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Childhood Friend of the Middle Boss RAW novel - Chapter (67)
중간 보스의 소꿉친구가 되었다 (67)
쟁탈전
스위트 룸의 침대의 너비는 둘이서 잠을 자더라도 충분히 차고 넘쳤다.
하지만 내게는 비좁게만 느껴졌다.
연하늘이 거리를 좁혀 왔기 때문이다.
‘이건… 너무 가깝지 않나?’
학원도시의 호텔에서 머무를 때도 이런 식으로 잠을 자지는 않았다.
베개를 베고 옆으로 누운 연하늘이 팔만 뻗으면 바로 닿을 만한 거리에 있었다.
테라스에서 들어오는 달빛에 의해 방 안의 어둠 속에 잠겨 있던 그녀의 얼굴이 어렴풋이 드러났다.
그녀의 이름과 같은 색을 품고 있는 머리칼이 신비롭게 반짝이고, 붉은 눈이 빛나고 있었다.
‘얘가 또….’
연하늘이 조금 더 거리를 좁혔다.
이제는 숨결이 닿을 만한 거리였다.
숨을 들이쉬자 은은한 향이 났다.
조금 전, 내 방 욕실에서 샤워한 그녀에게서 나는 향이었다.
“….”
상큼하면서도 달콤한 향.
그 향이 코끝을 건드릴 때마다 나도 모르게 연하늘을 의식하게 된다.
‘안 되겠다.’
시선이 자꾸 연하늘에게 간다.
눈을 감아야 하는데 감는 것이 괜한 상상력만 더 자극한다.
이래서는 잠을 잘 수가 없겠다.
나는 거리를 벌리려고 했다.
그때, 연하늘이 손가락을 뻗어서는 내가 뒤로 물러나지 않게끔 옷깃을 꼭 쥐었다.
“자꾸 멀리 가지 마.”
“….”
“그냥 거기 있어.”
“…응.”
어렴풋한 어둠 너머에서 미약하게 떨리는 소리가 울린다.
그런 소리를 들으면 거절할 수 있을 리 없다.
나는 자리를 지키기로 했다.
그러자 연하늘이 천천히 다가와, 조심스럽게 내 품으로 파고들었다.
그녀가 내 가슴께에 얼굴을 묻고 살며시 나를 부둥켜안았다.
“…이대로 있어 줘, 오늘만.”
“그래, 그래.”
졸지에 연하늘에게 팔을 내어 준 나는 어색하게 있던 남은 팔을 그녀의 등에 얹었다.
게이트에서 잠을 자는 것이다 보니 잠옷처럼 옷이 얇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얇았다.
그녀의 윤곽이 더듬어졌다.
팔을 얹은 내가 그렇게 느껴질진대, 나를 거의 끌어안다시피 한 그녀는 내 윤곽을 더 자세히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부끄러워하는 기색이 없다.
‘얘가 원래 이런 애가 아닌데….’
그만큼 꿈에서 겪은 일이 연하늘을 정신적으로 힘들게 한 모양이다.
나는 그녀의 심정을 헤아리면서, 등을 토닥여 주었다.
“나는 어디 가지 않고 여기 있을 테니 안심하고 푹 자.”
“…고마워. 잘 자.”
그녀의 손길에 더욱 힘이 들어간다.
무릎과 발끝이 내 다리를 건드린다.
점차 다리와 다리가 얽힌다.
그렇게 그녀는 나를 끌어안은 채로 편안한 자세를 만들었다.
다만 나한테는 불편한 자세였다.
“….”
속으로 끙 소리를 내며.
나는 슬쩍 엉덩이를 뒤로 뺐다.
그날, 연하늘은 깊이 잠이 들었고, 나는 편히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래도 잘 자니까 다행이다.’
* * *
날이 밝았다.
아침도 거르고 잠을 잔 덕분인지, 연하늘의 상태는 많이 나아졌다.
그제야 간밤에 자신이 저지른 일을 깨달았는지.
“저, 저기…. 잘 잤어, 견우야?”
“….”
내 품에서 벗어나서 거리를 벌린 연하늘이 얼굴을 빨갛게 붉힌 채로 아침 인사를 건넸다.
한 손으로는 이불보를 꼭 쥐고, 다른 한 손으로는 연신 자신의 머리를 쓸어내리는 그녀였다.
나는 제대로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시선을 피하는 그녀에게 솔직한 심정을 토로했다.
“내 눈을 봐.”
“….”
“내가 잘 잤을 것 같아?”
“많이… 피곤해 보이네….”
“누구 때문에.”
“미, 미안….”
눈만 감고 있었던 기분이다.
그만큼 의식은 깊이 떨어지지 못하고, 자고 깨기를 반복하기만 했었다.
그런 내가 잘 잤을 리 없다.
나는 분명 퀭해졌을 얼굴로 연하늘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는지 미안해하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래도 괜찮아진 것 같으니 됐지.’
나는 풀이 죽은 것처럼 축 처진 토끼 귀를 만지작거렸다.
연하늘이 움찔했다.
나는 그녀의 반응을 보며 웃었다.
“됐고, 체크아웃할 준비나 하자. 게이트를 나가서 5차 시험 설명을 들으러 가야지. 아침도 먹지 못했는데 배도 채워야겠고. 이 시간에 먹으면 점심인가. 너 먼저 씻을래?”
“아니야, 너부터 씻어. 내가 가서 먹을 걸 받아 올게.”
“그래? 그럼 부탁할게.”
오늘부터 3일 동안 5차 실기 시험이 진행된다.
이대로 침대 위에서 빈둥대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나와 연하늘은 얼른 채비를 마치고 연회장으로 내려갔다.
연회장에는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게이트가 열려 있었다.
우리는 원래 세상으로 돌아가, 5차 실기 시험 설명이 진행되는 차원관 305호로 향했다.
‘사람이 엄청 많네.’
계단식으로 책상이 배치되어 있는 차원관 305호.
차원관 305호는 강의실 몇 개를 연결한 것처럼 공간이 넓고, 천장이 높았다.
안으로 들어선 우리는 먼저 와서 자리를 잡고 앉은 수험생들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다른 시험장에서 온 수험생들도 있는지, 몽환의 호텔에서 본 수험생들보다 수가 많아 보였다.
“우리도 자리를 잡고 기다리자. 이러다 앉을 자리도 없겠다.”
“응, 저쪽에 자리가 빈 것 같은데 저기에 앉는 게 어떨까?”
연하늘이 빈자리를 찾았다.
나는 그녀와 함께 그 자리에 앉아, 시험 설명을 기다리기로 했다.
잠시 후, 약속된 시간이 지나가고.
“….”
아래쪽에서 평가관들이 들어왔다.
말없이 그들을 응시하던 수험생들은 선두에 선 여성을 알아보고는 크게 술렁거렸다.
‘저 사람은….’
멀리서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키가 작고, 어려 보이는 얼굴을 한 여성이었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그녀는 차분하고 어른스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단정하게 정장을 차려입고, 또각또각 구두 굽을 울리는 소리를 내며 당당하게 무대 위로 올라가는 걸음걸이에는 빈틈이 보이지 않았다.
평가관들이 그런 그녀를 수행하듯 뒤를 따르니, 섣불리 대할 수 없을 법한 인상을 안겨 주기도 했다.
관록이 느껴졌다.
실제로 그녀는 나이도 제법 있고, 우리가 섣불리 대할 수 있는 사람이 절대 아니었다.
[안녕하세요, 수험생 여러분.]그때, 여성이 마이크를 잡았다.
노란 눈이 인상적인 그녀가 활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먼저 금강 아카데미를 지원하고, 이 자리까지 온 수험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겠습니다. 이미 아는 분은 알겠지만, 저는 금강 아카데미의 이사장 소혜율이라고 합니다. 제가 이 자리에 선 이유는… 올해는 어떤 원석들이 지원했는지 궁금해서요. 그래서 여러분의 시험을 기획하는 평가관님들에게 일부러 떼를 써서 나오게 됐습니다. 잘 부탁해요.]“….”
자신을 이사장이라고 소개한 여성.
금강 아카데미에 입학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모인 수험생들이 그녀를 몰라볼 리 없었다.
아니, 학원도시에 사는 사람이라면 얼굴은 보지 못했을지언정, 한 번쯤 이름을 들어 보았을 만큼 유명한 인물이었다.
‘저렇게 젊어 보이는 사람이 사실은 할아버지와 같은 세대의 사람이라니, 게임으로 해 봐서 알고 있어도 놀랍기만 하네. 마나로 관리하고 있는 거겠지? 근데 왜 할아버지는…. 아니지, 저 나이가 되면 어려 보이는 것보다 위엄 있고 근사하게 늙은 모습이 더 괜찮을지도 모르겠네.’별의 마녀, 소혜율.
그녀는 학원도시의 운영에 강력한 발언권을 가지고 있는 공헌회의 회원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마법사였다.
무엇보다 꿈속에서 내가 몬스터를 죽이기 위해 사용한, 학원도시 대기권 밖을 떠다니는 인공위성인 스타라이트 로드의 원주인이기도 했다.
‘공헌회의 회원이 된 것도 그것 때문이지. 한 사람이 휘두르기에는 워낙 파멸적인 힘이다 보니 공헌회에서 감시하기 위해서.’
그만큼 소혜율은 존재감이 강해서 게임에서 곧잘 등장하고는 했다.
주로 주인공 강한별에게 은근슬쩍 사건 해결을 의뢰하거나, 강한별이 저지르고 다니는 사건의 뒤처리를 담당해 주는 역할로.
다만 완전히 아군으로 취급하기에는 애매한 구석이 있었다.
‘숨기는 게 좀 많았어야지.’
소혜율이 강한별을 도와주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자신이 얻을 게 있었기 때문이지, 단순히 순수한 마음으로 조력자가 되어 준 것은 아니었다.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때로는 강한별을 시련에 빠뜨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계산적인 성격이라 할 수 있겠다.
한편, 그녀 또한.
[모처럼 자리에 나오기도 했으니, 제가 직접 5차 실기 시험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배드 엔딩의 주인 중 하나였다.
그것도 꽤 골치 아픈.
새로운 스토리 루트를 개방하려면 무조건 감상해야 했을 정도로.
그러자니 생각이 많아졌다.
‘일단 시험에 집중하기로 하자.’
게임에 대한 상념을 뒤로하고.
나는 설명을 듣기로 했다.
[5차 시험은 인원을 나누지 않고, 모든 수험생이 한 게이트에서 치르게 될 겁니다. 굳이 이 자리에서 설명하는 이유는 이번 게이트는 입장하는 순간 소환되는 위치가 무작위로 설정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한곳에 모아 설명할 필요가 있어서, 이 자리에 모이게 한 겁니다. 자, 수험생 여러분은 자신의 수험표를 살필게요.]소혜율이 평가관들에게 지시하자, 그들이 저마다 색이 다른 수험표를 들어 올렸다.
[3일 동안 진행되는 5차 실기 시험의 요지는 정말 간단해요. 여러분은 게이트에 들어가고 나서 상대방의 수험표를 뺏고, 뺏기는 쟁탈전을 3일 동안 벌일 거예요.]“….”
[그런데 수험표의 가치가 평등하면 긴장감을 떨어뜨리기도 하고, 시험을 단순하게 만들어 버리고, 무엇보다 재미가 없잖아요?]재미가 없다고.
이사장이란 사람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논란이 될 만한 말을 아무렇지 않게 입에 담는다.
그러나 따지는 사람은 없었다.
그만큼 그녀는 섣불리 건드려서는 안 될, 위험한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러분이 지닌 수험표의 색상에 따라 가치에 차별을 주기로 했습니다. 거기 누가 게이트 워치에 화면 좀 띄워 줄래요?]나는 손목에 찬 게이트 워치로 시선을 내렸다.
워치에 메시지가 와 있었다.
―백색: 10점
―황색: 20점
―녹색: 30점
―적색: 50점
―청색: 70점
―흑색: 100점
[수험표 색에 따른 가치 점수는 지금 게이트 워치에 나온 대로입니다. 이때, 자신의 수험표는 색상과 관계없이 100점이 적용됩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자신의 수험표를 포함해 200점 이상의 가치 점수를 모으면 됩니다. 그리고 시험을 시작하고 2일째 되는 날 오후 10시에 게이트 워치에서 게이트가 설정된 장소를 알려 줄 겁니다. 평가관들은 3일째 되는 날 오전 9시부터 그곳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5차 실기 시험에 대한 내용은 게이트 워치로도 전송되고 있었다.
나는 소혜율의 설명을 들으면서, 메시지를 아래로 내렸다.
추가적인 내용이 적혀 있었다.
[시험은 게이트에 입장한 시점부터 3일 동안 진행됩니다. 시험 종료 시각은 오전 9시입니다.] [수험표를 지니고 있는 수험생은 반드시 1개 이상의 수험표를 착용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때, 다른 수험생에게 가장 가치가 높은 수험표를 우선적으로 착용해야 합니다.] [하루에 1번, 생존에 필요한 물품을 담은 상자가 배급될 예정입니다. 배급 장소는 무작위로 지정됩니다.] [3시, 6시, 9시, 12시, 15시, 18시, 21시, 24시, 3시간 간격으로 게이트 워치를 통해 수험생의 주위에 있는 수험표의 위치가 전송됩니다. 이때, 가치는 반영되지 않습니다.] [….]메시지를 보면서.
나는 대강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소혜율이 처음에 말한 대로였다.
‘3일 동안 게이트에서 생존하면서 수험표를 뺏고 빼앗는 쟁탈전을 펼치란 거구만.’
수험표를 빼앗겨도 탈락하는 것은 아니니 잠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을 것 같다.
한편으로 자신의 수험표만 잘 간수하면 100점만 모아도 합격할 수 있을 듯했다.
물론, 100점을 모으기도 쉽지 않으리라.
“….”
4차 실기 시험까지 합격한 수험생들이 호락호락 당해 줄 리가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내 실력을 자신했다.
‘게임의 도견우도 다 모았을 텐데, 내가 모으지 못할 리가 없지.’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
나는 벌써부터 머리를 굴리는 듯한 연하늘의 주의를 돌리기로 했다.
슬쩍 그녀의 수험표로 손을 뻗었다.
그러자 그녀가 흠칫했다.
“너, 너 지금 어디를 만지….”
“수험표 좀 빌려 갈게.”
“응?”
연하늘의 왼쪽 가슴에 달려 있는 흑색 수험표.
나는 그녀의 반응을 무시하고는 수험표를 떼어 냈다.
그러고는 내 수험표 옆에 달았다.
“지금… 뭐 하는 거야?”
“내 수험표 100점, 네 수험표 100점. 이걸로 난 합격이네.”
“….”
“하늘이 너는 알아서 200점을 모으도록 해.”
“재밌어?”
“응!”
연하늘이 어처구니없어한다.
나는 키득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는 너한테도 달아 줄게.”
“에휴, 진짜 애라니까….”
“가만히 있어. 달기 힘들잖아.”
“그러면서 너 은근슬쩍….”
“은근슬쩍 뭐?”
“아니야, 네가 그럴 리 없지.”
“…이상하게 기분이 상하네.”
“눈살 찌푸리면 주름 생겨요. 그냥 하던 거나 마저 하세요, 도견우 어린이─.”
“쳇. 자, 너도 합격.”
나는 옷에 단 수험표들을 떼어 내, 연하늘에게 달아 주었다.
그녀가 나를 보고 유치해하면서도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소혜율의 혼내는 듯한 소리가 들려온 것은 바로 그때였다.
[거기 수험생들! 연애는 여기서 하지 말고, 다른 데나 가서 할래요?]한심하다.
누가 시험 설명을 듣는 자리에서 눈치도 없이 애정 행각을 벌이고 있나 보다.
‘시험에서 확 떨어져라.’
다른 수험생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이따금 수군거림이 들려왔다.
“저것들은 꼭 떨어졌으면….”
“어제 버스에서 본 애들 아니야?”
“와… 진짜 징하다. 진짜….”
“부럽… 아니, 눈꼴시어서 죽겠네.”
“입학하면 꼭 미팅부터 한다….”
“아카데미에 입학하면 생기겠지?”
* * *
[먼저 흑색 수험표를 착용한 수험생부터 입장하도록 하겠습니다!]모든 설명이 끝이 났다.
소혜율이 연단이 있는 벽을 가리는 커튼을 치우자, 원형으로 이루어진 인공 게이트가 드러났다.
중심부가 노랗게 빛나고 있었다.
이내 흑색 수험표를 단 수험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로 올라갔다.
“하늘아, 우리도 가자.”
“응. 게이트에 들어가게 되면 따로 떨어져서 행동하게 되겠네.”
“왜? 내가 없어서 걱정돼?”
“너야말로 내가 옆에 없다고 해서 걱정하고 그러면 안 돼?”
“괜찮아, 그럴 일은 없을걸.”
“그러니?”
“아야.”
나와 연하늘도 인공 게이트를 지나러 줄을 섰다.
그때, 그녀가 입술을 삐죽이고는 내 옆구리를 꼬집었다.
나는 아프지는 않았지만, 일부러 아픈 척을 했다.
“어쨌든 들어가서 잘해. 어디 몸 다치거나 그러지 말고. 혹시나 누가 해코지라도 하려 하면….”
“해코지라도 하면?”
“확 죽여 버려.”
“진짜?”
“못 죽이겠으면 얼굴만 기억해. 내가 나중에 찾아가서 죽일 테니까.”
“그래, 그래. 그 말을 들으니까 마음이 든든하네. 너도 잘해.”
“당근이지.”
얼마 지나지 않아 줄이 줄어들고, 우리 차례가 되었다.
우리는 인공 게이트 앞에 섰다.
“들어가자.”
“응.”
마지막 시험이다.
나는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생각하며, 게이트로 발을 디뎠다.
내 예상이 맞는다면 필시….
‘이번 시험에서 이가현이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거겠지.’
마인회의 육마 중 하나.
인형귀녀, 이가현.
게임에서 언급된 내용에 따르면, 입학시험에 숨어든 그녀는 평가관을 자처하면서 수험생들의 기량을 파악하려고 든다.
그녀가 그럴 수 있는 기회는 바로 지금밖에 없었다.
‘내가 이가현을 사냥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
이윽고 나는 빛에 휩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