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648)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649화(637/668)
바로.
[나는 소원 들어주는 도깨비의 리더, 도지클로스가 되는 거지.]“그냥 가져다 붙이면 다 되는 줄 아나 보네?”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행동한다면, 많은 이들은 도지클로스의 존재를 알게 되겠지.]“그거, 위선이라는 거 알아?”
[위선이든 뭐든 상관없다. 착한 행동을 한 히어로에게는 선물로 소원을 들어준다. 그뿐이다.]“…아.”
유열충이 깨달은 듯한 얼굴로 입꼬리를 비튼다.
“소원 들어주겠다는 걸로 권력을 가지려고 하는 거네. 착하게 살아야만 소원을 들어주고, 나쁘게 살면 벌을 주겠다면서.”
[그것을 두고 우리 조상들은 ‘권선징악’이라고 불렀지.]모든 전래동화 속 이야기가 그러하듯.
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는다.
그 말은 현실에서는 그저 악하고 부유한 이들이 착하지만 가난한 이들을 향해 ‘그런 건 전래동화에서나 나오는 이야기야’라고 말하지만.
그런 전래동화 속 이야기가 현실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게 할 수 있는 게 결사의, 도깨비의 바람.
“사람들이 도지클로스라는 존재를 믿을까? 응?”
[괜찮다. 세피로트 기사단 중 한 명이라고 대충 말해두면 다들 믿을 테니까.]“이.”
미래에서 온 히어로 중에 타인의 소원을 들어주는 히어로가 있다.
[소원 들어주는 악마도 있는데, 소원 들어주는 히어로라고 없을까 봐.]실제로 그런 걸 이루어주고 그런다면, 사람들은 믿기 싫어도 믿게 되리라.
[남의 소원을 들어주면서 왜곡하고 사회의 혼란을 가져온 악마, 유열충이여.]유열충의 패인은 다섯.
하나. 악마는 다름 아닌 내가 제안하는 ‘이름’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악마를 내가 특정하는 데 성공했다.
둘. 악마는 자신이 물리적으로도 이능력적으로도 불가능한 소원이 있다는 걸 자각하고 말았다. 전지전능하다고 생각하던 자신에게도 ‘불가능’이 있다고 생각한 순간, 확고한 자아에 금이 갔다.
셋. 악마는 소설 속 존재라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존재를 순간 부정했다. 누구보다도 자신의 존재에 대하여 확실한 자신을 가지고 있어야 함에도, 소설 속 캐릭터가 아니라는 부정을 해버렸다.
넷. 악마는 도깨비에게 지구에서의 ‘위상’을 빼앗겼다. 소원 들어주는 악마를 더 이상 지구는 필요로 하지 않는다.
“어째서 지구는 나를 버린 거지?”
[지명도 차이.]“뭐라고?”
[한반도에서 도깨비가 더 유명하겠나, 아니면 정체불명의 원숭이 손이 더 유명하겠나?]땅은, 한반도의 땅은, 환의 의지는 무작정 소원 들어주는 악마보다 전래동화 속 이야기가 현실에 영향을 주는 쪽에 손을 들어줬다.
그리고 마지막, 다섯.
[잘 가라, 유열충. 보고 싶었던, 내가 원래 세계로 돌아가면 꼭 보고 싶었던 이야기들과 함께.]“…….”
나의, 포기.
“정말로 괜찮나? 너는 몰라도, 네가 본 이 세상의 수많은 이야기들을 기다리는 다른 독자들은?”
[상관없다.]어떻게든, 하면 될 테니.
[이세계로 텔레파시를 보내서 작가들에게 꿈을 꾸게 하든, 어떠한 방법으로든 뭔가 방법은 있겠지.]설령 나는 넘어가지 못하더라도.
[원고를 그대로 보내지는 못해도, 그걸 현실로 끌어내는 수단 보내줄 수 있지 않겠나.]이야기의 소재라거나, 내용이라거나, 주제 같은 건 어떻게든 되겠지.
[우리는 그걸 ‘영감’이라고 말하기로 했다.]“…하.”
악마는 눈을 감는다.
“확 보던 소설, 연중이나 되어버려라.”
빠ㅡㅡㅡㅡ악!!
도깨비방망이를 휘두름과 동시에, 악마의 대가리가 뒤틀려 폭발했다.
동시에 나는 나를 뒤에서 붙잡는 손에 몸을 맡겼고, 악마를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날렸다.
[닥치고, 꺼져.]저 멀리.
밤하늘 속.
가장 멀리 있던, 행성이 폭발했다.
돌아왔다.
강력한 상실감과 함께, 나는 다시 내가 있던 곳으로 돌아왔다.
“…….”
돌아온 곳은 딱히 변한 것이 없었다.
내 앞에는 두 명의 남녀가 서로를 부둥켜안은 채 겁에 질려있었고, 그 공포는 엄연히 나를 향해 있었다.
[…….]누구더라.
아.
그래.
[밀라니오와 파이렌체.]이탈리아의 A급 부부. 한 명은 젠로스 되었었고, 다른 한 명은 S급 히어로로 각성하고자 하는 상태.
[고생했다. 너희들 덕분에 악마는 무사히 퇴치할 수 있었다.]“어, 음….”
“저, 혹시, 얼마나 패 죽이셨길래…?”
[음?]한때는 A급이었던 존재들이 갑자기 두려워하는 게 이상해서 잠시 고개를 돌려 거울을 봤더니, 나는 저들이 왜 저렇게 두려워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음….]가면부터 발끝까지 피가 잔뜩 튀어있다.
사이코패스 살인마가 누군가를 둔기로 마구 휘둘러 패고 온 것 같은, 19금 영화 중에서도 잔인하기로 소문나서 어지간한 성인들도 보기 힘들다는 영화 속 한 장면이 펼쳐지는 것 같다.
내가.
[나도 모르게 그만.]“도, 도대체 악마가 무슨 말을 했길래…? 아니, 악마는 어떻게 된 겁니까?”
[엄청난 악담을 하길래, 패 죽였다.]연중의 악마.
그냥 마지막에 얌전히 보내줄까 생각도 했지만, 녀석은 악마라고 한다면 악마답게 끝까지 저주를 퍼부으며 사라졌다.
[악마는 죽었다. 이제 소원을 비틀어 들어주는 존재는 없어졌다.]“그, 그럼…!”
[약속대로.]나는 마력을 일으켜 내 몸을 정화한 뒤, 말끔한 차림으로 다시 돌아가 두 부부의 앞 소파에 앉았다.
[착한 일을 한 부부에게는 소원을 들어주도록 하지. 이전에 있었던 금강산 벌꿀 서리 사건과 케이블카 공연음란 사건은 악마 퇴치의 공적을 생각하여 덮는 걸로 하고.]“그, 그걸로 끝나는 겁니까…?”
[그걸로 끝나면 섭섭하니, 약간의 서비스를 해주도록 하지.]나는 결사 워치를 조작하여, 지금쯤 이탈리아에 있는 결사 지부에 가 있을 그녀에게 연락을 넣었다.
[아아. 이곳은 도깨비. 악마는 처리되었다.]-어머, 벌써? 엄청나게 빨리 처리했네. 한 20분도 안 걸린 것 같은데.
[대충 이계에서 거의 두 시간 동안 치고받았다고 생각하면 돼.]-……그건, 좀 흥미롭네. 어떻게 싸웠어?
[…….]어떻게 싸웠더라.
뭔가를 분명, 소중한 걸 포기한 걸 대가로 싸운 것 같은데, 잘 기억나지 않는다.
뭐, 그다지 중요한 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설령 엄청 중요한 것이라고 해도, 내가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도 내가 아닌 다른 이가 그걸 알고 있다면 나중에 알려주겠지.
[이능력으로 멘탈을 터뜨려서 정신을 붕괴시킨 다음, 그대로 죽을 때까지 때려죽였다. 이상.]-아아, 그래. 대충 무슨 말인지는 알겠네. 그럼, 아내를 위해서 히어로도 악마도 될 수 있었던 밀라니오 씨를 위한 선물.
삐빅.
결사워치에서 스크린이 떠오르자, 청발에 금색 브릿지가 들어간 여인이 철제 케이스 하나를 들고 활짝 웃었다.
-나중에 이탈리아로 돌아오면 마피아들 너무 뭐라고 하지 말아줘? 덕분에 당신 냉동 아기씨, 무사히 확보할 수 있었으니까.
“오오…!”
“꺄아아악!!”
밀라니오보다 파이렌체가 더 기뻐하며 그를 끌어안는다.
“자, 자기, 커억…!”
“자기야!! 꺄악?! 미, 미안해…!”
[촌극이 따로 없군.]워낙 행동이 과격하여, 자신도 모르게 마나를 두르고 안은 바람에 밀라니오가 거의 죽을 뻔했지만, 그건 그냥 사소한 해프닝.
[명심하라. 밀라니오는 현재 ‘낮져밤이’ 상태라는 걸.]“아, 알겠어요…. 그러면 그, 저걸로 이제 임신할 수 있는 건가요?”
[지금 하게 되면 거의 시험관 하는 것처럼, 각성기를 통한 주입 정도가 전부일 텐데?]“그렇게라도 하겠어요! 괜찮아요!”
파이렌체는 한 손을 높이 들며, 묵묵히 고개를 숙였다.
“한국의 자원을 함부로 탐하고 남편을 젠로스 시켜버린 제가, 국가대표의 자격은 없을 테니까.”
[…….]“월드컵이 한 번만 있는 것도 아니고, 이탈리아 대표가 저희만 있는 것도 아니고. 애초에 A급이 월드컵에 나가봐야 우승은커녕 본선 진출도 힘들 거였잖아요? 그러니까….”
파이렌체는 주먹을 불끈 쥐고는 밀라니오의 허리를 잡아당겼다.
“밀라니오의 아내이자 이탈리아의 S급 히어로로서 우승하는 길을 선택하겠어요.”
[최고의 선택이로군. 그게, 네 소원인가?]“네!”
[그럼, 나머지는 이제 하나만 하면 되겠군.]나는 결사워치를 마저 두드렸다.
[이탈리아에서 비행기 하나가 올 거다. 거기에 탄 사람한테 밀라니오 아기씨 수령한 다음, 그거 타고 이탈리아로 돌아가도록. 당국에는 전달 잘하고.]-그래. 총리랑 이탈리아 협회장, 그리고 언론사랑은 이미 이야기를 맞춰놨거든? 그들도 오히려 기뻐하더라.
영상 속, 도철은 자신의 바로 뒤에 있는 대머리 남자를 비췄다.
-잘 들었습니다, 히어로 밀라니오! 히어로 파이렌체!
“협회장…?”
-판데모니엄의 악마를 쓰러뜨리기 위해 크림 가득한 스파게티와 얼음 넣은 커피콩물을 마시던 당신의 희생정신, 잊지 않겠습니다!
“아, 그, 그건….”
협회장의 시선은 마치, 조금 그랬다.
-나치로 오명을 뒤집어쓰더라도, 나는 나치를 반드시 없애겠다! 그런 당신의 마음가짐, 결코 본국의 사람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열심히 잘 전달하겠습니다!
“아, 아하하….”
[다행이군. 졸지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마시는 이탈리아인으로 매도당하지 않게 되어서.]-그러네. 그럼 이만. 조만간, 거기에서 봐. 도깨비.
삑.
화상이 내려가자마자 나는 결사워치를 눌렀다.
“그, 혹시…. 이탈리아 협회, 결사랑 손을 잡게 된 건가요?”
[서로 윈-윈인 거지. 이탈리아는 S급 여자 히어로 한 명, S급 애국명장 한 명, 마피아 잔존 세력 소탕, 그리고 뒤로는 판데모니엄의 악마를 쓰러뜨리는데 협조했다는 자긍심. 여러 가지를 손에 넣었으니.]결사와 협력하는 게 나쁜 게 아니다.
그저 기존 지배계층이나 권력자들, 뒤가 구려서 ‘응징’당할 것 같은 악의 무리가 결사를 배척할 뿐.
[때는 이르지만, 산타 할아버지가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해라.]나는 도깨비방망이를 바닥에 두드려, 남은 마력을 모아 한 가지 특별한 물건을 만들어냈다.
“이건…?”
[한국에는 벌꿀 말고도 좋은 게 있지.]하얀 플라스틱 통과 빨간 뚜껑 안.
“히, 히익…?!”
[뭘 그렇게 놀라지. 아, 물론 좀 보이는 게 그렇긴 하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