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Childhood Friend of the Middle Boss RAW novel - Chapter (136)
중간 보스의 소꿉친구가 되었다 (136)
도서관이 가시덩굴로 뒤덮였다.
건물을 감싸고 서로 얽히고설킨 가시덩굴은 밤하늘을 찌를 듯이 드높이 치솟았다.
지상에서 올려다보는 그 형태는 마치 첨탑을 연상케 했다.
“들어온 정보는?”
“그게… 지금 알아보는 중이야. 정보부에서 상황을 파악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하고, 지금 부장도 현장에 나가 있다니 곧 유의미한 정보가 들어올 거야.”자정을 틈타 부지불식간에 발생한, 그렇기에 누구도 대응하지 못한 상황이다.
도시은이 이변을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늦은 뒤였다.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꿈틀거리는 가시덩굴은 외부에서의 접근을 완전히 차단했다.
중간고사를 준비하기 위해 늦게까지 도서관에 남아 있던 학생들이 모두 갇히고 말았다.
“도서부 부장하고 연락은 됐어?”
“아니, 아직…. 조사해 본 바로는, 오늘 도서관 근무였다고 하더라고. 그러니 연락만 되면 내부 상황을 파악하기 쉬울 텐데…. 하필이면 통신이 먹통이 돼서 생사도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지경이야.”
“도서부 부장의 소행일 가능성은 어떻게 생각해?”
“생각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닌데, 나는 낮다고 생각해. 도서부장이 그럴 성격은 아니잖아?”
“이런 일을 벌일 강단이 없고, 동기가 없기는 하지.”
“책에 죽고 못 사는 걔가 설마 도서관에서 테러를 일으키겠어?”
“그래도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 연락할 필요는 있어. 정보부에게 계속 연락을 시도해 달라고 전해 줘.”
“알았어, 그렇게 할게.”
“그리고 도서부 부원들을 소집해, 뭔가 아는 게 있는지 물어보고.”
“안 그래도 방금 소집했어.”
한밤중에 부회장에게 보고를 받은 그녀는 급히 옷을 챙겨 입고서는 학생회 임원들을 소집했다.
그것도 모자랄 것 같아, 관련자들과 학생회에 소속되어 있는 도서부, 정보부, 선도부, 치안부에게도 소집령을 내렸다.
그러고는 사건 현장으로 향했다.
‘교관님들의 지원을 기대하기는… 당장은 무리겠네.’
기숙사에 사는 학생들과 다르게, 교관들은 주로 부지 밖에서 따로 생활했다.
이 시간에 소식을 전한다 한들, 그들이 아카데미에 도착하려면 제법 시간이 걸릴 터였다.
헌터들에게 도움을 구하는 것도 여건은 다를 바 없었다.
애초 외부의 존재를 부지 내로 끌어들이는 데에는 여러 제약이 따랐다.
도시은의 대응은 어쩔 수 없이 당직 교관들에게 사태를 알리는 선에서 그쳐야 했다.
‘대체 무슨 일인 거지.’
밤이 내려앉은 부지는 소란스러웠다.
창가로 고개를 내민 학생들이나, 밖으로 나온 학생들을 걸어가면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난데없이 방대한 마나가 발산되며, 가시덩굴로 된 첨탑이 생겨났으니 그럴 만도 했다.
키에에엑!
더욱이 균열이 벌어지면서 몬스터들이 출몰하기까지 했다.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필시 놀랍고, 영문을 알 수 없어서 당황스럽고, 불안하고, 무서울 터였다.
도시은은 그들의 감정을 짐작하며, 푸른 눈으로 가까워지는 광경을 올려다보았다.
“….”
어둠 속에서 가시덩굴로 이루어진 첨탑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마치 셀 수 없이 많은 구렁이가 똬리를 튼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도시은은 끝을 모르고 자라나는 광경에 위협을 느꼈다.
‘주위로 뻗어 나가고 있어….’
지면으로 뻗은 가시덩굴이 일대로 세를 확장하고 있었다.
수연검을 뽑아 든 도시은은 곧장 근처에 있던 가시덩굴의 줄기를 닥치는 대로 베어 냈다.
그러나 성과는 미미했다.
검에 잘려 나간 단면에서 줄기가 순식간에 돋아났기 때문이다.
그녀는 결국 자신을 덮치려 드는 가시덩굴로부터 거리를 벌렸다.
그때, 정보부장이 어둠 속에서 걸어 나왔다.
“소용없어요. 양분이라도 받는지, 아무리 잘라도 계속 생겨나더군요. 근원을 파괴하지 않고서는 덩굴들의 세력 확장은 막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
정보부장의 조언을 들은 도시은은 순순히 검을 거두어들였다.
이내 그녀가 푸른 눈으로 응시하며,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안 그래도 찾으려 했어. 어느 정도 상황을 파악했는지 알려 줬으면 해.”
“저쪽에 회의소를 설치해 놨으니, 거기서 브리핑을 하겠습니다.”
* * *
게임의 스토리에 따르면.
민아린 에피소드의 발생 시점은 중간고사를 마친 이후다.
아카데미에 수석으로 입학함으로써 우수한 자질을 입증한 그녀는 사람들의 선망을 받는 것에 한껏 도취돼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투귀의 제자로서 여러 활약을 펼치며 명성을 쌓던 강한별은 눈엣가시였다.
그녀의 자존심이 자신보다 그에게 사람들의 이목이 더 쏠리는 것을 용납하지 못했다.
「민아린」
―우쭐하지 마! 그래 봤자 내가 너보다 훨씬 우수하니까!
마도 민가의 기대주로서 통하며, 태어나서 경쟁에서 진 적이 없던 인물이 바로 민아린이다.
그녀는 우수함을 증명하기 위해 강한별에게 경쟁심을 보였다.
그러나 그녀가 열심히 정진하더라도 게임의 주인공을 이길 수는 없었다.
「민아린」
―내가… 졌다고…? 어째…서? 나는, 민아린인데… 왜….
사소한 것부터 시작해서 민아린은 걸핏하면 강한별에게 져서 패배의 쓴맛을 맛봤다.
심지어 많은 사람들이 보는 대련에서 패배하기까지 했다.
그로 인해 그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열등감을 자각하게 된다.
17년 동안 오만하게 살았던 그녀는 면역이라고는 전혀 없던 감정에 서서히 좀먹힌다.
그리고 중간고사에서….
‘강한별이 도승우를 쓰러뜨리는 게 기폭제가 되는 거지.’
민아린은 강한별의 활약상에 밀려 거의 모든 주목을 빼앗긴다.
그녀는 그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는 여론까지 흐르게 된다.
자존심이 강한 그녀가 그 상황을 견딜 수 있을 리 없었다.
「민아린」
―…두고 봐. 내가 기말고사에서는, 기말고사에서는 반드시 그 녀석보다 우수하다는 것을 보여 줄 테니까.
그날부로 민아린은 악에 받쳐서 기말고사 준비에 집중한다.
하지만 단기간에 수양한다더라도 실력을 쌓기에는 한계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승부욕에 너무 앞선 그녀는 끝내 계위를 강제로 끌어올리는 금서에 손을 댄다.
「민아린」
―이것만 있으면, 이것만 있으면 난…!
결과는 말하지 않아도 알리라.
민아린의 열망은 실패했다.
금서의 마법을 제어하지 못한 그녀는 마법에 휘말려 숙주가 되고, 도서관은 가시덩굴로 뒤덮인다.
“뭐냐!?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대체 저건….”
“….”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것처럼.
나는 가시덩굴 첨탑을 목격하고서 이해를 바라는 용해랑의 외침에 답하지 못했다.
게임의 흐름에서 벗어난 상황에, 나도 마찬가지로 이해를 바라고 싶은 심정이었다.
‘뭐가 원인이었던 거지?’
민아린이 열등감을 자극받을 만한 계기가 선뜻 떠오르지 않았다.
게임에서보다 이른 시기에 그녀는 우리와 친목을 다졌다.
그녀가 강한별에게 경쟁심을 품고, 승부를 내려던 적도 없었다.
혹여나 스토리에 영향을 줄지 몰라 내가 중간에서 신경을 쓰기도 했고, 그럴 징조가 보일 때면 고은비가 사이를 중재하기도 했다.
그래서 어쩌면 게임에서와 다르게 민아린 에피소드가 일어나지 않고, 무탈히 지나갈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품기도 했다.
‘그런데 왜 뜬금없이 중간고사 전에 에피소드가 발생한 건데….’
내가 미처 살피지 못한, 민아린의 열등감을 건드리는 단초가 있었던 걸까?
당장 떠오르는 것이라고는 연하늘이 그녀의 자리를 꿰차고 수석으로 입학한 것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그런 일이 있었음에도 우리와 원만한 관계로 지냈다는 것은 신빙성을 떨어뜨린다.
그녀의 열등감을 자극했을지 몰라도, 중대한 요인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달리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던 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내가 민아린 본인이 아닌 이상, 그녀의 속내를 알 수 있을 리 없다.
애초 이미 일이 벌어진 마당에 연유를 파헤치려 해 봤자 무의미했다.
문제를 해결하는 게 우선이다.
민아린을 구해 내야 했다.
‘까딱하면 멸망할 수도 있어.’
게임의 스토리상, 처음으로 맞이하는 엔딩 분기점이 바로 민아린 에피소드다.
가시덩굴 첨탑 최상층에 묶여 있는 그녀를 구출한다면, 스토리는 다음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그녀를 구하지 못할 경우에는 배드 엔딩이 기다리고 있다.
[민아린은 오만했습니다.] [남들에게 떠받들어지는 삶을 살며, 드높은 프라이드로 똘똘 뭉치고, 한 번도 실수한 적이 없던 그녀는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비단 누구나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는 무관심한 법입니다. 자신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없을진대, 상대를 이해할 수 있을 리 없습니다.]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기만입니다.] [그럼에도 인간은 편견에 사로잡혀서 멋대로 상대를 판단하고, 이해했다는 착각에 빠집니다.] [오만하기 짝이 없습니다. 인간이란 참으로 오만한 존재입니다.] [세상이 평화롭지 못한 이유는 바로 오만한 인간들이 진실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괜찮습니다.] [그녀의 오만이 만들어 낸 가시덩굴은 아카데미를 뒤덮은 것을 시작으로, 학원도시를, 나아가 세상 전체로 뻗어 나갔습니다.] [인간은, 살아 있는 모든 존재는 가시덩굴의 영양원으로 전락함으로써 하나가 됐습니다. 비로소 서로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게 됐습니다.] [더 이상 세상에 불화와 분쟁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평화롭습니다.] [세상은 그렇게 멸망했습니다.] [─ Bad Ending ─]일명, 영양 공급원 엔딩.
엔딩 장면에서는 강한별과 동료들이 가시덩굴과 일체화되어 편안한 듯 잠을 자는 모습이 나온다.
당연히 그 엔딩을 바라지 않는 나는 용해랑에게 말했다.
“해랑아, 디바이스 챙겨.”
“뭐!? 디바이스는 왜….”
“여기서 가만히 보고만 있을 거야? 도서관에 있는 사람들은 갇혔을 테고, 균열이 일어나면서 몬스터들이 출몰하고 있는 것 같은데, 우리가 뭐라도 해야지.”
“…내가 생각이 짧았다. 사람들이 곤란한 상황에 처했는데, 의협 용가의 사람으로서 나서지 않을 수는 없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깨달은 듯한 용해랑이 표정을 굳혔다.
마침 디바이스를 훈련장에 가져온 우리는 벗어 둔 옷을 입고, 얼른 밖으로 나섰다.
연하늘에게 전화를 거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여보세요? 하늘아, 지금 통화 돼?”
[응, 나 통화 가능해. 방에서 애들이랑 같이 공부하던 중이었어. 유리도 있고. 지금 일어난 상황 때문에 전화한 거지?]“너도 봤어?”
[애들이랑 베란다로 나와서 보고 있어. 견우야… 대체 저게 뭐야?]“가시덩굴…이라고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겠네. 나도 잘은 모르지만, 저대로 놔두면 주위로까지 피해가 미칠 것은 분명해.”
[…위험하다는 거구나. 그렇다면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겠네.]“그래서 너한테 전화한 거야. 마침 곁에 다른 애들도 있다니 잘됐다.”
[알았어, 애들한테 잘 설명해서 데려가도록 할게. 지금 어디 있어?]“해랑이랑 같이 도서관으로 향하고 있는 중이야.”
[그럼 거기서 합류하면 되겠네.]“부탁할게. 똘마니들도 끌고 와 줘. 혹시 자고 있으면 두드려서라서도 깨우고.”
[그렇게 할게. 조심해.]“너도.”
자칫하면 세상이 멸망할지 모른다며 구차하게 설득할 필요 없이.
연하늘은 자세한 사정은 묻지 않고, 내가 원하는 대로 반응해 줬다.
그녀와의 전화를 끊은 나는 이어서 강한별에게도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한별아, 지금 뭐 해?”
[사군이랑 같이 치킨 먹고 있었어!]“치킨은 나중에 먹고….”
나는 강한별에게도 용건을 전달했다.
굳이 우리가 나설 의무가 없었음에도, 그는 착실히 내 말에 따랐다.
마지막으로 합류할 장소를 가르쳐 준 나는 전방을 주시했다.
키에에엑!
“해랑아, 길을 뚫는 역할을 부탁해. 나는 뒤에서 엄호할게.”
“알았다! 나만 믿고 따라와라! 빠샤!”
가시덩굴 첨탑으로 가까워지면서 몬스터들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나와 용해랑은 본능에 따라 달려드는 놈들의 숨통을 끊었다.
머지않아 우리는 목표하고 있던 장소에 다다랐다.
‘여기 어딘가에 있을 텐데….’
내 예상이 맞는다면, 사태를 파악한 학생회가 근처에 있을 것이다.
나는 그들 중 한 사람을 찾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았다.
‘찾았다.’
아직 가시덩굴의 영역에 닿지 않는 위치에 막사가 하나 있었다.
나는 곧장 그곳에 있는 도시은에게로 발걸음을 옮겼다.
“누나.”
“견우 네가 여기는 왜….”
학생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한편, 분주하게 일하고 있던 도시은.
그녀가 내 부름에 고개를 돌렸다.
나를 발견한 푸른 눈이 일렁였다.
나는 뜻밖에 만나 놀란 것 같은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사태를 해결할 작전을 세우고 있는 거지? 우리도 가세할게, 누나.”
* * *
밤이 어수선하다.
바람을 타고서 들려오는 소리에는 갖은 감정이 섞여 있다.
놀람, 당혹감, 다급함, 두려움 등의 감정이 일대의 마나와 어우러지며 공간에 균열을 야기한다.
균열 속에서 나타나는 몬스터들이 울부짖는 소리가 전해진다.
밖으로 나가 확인하지 않더라도 부지 내에서 일어난 상황이 쉬이 예상이 간다.
“무슨 일이라니?”
“도서관에서 문제가 발생한 듯합니다. 그곳에서 가시덩굴이 자라나면서 일대를 침식하고 있는 중입니다. 도서관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갇힌 모양이고요. 통신이 연결되지 않아 내부의 상황을 확인할 수 없다고 합니다.”만월이 뜬 밤이었다.
창문을 열어 둔 발코니에 내려앉은 달빛이 오늘따라 유독 아름답다.
은은한 빛에는 사람을 홀리는 마력이라도 깃들어 있는 것 같다.
먼 과거의 시대를 산 사람들이 차고 기우는 달과 인간의 광기를 연결 지었을 법하다.
그러나 마법과 과학이 발달한 현대에 이르러, 달이 특수한 힘을 품고 있음은 착각이 아니다.
보름달이 뜬 밤에는 대기 마나가 최상의 상태를 이룬다.
어쩌면 그 현상이 인간의 광기에 영향을 주는지도 모를 일이다.
몬스터들이 달이 뜬 밤이 되면 격정적으로 흉포해지듯이.
“저런.”
학원도시 특유의 마나 환경이 거기에 더해진다면 어떻게 될까.
어떤 이상 현상이 일어날 것인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도서관에서 일어났다는 사태는 필시 그런 부류일 것이다.
“학생들이 많이 걱정되네.”
“….”
교무관 최상층, 이사장실.
금강 아카데미의 이사장 소혜율은 오승아 비서실장의 보고를 받고 형식적으로 말을 흘렸다.
자신과 무관하다는 듯한 투였다.
오승아는 그런 그녀의 반응에도 의문을 표하지 않았다.
다만 묵묵히 자리를 지키면서, 그녀의 물음에 답할 뿐이었다.
“원인은?”
“학생회에서 파악 중이라 합니다. 현재로서는 알아낸 정보가 그리 많지 않은 모양입니다.”
“흠… 그런가. 시은 학생회장이 마음고생이 심하겠네. 그 밖에 다른 소식은?”
“도시은 학생회장이 학생회를 소집해 사태를 해결하려 하고 있습니다. 몇몇, 방관할 수 없는 학생들도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추후에 도움을 준 학생들한테는 답례를 해야겠네.”
“그중에는 도견우 학생과 연하늘 학생, 강한별 학생… 이사장님께서 눈여겨보시는 1학년 학생들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래? 혈기 왕성한 애들이구나. 자신들과 관련도 없을 사건에 고개를 내밀려 하고….”
등받이에 기대 창밖을 바라보던 소혜율이 보고를 받고서 처음으로 오승아에게 몸을 돌렸다.
도견우 일행에게 흥미가 생기는 듯, 노란 눈에 이채가 띠고 있었다.
오승아는 말을 추가했다.
“그리고 도시은 학생회장이 조금 전, 협약을 맺은 클랜들의 파견을 요청했습니다. 자칫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경우를 대비하는 것 같습니다.”
“현명한 판단이기는 하네.”
규정에 따라, 아카데미 관계자가 아닌 외부 인력의 파견은 이사장의 재가를 필요로 했다.
반드시 소혜율의 허락이 떨어져야 그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것이다.
그녀는 싱긋 웃으며 대꾸했다.
“자리를 비워야 할 것 같네, 아무래도. 연락이 닿을 수 없는… 그래, 어디 게이트에 들어가 있는 게 좋으려나.”
“네, 그럼 그렇게 처리하겠습니다.”
소혜율에게 있어 학생들의 안위는 원대한 소망보다 중요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