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Childhood Friend of the Middle Boss RAW novel - Chapter (76)
중간 보스의 소꿉친구가 되었다 (76)
오후 10시, 달이 비추는 밤.
게이트 위치가 설정되었다.
게이트 워치를 통해 메시지를 받은 차은솔은 그길로 혼림섬의 어둠을 나아갔다.
어둠 속에 몬스터들이 숨어 있고, 길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녀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정령들의 도움을 받으면 되니까.
그녀는 별다른 위험을 겪지 않고 게이트를 찾을 수 있었다.
“아, 여기구나.”
이 게이트를 통과하면 원래 있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마음 같아서는 게이트를 나가서, 숙소에서 편히 뒹굴뒹굴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시험을 치르고 있는 이상 그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신 차은솔은 근처에서 야영하다 시험이 종료되면 누구보다도 먼저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저 나무가 좋겠네.’
밤중에 몬스터나 수험생들로부터 습격받지 않을 장소를 정하고.
차은솔은 안락하게 잘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
그녀가 섬의 대기 마나 속에 깃든 정령들을 일깨웠다.
‘부탁해.’
정령들이 감응했다.
대지의 정령이 흙으로 이루어진, 웅크리면 들어갈 만한, 구멍 있는 고치를 만들어 냈다.
바람의 정령이 침대 대용으로 쓸 나뭇잎을 모아 와 그 안에 깔았다.
화염의 정령이 주위를 아늑하게 덥힐 수 있도록 불씨를 피웠다.
그 외에도 다른 정령들이 그녀를 위해 힘을 발휘했다.
“고마워.”
명확한 자아를 가지고 있지 않은 최하위 정령이라도 자아가 있으며, 미약하게나마 의사를 표출할 줄 안다.
그들이 자신의 명령을 따르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
차은솔은 그들에게 감사해하며, 고치 속으로 기어들어 갔다.
그녀는 나뭇잎이 깔린 푹신한 바닥에 몸을 뉘었다.
그대로 눈을 감는다.
“잘 자.”
피곤하고 졸리다.
내일 시험이 끝나면 밖에 나가서 무엇을 먹을지 생각하며.
차은솔은 곤히 잠이 들었다.
* * *
혼림섬의 밤이 깊어 가고 있었다.
숲속에 있는 수험생들은 조금 전 게이트 위치가 설정된 이후로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누구든 게이트가 있는 곳으로 가야 하기에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그로 인해 전운이 감돌았다.
“….”
자신의 수험표를 지키기 위해.
상대의 수험표를 빼앗기 위해.
서로 일정한 거리를 띄워 놓은 채로 자리 잡은 그들은 조만간 일어날, 어쩌면 마지막이 될 쟁탈전을 두고 긴장하고 있었다.
아주 사소한 계기만으로도 숲속은 전장으로 뒤바뀔 수 있었다.
그리고 숲속 전체를 집어삼킬 만한 쟁탈전이 발발하게 될 경우, 그때 그들로부터 표적이 될 사람은 1명밖에 없었다.
현재 가장 많은 수험표를 모았다는 소문에 휩싸여 있는 신검 도가의 수험생 도견우.
필시 그를 중심으로 펼쳐진 전장은 혼란스럽기만 할 것이다.
“그렇게는 못 두지.”
어느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은 채, 직접 도견우의 실력을 확인하려는 이가현에게는 마냥 달갑지 않은 상황이었다.
“저것들을 어떻게 할까….”
나무 위에서 수험생들을 내다보는 이가현은 눈매를 가늘게 좁혔다.
자신과 도견우의 전투를 방해하려는 저들은 눈엣가시나 다름없었다.
그러니 저들이 그를 상대할 엄두도 내지 못할 상황에 몰아넣어야 했다.
“아, 그렇게 하면 되겠네.”
이가현의 입가가 길게 찢어졌다.
숲속에는 몬스터들이 살고 있었고, 수험생들이 몰려들면서 그들을 따라 다른 몬스터들도 섞여 들고 있었다.
현재 숲속은 몬스터와 수험생들로 혼재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그들이 무의식적으로 흘리는 마나로 인해 대기 마나가 급격하게 불안정해지며.
지직!
크르르르.
차원의 균열을 야기하고 있었다.
그 균열 속에서 몬스터들이 나타나 더욱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그녀는 상황을 이용하기로 했다.
“너희가 좀 힘을 써 줘야겠다.”
이가현의 눈빛이 붉게 물들었다.
그녀의 눈이 붉은빛을 발했다.
아인과 마인의 특징이기도 하며, 몬스터를 연상케 하는 붉은 눈.
그녀가 그 눈으로 어둠을 꿰뚫으며 숲속에 있는 몬스터들에게 고했다.
크르르르!
끼에에엑!
마인의 강제력이 발동한다.
그녀의 목소리를 들은 몬스터들이 일제히 울음소리를 토했다.
놈들의 울음소리가 숲속에 퍼지고, 그들이 어둠 속에서 일어났다.
“꺄아아악!”
“모, 몬스터다! 몬스터들이… 컥!”
몬스터들이 수험생들을 덮친다.
놈들의 습격을 받은 그들의 비명이 사방에서 울려 퍼진다.
숲속은 순식간에 전장으로 변했고, 생사가 오가는 전쟁이 발발했다.
“그럼 나도 이제 가 볼까.”
이가현은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이내 그녀는 비명이 끊이지 않는 어둠 속으로 뛰어내렸다.
그렇게 아무도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이 시작되었다.
* * *
의외로 야음을 틈탄 수험생들의 습격은 잦지 않았다.
우리 주위에 진을 친 그들이 서로 견제하고 있다 보니 섣불리 나서지 못한 탓이다.
덕분에 습격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우리는 번갈아 가면서 보초를 서며 피로를 회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가현을 경계해야만 하는 나로서는 편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두 눈은 감고 있되, 귀는 열어 두고 언제든 상황에 대처하려 했다.
소란을 감지한 것은 그때였다.
크르르!
끼에에엑!
몬스터들의 소리가 났다.
밤이 되어 흉포함이 배가된 놈들이 사납게 울부짖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놈들의 소리뿐만이 아니다.
“꺄아아아악!”
“서포터! 누, 누가 치료 마법을….”
“아아악! 저리 가! 저리 가! 저리 가!”
“이놈들이 단체로…!”
수험생들의 비명과 고함이 섞이며 숲 전체가 요란하게 들썩이고 있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그들이 싸우는 소리가 들려오기도 했다.
그동안 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던 몬스터들이 사냥에 나선 것이다.
어느 정도 예상한 바이기는 했다.
존재의 마나를 탐하는 본성에 취한 놈들이 한곳에 몰려 있는 사람들을 가만히 놔둘 리 없었다.
오히려 지금까지 움직이지 않은 게 이상했을 정도다.
그렇다고 하나.
‘이건 너무 과한데?’
사방에서 놈들이 들끓고 있었다.
마치 숲속에 있는 몬스터 전부가 움직이고 있기라도 한 듯.
좀처럼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본능이 강하고, 때로는 서로에게도 그 본능을 들이밀며 동족
포식조차 서슴지 않는 놈들이 이렇게 대단위로 움직이는 일은 흔치 않았다.
그럴 때 떠올릴 수 있는 가능성은 크게 세 가지였다.
첫 번째는 놈들의 대단위 이동이 천재지변을 피하기 위한 것일 경우.
두 번째는 놈들이 집단을 이루는 습성을 가지고 있을 경우.
‘아니야. 어느 쪽도 아니야.’
나는 두 가지 가능성을 부정했다.
대체 숲속에서 갑작스럽게 일어날 천재지변이 어떤 게 있을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고, 어떠한 징후도 느껴지지 않았다.
또한 집단을 이루는 습성을 지닌 몬스터는 같은 종(種)에 속하는데, 숲속에서 들려오는 소리로 추정하면 놈들의 종은 하나가 아닌 듯싶었다.
그러니 이 상황에 생각할 수 있는 가능성은 하나밖에 없었다.
세 번째.
‘이가현이 꾸민 짓이야.’
몬스터에게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상위 개체가 등장한 경우.
기본적으로 집단을 이루는 습성을 지닌 몬스터를 제외하고, 몬스터는 독립적인 개체로서 의식이 강하다.
그런 놈들이 집단으로 움직인다면 그 집단 속에 상위 개체에 속하는 놈이 있으리라고 판단할 수 있다.
당연히 집단의 크기가 크면 클수록 상위 개체는 강력한 지배력을 지닌 놈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황색 게이트인 혼림섬에서 출몰하는 최상위 개체는 3랭크다.
현재 수준의 규모를 지배하기에는 명백히 무리가 있다.
불가능하다.
현상을 해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3랭크보다 높은 격을 지닌 개체가 존재해야 한다는 가정과 모순된다.
그러나 이가현의 존재를 거론하면 해결되는 일이다.
인간이 아닌 마인인 그녀는 몬스터를 지배할 수 있다.
필시 그녀가 움직인 것이다.
그녀밖에 없었다.
“견우야! 얼른 일어나! 몬스터들이 지금 곳곳에서…!”
“나도 알고 있어. 애들한테 얼른 필요한 물건을 챙기라고 전해 줘.”
그때, 고은비가 텐트 안으로 들어와 다급한 어조로 말했다.
군청검을 챙기고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그녀에게 지시를 내렸다.
텐트 밖으로 나와 주위를 둘러보자 어둠 속에서 아른거리는 빛들이 보였다.
수험생들의 야영지가 있는 곳이다.
“꺄아아악!”
“시, 싫어어어어!”
“도, 도망쳐, 얼른!”
그곳에서 패닉에 빠진 수험생들의 소리가 들려왔다.
몬스터들에게 습격당한 것이리라.
소리가 가까운 것으로 판단할 때, 곧 있으면 놈들은 우리가 있는 야영지까지 들이닥칠 듯했다.
계속 이곳에 있을 수는 없었다.
자리를 벗어나야 했다.
“견우야, 다들 짐 챙겼어.”
“좋아, 그럼 우리도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기로 하자.”
고은비는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
사방에 몬스터들이 포진한 상황에 겁을 먹은 것이다.
그들의 심정을 모를 리 없는 나는 최대한 침착하게 말했다.
일단 숲을 빠져나가기로 했다.
바로 그때.
쿵!
별안간 뒤쪽에서 기척이 느껴지고, 직후 지면이 크게 흔들렸다.
무언가가 떨어졌다.
“….”
우리는 뒤를 돌아보았다.
달빛이 내려앉은 곳에서 흙먼지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 속에서 덩치가 큰 몬스터의 윤곽이 엿보였다.
[몬스터를 조우했습니다.] [모울러 바분(Rank. 02) x 1]모울러 바분(Mauler Baboon).
개코원숭이에 고릴라를 섞은 듯한 얼굴에, 신체와 불균형을 이룰 만큼 거대한 팔과 손을 지닌 몬스터였다.
놈은 한 손에 상체만 나와 있는 수험생을 움켜쥐고 있었다.
“도, 도와줘….”
“….”
놈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고통에 겨워하는 수험생이 우리에게 간절히 부탁했다.
그때, 놈이 먼저 반응했다.
“도…와…줘…?”
“아… 아아아….”
“어…떻…게…?”
어눌하게 인간의 언어를 따라 한 놈이 끌끌거리며 어깨를 들썩였다.
직후 놈이 수험생을 움켜쥔 손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놈은 그대로.
“이…렇…게…?”
콰직!
수험생을 지면에 내리쳤다.
무언가가 으깨지는 소리가 났다.
놈이 수험생을 움켜쥔 손을 올리자 수험생의 치아가 투두둑 떨어지고,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놈은 거기에서 만족하지 않았는지 다시금 그를 패대기쳤다.
“아…니…면….”
콰직!
“이…렇…게…?”
콰직! 콰직! 콰직! 콰직…!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우리가 어떻게 개입할 새도 없이, 수험생은 사망했다.
“죽…었…네…?”
놈이 손을 놓았다.
머리가 박살이 나 버린 수험생이 지면에 철퍼덕 쓰러졌다.
놈은 손가락에 묻은 피를 훑으며 낄낄 웃음을 터뜨렸다.
놈의 시선이 우리를 향했다.
“다…음…은… 너…희…?”
“겨, 견우야….”
“히익!”
“….”
놈의 시선을 받고 뒤에 있던 사람들이 주춤했다.
고은비의 친구는 눈앞에서 일어난 참상에 겁에 질린 소리를 냈다.
놈은 우리의 반응을 즐기는 것인지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고 있었다.
“견우야, 2랭크야. 우리가 만만하게 볼 수 있는 몬스터가 절대 아니야. 게다가 지금 밤이라….”
“나도 알아. 걱정하지 마.”
고은비가 놈에게로 발걸음을 떼는 나를 말리려 들었다.
하지만 나는 멈춰 서지 않았다.
놈이 2랭크에 해당하는 몬스터고, 지금 시간이 밤이라는 사실은 내게 위협이 되는 사항이 아니었다.
쓰러뜨리지 못할 것도 없다.
“혼…자…서….”
나는 놈이 눈을 깜빡이는 순간에 지면을 박차고 내달렸다.
흠칫한 놈이 주먹을 휘두른다.
파직!
회피 본능이 발동했다.
거대한 주먹을 옆으로 스쳐 보낸 나는 곧장 놈을 향해 뛰어올랐다.
그사이 지면을 긁으며 마찰을 일으킨 벽뢰가 밤하늘로 솟구쳤다.
[수왕류 공격식 제10형>사자 진천
끄아아아악!
벽뢰가 담긴 참격이 놈의 오른팔과 가슴께에 깊은 상처를 새겼다.
놈이 고통에 찬 소리를 내지르며, 황급히 뒷걸음질을 쳤다.
공중에서 떨어지는 나는 놈에게 다음 공격을 가했다.
콰르륵!
사자 진천의 두 번째 공격.
갈무리한 벽뢰가 놈에게 꽂힌다.
이번 공격은 깊지 않았다.
놈이 왼쪽 팔을 들어 올려서는 공격을 막아 내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노리고 있던 것은 놈의 눈이었다.
[수왕류 공격식 제2형>사자 조흔
놈의 손에 붙잡히기 전에.
놈의 어깨에 착지한 나는 냉큼 군청검으로 놈의 눈가를 베었다.
끄아아아악!
놈은 시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그것으로 승패는 지어진 셈이다.
회피 본능이란 기프트를 지닌 내가 눈이 먼 놈의 공격에 당할 리 없었다.
놈의 주먹은 애꿎은 지면만 패고, 자신을 상처 입히기만 할 뿐이었다.
그리고 기회를 노리고 있던 나는….
[수왕류 공격식 제4형>사자 회침
놈이 빈틈을 보인 그 즉시 조금 전에 놈에게 새긴 상처에 검을 찔러 넣었다.
“도…와…줘….”
“어떻게? 이렇게?”
깊은 상처를 입은 놈은 더 이상 몸을 움직이지 못했다.
그 상태로 비굴하게 애원했다.
물론, 내가 들어줄 리 없었다.
“아니면 이렇게?”
끄윽….
“이렇게?”
나는 군청검으로 놈을 찔러 댔다.
놈은 죽음이 임박할 때가 돼서야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놈이 마나의 입자로 변해, 마석을 남기고 소멸했다.
“거봐, 걱정하지 말라고 했지?”
“그러게….”
나는 고은비에게 마석을 던졌다.
반사적으로 마석을 받은 그녀는 얼떨떨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네가 잘 보관하고 있어. 나는….”
“나는?”
“상대해야 할 놈이 더 있거든.”
고은비에게서 고개를 돌리며 나는 한쪽을 올려다보았다.
밤이 드리운 나무 위에서 익숙한 기척이 느껴지고 있었다.
“숨어 있지 말고 그만 좀 나오지. 거기에 있는 거 다 아니까.”
“이런, 들켰나 보구나?”
인형귀녀 이가현.
그녀가 내게 들킨 것을 깨닫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모습을 드러냈다.
황색 수험표를 착용한 여성 수험생이 실을 타고 주르륵 내려왔다.
지면에 착지한 그녀가 손을 휘두르자 손가락 끝에 연결된 실이 뚜뚝 끊기며 대기 마나에 녹아들었다.
“안녕? 만나서 반가워.”
수험생의 몸을 빌려.
이가현이 눈웃음을 짓고 인사했다.
“누나랑 재밌게 놀지 않을래?”
“동갑인데 누나는 무슨.”
“아, 맞다. 이 몸으론 동갑이었지. 얘, 우리 재밌게 놀…!”
이가현은 말을 끝마치지 못했다.
직전에 내가 달려들었기 때문이다.
그녀를 상대로 여유를 부릴 수는 없었다.
나는 군청검을 내리쳤다.
그녀가 황급히 쌍검을 교차하며 떨어지는 공격을 막아 냈다.
“큭! 이제 보니 성미가 급하구나?”
“내가 좀 급하긴 하지.”
“그럼 여자한테 인기 없어, 얘.”
“…그래, 나 인기 없다. 시바.”
* * *
여럿이서 1명을 괴롭히는 일은 비겁한 짓이나 다름없다.
전혀 의롭지 않다.
사나이가 할 짓이 못 된다.
도견우가 수험생들의 표적이 되어, 현재 그들에게 포위되어 있다.
소식을 접한 용해랑은 그의 곤경을 무시할 수 없었다.
“내가 갈 때까지 버티고 있어라! 기다려라! 도견우!”
자신의 친구 도견우를 돕기 위해.
용해랑은 소문을 따라 그가 현재 고립되어 있다는 숲속을 쏘다녔다.
안타깝게도 숲속에 도착했을 때는 사위가 어두워지기도 했고, 워낙 많은 수험생들이 있어 그의 기척을 특정할 수 없었다.
“빠샤! 어디 있냐! 도견우!”
어쩔 수 없이 숲속을 뒤져야 했다.
용해랑은 몬스터들이 흉포해지는 밤이 깊어지고 있는 와중에도 결코 수색을 포기하지 않았다.
도견우가 위험에 처해 있다는데, 자신의 위험이 대수인가.
그는 위험을 개의치 않았다.
그렇게 맞닥뜨리는 몬스터들과 수험생들을 닥치는 대로 쓰러뜨리고, 도견우를 찾아 나섰다.
숲속에 있는 몬스터들이 대단위로 습격을 벌인 것은 그러던 중이었다.
“이놈들이 갑자기 왜….”
달려드는 몬스터들을 해치우며.
한편으로는 수험생들을 구하며.
용해랑은 상황에 휘말렸다.
“….”
무언가 일어나고 있다.
용해랑은 자신이 알지 못하는 이변이 발생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
그는 짧게 혀를 찼다.
상황이 이러하니 도견우는 더욱더 곤경에 빠졌으리라.
자신의 대련 친구가 위험하다.
“아무래도 빨리 찾아야겠군. 비켜! 방해다! 빠샤!”
튀어나오는 몬스터를 후려치며.
용해랑은 어둠 속을 질주했다.
그가 어딘가에 있을 도견우에게 들으라는 듯 고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내가 간다! 도견우! 나, 용해랑! 사나이로서 곤경에 처한 친구를 외면할 수는 없지! 기다려라!”
용해랑은 어딘가로 달려 나간다.
어딘가로 달려 나가는지는 모른다.
다만 자신의 감에 의지해 달린다.
그렇게 뛰다 보면 언젠가 도견우를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다.
지구가 둥글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