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Childhood Friend of the Middle Boss RAW novel - Chapter (124)
중간 보스의 소꿉친구가 되었다 (124)
수업을 듣는 사람들 중에서 내가 제일 먼저 수업을 마쳤다.
수양관을 나온 나는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오후 5시 42분….’
이른 저녁을 먹기에 나름 괜찮은 시간이기는 했다.
아니면 조금 더 기다려도 되고.
‘어떻게 하지….’
생각지 못하게 시간이 붕 떠 버린 나는 제자리에서 고민에 잠겼다.
저녁을 혼자 먹어도 상관없지만, 이왕이면 같이 먹는 게 좋기는 했다.
나는 혹시나 나처럼 수업이 끝난 사람들은 없는지 단톡방에 물었다.
[나]: 수업 끝난 사람? [나]: 난 지금 끝났는데평소에는 톡을 올리면 얼마 안 돼 단톡방이 왁자지껄해지고는 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조용하기만 했다.
읽음 표시가 사라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다들 수업을 듣느라고 톡을 확인하지 못하는 듯했다.
“아, 읽었네.”
그때, 읽음 표시가 하나 사라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 답장했다.
리사였다.
[리사]: 저는 수업 중이에요… [리사]: 교관님이 첫날이라도 2시간 꽉 채워서 수업할 거라네요 ㅜㅜ남들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자란 황녀님도 수업은 싫은 모양이다.
어쩌면 그동안 우리와 노는 것에 맛 들였는지 모르겠다.
나는 리사가 보낸 톡에서 느껴지는 좌절감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나]: 출튀 ㄱㄱ [리사]: 그건 안 돼요 나중에 걸려서 교관님한테 혼나면 어떡해요 [나]: 교관님 모르게 출튀해야지 [리사]: 저는 견우하고 달라요… [리사]: 저한테는 용기가 없어요… [나]: 다들 처음에는 그런 법이야 괜찮아, 눈 딱 감고 해 봐 [리사]: 견우도 출튀한 적 있어요? [나]: 아니, 나는 없는데? [리사]: ;;;;;;그 톡을 끝으로.
리사에게서 더는 답장이 없었다.
수업에 집중하기로 한 듯했다.
‘게임에서는 고분고분한 성격이던 애가 수업 시간에도 톡을 볼 정도면 성격이 바뀌었다고 봐도 되려나…. 은비랑 하늘이, 다른 애들이 리사를 타락시킨 거네.’안타깝게도 이후로 톡을 확인하는 사람은 나오지 않았다.
어쩔 수 없다.
그들이 수업이 끝날 때를 기다리든, 혹은 혼자 저녁을 먹으러 가야겠다.
그 전에 나는 마지막으로 연하늘에게 개인 톡을 보내기로 했다.
‘하늘이도 수업 듣는 중에는 폰을 웬만해서는 보지 않는 편이지만…. 내 개인 톡은 다르지.’
나도 그렇고, 연하늘도 그렇고.
서로 연락을 바로 확인할 수 있게, 우리는 따로 알람을 설정해 놓았다.
중학생 때 연락 문제로 다툰 후로 계속 그런 상태로 해 두고 있었다.
게이트에 들어가 있는 게 아니라면 금세 답장이 올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나]: 하늘아, 뭐 해? 수업 중이야? [연하늘]: 지금 수업 듣고 있어 [연하늘]: 무슨 일 있어? [나]: 그냥 보고 싶어서수업을 듣고 있어서 그런 것일까.
연하늘이 톡을 읽고 한참이 지나도 답장이 날아오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도착한 답장은 무척 내용이 짧았다.
[연하늘]: 나두 🙂겨우 두 글자와 이모티콘.
연하늘은 이 말을 전하기 위해서 한동안 답이 없었던 것일까.
아니면 수업을 듣고 있는 나머지 도중에 내용이 끊긴 것일까.
‘그런 것치고는 기다려도 이어서 올라오는 톡은 없는 것 같은데….’
어느 쪽이든 내가 그녀가 아니라 잘 모르겠다.
다만 이래서는 화제가 본론으로 넘어가지 못할 것 같았다.
나는 용건을 꺼내기로 했다.
[나]: 나 지금 수업 끝났거든 [나]: 그래서 너 시간 되면 같이 저녁 먹으려고 했는데, 수업 중이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겠네 [연하늘]: 스승님 수업 아니었어? 생각보다 빨리 끝났구나 [연하늘]: 나 이따 선약이 있어서 오늘은 같이 저녁 못 먹어 [연하늘]: 내가 아까도 말했는데 또 까먹었구나? [나]: 아, 맞다연하늘이 보낸 톡을 읽고.
나는 그제야 잊고 있던 기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그녀가 점심시간에 저녁 약속이 있다고 예고했었다.
입학시험에서 친해진 여학생과 저녁을 먹기로 했다고.
‘설마 그 상대가 순환 차가의 차은솔일 줄은 몰랐는데….’
얼마 전에 연하늘에게 들어서 알게 된 일이다.
그때까지 그녀가 사귄 여학생에게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나로서는 워낙 놀랍기만 했다.
그런 우연도 다 있나 싶었다.
정작 내가 말해 줄 때까지 그녀가 차은솔의 정체를 명가의 사람으로만 알고 있던 것도 어처구니없었고.
‘하늘이랑 차은솔이라….’
솔직히 두 사람의 사이가 굉장히 의외로 느껴지기만 했다.
낯을 가리는 연하늘이 차은솔에게 먼저 다가갔다는 사실이 신기했고, 타인에게 별 관심이 없는 차은솔이 연하늘을 친근하게 여긴다는 것이 좀처럼 믿기지 않았다.
입학시험에서 그녀들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궁금했을 정도다.
‘나한테는 좋은 일이기는 해.’
차은솔은 강한별의 파티원이다.
145기 파티원 중 남유리 다음으로 영입하기 까다로운 캐릭터가 바로 그녀였다.
연하늘이 그녀와 친밀한 사이라면 앞으로 그녀와 만날 접점을 만들기 용이할 것이다.
나로서는 반갑기만 했다.
[나]: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와 [연하늘]: 응! 그러려고 😀 [나]: 차은솔 걔랑 친하게 지내고 [연하늘]: 네가 말 안 해도 그럴 거거든? [나]: 동아리에 같이 들어가자고 권유해 보는 건 어때? [연하늘]: 동아리? 네가 아까 말한 거기? [나]: 응, 신탐동 [연하늘]: 음… 이따 생각나면 은솔이한테 한 번 물어볼게차은솔을 동아리로 끌어들인다면 그녀를 관리하기도 편할 터였다.
다른 사람들과 친해지기도 쉽겠고.
나는 연하늘에게 그녀를 맡기며, 톡을 중단했다.
“결국 나 혼자 먹어야 하는 건가.”
아쉽지만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홀로 저녁을 먹어야 할 듯했다.
저녁을 먹는 대로 연마관에 가서 개인 훈련이나 해야겠다.
단톡방이 활성화된 것은 그때였다.
[강한별]: 견우야, 혼자 밥 먹게? 안 그래도 수업이 졸려서 출튀할까 고민했었는데 잘됐다! [나]: 뭐야, 진짜 출튀하려고? [강한별]: 출석 체크 해서 괜찮아! 안 걸릴 자신도 있고 [강한별]: 지금 어디 있어? [나]: 실행력 하나는 진짜 최고네…주인공이 이래도 되는 걸까.
다소 얼떨떨하기는 했지만.
그날 나는 결국 강한별과 둘이서 저녁을 먹고, 훈련도 했다.
꽤 알찬 하루였다.
* * *
차은솔이 순환 차가의 사람이라고 부담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
당장 소꿉친구 도견우만 하더라도 신검 도가의 사람이 아니던가.
친하게 지내는 용해랑도, 민아린도, 리사도 신분이 높기도 했다.
단순히 친구로서 만나는데 격식을 차릴 필요는 전혀 없었다.
애초 차은솔이 신분 고하를 따지는 인물이 아니기도 했다.
‘은솔이가 먼저 왔다고 했는데….’
연하늘은 차은솔을 만나기 위해서 약속 시간에 맞춰 후문으로 향했다.
그녀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워낙 눈에 띌 정도로 예뻤으니까.
‘아, 저기 있다.’
노란 블라우스에, 청바지를 입은 차은솔은 후문 옆에 난 돌담에 기대 노을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녹색 눈은 분위기에 신비감을 더해 주는 듯했다.
연하늘은 그녀에게 조금 더 다가가 이름을 불렀다.
“은솔아!”
“…아. 안녕?”
어딘가 상념에 잠겨 있던 것 같던 차은솔이 소리를 듣고 반응했다.
연하늘에게 시선을 돌린 그녀가 곧 천천히 손을 흔들었다.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
“그냥저냥 지냈어. 너는? 보니까 잘 지냈던 것 같네.”
“응? 그래 보여?”
“얼굴에 다 보여.”
오랜만에 만난 어색함은 잠시였다.
연하늘은 일전에 차은솔에게 받은 감상을 느끼고는 긴장을 풀었다.
두 사람은 서로 근황을 주고받으며 두런두런 대화를 나눴다.
“아, 여기에서 이러고 있지 말고, 가면서 얘기하자. 어쩌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수도 있으니까.”
“그래, 좋아. 얼른 밥 먹으러 가자. 나 배고파.”
기숙사가 밀집한 아카데미 후문에는 먹자골목이 형성되어 있었다.
두 사람은 맛있다는 소문이 알려진 곱창 가게를 찾았다.
때마침 자리가 하나 비어 있었다.
자리에 앉은 그들은 메뉴를 살폈다.
“은솔아,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다, 전부.”
“전부? 둘이서 다 못 먹지 않을까?”
“내 배는 블랙홀이라서 괜찮아.”
“말라 보이는데 꽤 많이 먹는구나. 먹어도 살이 잘 찌지 않는 건가? 부럽다. 나는 아닌데…. 여기 봐 봐, 팔에 살 잡히지?”
“말랑말랑해서 젤리 같아서 좋네. 내 살도 만져 볼래?”
“와, 별로 잡히지 않네? 부럽다…. 아, 그것보다 메뉴나 고를까? 음…. 처음부터 전부 시키기는 좀 그렇고, 일단 2인분만 시키고 부족하면 그때 더 시키는 게 어떨까?”
“나는 그것도 좋아.”
“음…. 야채 곱창 어때? 전에 와서 먹어 봤는데 맛있더라고.”
“순대랑 당면이랑 떡도 추가하자.”
“떡 좋지. 그리고 음료는…. 혹시 술 마실 수 있어?”
“술 마시고 싶어?”
“응, 곱창이랑 소주랑 딱이거든….”
“그럼 마실게.”
그로부터 잠시 후.
주문한 음식과 술이 나왔다.
커다란 불판에서 볶인 야채 곱창이 지글거리는 소리를 냈다.
연하늘은 깻잎에 곱창을 얹고서, 쌈을 싸서 입안에 넣었다.
소주도 한 잔 들이켰다.
그녀의 토끼 귀가 쫑긋거렸다.
“아, 맛있다! 어때, 괜찮지?”
“응, 맛집 잘 찾았네. 생각날 때면 곱창 먹으러 와야겠다. 얌.”
“견우가 이런 쪽으로 잘 알거든. 아, 견우가 누구냐면 저번에 내가 얘기한 소꿉친구 있지? 걔가 견우야. 도견우.”
질겅질겅.
차은솔은 잘 씹히지도 않는 곱창을 질겅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내 입에 있던 음식을 꿀꺽 삼킨 그녀가 입을 열었다.
“어디서 많이 들어 본 이름이네.”
“음, 아마 한 번쯤 들어 봤을 거야. 신검 도가의 사람이거든. 너랑 같은 십가문의 사람.”
“그래? 얌.”
“이번에 차석으로 입학하기도 했고.”
“내가 입학식에는 불참해서….”
“왜? 그때 무슨 일 있었어?”
“그냥, 자느라고.”
“그러면 안 되지.”
“그래도 네가 수석으로 입학한 건 기억하고 있어.”
“아! 알고 있었구나.”
“친구니까. 얌.”
연하늘이 그동안 연락하고 지내며 깨달은 바로는.
차은솔은 매사에 무관심한 성격의 소유자인 듯싶었다.
연하늘은 그런 그녀가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에 기분이 좋아졌다.
어쩐지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한편으로.
‘견우가 친하게 지내라고 했지.’
차은솔과 즐겁게 수다를 떨며.
연하늘은 도견우가 그녀에게 은연중 흥미를 보이던 것을 떠올렸다.
‘은솔이한테 뭐가 있는 걸까?’
이성적인 관심은 아니리라.
연하늘은 5년지기 소꿉친구로서 장담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다른 여자에게 신경 쓰는 그에게 기분이 상하지 않았다.
‘나만 봐 줬으면 좋겠는데….’
…사실 조금 불편하기는 했다.
그럼에도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도견우에게 자신이 사귄 친구를 자랑스럽게 소개해 주고 싶은 마음이 있기도 했다.
다만 문제는.
‘애가 너무 예뻐.’
“얌. 왜 그래?”
“…아니야. 볼수록 너무 예뻐서.”
“얌? 하늘이 너도 예쁜걸.”
문제는 같은 여자가 보기에도 차은솔의 미모가 상당하다는 것.
특히 녹색 눈이 인상적이었다.
그에 비해 자신의 눈은 붉다 보니, 자연히 몬스터 특유의 붉은 눈을 연상케 했다.
그러자니 연하늘은 도견우에게 그녀를 소개해 주는 게 망설여졌다.
혹시라도, 만약에라도.
‘견우가 은솔이한테 반하면 어떡하지?’
자신은 소꿉친구와 친구를 동시에 잃게 되는 꼴이다.
결단코 바라지 않는 일이었다.
그럴 일이야 없겠지만, 가능성을 완전히 부정할 수 없다는 게 두렵기만 했다.
“….”
“얌얌.”
복스럽게 곱창을 먹는 차은솔을 보며.
연하늘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마음으로는 그녀와 도견우가 서로 모르는 사이로 지내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소꿉친구의 부탁이다.
자신이 그의 부탁을 거절할 수 있을 리 없었다.
“에휴….”
“얌? 왜 그래?”
결국 연하늘은 결정을 내렸다.
그녀는 입에 커다란 쌈을 넣으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차은솔에게 권유했다.
“들어가고 싶은 동아리는 정했어? 안 정했으면 나랑 같이 안 할래?”
“동아리? 무슨 동아리?”
“신비 탐방 동아리라고, 소꿉친구랑 다른 애들이랑 같이 하기로 했거든.”
“귀찮을 것 같은데….”
“동아리 사람들 말로는, 주말마다 신비 현상을 관찰하러 돌아다니며 맛집을 찾아다닌다는 모….”
“들어갈게.”
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차은솔은 즉각 응했다.
* * *
아카데미에 재학하면 신선하면서 자극적인 경험이 끊이지 않을 것 같았건만.
기대와 달리, 아카데미에서 보내는 생활은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처음에만 재미있다고 느꼈을 뿐, 시간이 지나자 결국에는 반복적인 일상의 연속이었다.
“재미없어.”
슬슬 질린다. 심심하다.
그렇다고 자신의 재미를 추구하러 마음대로 행동할 수 없는 노릇이다.
세상에는 인간으로서 지켜야 하는 규범과 규약이란 게 있었으니까.
인간으로 살기 위해서는 그 질서를 어겨서는 안 됐다.
‘답답해. 숨 막혀. 짜증 나.’
스스로도 인간성이 결여돼 있다고 생각하는 연성 남가의 남유리에게는 무척이나 갑갑한 일이었다.
가문에서는 그나마 일탈을 마음껏 벌일 수 있었건만.
가문에서 벗어나 자유를 탐닉하러 아카데미에 와서, 설마 가문에서보다 억압받는 기분을 느낄 줄은 몰랐다.
스트레스가 쌓였다.
‘코인으로 게이트에나 들어갈까.’
괜한 사람을 죽일 수는 없는 만큼, 기분이 모두 풀릴 때까지 몬스터란 몬스터는 다 죽이고 싶다.
아니, 동물이라도 좋다.
살아 있는 존재를 죽이는 것으로써 살아 있다는 실감을 느끼고 싶다.
남유리는 그런 충동심을 품은 채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무언가 계기가 있다면.
‘저 애들은 왜 저렇게 웃는 거지?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 거지? 나는 이렇게 재미없는데. 아, 그냥 싹 다 죽이고 싶네.’
억눌러 온 충동이 폭발할 것 같았다.
그때는 인간이 아닌 괴물이 된다.
남유리는 흔들리는 이성을 붙잡고, 동아리를 홍보하는 학생들을 지나쳤다.
‘다음 수업은 뭐지….’
생각하고 싶지 않다. 재미없다.
어차피 가문에서 배웠을 수업이다.
그녀는 남은 수업을 빠지기로 했다.
그렇게 일탈 행위를 벌임으로써, 조금이나마 자극을 느껴야겠다.
이대로 가다간 죽을 것 같으니까.
그러던 그때였다.
“학원도시에서 일어나는 신비 현상에 관심 있는 사람은 없나요!? 저희는 신비 현상을 관찰하러 학원도시를 탐방하러 다니는 신비 탐방 동아리로….”
“응?”
다른 동아리들로부터 자리싸움에서 밀리기라도 했는지, 목이 좋지 않은 장소에서 동아리를 홍보하는 학생들이 우연히 눈에 밟혔다.
남유리는 무심코 걸음을 멈췄다.
이내 그녀는 그들이 떠드는 소리에 솔깃했다.
“신비 현상을 관찰하고 난 후에는 다 같이 맛집을 탐방하러 갈 거예요! 저희 부장이 그쪽으로 정말 많이 해박합니다! 이번 주에 체험회를 진행할 예정이니 관심 있으면 놀러 오세요!”
“…맛집?”
한 단어가, 기억을 건드렸다.
입학시험을 보던 때의 기억이다.
몽환의 호텔 연회장에서 도견우와 질문 게임을 한 기억이 머릿속에서 새록새록 재생됐다.
―기분이 우울하거나, 짜증이 나면 무엇을 합니까?
그때 카드에 적힌 질문에.
도견우는 뭐라고 답했었던가.
―산책해. 밖에 나와서 걷다 보면 바깥공기도 쐐서 그런 건지 기분이 맑아지거든. 아니면 맛있는 음식을 찾아 먹든가.
―그렇구나.
―너도 나중에 그렇게 해 봐.
“견우견우가 그런 말을 했었지….”
기억에서 끄집어낸 그 대답에.
남유리는 즉흥적으로 마음이 동해, 학생들에게 걸음을 옮겼다.
그녀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동아리 체험회에 참가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
그렇게.
필연적인 우연이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