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come An Academy Award-winning Villain RAW novel - Chapter (655)
아카데미 훈수빌런이 되다-656화(644/668)
천장을 향해 마력을 방출하고, 도깨비방망이에 무게를 싣고, 땅을 향하는 의복 쪽의 마나를 강화하고, 내 몸을 당기는 중력에 나를 기꺼이 내던진다.
콰ㅡㅡㅡㅡ앙!!
나는 히어로들의 공격이 닿기 전에 이미 바닥에 착지했다.
떨어지는 순간 낙법을 통해 몸의 반동을 최소화하고, 위에서 폭발하는 총공세의 흔적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크게 뒤로 뛰었다.
“놓치지 않아!”
타이밍이라고 생각한 걸까.
딱 예의주시하고 있던 존재, 나데시코가 빠른 속도로 내게 따라붙었다.
신체강화형 이능력자.
아무리 ‘시간가속’의 이능력이라도, 내가 빨라지는 거지 상대를 느리게 하는 방식은 아니다.
즉.
“이쪽도 빨리 움직이면 그만이야!!”
나데시코가 작정하고 쫓아오면, 가속을 해제한 지금의 나를 쫓아오는 건 불가능한 게 아니다.
“잡았어!”
나데시코가 손을 뻗어 내 가면을 붙잡았다.
다소 우악스러운 손길이었고, 그녀의 손으로부터 엄청난 마력이 뿜어져나와 내 가면을 잡아당긴다.
만.
[예상했다.]딸칵.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나데시코가 제자리에 엉거주춤 멈춘다.
동시에 나는 뒤로 크게 거리를 벌리고, 원거리 공격을 날렸던 히어로들이 나를 멍한 얼굴로 바라본다.
“세상에….”
“방금, 뭘 한…?”
맨 얼굴을 봐서?
아니다.
여전히 내 얼굴에는 가면이 있다.
평소에 내가 쓰는 도깨비의 가면과 똑같은 가면이.
[마나스킨에는 이런 식의 응용도 가능하지.]“……이중?”
나데시코의 손에는 내 가면과 똑같이 생긴 가면이 들려있었다.
내 얼굴에 걸린 가면과 달리, 그 가면은 마치 마사지팩과 같이 지극히 얇은 가면이었다.
[도마뱀 꼬리 자르거나, 위급 상황에 외투를 벗거나. 그런 걸 이런 곳에 응용할 수 있다는 거다.]나는 가면을 벗었다.
“변검…?”
[변검까지는 아니고. 그냥 층층이 쌓아둔 가면을 겉껍질 부터 벗는 거라고 봐야지. 굳이 비유하자면, 양파껍질 같은 거다.]그리고 또다시 안에는 가면이 있었고, 협력자 S급들은 무겁게 침을 삼켰다.
[그럼, 이걸 너희들이 응용하면?]“…….”
전신 타이츠를 만든 이능력자가 흉부와 골반 위로, 새로운 옷가지가 만들어지기 시작-
푸화–악!!
[너는 연습을 좀 더 해야겠군. 내부에서 방출이 아니라, 위에 덧 씌우는 거다.]“…….”
[아무래도 다들 나를 잡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은데, 이래서야 월드컵 경기장에 숨어든 S급 빌런들을 이길 수 있겠나? 나랑 애국한 사이라고 하는 여자들이 0승 3패 조별탈락 하는 건 곤란해.]나는 가면을 다시 벗었다.
[그러니 내가 가르쳐주마. 공격은 몰라도, 몸 하나 만큼은 확실하게 지킬 수 있도록 만들어주지.]얇디 얇은 가면을 허공에 튕겨, 마력을 불어넣는다.
도깨비의 편재.
오라, 내 몸에 깃들어있는 ‘훈수귀신’들이여.
[한 명 한 명, 전담마크로 알려주지.]“뭣…. 분신의 이능력까지…?!”
분신이되, 분신은 아니다.
라플라스의 악마처럼 유기적이고 독립적인 군체는 아니며, 백설희처럼 생명 그 자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분신도 아니지만.
[그게 마나스킨인가? 무기를 만들어내다가 옷감도 같이 날아가겠군.] [아무리 A급이라고 해도, S급의 명함을 달고 나왔으면 품격을 갖춰야지. 일어서라. S급은 무릎을 꿇지 않아.] [코스튬을 만들면 끝인가? 네 슈트는 그저 무채색일 뿐이다. 너 만의 개성을 넣어.]오직 하나의 목적으로, 나는 나의 의식을 분령화했다.
[훈수라고 생각하지 마라. 다 너의 승리를 위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말이니까.]“어, 음…. 저기, 질문있습니다.”
“이게 그 말로만 듣던 ‘도지환과의 300억 핫한 원나잇’인가요?”
[음.]분명히 말하지만.
[300억보다 더 귀중한 이능력 컨설팅이다. 더 뜨거워지고 싶다면.]이성 관계는, 기본적으로 호감으로부터 시작하는 것.
[나는 비즈니스라도 함부로 몸을 허락하지 않는 남자다. 그러니, 나를 두근거리게 해봐.]나는 나를 자빠뜨리지도 못하는 허접에게 당해줄만큼, 나약한 자가 아니다.
아무리 S급 이능력자라고 해도, 아무리 각국의 대표급 이능력자라고 해도.
[너희들의 이능력에는 스윙이 부족해.] [좀 더 허리를 쓰는 게 좋지 않겠나?] [원거리 공격만 하다가 이렇게 근접전으로 다가온다면? 조금 전에도 이렇게 당해놓고, 나중에도 똑같이 당할 건가?]남이 자기 이능력에 관하여 훈수하는 건 참을 수 없다.
자기보다 더 이능력적 활용이 뛰어난 사람의 말이라고 한들, 그 이능력은 본인의 이능력이지 자기 이능력이 아니니까.
[좀 더 빠르게 마력을 방출하는 게 어떨지?] [너는 차분하게 마나를 끌어낼 필요가 있겠군.] [손끝에서 방출한 마력이 그대로 몸을 뒤엎는다고 생각하라. 지금처럼 하다가는 전 세계가 보는 앞에서 전라 스트립쇼가 될 것이다.]하지만 훈수가 아니라 적절한 조언과 그를 통한 교육의 실현이 이루어진다면, 아무리 S급이라고 해도 귀를 열고 교육에 열심이기 마련.
[보기 좋군.]“…….”
나는 각 S급 협력자들에게 붙어 이런저런 이능력적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는 훈수령들을 보며, 가볍게 가면 사이로 밀어 넣은 빨대를 이용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왜 그러지?]“아니, 하아.”
나데시코는 뭔가 할 말이 있어 보였지만, 머리를 벅벅 긁으며 별것 아니라는 시늉을 했다.
뭔지 안다.
[너한테는 훈수령이 붙지 않는 이유가 궁금한가?]“…나한테는 왜 본체가 직접 와 놓고는 아무 말도 안 하는 건데?”
[그야 나데시코라는 이능력자는 건드릴 게 없으니까.]남들은 다 뭔가를 열성적으로(?) 가르쳐주는데, 자기는 아무런 교육도 해주지 않으니 삐친 거다.
하지만 나로서도 나데시코를 위한 교육이라고 할 게 딱히 없다.
[신체 강화형은 내가 어떻게 가르쳐줄 수 있는 부류가 아니야. 하물며 오늘의 교육 코스를 이미 퍼펙트하게 수료한 녀석이라면 더더욱.]“…이거?”
나데시코는 자신의 화려한 기모노를 가리켰다.
하얀색부터 짙은 보라색까지 그라데이션으로 물들인 것 같은 기모노에는 금색 나팔꽃이 자수처럼 놓여있었고, 그 디자인과 형태는 저기 일본의 명인이 만든 기모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나데시코가 직접 만든 마력스킨-기모노다.
심지어 하복부에 부착한 각성의 인장도 반짝이고 있어, 내가 뭐라고 조언을 하면 바로 훈수가 되기 쉬운 마력조형이었다.
너무나 완벽하게 옷을 만들어냈기에, 내가 딱히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이미 완성된 사람에게 뭔가를 더 이야기하는 건 곤란한데.]“자습으로 다 배웠으니까 끝이라는 거야? 이 학당에는 무슨 심화 과정 같은 것도 없어? 도깨비와의 1:1 대련이라거나.”
[그런 건 없다. 어차피 또 패배할 게 분명하니까.]“패배로부터 배우는 것도 있거든?”
나데시코는 주먹을 들어 올리며 나와의 대결을 원했다.
[인정한다. 졌지만 잘 싸웠다는 것처럼, 질 때 지더라도 한 수 배운다는 마음가짐이면 언제나 발전 가능성이 열려있지.]물론, 싸우려면 싸울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은 다른 사람들 교육 중이잖나. 너랑 내가 전력으로 싸우면 다들 구경하느라 제대로 교육 수료 못 할걸.]“쳇.”
하지만 그랬다가는 저기 한창 교육 중인 이들이 시선이 팔리게 될 테니, 모두를 위한 교육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건 과외가 아니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단체 훈련이다. 나데시코 개인만을 위한 교육을 원한다면, 일단 한국 정부와 히어로 협회에 300억 공탁금 걸고 애국명장과의 하룻밤을 지원해.]“…이제는 300억보다 더 높아질 것 같은데?”
나데시코는 다른 협력자들을 턱으로 슬쩍 가리켰다.
“저거 봐. 지금 쟤들 눈 보여? 완전 사랑에 빠진 여고생 같은 눈빛이잖아.”
나데시코가 가리킨 방향에는.
“이, 이렇게 하면 될까요?”
[좀 더 자세를 낮춰. 어깨를 누르고, 위로 활을 드는 거다.]아탈란테의 뒤에서 직접 몸을 만져주며 자세를 교정하며, 어딘가 RPG 게임 속 궁수 캐릭터가 화살 연격을 날리는 듯한 자세를 취하도록 교정하는 훈수령 도깨비가 있다거나.
[마력을 밖으로 빼내라. 내 손을 따라 마력을 뽑아낸다고 생각해. 그래. 잘하고 있다.]“와…. 이렇게 하면 바로 마나스킨을 두를 수 있게 되는 셈이니까….”
[마나스킨을 두르는 ‘변신’ 이전에 보호막이 깨지지 않는 한, 노출 없이 변신할 수 있지. 그래도 변신 시간은 최대한 줄이는 게 좋다. 다음에 만난다면, 최소한 3초 안으로 변신을 해결하도록. 10초 이상 변신하는 걸 좋아하는 건 보는 사람들 뿐이니까.]“네…!”
주변에 무지갯빛으로 반짝이는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그 안에서 은색 사슬갑옷과 하얀 망토를 두른 여기사로 변신하는 걸 돕는 훈수령 도깨비라거나.
“아, 진짜! 그래서 아까 그거 어떻게 하는지 알려주시면 안 되나요? 저, 마나스킨도 이렇게 만들었잖아요!”
[부족해. 고작 마나스킨 한 벌만 몸에 라텍스로 두르고 있으면서 무슨. 흥분했을 때를 상정했나? 갑자기 몸 내부에서 밖으로 튀어나왔을 때는?]“뭐가 튀어나온다는…아앗?!”
[감안해야지. 이것 봐라. 의식을 하니 마나스킨이 바로 풀리지 않느냐. 처음부터 이 부분에 공간을 넣고 만들거나, 아니면 아예 더 키우거나.]“벼, 변태…!”
[남자의 경우를 생각해봐라. 여자가 얼마나 이쪽이 더 편한지 생각해보도록.]“……그건 생각을 안 해봤어요.”
모종의 변수로 마나스킨이 풀릴 때를 대비하여 모든 경우의 수에 대응할 방법을 알려주는 훈수령 도깨비라거나.
“…다들 오늘 같은 시간이 하룻밤 동안, 그것도 1:1로 계속 이어진다고 하면 300억은 거저 줄 생각도 하고 있을 것 같은데?”
나데시코는 그런 훈수령 도깨비들을 가리키며, 떫은 얼굴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300억 정도 받았는데, 고작 이능력 PT 정도로 끝내지는 않겠지?”
“그럼, 나 가르쳐줘.”
나데시코는 손을 앞으로 뻗어 마력을 방출하더니, 뭔가를 만들어냈다.
“나, 그래도 이 중에서 유일하게 가면은 붙잡았잖아.”
[음.]“그 정도는 괜찮지? 어차피 지금 할 거 없고. 대련이 아니라 가르쳐주는 정도라면, 문제없을 것 같은데?”
[인정하지.]시간가속을 조금 늦췄던 상태였다고는 하지만, 피지컬만으로 유일하게 나를 쫓아와 내 몸에 손을 댄 여자다.
[그 정도는 서비스해주지. 쯧. 원래라면 300억보다 더 비싼 값을 받아야 했을지도 모르는 일인데.]“그 정도는 내가 나중에 입금해줄 테니까, 계좌 불러.”
[괜찮다. 300억 이상의 가치를 받았으니.]앞으로 벌 돈으로 생각하자면, 엑스포츠 토토에서 우리가 딸 엄청난 역배라거나.
이미 벌어들인 자산으로 생각하자면….
[애국명장이 밤 동안 뜨겁게 혀를 놀린 덕분에, 일본에 반출된 한국 도자기들이 한국으로 반환될 예정이라더군.]“…수탈된 문화재 돌려받는 걸로 괜찮은 거야?”
[그 정도면 충분해. 경제적인 문제는 관료들이 알아서 하고, 나는 그 정도면 만족하는 편이거든.]통화 스와프라거나 일부 품목 관세 면제라거나, 무비자 입국 기한 연장이라거나 하는 부분은 정부의 영역.
내가 신경 쓰는 건 약탈당한 문화재를 한국으로 회수함으로써, ‘환의 의지’가 기뻐할 만한 상황을 만드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