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God of Magic RAW novel - Chapter 125
125
-…테오파노 님은 저를 믿으시니까요…….
절망을 숨기지 못하면서도, 흔들림 없는 그의 말에 희망이 솟았다. 그는 슬퍼하는데, 나는 기뻤다. 내게 과분한 존재를 얻은 기쁨에, 사도의 슬픔조차 헤아리지 못하고서.
-나는 너를 믿고, 너는 내게 왔다.
힘을 잃어서 두려운데, 그 약점조차 숨기지 못하고 드러내야 하는 순간, 네가 와 주었다.
그러니까 네가 도와주면 나는 해낼 수 있어.내게는 두렵고, 네게는 싫은 일이지만, 우리는 함께 해낼 수 있다. 저들을 구할 수 있다.
-명 받들겠습니다, 나의 신이여.
그 말과 함께 레오파라가 일어나 다가왔다.
사도들과 나를 혼란스러운 얼굴로 지켜보던 프라비타와 드워프들이 움찔했으나, 레오파라는 바로 행동에 나섰다.
그는 내 두 손을 묶었다. 내 바로 앞으로 뻗은 포도 덩굴을 잘라 내어.
경악에 찬 비명이 곳곳에서 일었다. 모두 숨 죽이고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아민타스 신의 간섭에 굴하지 않고 내 뜻을 잇겠다는 내 사도의 의지 표명이 자랑스러울 뿐이었다.
프라비타는 파리한 얼굴로 나와 레오파라를 번갈아 보았다. 드워프들은 겁에 질려 몸을 떨었다.
“프라비타, 다음에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내가 물었다.
“나를 내 집에서, 식구들에게서 떼어 내 멀리 데려갔어요.”
레오파라가 나를 질질 끌고 그녀에게 데려갔다.
프라비타는 꿈이라도 꾸듯 말을 이었다.
“내 몸을 구부려 옭아맸어요. 꼼짝달싹할 수 없었죠. 어둠 속에서 몸을 가눌 수 없는 좁은 곳에 갇혀 있었어요.”
레오파라는 그대로 이행했다. 나는 고통을 그대로 드러냈다.
“아이였던 내 뼈는 자라지 않았고, 나는 난쟁이가 되었어요… 이제 그들이 내 얼굴에 독즙을 바르려고 했어요. 내 부모라도 나를 알아보지 못하게!”
레오파라는 내 얼굴을 손으로 가리키며 단검으로 찌를 듯 위협했다.
순간, 예지의 꿈이 떠올랐다. 그때 나 스스로 나를 찌를 때는, 두렵지 않았으나, 그전에 누가 신성을 잃은 나를 찌르려 했다면, 그것이 원수인 레오파라였다면, 어찌 두렵지 않을까!
나는 순간, 얼굴에 공포와 경악을 그대로 드러내고 말았다. 그만 레오파라에게 있는 힘을 다해 저항할 뻔했다.
하지만 나 자신을 잃을 뻔했던 순간, 레오파라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그 얼굴에 고스란히 투영된 내 아픔. 내 아픔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그의 고통.
나는 프라비타를 보았다. 프라비타의 눈에도 내가 있었다. 지금 이 장면을 보고 있는 난쟁이들의 눈에도 내가 있지만, 그들은 사실 그들 자신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나를 보는 가장 많은 눈동자.
투영. 오늘 일어난 가장 놀라운 마법.
난쟁이들이 존재하지 않은 문지방을 넘어서고자 하며, 텅 빈 공간에서 보아 낸 그들의 집. 소망의 투영.
내게서 자신을 보는 프라비타. 내게서 나를 보지만, 자신의 고통 또한 보는 레오파라.
그토록 신비로운 마법이, 또한 이토록 자명할 수 있다니.
나는 투영 그 자체가 되었다. 우리의 고통을 즐기는 사람들의 눈에, 그들 자신을 투영해서.
지금 무대에서 고통받는 내게서 그들 자신을 보도록.
타인의 고통이 자신의 고통이 되고, 그 투영 위에 타인의 고통을 즐기던 자신 또한 투영되도록.
그 순간, 마법은 그 자체로 완성되었다.
“아아아아!”
“으으윽!”
탄식과 신음 소리가 장내를 가득 메웠다. 서서히 흐느끼는 소리로 바뀌면서.
사람들이 고통스러워했다. 나는 두 눈을 감았다. 방금은 마법을 일으켰다기보다, 내가 마법 그 자체가 된 기분이었다. 등골에 소름이 끼쳤다.
그래서 마법을 막을 수 없었다. 제어의 문제가 아니었다. 내가 막아야 하는가? 그러고 싶지 않았다. 나는 모든 고통을 끌어안고, 내 것으로 삼으리라. 예지의 꿈에서 힘을 얻기 전까지 느꼈던 고통처럼. 고통을 끝내기 위해 스스로 일으켰던 고통처럼. 고통을 투영하고, 돌려보냄으로써 고통의 근원을 추적하여, 절멸하리라!
고통 속에서도 희열을 느꼈고, 그래서 고통을 멈출 수 없었다… 레오파라가 신음했다. 내가 멈추게 해 주어야 하는데… 내 사도도 같이 고통스러워하는데… 발소리? 지금 들려 오는…….
손들이, 나를 일으켰다. 무대를 에워싼 사람들을 헤치고, 포도 덩굴을 넘어 내게 온 난쟁이들이었다. 그들이 마침내 얻어 냈던, 마법의 집을 떠나서.
나를 둘러싸고, 레오파라를 막아섰다.
그리고 나를 일으켜 세운 후, 밧줄을 풀었다. 극장 전체가 넋을 잃고 지켜보는 가운데.
나 역시 그랬다. 난쟁이들이 나를 끌어안았을 때조차.
하지만, 나 자신을 던져 넣었던 마법에서 마침내 깨어날 수 있었다. 난쟁이들이 나 다음으로 레오파라를 끌어안았을 때. 무너지듯 무릎 꿇은 레오파라가 그들을 마주 끌어안으며, 그들의 작은 어깨에 그의 얼굴을 묻었을 때.
나는 비로소 일어나, 우리가 지금까지 그려 낸 세상을 향해 물었다.
“신을 괴롭히는 자들과, 신을 구하는 자들 중 누가 더 강한가?”
아무도 대답하지 못했다.
“무고한 약자를 짓밟는 자는, 나를 짓밟는 자다. 앞으로 이들을 볼 때마다 나를 보라. 너희가 본 나의 아픔이 너희의 눈이 되리라.”
침묵 속에서 나는 말했다.
“죄와 아픔을 보지 못하는 악, 너희를 잠식하는 가장 치명적인 약점에서 벗어나라.”
프라비타가 나섰다.
“이제 저는 가장 보잘 것 없는 이들을 더 사랑하시는 테오파노 신의 가호 아래, 제 본모습을 숨기지 않습니다. 저는 난쟁이더라도 테오파노 님의 첫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모두와 함께.”
나의 주연 배우는 눈물 흘리지 않았지만, 페룸이 흘렸다. 그녀는 고개 숙이고 몇 방울 흘렸을 뿐이나, 렉스가 받아 냈다.
렉스는 그 눈물방울을 커다랗게 굴려 나갔다. 그때, 호수를 정화하던 거대 정령처럼 커진 눈물방울이 무대를 돌았다. 무대에 선 이들의 눈물을 받으며 더 커졌다. 객석으로 내려가, 마침내 무대에 공감하여 흐르는 그 모든 눈물 역시 받았다.
마침내, 극장을 꽉 메울 만큼이나 커진 눈물방울은 모두를 비추어 내고 모두를 품어 갔다.
극장 안을 한 바퀴 돌고 온 거대한 눈물방울이 다시 무대로 올라오자, 잠시 무대 뒤로 나갔던 파비안이 달려와 물약을 떨어뜨렸다. 거대한 눈물방울이 곧 금빛으로 빛났다.
레오파라와 아타울프가 칼춤을 추었다. 그들이 휘두르는 칼끝에서 바람이 일었다. 금빛 눈물방울이 빠르게 돌아가더니, 그들의 칼끝에서 터지면서 산산이 날아가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파도의 물거품 위, 작은 무지갯빛 광선들로 반짝이는 햇살처럼, 바람에 날리는 이슬비처럼, 금빛 방울들이 금빛 후광처럼 휘날렸고, 사람들을 휘감아 돌며 감싸 안았다.
렉스 때문인지, 내 사도들이 그동안 쌓아 올린 수련 때문인지, 배우들이 퀘스트를 시작했기 때문인지, 꿈같은 일이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사람들의 마음, 사람들의 꿈.
그것은 그들의 마법이었다. 내 마법을 뒤흔드는.
나는 그들의 마법이 일어나는 장. 이 세상에 가득한 이 새롭고도 원초적인 힘을 알아보고, 아픔을 통해 품었던 최초의 존재.
극장 전체에서 거대한 원이 일었다. 원형 극장 전체였고, 그 위의 하늘 그 자체이자, 아래의 땅이었다. 사람들의 눈동자이자, 눈물이었다. 바로 나─ 그 원의 근원!
원이 나를 빨아들이고, 내가 원을 흡수했다. 원이 내 안에서 요동치고, 나를 통해 용솟음쳤다.
거대한 단일의 원이 나를 삼키는 순간, 내 안에서 다시 분할했다. 둘의 원, 셋의 원, 넷의 원… 그러다가 다시 합쳤다, 다시 나누었다, 마침내 다섯의 원이 되었다.
나는 이제 원들의 움직임을 조정할 수 있었다. 내 의지대로 천체의 원구들이 움직이는 듯한 희열이라니… 돌아온, 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떠나지 않았던 마법은 더욱 강력해졌다.
나는 다시 다섯 원들을 융합해서, 거대한 단일 원을 일으켰다.
“억울하게 고통받았던 자들이여! 꿈을 이루리라!”
극장에 잠시 생겨났던 공간이, 난쟁이들의 집이 공중으로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내게만 보이는 거대한 단일 원이 그것들을 떠받쳤지만, 사람들 눈에는 집들이 떠오른 것처럼 보였다. 충격과 경악의 고함이 터져 나왔다.
“무고한 자들을 괴롭혔던 이들이여, 그들의 꿈을 이루어 주어라! 그리하여 너희의 악을 치유하라!”
내 말이 퍼져 나갔다. 사람들은 어쩔 줄 몰랐으나, 사도들이 이끌었다.
“다시는 난쟁이들을 끌고 가지 않겠다고, 팔지도 사지도 않겠다고 맹세하십시오!”
“난쟁이들에게 사과하고 배상하십시오!”
“매, 맹세합니다!”
“잘못했습니다!”
“용서해 주세요!”
죄인들은 더러 울기도 했으나, 진심이었고, 그 진심은 고스란히 믿음으로 다가왔다. 그런 죄를 저지르지 않은 사람들은 이 모든 광경에 경탄했고, 그들이 보내는 믿음 역시 강력했다.
나는 원을 두 개로 나누어, 하나는 집들을 공중에 유지하게 하고, 하나로는 관객들에게 마법을 일으켰다.
“이들은 극장에서 살 수 없다. 그렇다면 어디로 가야 하는가?”
내가 묻자, 한 목소리가 대답했다. 내 마법이, 본래 내 신도가 아닌 이들 중, 지금 가장 강한 믿음을 보내 온 자들의 목소리를 감지해서, 널리 울리게 했다.
“그들에게 죄를 지은 자들이 그들의 집이 거할 땅을 내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말한 이는 자신의 목소리에 스스로 놀란 기색이었다. 하지만 금세 다른 목소리들도 일어났다.
“생활비도 필요합니다!”
“난쟁이들을 장난감처럼 거느리는 일을 금지해야 합니다!”
죄인들의 목소리도 일어났다. 그들의 눈으로 직접 보면서, 그들의 것도 된 아픔을 조금이라도 누그러뜨리도록.
“제가 땅을 대겠습니다!”
“제가 생활할 돈을 주겠습니다!”
“법을 제정하겠습니다!”
나는 다시 원을 쪼개어, 세 개의 원을 만들었다. 세 번째 원이 공중에 금빛 글자로 그렇게 말한 맹세의 내용들과 맹세한 자들, 동조한 자들의 이름을 적었다. 사람들이 넋을 잃고 쳐다보자, 그 내용들은 공중에 떠 있는 집들의 담벼락에 금 글자로 새겨졌다.
“그렇다면, 다 함께 가자!”
나는 네 번째 원을 만들었다. 네 번째 원은 금빛 원의 형상으로 허공에 나타나, 집들을 에워쌌다. 다섯 번째 원은 난쟁이들을 에워쌌다.
“너희의 꿈을 이루라!”
다섯 번째 원 속에서 난쟁이들은 행복한 얼굴로 서로 끌어안았다. 그러면서 집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전혀 두려움이 없었다. 나를 향한 믿음이 평생 두려워하며 살아온 그들의 두려움을 없애서.
내가 반드시 지켜야 할, 절대로 저버려선 안 될 믿음.
나는 다시 원을 두 개로 줄여서, 힘을 집중했다. 집들과 난쟁이들, 공간을 하나로 합치는 마법을 위해.
결국 이미 했던 마법이었다. 난쟁이들이 꿈과 현실의 경계를 넘고자 했을 때, 용기 있는 자들만이 넘을 수 있는 문지방의 마법이 탄생했다. 넘어선 자들의 꿈이 투영된 공간 창조 마법 또한.
내가 공간 마법을 해내기도 전에, 내 마법을 자신들의 꿈으로 믿었던 이들.
그들을 다시 그들의 꿈으로 보내는 일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집들을 둘러싼 금빛 원, 난쟁이들을 둘러싼 금빛 원이 점점 강한 빛을 발하더니, 후자가 다음 순간 사라졌다.
“아아아악!”
“사라졌어! 모두 사라졌어!”
곳곳에서 비명이 일었다.
다음 순간, 집들을 감싼 금빛 원이 요동치더니, 일제히 창문이 열렸다. 난쟁이들이 그 안에서 나타나 손을 흔들었다.
“와아아아아!”
“이야아아아!”
환호가 터져 나왔다. 사람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들었다.
나는 다시 공간 마법을 시도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의 반응에 마음을 바꾸었다.
“이들이 가야 할 땅으로 인도하라!”
내 말에, 사람들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흥분에 겨운 그들은 무질서하게 달려 나갔지만, 내가 합쳐진 거대 원을 다시 두 개의 원으로 나누어, 그들을 에워싸며 보호하자, 그들 스스로 웃으며 진정했다. 사도들도 질서를 잡도록 도왔다. 넘어지는 이들이 있으면, 렉스가 커다란 물방울로 받쳐 주었다.
“이쪽 길입니다!”
“이리로! 이리로!”
사람들이 앞서 가며 길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