막에 나타날 것 같은 최종보스의 비쥬얼을 하고 있더라.
그리고 유열충, 소원 들어주는 악마 또한 마찬가지.
[어디에서 모티프를 가져왔는지 알 것 같은데.]내 앞에는 거대한 잔이 있다.
겉이 흰색으로 찬란하게 빛나며, 그 몸통에는 붉은 보석같은 눈동자가 수십 개가 반짝이며 나를 바라보고 있다.
끼아아아아악ㅡㅡㅡㅡ
입은 없지만, 여전히 비명을 지르고 있다.
금강산 호텔의 방에서 갑자기 폭주하여 덩치를 키워, 호텔 전체를 집어삼킬 기세로 커진 악마의 폭주체는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지만-
[후.]오직 악마만이 시끄럽게 외치고 있을 뿐, 주변은 고요하기 그지 없었다.
주변에는 아무도 없다.
오직 나 뿐이다.
호텔에 있었어야 할 이들도, 방 안에 있었던 두 부부도, 심지어 내가 악마를 상대하는 걸 예의주시하고 있던 백설희나 성지은, 김윤지조차 없다.
적어도 S급들은 혹시나 지원을 올 수 있나 싶었지만, 역시 이번은 그냥 나 혼자서 처리하는 쪽이 더 좋을 것 같다.
푸화아악!!
하얗게 반짝이는 잔과도 같은 형태의 악마가 머리 위에서 뭔가를 사방으로 뿌린다.
하얀 빛가루는 포자와도 같이 흩뿌려졌고, 그 포자는 처음 보는 것이지만 그 정체를 나름 짐작하게 할 수 있었다.
[환각인가? 수면제인가. 소원 들어준다고 하더니, 소원을 들어주지 못할 것 같으니 꿈속으로 집어넣는 건 좀 아니지 않나?]삐이이이이익!!
내가 도깨비방망이를 휘둘러 포자가 다가오지 못하도록 바람을 일으키자, 악마의 폭주체는 더 격렬히 포자를 흩뿌리기 시작한다.
[소용없다. 너는 이미 내 ‘영역’ 안에 들어와 있으니까.]내 선언에 악마의 폭주체는 당황했다.
붉은 눈동자가 급히 좌우를 훑기 시작하고, 내가 아닌 다른 생명체의 존재를 찾으려고 눈을 부라렸다.
그러나 없다.
이곳에는 오직 나와 악마 밖에 없다.
[두억시니가 여기에서 죽었지. 이곳은 너를 위해 마련된 아주 특별한 처형장이다.]이계, 라고 해야 할까.
차원의 틈이라고 해야 할까.
나도 이 이능력의 기반을 여러 가지로 말할 수는 있어도, 이 이능력의 실체가 어떻다고는 확실하게 언급하기 애매하다.
[다른 사람은 없어. 오직 너와 나, 둘 밖에 없지.]그러나 적어도 이곳에 소원의 악마가 이용할 수 있는 타인은 없다.
[꿈속에서 소원을 들어준다면서 그 존재를 영원히 반복되는 낙원 속에 집어넣는다거나, 그걸 통해서 마력이든 이능력이든 흡수한다거나, 그런 건 이미 고전 영화에 다 나온 클리셰라고.]인간이 기계의 에너지원으로서 살아가게 되지만, 현실보다 더 나은 세계에서 살아가는 것처럼.
[네가 소원을 먹을 수 있는 존재는 이곳에 없다.]“아니.”
구구구.
하얀 잔의 위.
“여기, 누구보다도 강한 소원을 가진 존재가 있잖아.”
하얀 형태 그대로 인간이 되어버린 것 같은 악마가 모습을 드러냈다.
“다른 인간보다도, 몇 배는 더 강한 열망을 가진 인간이!!”
길쭉하게 늘린 토끼 인형과도 같은 악마는 붉은 눈동자를 반짝이며, 쩍 벌어진 입으로 나를 향해 입이 귀까지 벌어질 정도로 크게 웃었다.
“다른 놈들의 소원은 재미가 없어! 강해지고 싶다느니, 부자가 되게 해달라느니, 다들 자기 욕망만이 가득한 소원을 빌 뿐이지!”
[당연한 거 아닌가?]“하지만 너는 다르다!!”
촤르륵.
붉은 눈동자에서 핏빛의 손이 튀어나왔다.
길쭉하게 뻗은 손의 겉은 흡사 원숭이손과 같았고, 그 손으로 나를 붙잡으려는 건지 나를 향해 빠르게 쇄도했다.
콰ㅡ앙, 콰앙!!
뒤로 크게 뜀과 동시에, 내가 서있던 곳으로 손길이 닿는다.
애꿎은 흙만 움켜쥔 원숭이손을 향해 도깨비방망이를 겨눠 마탄을 쏘려고 하지만, 그보다 더 빠르게 다른 눈에서 튀어나온 손이 나를 노리며 쫓아온다.
[임산부가 보기에는 절대 좋은 광경이 아니긴 하지.]나는 도깨비방망이의 끝에 마력을 모아, 손길을 피하며 앞으로 마력을 방출했다.
타ㅡ앙!
방망이 끝에 모인 마탄은 흩날리는 손길의 사이로, 직선으로 그대로 날아가 손길의 뿌리-눈동자에 닿아 폭발했다.
끼이이이이익!!
고통에 비명을 지르듯, 뿌리 부분이 마탄에 폭격을 당한 손이 위로 크게 솟구쳤다가 아래로 축 늘어졌다.
아래로 뚝 떨어진 손은 이제 하나.
그리고 나를 향해 다시 쇄도하는 손길은 수십.
[끝이 나지 않겠어.]집중해서 나름 쏜 건데, 아직 수십 번의 마탄 사격을 날려야 한다는 건 여러모로 비효율적이다.
애초에 그렇게 공략을 하려고 했다면, 이곳으로 불러들이지도 않았고.
[이봐, 악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