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Childhood Friend of the Middle Boss RAW novel - Chapter (200)
(200)
세계는 불안정하다.
차원에 인 아주 작은 균열로도 멸망에 이를 수 있을 정도로.
ì�´ê²ƒì�€ 종ë§�ì�˜ 시나리오가 ë� 수 있는가
어떤 언어로도, 어떤 말로도 형용할 수 없는 의지의 총체는 여지없이 감응한다.
* * *
도견우 일행의 동향에는 언제나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당연히 그들이 오준수 패거리에게 리사 그레이스가 납치될 뻔한 것을 명분으로, 학생회와 함께 흑마 오가의 별장으로 떠났다는 정보도 입수한 차다.
“정진이도 그랬지만, 강한별 학생도 주변에 적이 참 많네. 하기야, 타인의 무기를 약탈하려는 기벽 때문에 적이 많을 수밖에 없기는 하지만. 어쩜 그런 면모까지 정진이를 닮았는지, 참…. 그냥 정진이 제자가 아니라 아이라 말하고 다녀도 되겠어.”
교무관 최상층, 이사장실.
별의 마녀 소혜율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녀는 앞뒤는 생각하지 않고 무작정 일을 저지르고 보자는 심산인 강한별이 흥미롭기만 했다.
한편으로는 사전에 오준수 패거리의 음모를 밝혀내고, 그것을 명분으로 다른 사람들을 부추긴 도견우에게 호기심이 일었다.
‘무슨 생각인 거지.’
흑마 오가의 별장에 쳐들어간 것은 너무나 감정적인 대응이다.
무모하다.
오준수 패거리로부터 증거를 확보해, 학생회를 끌어들일 생각을 한 이성적인 면모와 대조된다.
소혜율은 식견이 넓은 것 같으면서도, 좁은 것 같기도 한 도견우를 완벽히 평가할 수 없었다.
‘갈피를 잡을 수 없네, 그 아이는.’
하지만 도견우가 정말 생각 없이 무턱대고 행동하지는 않았으리라.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지만, 필시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음이 틀림없다.
소혜율은 앞으로 돌아가는 추세를 보며 자신에게 유리한 입장을 택하기로 했다.
“….”
그렇게 그녀는 밤이 드리운 창밖을 내다보았다.
흑마 오가의 별장이 있는 방향이었다.
이변이 일어난 것은 그때였다.
───!!
거대한 마나의 파장이 파문을 그리듯 학원도시 전체로 퍼져 나갔다.
진원지는 소혜율이 바라보고 있던, 흑마 오가의 별장 방향이었다.
‘이 기운은 대체….’
가볍게 무시하고 넘길 수 있을 만한 기운이 절대 아니다.
심상치 않다.
표정을 바꾼 소혜율은 황급히 발코니로 나섰다.
그리고 하늘에 생겨난 마법진을 보고 얼굴을 굳혔다.
“저건….”
밤하늘을 보랏빛으로 밝히는 마법진.
멀어서 자세히 확인할 수는 없지만, 척 보기에도 범상치 않았다.
이 거리까지 닿는 기운으로 보아, 최소 5계위 이상 마법에 버금간다.
무엇보다.
‘차원이 불안정해지고 있어.’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시야 곳곳에서 공간이 일그러지며 균열이 생기고 있었다.
규모로 추측하건대, 조금 전의 파장이 세계수에 크게 영향을 준 듯했다.
곧 몬스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크르르!
“….”
군데군데 뾰족한 가시가 나 있고, 몸이 검은 비늘로 뒤덮인 익룡형 몬스터.
밤하늘에 나타난 4랭크 몬스터, 쏘니 프테라(Thorny Ptera)를 발견한 소혜율은 미간을 모았다.
당장 눈에 보이는 개체만으로도 어림잡아 10마리는 되는 듯했다.
범위를 학원도시 전역으로 넓힌다면 얼마나 많은 몬스터들이 출몰했을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상황이 심각해.’
녹색 이상 게이트에서 접할 수 있는 4랭크 몬스터는 웬만한 헌터들로는 상대하기 힘들다.
나름의 명성을 쌓은 헌터들이 아니면 안정적으로 토벌할 수 없는 게 놈들이었다.
그런 놈들이 본격적으로 활개를 친다면 학원도시에 혼란이 찾아올 수밖에 없다.
하물며 이제 시작에 불과했다.
균열은 멈추지 않고 생겨나고 있었으며, 사태를 불러온 마법진은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었다.
이보다 더 악화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보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만, 흑마법 계통의 의식 마법 같은데….’
별의 마녀란 이명을 지닌 사람으로서 마법진에 대해 분석하건대.
아무래도 마법은 준비만 갖춰졌을 뿐, 아직 발동하지 않은 것 같았다.
그 뜻은 마법진이 완전히 발동하면 사태가 더 심각해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때, 마법진 주위에 있는 밤하늘에 거대한 균열이 일었다.
쩌적!
금이 간 하늘이 유리 조각처럼 후두둑 떨어져 내렸다.
그곳에서 붉은 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저건….”
“마계의 판데모니움인 것 같습니다. 외관이 알려진 바와 흡사합니다. 저곳에서 악마의 기운이 짙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그렇구나. 저 마법진 때문에 이 세상과 마계가 연결된 거구나. 저기서 악마들이 넘어온다고 생각하면… 좋지 않네.”
“네, 계약에 의해 제한적으로나마 부정적인 감정을 취하던 악마들이었으니, 이걸 기회로 여겨 마음껏 날뛰려고 할 겁니다. 승자독식, 약육강식이란 마계의 논리도 앞세울 테고요.”
“우리를 감정의 노예로 삼으려 할지도 모르지.”
흑마법에 정통한 오승아가 말했다.
지금은 비록 연을 끊었다지만, 한때는 흑마 오가의 방계에 속했던 그녀의 의견이라면 참고해서 나쁠 게 없었다.
그녀를 통해 대강이나마 납득한 소혜율은 나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외에 아는 것은 없니?”
“제가 보기에는… 꽤 높은 성위에 있는 악마와 계약을 맺으려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흠… 6성위 악마를 부르는 것도 이 정도는 아닐 것 같은데. 그렇다는 것은 그보다 더 높은 성위에 있는 악마를 부르려는 건가. 이를테면….”
마왕이라든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소혜율은 한숨을 쉬었다.
그녀가 골치 아프게 됐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누가 했는지는 알 것 같은데, 어리석기 짝이 없네.”
악마들에게 마왕으로서 숭배되는, 8성위 악마.
현대의 흑마법은 그들과 계약을 맺는 것을 금기로 하고 있었다.
성공 사례가 한 번도 없던 데다, 세상에 큰 타격을 줄 만큼 몹시 위험했기 때문이다.
학원도시의 차원이 불안정해진 지금처럼.
‘생각이 없는 건가. 아니면 그냥 다 같이 죽자는 건가.’
주범은 흑마 오가의 검은 깃털… 아니, 망나니 오준수일 것이다.
소혜율은 한심함을 금하지 못했다.
단숨에 자신에게 위해를 가하려던 쏘니 프테라를 처리한 그녀가 머리칼을 넘겼다.
“여차하면 지팡이를 써야겠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어지기 전에.”
최악의 경우에는 우주를 떠다니는 인공위성, 스타 라이트로드를 사용하는 수밖에 없다.
학원도시 일대를 소멸시키게 되겠지만, 피해를 최소한으로 막기 위해서는 불가피했다.
이대로 차원이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되면 자칫 세상이 멸망할 수도 있으니까.
그렇기에.
‘애들이 잘해 주면 좋을 텐데….’
최대한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소혜율은 아마도 사태의 중심에 있을 도견우 일행의 무운을 빌었다.
* * *
숲에 어둠이 내려앉았다고 해도 길을 잃을 걱정은 없었다.
어차피 흑마 오가의 별장이 있는 방향은 알고 있고, 숲속에는 차가 지나다닐 수 있을 정도로 폭이 넓은 포장도로가 나 있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우리는 우왕좌왕하는 일 없이 목적지로 나아갈 수 있었다.
크르르! 컹! 컹!
그렇다고 아예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사위에 어둠이 드리워 있어, 멀리까지 시야를 확보할 수 없는 우리는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신경을 쏟아야 했다.
또한 곳곳에서 출몰한 몬스터들이 우리에게 몰려들고 있는 형국이었다.
그러지 않아도 성가신 놈들은 밤의 영향을 받아 야성이 배가되니 더욱 성가셔졌다.
“10시 방향에서 몬스터 무리 출몰! 추정 랭크는 2랭크, 개체 수는… 6마리야!”
“곧 있으면 충돌하겠네. 저놈들은 나랑 가디언들이 맡을게. 뒤에서 지원만 해 줘.”
다행이라면 도시은이 데려온 학생들이 적절히 전투를 보조했다는 것.
우리는 체력을 소모한 것 외에는 아무 피해도 입지 않을 수 있었다.
“은솔아, 어둠을 밝히기 위해 사람들한테 하나씩 빛의 정령을 붙여 줄 수 있을까.”
“알았어.”
사위는 안으로 들어갈수록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앞이 보이지 않겠다.
그렇게 판단한 나는 근처를 날고 있던 차은솔에게 부탁했다.
그녀는 순순히 들어주었다.
화아악!
금빛을 머금은 동물 형태로 현현한 정령들이 사람들에게로 이동했다.
그들이 자체로 환한 빛을 발하면서 숲에 깔린 어둠을 밝혔다.
삐약삐약!
내 곁으로 온 병아리도 한몫 보탰다.
‘얘가 웬일이지….’
차은솔의 귀차니즘 성향을 고려하면, 그녀가 부탁을 거절할 가능성도 전혀 없지는 않았다.
그래서 먹을 것으로 구슬릴 방법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더니, 설마 선뜻 들어줄 줄은 몰랐다.
나로서는 내심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얻은 스킬이라도 작용한 건가.’
며칠 전, 기지 방어 수업에서 얻은 카리스마와 지휘 통솔 스킬.
막연히 두 스킬의 효과라고 여긴 나는 오준수를 쓰러뜨린다는 목적에 집중하기로 했다.
한편, 숲속을 달리며 맞닥뜨리는 위협은 몬스터들만이 아니었다.
‘게임에서도 그랬지.’
현재 흑마 오가의 별장 상공에는 마계와 이어지는 차원이 열려 있었다.
그 너머로 붉은 성이 보였다.
마왕과 휘하 악마들이 적을 두고 있는 판데모니움이었다.
“악마들이 오고 있어요.”
“….”
정황상 오준수가 계약을 맺으려 한 마왕을 주인으로 하는 판데모니움.
그곳에서 팔뚝만 한 크기의 악마들이 박쥐와 같은 날개를 펄럭이며 차원을 넘어오고 있었다.
척 보기에도 호의적이지는 않았다.
놈들은 당장에라도 우리를 향해 손에 든 삼지창을 겨눌 듯했다.
“저 삼지창에 찔리지 않게 조심해. 메스꺼움을 유발하는 효과가 있으니까.”
“견우가 그걸 어떻게 아나요?”
“…예전에 흑마법에 관심이 있어서 관련 서적을 읽은 적이 있거든. 거기서 본 적이 있어.”
“어째 수상한데요….”
“그런 일이 있었기는 해. 한동안 견우가 나한테 흑마법에 대해 뭐라 뭐라 떠든 기억이 있거든. 그때 사춘기가 겹치면서 흑마법에 엄청 심취했었던 것 같아. 응, 아마도…. 검은 로브를 입고서 중학교에 등교하려고도 했을걸? 팔에 붕대도 칭칭 감고….”
“내가 그런 적은 없거든, 하늘아?”
“견우야, 그럼 저 악마들을 해치우면 뭐가 나오는지는 알아? 마석이 나오진 않겠고. 궁금하네.”
“글쎄다. 차원이 연결됐다고 해도, 쉽게 차원을 넘지는 못했을 거야. 기존에 있던 사례를 보면, 아마 가상의 육체를 만들어 넘어온 게 아닐까. 마나로 이루어진 육체 말이야. 그러니 악마들을 처리한다고 해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는 거구나. 쳇, 아쉽네. 그럼 저 삼지창을 뺏을 수도 없는 건가.”
“대신 경험은 되겠지.”
게임의 지식에 따르면, 우리를 노리러 오는 악마들의 정체는 1성위 크니루겔이다.
딱히 상대하지 못할 적은 아니었다.
이윽고 놈들과 거리가 가까워진 우리는 전투에 돌입했다.
이 세계와 마계의 연결이 완전하지 않아, 본래에 비해 약해진 놈들은 거의 속수무책으로 당해, 마나의 입자가 되어 사라졌다.
마계로 돌아간 것이다.
개체에 따라 영혼에 큰 타격을 받아 소멸을 맞이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악마들이 차원의 문이 열렸어도 함부로 넘어오지 않고 있는 거지. 아직 완전한 상태로 연결된 게 아니라서, 넘어올 때 제한이 걸리니까.’
지금이야 1성위 악마만 넘어오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성위가 높은 악마들이 순차적으로 이 세상에 발을 들이게 될 것이다.
그러니 공략 난이도를 낮추고 싶다면 최대한 빨리 오준수를 쓰러뜨려, 이 세상과 마계를 잇는 연결 고리를 끊어야 했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는 위협 요인으로는 오준수의 사람들도 있었다.
“더 이상 지나갈 수 없다. 지나갈 거면 우리를 쓰러뜨리고 가라.”
“단, 강한별은 그냥 보내 주지. 나머지는 우리랑 싸워야 할 거다.”
“이곳은 흑마 오가의 사유지입니다. 이 이상 무례를 용서할 수는 없으니 썩 물러나십시오.”
“죄송하지만 도련님께는 보내 드릴 수 없습니다.”
“너희들, 남의 땅에 허락도 받지 않고 멋대로 발을 들인 대가는 치러야겠지?”
“….”
오준수 패거리의 최측근들, 흑마 오가 별장의 고용인들, 별장에 상주하는 헌터들 등.
오준수에게 정신이 세뇌된 사람들 역시 몬스터, 악마들과 함께 상대해야 할 적이었다.
그런데 게임에서 강한별의 파티원들은 강한별을 먼저 보내 주기 위해 전투가 벌어질 때마다 파티를 이탈했다가 보스전에서 차례로 복귀하는 흐름이었는데….
단, 전투에서 이긴 파티원들만 복귀할 수 있었다.
여하튼.
‘게임도 아니고, 굳이 전력이 분산되는 상황을 만들 필요가 있나?’
납치된 리사를 구하기 위해서 강한별을 먼저 오준수에게 보낸다는 목적이라도 있다면 모를까.
게임과 달리, 리사가 납치되지도 않은 마당에 억지로 기존 흐름을 모방할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괜히 힘만 낭비할 따름이다.
그러니.
“갈 길도 바쁜데, 편하게 쪽수로 쳐 버리자.”
이대로 밀고 나간다.
정정당당하지 않아도 된다.
망설일 이유가 없다.
나는 친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