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65)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65화(66/668)
〈 65화 〉 3장. 변신은 라이더만 하는 게 아니야! (1)
* * *
유미르가 내 방에 다녀간 뒤.
나는 그녀와 변신 기믹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유미르뿐만이 아니다.
백설희와도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에는 이런 식으로 만들어봤어요. 어때요?] [선생님, 이런 옷은 어떤가요?]둘은 전신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찍은 사진을 내게 보냈다.
백설희는 마력을 외부 장갑으로 덧대는 식이라면.
유미르는 아예 처음부터 옷을 마력으로 바꾸는 방식.
…파랑새에서 자주 볼 법한 사진 구도를 볼 때마다 기함은 했지만, 나는 정성을 다해 둘이 보내는 사진들에 답변했다.
[옷이 설희 씨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네요.] [사진으로만 봐서는 모르겠는데, 엄청 예쁘네. 명품이 필요 없겠다.]나는 둘의 사진에 대해서 나름의 화답을 하며 평일을 보냈다.
[빨리 한 번 만났으면 좋겠는데, 역시 세종섬 안에서는 조금 그렇죠?] [매주 울릉도에 갈 수는 있는데, 그러면 매번 동해로 다이빙하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안 그래도 지금 동해로 어선들 몰려들걸요? 설희 씨 이능력 개발하는 거 찍겠다고.] [씁쓸하네요. 이럴 줄 알았으면 태극워치까지 가지고 이동하는 건데.]백설희는 백설희 나름대로 고충을 또 가지고 있었다.
[이번에 변신한 형태를 두고 사람들이 ‘백은(白?)’이라고 이름을 붙여줬어요.] [이름이 상당히 멋지네요. 스노우 화이트라는 영어 이름보다는 더 정감이 가는 느낌?] [백설공주보다는 더 낫죠?] [공주님이라기보다는 여왕님 아니신가?] [누구 여왕님일까요…ㅎ?]시답잖은 농담을 주고받기도 하며, 백설희는 내게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었다.
[눈의 여왕을 이야기하는 겁니다만.] [지난번에 추천해주신 동화요? 혹시 저를 무슨 얼음의 성을 만들어내는 여왕으로 생각하시는 건가요?] [버선 형태의 로퍼보다는 얼음으로 만든 하이힐이 더 어울리실 것 같아서? 설희 씨는 중전마마보다는 저기 설희 앙투아네트 같은 그런 느낌이잖아요.] [뭐래. 미쳤나 봐. 어디 가서 그런 소리 하지 마요. 국까라고 욕먹을라.] [설희 씨 혹시 머리 위에 가채 쓰고 싶어서 그래요?] [죽을래요?]백설희의 이능력, 그러니까 ‘빙결 마법’에 관하여 내가 떠올렸던 이야기의 모티프가 된 고전 동화도 읽어보라고 권하기도 하고.
[그보다 제가 지난번에 말씀드린 영화 보셨어요?] [그날 바로 저녁에 봤는데, 그거 뭡니까? 여자 주인공 완전히 사이코패스 아녜요? 남자를 무슨 지하실에 가두고 사육하지 않나.] [어떤 느낌이셨어요?] [그만큼 사랑하는 건 이해하겠는데, 햇볕도 안 드는 곳에 가둔 건 좀 너무하지 않았나 싶더라고요. 그래도 햇빛은 보고 살아야지.] [햇빛만 있으면 될까요?] [이왕이면 전 세계 도서관에 접근할 수 있는 태블릿이랑 최신식 블루레이 재생기, 그리고 벽 전체에 주사되는 빔프로젝터도 있어야겠죠? 암막 커튼도 있으면 좋고.] [감금에 대해서는 별 느낌이 없으신 것 같네요?] [제가 인도어파라서.]백설희가 추천한 이 세계의 영화를 보며 그 감상에 대해 교류하기도 하고.
[아무튼 지금 덕분에 이능력 여러모로 개발하느라 재미있네요. 옷 위에 마력을 덮어씌워서 외부 장갑을 만드는 거, 지금 나라에서 바로 기술특허 진행 중이에요.] [축하드립니다. 그러면 그걸로 이제 라이센스비로 부자 되는 겁니까?] [유감스럽게도 그건 아녜요. 그렇게 하려고 하니까 바로 정장 입은 아저씨들이 와서 그러더라고요. 맞춰보실래요?]백설희가 만들어낸 기술에 관해서 이야기하기도 했다.
[조심해요. 변신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니까, 그사이에 공격당하면 난감한 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르니까.] [걱정도 팔자셔. 이런 말 하기는 좀 그렇지만, 저도 변신 중에 공격 막아낼 수 있어요.] [어떻게요?] [도지라이더 변신 기믹에서 좀 훔쳐 왔죠. 그건 그때를 위한 서프라이즈! 나중에 변신할 때 되면 보여드릴게요. 후후.] [기대합니다.]조금 유감스럽게도 그녀의 기술은 이 나라 모두가 사용하는 공용 스킬이 되어버리고 말았지만, S급들이 아니면 아마 쉽게 사용하지는 못할 것이다.
[기술 이름은 정했습니까?] [‘금강화(??化)’이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금강석의 금강입니까, 아니면 금강산의 금강입니까?] [금강석이요. 중의적인 표현이기도 하겠네요.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해진다는 의미에서 붙인 표현이에요. 아, 다른 단어를 상상하셨나?] [미치셨습니까?] [그냥 해본 소리랍니다. 후후.]그렇게 백설희의 기술, 의복의 위에 마나실드를 덧씌우는 건 ‘금강화’라는 용어로 확정되었다.
[설희 씨. 그래도 혹시나 모르니까 외투뿐만 아니라 안쪽에도 금강화해두는 건 어때요?] [변태.] [제가 뭘 말했다고 다짜고짜 변태라고 들이받는 겁니까?] [제가 또 설마 ‘대폭발’할까 그러는 거죠? 알았어요. 그럼…이런 건 어떠세요?] [저기요? 왜 이런 셀카를 보내는 겁니까?] [피부 위에 얼음결정을 덧씌워서 속옷처럼 만들어봤어요. 이 상태에서 옷을 위에 입고 금강화를 하면, 이중으로 몸을 보호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왜 그 사진을 저한테 보내는 거냐고요?] [눈 호강하시라고?]호강은 했다.
[곧 강의 들어갈 것 같네요. 나중에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금강화에 관한 자료가 퍼지면 그때 다시 말씀드릴게요.] [고생하세요, 설희 씨. 다음에 또 영화 보내줄 거 기대할게요.] [영화 말고 사진이나 동영상도 괜찮으시죠?] […….]아무래도 백설희는 아카데미 강사로 왔다 보니, 백설희와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나눌 시간은 사실상 없었다.
그래서 그녀가 쉬는 시간이나 퇴근 후에 주로 문자를 주고받았다.
문제는.
[선생님, 저랑 통화하면서 혹시 다른 일 하세요?]“어, 아니. 설마 그럴까 봐.”
[뭔가 집중하지 못하시는 것 같은데 제가 또 집에 파스타 해드리러 갈까요?]낮에는 괜찮은데, 저녁에는 이게 유미르와 시간이 겹쳐서 그녀와 문자나 통화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는 것.
“유미르 학생, 그래서 누구로 변할지 정했어?”
[아직 못 정했어요. 변신 이후의 모습이랑 변신한 포즈까지는 정했는데, 정작 변신 전을 정하지 못하다니…힝.]“유미르 학생이 변하는 건 아니지 않나? 아는 사람이 변하는 거라고 하더니.”
[아무튼 아는 사람인 거죠. 선생님, 이게 다 선생님을 위한 배려랍니다?]“나 참.”
유미르는 자신이 솔라 플라티나라는 걸 숨길 생각이 아예 없었다.
[조금만 있어 봐요. 제가 아주 큰 거 제대로 보여드릴 테니까.]“큰 거 오나?”
“뭐가 크다는 건지 나는 도통 모르겠는데.”
[선생님은 충분히 들어올 수 있을 만큼 클걸요?]“너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야?”
[빅 이벤트요! 후후, 그때를 기다리시라. 아주 특별한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까. 아, 그거 저 아니에요. 아무튼. 알겠죠?]“하아. 나는 모르겠다, 정말.”
단지 대놓고 ‘내가 솔라 플라티나요’라고 말하지 않는 건, 그녀의 말대로 나에 대한 배려일 터.
너, 솔라 플라티나의 정체를 알고 있지! 당장 말해!
나는 모른다.
당장 말하지 못해?!
나는 솔라 플라티나가 누군지, 그리고 그녀가 변한 마법소녀 ‘백금태양’이 누군지도 모른다.
이 자식! 네가 그 여자의 협조자라는 것 정도는 다 알고 왔어! 입을 열지 않으면 매국이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와 같은 상상을 했던 게 아닐까.
괜히 자신과 내가 엮이게 되면서 내가 피해를 볼까 봐 걱정스러워서 저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일 터.
그런데도 굳이 솔라 플라티나, 아마 나중에는 완전히 다른 모습과 다른 이름으로 대중의 앞에 나설 마법소녀로서의 변신에 대해 도움을 요청하는 건 그만큼 내 조언이 절실하기 때문.
[다행이네요. 선생님 덕분에 정말 살았어요. 주변에 있는 외국인들은 다 자기네 나라끼리 뭉치고, 한국인들은 저를 끼워주지도 않고.]혹은, 그녀가 이곳에 와서 외톨이가 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선생님 없었으면 저 계속 혼자였을지도 몰라요. 정말 고마워요, 선생님.]“내가 더 고맙지. 언제든지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해. 내가 시간 낼 수 있을 때는 바로바로 낼 테니까.”
[미소녀가 시간 내달라는데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는 건가요?]“먹고 살려면 일은 해야지.”
[아.]“넌 학생이고, 난 직장인이야.”
[…직장인 그만두게 된다면?]“그러면 세종섬에서 쫓겨나서 서울 올라가야 하는데?”
[선생님 서울에 살고 계셔요? 그 위험한 곳에?]“야. 서울이 무슨 마경인 줄 알아? 그보다 너, 다음 주 현장실습은 어떻게 할 거냐?”
[아.]유미르는 몹시 당황했다.
[그, 그게.]“2인 1조로 조를 짜서 움직이는 조별 과제라며.”
[그러니까, 그게!]“너, 같이 팀 짤 친구 있어?”
유미르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3월 중순.
원작에서 첫 번째 빅 이벤트라고 할 수 있던 ‘조별 과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컨셉은 ‘보물찾기’입니다.
세종섬 전체를 대상으로 한 조별과제이자, 주인공이 ‘첫 번째 히로인’과 썸씽이 일어나는 사건의 서막.
명절(??)의 대악마, ‘조카디엘’의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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