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Childhood Friend of the Middle Boss RAW novel - Chapter (310)
(310)
자리에 있던 사람 중에는 마침 우리 모두와 안면이 있는 민휘성이 있었기에.
“…이쪽은 철옹 권가의 가주, 간성, 권해일이라고 하네. 사실상 국방을 꽉 쥐고 있는 사람이지. 이 사람 가문이 그쪽으로 여러 요직을 꿰차고 있으니까. 이 나라에서나, 학원도시에서나.”
“나를 띄워 주는 것은 그만하게.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까.”
“….”
민휘성의 주도 아래.
우리는 간단히 인사를 교환했다.
그러고 나서.
“그런데 가주님들은 어쩌다 투귀 님과 동행한 건가요?”
나는 호기심에 물었다.
그러자 용수환, 민휘성, 권해일이 차례로 대답했다.
“학원도시를 둘러보고 있다가 우연히 투귀의 기척이 느껴지더군. 그래서 당장 싸움을 걸었다. 그러다가 그리핀과 간성이 와서 우리를 방해했고…. 어쩌다 보니 이들을 따라오게 됐다.”
“폭발음이 들리기에 가 봤더니, 투귀와 무존이 싸우고 있더군. 그래서 흥미롭게 구경하려는데, 도중에 간성이 개입하지 뭔가. 이후에 투귀에게 사정을 듣고 나도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러 투귀를 따라온 것이다. 그리고 무존 자네는 내가 싸움을 방해했다고 오해하지 말게. 따지려면 간성에게나 따져야지.”
“그럼 주변 도로를 부수고 사람들 통행을 방해하고 있는데 얼른 싸움을 멈춰야지, 안 그런가? 투귀, 무존, 예전에도 말했지만 싸울 거면 제발 게이트에 들어가서나 싸우게. 내가 거기에서는 자네들이 건물을 부수든, 누구를 죽이든, 치고받고 싸우든 간여하지 않을 테니까.”
“아, 네…. 그랬었군요….”
위엄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가주들의 모습에.
나는 떨떠름하게 호응했다.
한편, 강한별과 서정진은 따로 근황을 주고받고 있었다.
“많이 뺏었더냐? 좋은 건 있고?”
“세상에는 뺏을 게 많더라고요. 이따가 제 금고 보여 드릴게요. 사부님도 보면 탐이 날 만한 무구가 몇 점 있을걸요? 흐흐흐.”
“그러냐. 흐흐….”
“….”
강한별과 서정진의 성격에 맞는 대화이기는 한데….
누가 들으면 도적인 줄 알겠다.
나는 음흉한 얼굴로 낄낄거리는 두 사람을 곁눈질하고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여기서 정상인은 나랑 철옹 권가의 가주님밖에 없는 건가.’
민휘성도 점잖은 성격과 달리 어딘가 좀 이상한 것 같다.
그때, 내 시선을 눈치챈 그가 친근한 어조로 운을 뗐다.
“그나저나 가문을 나오면서까지 버니와 결혼했다는 소식은 들었다. 결심이 확고했었나 보구나. 거기에 내가 참견해서는 안 되겠지. 그러니 나는 이렇게만 말하마. 결혼 축하한다.”
“아… 감사합니다, 가주님.”
“그래도… 아쉽기는 하구나. 뇌묘 너를 아린이의 반려로, 버니를 지완이의 반려로 가문에 들여 마도 민가의 사람으로 만들고 싶었는데…. 물론, 아직 기회가 없지는 않다만…. 아린이 그 애를 두 번째 반려로 내주면 되니까.”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하지만, 저한테는 하늘이만으로도 벅찬걸요.”
“시간이 지나면 모르는 일이다. 다른 여자에게 눈이 갈지도…. 하지만 마도 민가의 가주로서, 가문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아린이를 두 번째로 보내선 안 되겠지. 아린이 마법을 위해서라도. 만일, 그 아이가 진심으로 원한다면 모를까.”
“하하….”
아쉽다는 티를 내며.
민휘성이 입맛을 다신다.
나는 괜히 여지라도 줘 버릴까, 말을 아낄 수밖에 없었다.
어색하게 웃기나 했다.
그런 한편, 대화를 듣고 있던 용수환, 권해일, 서정진도 말을 꺼냈다.
“사랑하는 여자와 맺어지고자 가문을 나올 생각을 하다니, 너야말로 사나이로구나! 멋지다!”
“보나 마나 수왕의 상심이 크겠군. 쯧, 가문의 사람이라면 응당 가문의 의무를 다할 것이지….”
“도예익의 뜻에 거슬렀다니…. 한별이를 이겼다는 것도 그렇고, 참 재미있는 놈이구나.”
대격변 이전에도 대대로 군인을 배출한 명맥 있는 가문이었다더니만.
철옹 권가의 가주, 권해일은 상당히 고지식하고 보수적인 인물인 듯했다.
나는 그에 대한 평가를 고쳤다.
‘저 사람도 정상은 아니었네. 나랑 하늘이 편은 안 들고….’
잠시 후, 음식이 차려지고.
우리는 본론으로 들어갔다.
* * *
게임에서 언급된 바에 따르면.
세간의 시선이 미래제에 주목하고, 헌터들이 공헌회 회원 경호에 신경을 쓴 사이.
빌런 연합은 마인회의 육마인 월영검 모휘담과 아이 가죽 송예준을 앞세워, 헌터 뱅크에 있는 서정진의 금고를 습격한다.
‘금고에는 투귀 님이 지금까지 빌런들에게 빼앗은 무구들이 보관돼 있으니까.’
그중에는 빌런 연합에 소속된, 악명 높은 빌런들의 무구도 상당수 존재했다.
심지어 30여 년 전 전면전에서 타천이 다뤘다는, 적귀나찰(赤鬼羅刹)이란 창도 있었다.
그렇기에.
놈들은 그 무구들을 이용해, 전력 강화를 꾀할 속셈으로 서정진의 금고를 습격한 것이다.
나아가 서정진에게 원한을 품은, 아직 연합에 속하지 않은 빌런들을 끌어들일 목적으로.
결과.
‘빌런 연합의 의도는 성공하고, 더욱 위협적인 적이 되고 말지.’
그리고 이 사건을 계기로.
강한별은 타천과 빌런 연합을 철천지원수처럼 여기게 된다.
「강한별」
―이놈들이… 감히… 감히 내 금고를 털어 가? 두고 봐. 내가 가만있을 것 같아? 절대, 절대로 가만있지 않을 거다. 목 씻고 기다려라….
「유가을」
―선배, 초 치는 것 같아 죄송한데, 따지고 보면 그 금고, 아직은 선배 금고가 아니지 않나요? 투귀 님의 금고일 텐데….
「강한별」
―닥쳐. 내가 물려받기로 했으니 내 금고지, 누구 금고겠어. 내 거 맞아.
「유가을」
―아, 네에….
게임의 스토리 측면에서는.
강한별이 빌런 연합을 적대하고, 타천을 쓰러뜨리겠다고 결심하는 사건이라고도 할 수 있다.
여하간.
‘게임에서는 지나가듯 언급돼서 무조건 발생하는 사건이었지만, 이 세상에서는 막을 수 있어. 만약 놈들을 저지할 수만 있다면… 거기에 운 좋게 월영검과 아이 가죽까지 해치운다면….’
내년부터 클랜 실습을 거치며, 심심치 않게 적으로 맞닥뜨릴 빌런들을 약화시킬 수 있으리라.
무엇보다.
‘내년 마지막 날에 발생할, 마지막 에피소드의 공략 난이도를 낮출 수 있을 거야.’
그래서 내가 강한별에게 부탁해, 이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빌런 연합이 오늘을 틈타서 헌터 뱅크를 기습할 계획이다.
목적은 서정진의 금고, 그곳에 보관돼 있는 무구들.
놈들 중에는 육마로 통하는, 월영검과 아이 가죽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나는 사전에 전한 내용을 다시금 간략히 설명했다.
당연하게도.
“하, 내 전리품을 털어 가겠다고? 이놈들이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왔군. 죽으려고, 아주….”
“누구 멋대로 내 걸 가져가. 욕 나오네…. 미친놈들인가? 사부님, 싹 다 죽여 버리죠.”
“오냐. 그놈들은 죽여 버리고, 새로 전리품이나 챙겨야겠구나. 그런데 내 거라니, 무슨 소리냐? 내 금고다. 내가 언젠가 물려주겠다고 했지, 지금 주겠다고 한 적은 없다만.”
“네? 언젠가 받기로 했으니까 당연히 제 거죠. 왜 그러세요?”
“내 거다. 내 거에 손대지 마라.”
“제 거거든요? 사부님이야말로 이제 그만 손 떼세요.”
“….”
잠자코 이야기를 듣고 있던 서정진과 강한별.
두 사람이 얼굴을 구기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고는 저희끼리 시비가 붙는다.
나나 다른 사람들은 끼지 않고 그러려니 넘기기로 했다.
민휘성이 입을 연 것은 그때였다.
“그럼 공헌회 배지를 노리는 건 양동 작전이나 다름없다는 건가….”
“가주님도 아세요?”
“나 역시 공헌회의 회원이니까. 무존과 간성도 그렇고. 그래서 얼마 전에 유가의 가주로부터 습격에 조심하란 연락을 받은 참이다. 뭐, 우리를 습격할 만큼 정신 나간 놈들이 있겠냐마는…. 그렇다 보니 오히려 우리가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회원들의 경호나 돕던 중이었지.”
“아… 하긴, 그렇겠네요.”
“그런데 헌터 뱅크 습격이라…. 타천이라면 이 시기를 노려 그런 일을 벌일지도 모르지. 마냥 믿지 못할 이야기는 아니군. 신빙성은 있다. 그러나….”
중간에 말을 늘이며.
민휘성이 눈매를 벼린다.
그가 마저 말을 이었다.
“너는 어떻게 아는 것이냐. 잠영 유가에서도 파악하지 못한 정보를 말이다.”
“….”
내게 시선을 던지며 추궁하는 어조로 묻는 민휘성.
그가 나를 의심할 만도 했다.
다른 사람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
권해일, 용수환, 서정진 그리고 강한별까지.
네 사람의 시선이 내게로 모이고 있었다.
하지만 어차피 예상하고 있었기에.
“이사장님한테요.”
어깨를 으쓱이며.
나는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태연하게 대답했다.
그러자 민휘성이 관심을 보였다.
“이번에 공헌회 일도 그렇고…. 별의 마녀가 우수한 첩보원을 손에 넣었나 보군. 그럼 자네는 별의 마녀와 어떤 관계인 건가? 그 비서실장처럼 메신저라도 되는 건가?”
“…네, 메신저라고 보면 돼요.”
어떤 관계이기는요.
서로 협력하는 관계인데요.
그리고 제가 첩보원이에요.
나는 마음속으로만 대꾸하며 대강 얼버무렸다.
“이사장님이 저한테 부탁했거든요. 놈들이 이런 일을 꾸미고 있으니, 은밀히 투귀 님과 접촉해 협조를 요청해 달라고요.”
“별의 마녀는 대책이 있나 보군. 어떤 협조지?”
민휘성이 질문한다.
나는 그에게서 고개를 돌려, 서정진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용건을 꺼냈다.
“같이 뒤통수나 쳐 보자던데요?”
“….”
그 제안에.
서정진은 입가를 끌어 올렸다.
그가 답변했다.
“거 좋지. 어디 얘기해 봐라. 네 생각인지, 혜율이 생각인지.”
…아.
들킨 건가?
아무렴 어때.
모르는 척해야겠다.
나는 시치미를 떼기로 했다.
* * *
게임의 전개에 어긋나는 일 없이.
이날, 빌런 연합은 기회를 틈타, 헌터 뱅크를 습격했다.
“누, 누가 어서 소드에 연락을…!”
“워, 월영검도 있어! 아이 가죽도!”
“제길, 육마가 둘이라니….”
“저 노괴 자식은 여전하군…. 늙지도 않아.”
헌터 뱅크에 상주한 헌터들이 모두 전력을 다해 저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 역량으로나, 수적으로나 그들에게는 역부족이었다.
빌런 연합이 압도한 것이다.
“아이 가죽의 겉모습에 흔들리지 마라! 놈은 저래 보여도 몇십 년은 산 괴물이다!”
“그 이명으로 부르지 말았으면 합니다만. 저도 좋아서 이 몸으로 있는 건 아니니까요.”
커다란 고깔모자를 머리에 쓴 아이 가죽, 송예준.
자신에게 삿대질한 헌터를 무심한 눈길로 일견한 그가 지팡이로 바닥을 쳤다.
그 순간.
화르륵!
불길이 치솟았다.
그대로 불길에 휩싸여 버린 헌터는 비명을 지르다 죽었다.
“왜 명을 재촉하는지….”
“….”
순식간에 일어난 상황에.
헌터들은 공포에 질리고 말았다.
그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졌다.
끝내 그들은 빌런 연합에게 제압당할 수밖에 없었다.
“끝난 건가. 싱겁기만 하군.”
“저들은 고객들을 지켜야 했고, 평화에 찌들어 있었으니까요. 우리가 학원도시에서 제일가는, 이곳 지점을 습격할 것이라고는 설마 상상도 못 했겠죠. 그것도 미래제 기간에.”
“완벽히 허를 찔렀다는 거군.”
“네. 그보다… 시간이 없으니 얼른 움직이도록 하죠. 조금 있으면 헌터들이 몰려들 테니까요. 그자가 지부장인가요?”
“그래, 꽤 깊숙이도 숨어 있더군.”
“찾았으니 다행이군요.”
월영검, 모휘담이 다가왔다.
이내 그가 어깨에 둘러멘 지부장의 정체를 확인한 송예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반갑습니다. 송예준이라 합니다. 우리는 투귀의 금고를 찾고 있습니다. 지부장인 당신이라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겠죠? 우리에게 협조만 해 준다면 제 이름을 걸고 당신의 생명에 위해를 끼치는 일은 없으리라고 보장하겠습니다. 또한 다른 금고는 일절 건드리지 않겠다고 약속하죠.”
지부장과 시선을 마주하며.
송예준이 정중하게 말했다.
지부장은 코웃음을 쳤다.
“은행은 신용이 생명입니다. 그런데 제가 고객의 정보를, 고객의 자산을 당신 같은 악인들에게 알려 줄 것 같습니까? 하물며 투귀는 제 친우입니다. 설령 제 목에 칼이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말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런가요. 아쉽게 됐군요. 쉽게 갈 수 있으면 좋았을 텐데. 당신들 같은 유형은 잘 알고 있죠. 말대로, 당신은 목에 칼이 들어가더라도 뜻을 굽히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당신 목이 아니라면 어떨까요.
다른 사람의 목이라면요?
송예준이 조소했다.
그가 마침 근처에 포박돼 있던 여성을 지팡이로 가리켰다.
그의 의도를 눈치챈 여성이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사, 살려 주세요….”
“당신이 말해 주지 않는다면, 나는 저 사람을 죽일 겁니다. 내가 1명만 죽일 것 같습니까? 당신이 말해 줄 때까지, 1명씩 잘근잘근 죽여 버릴 겁니다.”
송예준이 어깨를 으쓱였다.
그가 지부장을 노려보며 말했다.
“자, 이래도 말하지 않을 겁니까? 은행의 신용을 지키기 위해 고객을 죽게 내버려 둘 겁니까? 그러면 퍽이나 신용이 있겠군요. 아니면 내가 본보기로 1명을 죽여야 정신을 차리겠습니까?”
“…안내하겠습니다. 그러니 아까 말한 것처럼 저는 물론, 사람들의 안전은 보장해 주시지요.”
“변심이 빨라서 좋군요. 좋습니다.”
지부장이 순순히 태도를 바꾸자.
송예준은 입가를 길게 찢었다.
그가 외견에 어울리지 않게, 노인처럼 끌끌 소리를 냈다.
“안내하세요.”
“알겠습니다.”
모휘담의 어깨에서 내려온 지부장.
침울한 얼굴로 지면에 선 그는 길을 안내해야 했다.
그로부터 시간이 흘러.
“이곳이 맞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송예준과 모휘담을 위시한 빌런 연합은 마침내 서정진의 금고 앞에 도착했다.
그들은 모두 희열에 차 있었다.
“어서 문을 여세요.”
송예준이 명령했다.
지부장은 그를 거스르지 못하고 금고를 개방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이곳이 바로…!”
빌런 연합은 잔뜩 흥분한 채로 서정진의 금고에 발을 들였다.
그러나.
“….”
금고 안은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 있었다.
금고에 들어선 빌런 연합은 당황을 금하지 못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겁니까. 지금, 우리를 속인 겁니까?”
애써 끓어오르는 화를 억누르며.
송예준은 안으로 들어오지 않은 지부장을 뒤돌아보았다.
지부장은….
“어떻게 된 거기는요. 보다시피 투귀 님의 금고는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 있습니다.”
조금 전, 송예준이 그랬듯이 깔보듯 히죽거리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
───!!
“…!”
금고에 설치된 마법이 발동했다.
빌런들이 대응할 새도 없이, 그들은 소혜율의 마법에 의해 강제로 전송될 수밖에 없었다.
“여, 여기는….”
“…어? 뭐, 뭐야!?”
“…!”
그리고 어딘지도 모르는 곳으로 전송된 즉시.
상공에서 포격이 떨어져 내렸다.
────!!
거대한 화마가, 전격이, 빛이, 그 밖에 각종 물리력이.
일제히 그들을 집어삼켰다.
* * *
학원도시 제7구 해몽동.
한때 전면전의 무대가 됐던, 이제는 사람이 살지 않는 해안가 도시.
“제대로 먹힌 것 같은데?”
“그러게. 성공했네.”
강한별과 나를 비롯해.
이번 작전에 참가한 사람들은 화려하게 솟구치는 기둥을 보며 흐뭇해하고 있었다.
헌터 뱅크를 기습한 빌런 연합이 오히려 우리에게 역습을 당해, 함정에 걸리고 만 것이다.
그러나.
‘이대로 끝나 주면 좋겠지만 쉽게 당해 줄 리가 없지. 아쉽네. 이사장님의 스타 라이트로드가 제대로 기능했다면 나름 기대해 봤음 직한데….’
작전의 성공을 기뻐하기에는 아직 일렀다.
아니나 다를까.
화아악!
“….”
빛의 기둥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우리는 모두 경계를 높였다.
이윽고.
“아무래도 누가 불었나 보군. 확실히 솎아 낸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던 건가.”
“하마터면 진짜 죽을 뻔했군요. 설마 계획이 탄로 났을 줄은….”
“….”
월영검, 모휘담.
아이 가죽, 송예준.
인간이 아닌 마인으로 변모한 두 사람을 위시한 빌런들이 빛의 기둥 속에서 걸어 나왔다.
이때를 기점으로.
“놈들을 쳐라! 때에 따라서는 살생도 허가한다!”
주위에 미칠 피해도 없겠다.
우리는 주저하는 일 없이 빌런 연합에게 뛰어들었다.
격전이 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