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Childhood Friend of the Middle Boss RAW novel - Chapter (315)
(315)
전면전
해안가가 맞닿는 폐허 속에서 함성이, 비명이, 금속음이, 폭발음이, 온갖 소리가 난무한다.
그만큼 헌터와 빌런, 두 진영은 서로 물러서는 일 없이 격전을 벌이고 있었다.
투귀 서정진과 십가문의 가주들, 타천과 두 명의 육마 또한 흐름과 무관하지 않았다.
각 진영을 대표하는 그들은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치열하게 부딪쳤다.
그때, 타천이 운을 뗐다.
“수 싸움은 여기까지만 할까.”
“….”
“보아하니 주위에 피해가 미칠까 전력을 낼 수 없는 듯한데, 전장을 바꾸는 게 어떻겠나.”
“…어디로 가자는 거지?”
타천의 방벽에 금을 내며 서정진이 동한다는 양 물었다.
타천은 붉은 눈알을 굴렸다.
“저 옆에 바다가 있지 않나. 그곳에서라면 자네들이나 우리나 마음 편히 싸울 수 있겠지.”
“…무슨 속셈이냐.”
“속셈은…. 나는 그저 진지하게 자네들을 쓰러뜨리고 싶을 뿐이라네. 그래야 밑의 수하들에게, 무엇보다 세상 사람들에게 면이 서지 않겠나.”
“….”
“아니면 두려운가? 만약에라도 지난 전쟁에서 내가 겪은 꼴을 자네들도 당하기라도 할까 봐. 그때 자네들과 선대들의 꾐에 속아 넘어가서는 바닷속에 숨겨져 있던 게이트에 갇혀 버렸었지. 그대로 나는 수장됐고.”
그러니 어쩌면 내가 앙심을 품고, 자네들에게 같은 방식으로 보복하려 들지도 모르겠군.
자네들이 주저하는 이유를 알 만해!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더니….
타천이 조롱하듯 비아냥거렸다.
이에 서정진이 응답했다.
“그래, 가자. 단….”
네 발로 말고.
뒷말을 삼킨 서정진은 즉각 옆으로 몸을 틀었다.
그 순간.
───!!
여태껏 곰방대로 피어 올린 연기 속에 숨어 있던 민휘성이 준비한 마법을 펼쳤다.
타천은 급히 방어하려 했으나, 오진혁과 용수환이 방해했다.
얼마 전에 육마로 발탁된 쌍도끼 추종현과 월영검 모휘담이 그를 지키려 했으나 소용없었다.
도예익, 권해일, 함석교가 가로막은 것이다.
그리하여.
“커헉!”
마법에 공격을 당한 타천이 지면에서 두 발이 떨어져, 바다로 날아갔다.
그가 수면 위를 굴렀다.
이내 수면을 밟고 일어서서는 걸쭉한 피를 토했다.
그때쯤 서정진과 십가문의 가주들, 추종현과 모휘담이 모여들었다.
“여기까지 오는 수고는 덜었으니 우리에게 고마워해라.”
“좀 정중히 보내 주지 그랬나….”
“괜찮으십니까?”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으며.
타천은 너무나 기가 차서는 헛웃음을 터뜨렸다.
그가 기세를 드러냈다.
붉은 눈이 빛을 발했다.
“힘을 조절하고 있었던 것은 자네들뿐만이 아니네.”
이때를 기점으로.
수면 위를 전장으로 삼은 이들은 힘을 가감하지 않았다.
끊임없이 파문과 물보라가 일고, 물기둥이 높이 솟구쳤다.
그렇게 흩날리고 후두둑 떨어지는 물방울은 그들의 몸을 적시며 간간이 시야를 차단했다.
바로 그때를 노려.
“미안하네.”
설창 은가의 가주, 은호민은 권해일을 향해 창을 찔렀다.
살기를 느끼고 뒤를 돌아본 권해일의 얼굴은 당혹감에 젖었다.
그러나.
“역시 자네였나.”
“…!”
잠영 유가의 가주, 무영.
지금까지 전면전에 참여하지 않고 은신하고 있던 그가 쌍검으로 창의 궤도를 틀어 버렸다.
흠칫한 은호민은 눈을 의심했다.
어느새 도예익과 차서윤, 남시언이 그를 포위하고 있었다.
그제야 그는 깨달았다.
“이미 눈치채고 있었던 건가. 언제부터였지?”
“미래제 이후로 확신했지.”
“그런가.”
무영의 답변에.
은호민은 쓴웃음을 흘렸다.
도예익이 통탄스럽다는 듯이 물었다.
“자네는 늘 올곧은 사람이었지. 그런데 자네 같은 사람이 왜 변절한 건가? 무엇 때문에.”
“그래서 변절한 것이다. 나는, 끝없이 강해지고 싶었으니까.”
“….”
“하지만 인간의 몸으로는 결국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더군. 그렇기에….”
“인간을 포기하기로 했다는 건가? 변절하고, 마인이 돼서? 대체 언제 타천에게 넘어간 건가!”
“오가의 마왕 강림 사건으로, 우리가 타천의 부활을 인지하고 회의를 소집했을 때 이후였지. 그때 회의에서 타천이 나타나 전향을 권유하지 않았었나.”
“그때부터였다고?”
“그래, 덕분에 나는 그를 통해 마인으로 탈바꿈하고….”
은호민이 짙은 살기를 내뿜는다.
그의 눈이 붉게 변하는 동시에 마인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육마로 거듭날 수가 있었다네. 내가,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마지막 육마라네.”
“이 사람아… 자네 가문은 어찌하려고….”
“인간이 아닌 내게 가문은 더 이상 아무 의미도 되지 않는다. 미안한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군. 그리고 걱정할 필요가 뭐 있는가? 어차피 우리가 승리하면, 내 가문은 수혜를 볼 텐데. 오히려 내게 고마워해야 하는 것 아닌가?”
피부가 검게 그을리고, 젊어진 은호민이 이죽거렸다.
직후, 그가 도예익에게 덤벼들었다.
도예익은 고전을 면하지 못했다.
한편, 은호민의 배신으로 인해 전장은 더욱 복잡해지고 말았다.
타천에게는 기회였다.
“내가 아까 말하지 않았나? 어쩌면….”
내가 앙심을 품었을지도 모른다고.
타천이 입가를 길게 찢었다.
바로 그 순간.
쏴아악, 쏴아악!
수면이 크게 요동쳤다.
타천과 육마들에게 정신이 팔렸던 서정진과 십가문의 가주들은 그제야 알아차렸다.
심상치 않은 기운이 바닷속에서 빠르게 올라오고 있었다.
부지불식간에.
Whhhhiiiieeeeeaaaooooo!!!
“…!”
6랭크 몬스터 데몬 그램퍼스(Demon Grampus)가 해수면 위로 날아올랐다.
공중제비를 도는 놈은 입에 웬 인공 게이트를 물고 있었다.
불길할 정도로 검게 빛나는.
“자네들이 나를 함정에 빠뜨린, 바로 그 게이트라네!”
서정진과 십가문의 가주들에게 놀란 기색이 드리우는 가운데.
타천이 희열에 차서 외쳤다.
“이번에는 같이 당해 보세나!”
서정진과 십가문의 가주들이 어찌 대응할 새도 없이.
인공 게이트를 입에 문 고래가 수면 위에 있던 이들을 덮쳤다.
검은 빛이 그들을 집어삼켰다.
[게이트에 입장했습니다.] [흑색: 재앙의 요람] [공략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모든 몬스터를 토벌하시오.]* * *
그 시각, 금강 아카데미.
타천은 아이 가죽 송예준 외 빌런 연합의 빌런들과 함께 부지를 기습했다.
목적은 특수하게 개량한 탐혼들을 영맥에 침투시키기 위함이었다.
“금강 아카데미의 명소로 통하는 봄빛, 은빛, 쪽빛 호수. 바로 이 3개 호수의 중심지야말로 영맥의 흐름이 가장 활발한 곳이지.”
탐혼들의 알이 보관돼 있는, 땅에 세운 기둥을 올려다보며.
타천은 끌끌 웃음소리를 냈다.
“이 기둥이 지반을 파고들어, 영맥에 도달한다면.”
영맥에 닿는 기둥은 소멸하고, 안에 보관된 탐혼의 알들이 영맥의 흐름에 섞여들 것이다.
그리고 알에서 태어난 탐혼들은 학원도시 모든 영맥으로 퍼져 마법진을 그리게 되리라.
학원도시 전체를 제물로 삼는, 비원을 이루는 마법의 토대가 완성되는 셈이다.
타천은 기대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서 그때가 기다려졌다.
그러나 바람과 달리.
“허허…. 봉인 마법인가.”
“맞아요. 일대의 시간을 멈추는 봉인 마법이죠.”
기둥은 지반에 파고들지 못했다.
금강 아카데미의 이사장, 소혜율.
별의 마녀라 불리는 그녀에 의해 제동이 걸리고 만 것이다.
더욱이 헌터와 교관, 학생들 또한 사위에서 기척을 드러내고 있었다.
기둥에서 눈을 뗀 타천은 탐탁지 않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전에도 느낀 거지만… 흥미롭군. 예지 능력자라도 있는 것인가? 우리가 나타날 것을 알고서 미리 대비하고 있었던 듯하구나.”
아무래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예상보다 훨씬 일찍 등장한 방해꾼들을 쓰러뜨려야 할 듯했다.
타천은 눈살을 찌푸렸다.
한편, 타천과 빌런 연합을 둘러싼 사람들은 전의를 불태웠다.
“설마, 설마 했더니 진짜 왔네. 걔는 대체 어떻게 안 건지….”
“그러게요. 신기하단 말이에요. 어떻게 저보다 더 자세히 저들의 동향을 알 수 있었을까요?”
“그게 무슨 상관인가. 덕분에 때맞춰 대응할 수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지각하지 않아 다행이야. 드디어 활약할 수 있겠어.”
“다들 방심하지 마십시오. 적들은 살인도 서슴지 않는 악인들입니다.”
한숨을 쉬며 전투를 준비하는 칠색의 마녀, 홍예나.
두 자루 단검을 역수로 쥔 유노을.
입가를 끌어 올리는 징벌검, 수호국.
팔 위로 계약한 악마를 불러내는 이사장 비서실장, 오승아.
그들을 필두로 교관들과 헌터들은 빌런들을 제압하러 나섰다.
한편, 학생들도 움직였다.
“반드시 지시에 따라 움직인다! 3학년은 앞으로! 2학년은 1학년을 보호하고, 1학년은 후방에서 전장을 지원한다!”
“배가 안 불러서 다행이네요. 감히 우리 아카데미에 침입하다니, 우리 아기에게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 주겠어요.”
“피가 끓는군. 저놈들 전부 내 발치에 무릎을 꿇게 만들어 주지. 검술 계통은 나를 따르라!”
“안 그래도 3학년으로 진급하면 스카우트 제의를 받게 될 텐데, 이참에 공을 세울 기회로군.”
“은솔이가 집에 가지 말고 다짜고짜 남으래서 남으랬더니, 이것 때문이었구나. 내 팔자야….”
이제는 전대 학생회장인 은수혁은 학생들을 지휘했다.
성다솜은 그들에게 버프를 걸며, 본인도 직접 전장으로 나섰다.
또한 진홍 노가의 노효원은 공격적으로 적들에게 달려들었으며.
흑마 오가의 오준식은 뒤에서 적들의 허를 찔렀고.
순환 차가의 차은서는 푸념을 늘어놓으면서도 정령사로서 최선을 다했다.
“그래 봤자 학생에 불과한 당신들이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거죠? 용기는 가상하나 그뿐입니다. 죽고 싶지 않으면 물러나는 게 좋을 겁니다. 이건, 실전이니까요.”
송예준은 코웃음을 쳤다.
그가 은수혁과 노효원을 향해 지팡이를 조준했다.
불씨가 타올랐다.
바로 그때, 별안간.
쿠오오오!
“…!”
마치 사자를 연상케 하는, 사나운 소리를 울부짖으며.
푸른 전격이 날아들었다.
즉각적으로 캐스팅을 중단하고, 전격을 스쳐 보낸 송예준은 숲속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서.
“당신이야말로 이게 실전인지 모르는 것 같은데. 여유롭게 나불거리기나 하고.”
신검 도가의 벼락꽃, 도시은.
레굴루스 클랜의 제복을 입은 그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송예준은 눈매를 가늘게 좁혔다.
“…벽뢰를 날린 것을 보니 신검 도가의 사람인가. 거기서 올해 아카데미를 졸업한 여자 하나가 상당한 실력을 지녔다고 들었는데, 이명이 아마 벼…!”
말할 시간도 주지 않겠다는 듯이.
도시은은 곧장 공간을 이동해, 송예준에게 접근했다.
그녀가 수연검을 휘둘렀다.
“대체 어떻게…!”
“알아서 뭐 하나? 어차피 오늘 여기서 죽을 텐데.”
송예준은 깜짝 놀라 외쳤다.
대답은 다른 곳에서 들려왔다.
“모교에 위기가 닥쳤다는데, 졸업생으로서 두고 볼 수는 없지.”
그레이스 제국의 제5황자, 미하일 그레이스.
사전에 도견우에게 연락을 받고 비밀리에 학원도시에 입국한 그가 손가락을 튕겼다.
그때마다 도시은은 아공간을 넘나들며 송예준을 위협했다.
그런 식으로.
금강 아카데미를 배경으로 전투가 벌어졌다.
한편.
“그나저나 뇌묘가 안 보이는군. 모처럼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건만…. 그 아해가 겁을 먹고서 도망가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대체 어디에 있는 거지?”
“어머, 지금 한눈파는 건가요? 그런 생각은 저를 이기고 나서 하는 게 좋을 텐데요.”
소혜율을 상대로 싸우는 타천은 의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 * *
지금쯤이면.
타천과 송예준, 빌런들이 아카데미를 습격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걱정하지 않았다.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전부 했어. 이사장님이랑 다른 사람들이 잘 막아 줄 거야. 해몽동은… 게임에서는 지나가듯 언급만 돼서 자세한 사정은 알 수 없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지. 어차피 전면전의 결과는 마지막 에피소드의 공략 결과로 정해지니까….’
그러니 그들을 믿기에.
나와 친구들, 권보람, 백지민, 실드와 소드에 속한 단원들은 하트랜드로 향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게임의 전개에 따르면.
‘아카데미에서 목적을 완수한 타천이 하트랜드에서 비원을 이룰 마법을 발동하니까.’
게임에서는 아카데미에서 펼친 전투 결과와 상관없이.
안타깝게도 강한별 일행은 영맥을 통해 탐혼들을 퍼뜨리는 타천의 계획을 막지 못한다.
하물며.
「타천」
―호오…. 백금의 은총인가. 그런데 내가 아는 백금의 은총과 달리 강대한 힘을 발휘하는구나. 공간과 시간에 이렇게까지 간섭한다니…. 내 비원을 이루는 데 무척 탐이 나는 능력이구나. 그레이스 제국의 황녀여. 그대는 세대를 거듭해, 피가 묽어진 황족들과 달랐던 모양이군.
리사의 기프트에 흥미를 보인 타천은 그녀를 납치한다.
그러면서 강한별을 도발하는 것이다.
「타천」
―어린 투귀야. 너는 절대 나를 이길 수 없다. 너와 나는 서로 보낸 시간이 다르니까. 만약에 네가 조금 더 자랐다면 결과는 달랐을지도 모르지.
「타천」
―그럼에도. 정녕 나를 막고자 한다면, 이 아해를 구하고 싶다면. 한 번의 기회를 더 주겠노라. 나는 이대로 하트랜드 가장 높은 곳에서 비원을 달성할 생각이다. 그러니 올 테면 와 봐라. 그러나 그때는 죽음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마지막 에피소드의 진정한 결전은 아카데미가 아닌 하트랜드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그래서 우리가 놈들이 모르게 하트랜드로 가고 있는 거지. 타천이 하트랜드에 준비해 놓았을, 비원을 이루기 위한 의식을 어그러뜨리기 위해.’
타천은 알까.
지금 본진이 털릴 수 있는 위험에 노출됐다는 것을.
나는 입가를 끌어 올렸다.
그때, 리사가 미간을 모았다.
“견우, 무슨 생각을 하길래 그렇게 음흉하게 웃는 건가요? 저는 그럴 때마다 불안하네요….”
“지금 나를 못 미더워하는 거야? 너는 그러면 안 될 텐데…. 오히려 나한테 감사해야지.”
“네? 제가 왜요?”
“그런 게 있어.”
“왜 말하다 마는 건가요? 사람 궁금하게….”
“너는 몰라도 돼.”
“뿌우. 그럴 거예요?”
“응!”
사실, 너는 내가 아니었으면 타천에게 납치될 뻔한 운명이었어.
아니, 이번 한 번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여러 번!
리사가 볼을 부풀리는 가운데, 나는 하고 싶은 말을 꾹 참았다.
‘쟤는 어떻게 해야 하나…. 게임의 스토리가 끝난 후에도 자주 납치당할 것 같은데…. 차라리 다른 사람이 납치해 가기 전에 내가 먼저 납치해 버려?’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며.
우리는 오늘따라 유난히 캄캄한 학원도시의 거리를 달렸다.
머지않아 하트랜드가 눈에 들어왔다.
마지막 에피소드의 결전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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