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Childhood Friend of the Middle Boss RAW novel - Chapter (316)
(316)
삶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어차피 단 한 번 주어진, 끝이 정해져 있는 삶이라면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하는 것 아닐까?
그렇다면 힘을 가지고 태어난 자신에게 최선이란 무엇인가.
이름이나 자식을 세상에 남기고, 야망을 떨치는 것?
아니, 아니다.
세간이 말하는 최선의 삶이란 하찮기 그지없다.
진실로 힘을 가지고 태어나, 원대한 포부를 품은 자라면.
“운명에 저항해야 하지 않겠나.”
필멸자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불멸을 갈망해야 하지 않을까.
끝이 있는 유한한 삶을 부정하고, 무한한 삶을 긍정하는 것이다.
세상 일부분에 만족하지 않고, 세상을 전지전능하게 다스리는 신적인 존재를 꿈꿔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자신이 추구해야 할 누구보다 우수하고 위대한 존재의 삶이다.
그렇기에.
“오늘, 나는 비원을 이룬다. 신세계의 신이 된다.”
오랜 염원을 앞둔 타천은 흥분으로 어깨를 들썩였다.
그가 끌끌거리는 소리를 냈다.
그만큼 이번에 계획한 작전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다.
“전면전이 일어난 해몽동에서는 투귀와 십가문의 가주들이 멍청하게도 내 덫에 걸려들어서는 흑색 게이트에 갇히고 말았구나. 이것으로 대계에 가장 위험이 될 방해꾼들은 사라졌다. 물론, 놈들을 속이느라 영혼의 상당수를 소모하고 말았지만… 그 정도면 싸게 먹힌 셈이지.”
손해는 막심하지만 상관없었다.
비원을 이뤄 신으로 거듭난다면, 불완전해진 자신의 영혼은 다시 완전해질 테니까.
나아가 전지전능한 힘을 얻어 더욱더 위대해질 것이다.
이내 의식을 준비하던 타천은 주름이 생기도록 눈살을 찌푸렸다.
그가 못마땅하다는 듯이 혼잣말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아카데미 쪽은 쉽게 풀리지 않는 것 같군. 별의 마녀가 이사장으로 있으니 어느 정도 예상하기는 했지만, 저항이 심하구나.”
더군다나.
자신의 대계를 알고 있었다는 듯.
소혜율은 탐혼의 알들이 보관된 기둥이 영맥에 스며들지 못하도록 시간 봉인 마법을 걸었으며.
교관, 헌터, 학생, 졸업생 등이 열심히 습격에 대응하고 있었다.
타천은 짧게 혀를 찼다.
“뇌묘, 그 아해의 짓인가…. 근거는 없으나 직감적으로 강한 의심이 드는군. 정작 그 아해가 전장에 보이지 않는 게 마음에 걸리는데….”
그러나 뇌묘는 학생에 불과하다.
자신의 대적자로 대우하기에는 아직 한참이나 부족했다.
그의 존재를 경계할지언정, 두려워해야 할 정도는 아니었다.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더라면 나도 너를 무시할 수는 없었겠지. 하나, 안타깝지만 세상사는 원래 뜻대로 되지 않는 법이다. 원망할 거면 시간을 원망하거라.”
그러니 신검 도가의 아해야.
너는, 너희는 절대 나를 막을 수 없다.
타천은 확신에 차서 낄낄거렸다.
그런 그의 확신을 부정하듯.
“…뭐?”
하트랜드 전체에 펼친 결계가 침입자의 존재를 알렸다.
타천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몸을 움찔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침입자들을 확인하고는.
“허.”
기가 막힌다는 듯이 혀를 내둘렀다.
놀랍게도 신검 도가의 뇌묘가 일행들을 이끌고 침투한 것이다.
“이곳은 어떻게 안 것인지….”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다.
그러다 감정을 추스른 타천은 길게 숨을 내쉬었다.
“아무래도 내가 얕봤던 것 같군. 신검 도가의 아해야, 더는 너를 살려 둘 수 없겠다.”
하트랜드를 발아래에 두며.
타천은 목소리에 마나를 실어, 곳곳에 있는 수하들에게 명했다.
“손님이다. 놈들을 해치워라.”
* * *
전면전이 치러지느라 폐장한 하트랜드는 불이 꺼져 있어 주위가 캄캄하기만 했다.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우리는 최대한 은밀히 부지 내로 숨어들었다.
유가을이 귀띔한 것은 그때였다.
“오빠, 방금 탐지 마법이 작동했어요. 아무래도 들킨 것 같아요.”
“근처에서 사람 냄새도 난대요, 솔라랑 루나가요.”
함민주도 정보를 전했다.
나는 아쉬움에 혀를 찼다.
“거의 들어오자마자 들킨 건가. 되도록 조용히 움직이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지. 이러다가 적들이 올 수 있으니 얼른 이동하자.”
사람들이 동의한다.
우리는 그길로 함민주와 늑대들을 앞세워, 야음 속을 나아갔다.
목적지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하트랜드에서 가장 높은 곳인 하트랜드 타워였으니까.
물론, 구름이 달을 가린 탓에 원래라면 잘 보이지 않았겠으나….
“저게 타천의 비원과 연관된 마법이란 거지? 흐음….”
“어, 아마도.”
“….”
하트랜드 타워의 상공 위에.
하트랜드에 결계가 쳐져 있어, 부지 내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마법진이 펼쳐져 있었다.
그러니 마법진이 있는 곳으로 방향을 잡으면 될 뿐이었다.
그때, 지팡이를 타고 공중에 뜬 민아린이 운을 뗐다.
“술식을 저렇게 대놓고 드러내면 훼방을 놓기 쉬울 것 같은데? 굳이 꼭대기로 갈 필요 없이.”
“어? 정말?”
“다른 마법사라면 못 건드리겠지. 저 술식이 얼마나 복잡한데. 하지만 나는 기프트가 있잖아. 이론상, 마나로 이루어진 현상이라면 무엇이든 해석할 수 있는 현자의 눈.”
“…좋은데?”
“그치?”
자신의 노란 눈을 가리키는 민아린.
그녀가 의기양양한 얼굴로 콧소리를 냈다.
“어때? 내가 해 봐?”
“혼자서라도 할 수 있겠어?”
“흥! 왜 이래? 나 민아린이야. 마도 민가의 작은 그리핀! 얼마 전에는 5계위를 달성한 유망주! 드디어 내 진면모를 보여 줄 때가 온 것 같네. 지켜보고 있어!”
자신만만하게 대답한 민아린이 지팡이의 방향을 돌렸다.
그녀가 밤하늘로 비상한다.
이윽고 마법진에 가까워진 그때.
쏴아악!
“…!”
별안간 상공에서 날카롭게 벼려진 얼음이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
깜짝 놀라 정지한 민아린은 급히 몸을 틀었다.
바쁘게 공격을 피해 다니며 붉은 머리칼을 휘날린다.
그런 그녀를 향해.
“주제도 모르고 그분의 마법에 손대려 들어? 몰상식한 것! 그 죗값, 죽음으로 갚으렴.”
푸른 단발이 눈에 띄는 여성이 지팡이를 타고 날아들었다.
나는 즉각 그녀의 정체를 파악했다.
‘얼마 전에 육마로 발탁됐다는 설원의 마녀가 분명해…. 게임에서는 원래 귀축 아씨 심지은이 하트랜드에서 적으로 등장했었는데, 대신 이곳을 지키고 있었던 건가.’
골치 아픈 상대임은 틀림없다.
민아린 혼자 대항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실제로 그녀는 설원의 마녀에게 심하게 밀리고 있었다.
공격을 막기에 급급했다.
그런 그녀를 지원하기 위해.
휘이잉!
차은솔이 출격했다.
바람을 타고 날아오른 그녀가 설원의 마녀의 뒤를 노렸다.
그때를 기점으로.
민아린과 차은솔은 연계해서 설원의 마녀를 상대하기 시작했다.
붉은 빛과 초록 빛 그리고 푸른 빛이 춤을 추듯이 밤하늘을 날아다니며 충돌하고, 떨어지기를 반복한다.
한편.
화아악!
하트랜드에 불이 들어오고, 멈춰 있던 놀이기구가 가동한다.
주위가 순식간에 밝아졌다.
그로 인해 우리는 빌런들에게 발각당할 수밖에 없었다.
“저기다! 저기 있다!”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들어와!”
“놈들을 죽여라!”
빌런들이 우리에게 덤벼든다.
결국 전투가 벌어졌다.
하지만 놈들을 쓰러뜨리느라고 시간을 지체할 수는 없었다.
어서 하트랜드 타워에 진입해야 했다.
이에 몇몇이 결단을 내렸다.
“여기는 우리가 맡을게! 너희는 하트랜드 타워로 가!”
“맞아요, 오빠 언니들! 여기는 저희가 알아서 처리하도록 할게요! 설원의 마녀도요!”
“견우야, 한별아! 내가 길을 열어 줄게! 그러니 우리는 신경 쓰지 말고 가!”
“도견우우우우!”
“여기는 우리한테 맡기도록 해!”
“너는 얼른 타워로 가!”
백지민, 함민주, 박사군, 세쌍둥이, 실드와 소드의 일부 단원들.
그들이 민아린과 차은솔을 도우며 몰려드는 적들을 상대하기로 했다.
우리는 그들의 의지를 받아들였다.
“고마워! 무리하지는 말도록 해!”
남기로 한 사람들을 뒤로하며.
우리는 하트랜드 타워로 뛰었다.
* * *
하트랜드 타워의 구조는 크게 1층, 350m 일반 전망대, 500m 특별 전망대로 구분된다.
그래서 건물 안으로 들어선 우리는 빌런들과 싸우는 한편, 엘리베이터를 찾았다.
“너희 먼저 올라가렴! 우리도 금방 뒤따라갈 테니까!”
실드와 소드의 몇몇 단원들이 자리에 남기로 한다.
우리는 그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350m 전망대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 탔다.
문이 닫히고, 고도가 올라간다.
그렇게 정적이 흐르는 도중에 고은비가 문득 궁금하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그런데 엘리베이터로 이동해도 괜찮은 걸까? 빌런들이 멈추게 하면 큰일인 거 아니야?”
“그럴 리가 없을 거야. 걔네도 타고 움직여야 할 테니까. 계단을 오르내리고 싶지는 않을걸? 꼭대기에 타천도 있을 텐데, 엘리베이터를 멈춰서야 되겠어?”
“엥? 좀 편의주의적이지 않아? 그래도 일리가 없지는 않네….”
“그리고 놈들도 자존심이 있어서, 전면전 분위기에 어울리게 멋있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겠지. 사람은 낭만으로 사는 법이니까.”
“음… 개소리 같지만 그럴듯해…. 하긴, 이것도 나름의 클리셰인가?”
내가 아무렇게 지껄인 말에, 고은비가 진지하게 수긍한다.
다른 사람들은 어처구니없다는 듯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그런 식으로.
우리는 적당히 수다를 떨며 긴장을 풀었다.
한편으로는 문 위에 표시된 고도를 살피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제 곧 일반 전망대인가.’
게임에서는 하트랜드 부지에서 귀축 아씨와 빌런들을 쓰러뜨리고, 하트랜드 타워를 오르면.
350m 일반 전망대에서 육마 중 하나인 철룡 탁원호와 빌런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철룡이 이미 죽은 이상,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몰랐다.
‘아무도 없었으면 하는데…. 설원의 마녀가 나타난 데다, 빌런들도 있는 것을 보면 여기서도 적들이 대기하고 있겠지.’
아니나 다를까.
350m 일반 전망대에서 내린 우리는 복도에 진을 치고 있던 적들을 마주해야 했다.
그중 악어를 연상케 하는 머리를 지닌, 거구의 마인이 크게 소리쳤다.
“여기까지 잘도 찾아왔구나! 하지만 여기서부터는 지나갈 수 없다! 이 앞을 지나가고 싶다면, 나 악어 장사(壯士)를 쓰러뜨리고 가라! 크하하하!”
얼마 전에 설원의 마녀와 함께 육마에 편입됐다던 악어 장사다.
불행히도 육마를 조우한 우리는 침음을 삼켰다.
‘특별 전망대로 가기 위해서는 저놈들을 쓰러뜨려야 하는 건가….’
아쉽게도 다른 길은 없었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싸워야 했다.
그때, 용해랑과 권보람이 우리 앞으로 나섰다.
“무술 계통의 마인인가. 좋구만. 도견우! 강한별! 저 마인은 내가 처리할 테니까, 너희는 먼저 위로 올라가 있어라!”
“혼자서 상대할 수 있는 적은 아닙니다. 저도 가세하겠습니다.”
용해랑이 흥분된다는 듯이 포권을 쥔다.
권보람은 톤파를 들어 올리며 전투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아쉽지만 저도 여기까지네요. 머리를 굴릴 줄 아는 사람은 1명 남아 줘야 할 거 아니에요. 어차피 한 층밖에 남지 않았겠다, 이제 트랩 걱정도 덜할 거예요. 그러니까 견우 오빠는 먼저 올라가세요.”
“음, 그럼 나도 남아야겠다. 위에 타천이 있는 거지? 분하지만 내 실력으로는 전투에 못 끼고 방해만 될 것 같으니까. 여기서 길을 뚫는 역할이나 할게.”
“파티에 마법사가 없으면 섭하지! 견우야, 언니! 여기는 나한테 맡기고, 먼저 올라가!”
유가을, 고은비, 연바다를 포함해, 실드와 소드의 남은 단원들도 악어 장사를 상대하기로 했다.
악어 장사는 껄껄거렸다.
“멍청한 것들! 내가 말했을 텐데! 이 앞을 지나가고 싶다면 우…선…?”
바로 그때.
용해랑과 권보람이 거의 동시에 악어 장사에게 달려들었다.
두 사람이 불시에 가한 공격에, 악어 장사가 두 팔을 교차했다.
그 순간, 기회를 노리고 있던 나는 리사를 불렀다.
“리사!”
“알고 있어요!”
〈기프트: 백금의 은총〉
눈앞에 아공간이 나타난다.
나, 연하늘, 강한별, 남유리, 리사는 곧장 아공간을 건너 복도 저편으로 이동했다.
단숨에 길을 뚫었다.
“이, 이놈들! 비겁한 수를 쓰다니! 얼른 돌아오지 못하겠느냐! 아니, 어서 붙잡아!”
“그렇게는 못 두지.”
“맞습니다.”
황급히 쫓아오려는 적들은 용해랑과 권보람, 자리에 남기로 한 사람들에게 맡기며.
우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450m 특별 전망대로 향하는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유리야.”
“알았어, 견우견우! 합체하자!”
“화이트! 너도!”
까악! 까악!
〈환수 변환: 남유리 코트〉
〈환수 변환: 화이트 리볼버〉
혹시 모르는 일이다.
나와 강한별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환수의 힘을 몸에 둘렀다.
이윽고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
우리는 특별 전망대에 도착했다.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우리는 기척을 죽이고, 마법의 흔적을 더듬어 나아갔다.
그곳에는.
‘젠장, 어째 쉽게 가나 했더니…. 영혼을 2개가 아니라 3개로 쪼갰던 건가.’
우리는 야경을 발아래에 두며 비원의 의식을 준비하는 듯한 타천을 발견할 수 있었다.
타천은 의식에 집중하는 탓에 아직 우리를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견우야.”
“어떻게 할 거야?”
나지막한 목소리로.
강한별과 연하늘이 물었다.
나는 그들에게 답하는 대신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어떻게 하기는.’
[적이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은 하수나 하는 짓이지! 적의 사정 따위 알 게 뭐야!?]남유리의 활기찬 목소리가 머릿속으로 흘러든다.
맞는 말이다.
나는 입가를 끌어 올렸다.
그렇기에.
화아악!
필시 밤하늘 상공에 펼쳐진 거대 마법을 제어하고 있을 타천을 향해.
나는 물줄기를 그었다.
“…!”
타천이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늦은 뒤였다.
나는, 군청검을 내리쳤다.
〈수왕류 고유식 제2형〉
사자 섬로
벽뢰가 사납게 내달린다.
푸른 섬광이 타천을 집어삼킨다.
“노오오오오오옴!”
비원을 목전에 두고 있던 타천이 품위 따위는 잊고, 격노에 차서 소리를 지른다.
나는 그것으로 알 수 있었다.
‘망한 거구나. 잘됐다.’
타천이 오랫동안 준비해 왔을 의식이 실패한 것이다.
나는 미소를 지었다.
역시, 다 된 밥에 재를 뿌리는 일만큼 재미있는 일은 없는 것 같다.
짜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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