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God of Magic RAW novel - Chapter 146
146
꽁무니를 보이며 헐레벌떡 도망치던 그리폰의 뒤로 커다란 동그라미가 날아가더니 그리폰의 꼬리를 지나 엉덩이를 둥글게 감싸며 찰싹 달라붙었다.
“끄르릉! 끄릉!”
그리폰은 발버둥쳤지만, 벗어날 수 없었다.
“저거 뭔가 어디서 많이 봤는데, 유랑 극단에서 불 붙은 둥그런 틀 세우고, 개나 다른 짐승들이 그 안을 통과하게 시키는 거. 근데 저놈은 못 통과하고 끼인 거지.”
“아, 진짜 기분 찝찝하겠다!”
아타울프의 말에 프라비타가 예술가답게 공감 능력을 발휘했다. 레오파라가 둘을 노려보다가, 고개 돌려 내게 말했다.
“좀 더 크게 만드셔서 무작위로 뿌리시죠!”
나는 그렇게 했다.
그리고 잠시 뒤 결과는 신조차 눈이 튀어나올 지경이었다.
“와, 이게 뭐야! 와, 나 이런 거 처음 봐!”
“당연한 소리 마라!”
나는 그 끈적이 동그라미를 막 만들어 내서 뿌렸다. 동그라미들은 그리폰의 머리에 끼이거나 엉덩이에 끼이거나 했다. 좀 작은 놈들은 허리에 끼이기도 했다. 날개에 끼인 놈들은 날 수 없었고, 그럼 허공에서 허우적거리다 추락했다.
날개를 쓸 수 있는 놈들도 허겁지겁 도망가려 했다.
“지금이다, 몰아! 죽이는 것보다 몰아가는 것에 집중해!”
떠돌아다닐 때, 몰이꾼 노릇도 많이 해 봤다는 레오파라가 고함을 질렀다. 나도 엉겁결에 바람을 일으켜 몰아갔다.
그렇게 우리가 사방으로 몰아 대니, 그리폰들은 넓게 흩어지지 못하고 서로 충돌했다. 평소 같았으면 그리 큰 충격은 없었겠지만, 내 끈끈이 동그라미에 끼인 상태였다.
그들은 서로 달라붙었다. 달라붙은 놈들끼리 발버둥 치면, 다른 놈들과 부딪치면, 그놈들도 달라붙었다. 그리고 달라붙은 놈들끼리 발버둥… 의 반복, 반복이 이어졌고…….
창공에는 거대한 끈끈이 동그라미가 생겨나 있었다. 서로 달라붙은 그리폰으로 이루어진.
“대단합니다, 테오파노 님!”
“이런 식으로 괴물을 잡다니, 예술의 경지입니다!”
“역시, 테오파노 신은 다르십니다!”
-테오파노 신, 진짜 잘했는데 좀 뭔가 웃겨, 하하하!
“하하, 그래. 모두 좋아해 주니 기쁘구나!”
나는 신나서 놈들에게 날아가는 펜나와 드라콘을 막으면서 웃었다. 이놈들까지 달라붙으면 우리도 달라붙겠지. 그럼 사도들 눈에 난 더 이상 멋져 보이지 않을 거야.
“조금씩 추락하고 있어요!”
“날개를 못 쓰니까. 바깥에 있는 놈들이 아직 날고 있으니, 버티지만!”
“저대로 추락하게 내버려 두면 되지 않을까?”
아니다. 그러면 거대 끈끈이가 지상의 것들까지 끌어당기면서 더 커질지도 몰라. 아래에서 가리키며 미친 듯이 떠들어 대는 기사들도 몇 명 달라붙을 테고. 그럼 모두 테오파노 신이 거대 끈끈이 괴물을 만들어 냈다고 기겁하며 도망가겠지.
“파이어볼!”
나는 그 원의 중심에 파이어볼을 날렸다.
“그르르릉!”
“끄르르릉!”
그리폰들은 비명을 지르며 서로 달라붙은 채로 죽어 갔다. 내 파이어볼보다 달라붙어 있는 같은 그리폰의 공격에 당한 놈들이 더 많은 듯했다.
그리고 죽은 채로도 달라붙어 있었고, 추락하면서도 달라붙은 채였다. 파이어볼로 터져 나가 추락하는 놈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거대 마석!”
이거 없었으면 어쩔 뻔했어!
나는 거대 마석을 소환해 거대 끈끈이에게 던졌고, 거대 마석은 끈끈이 한가운데 뿌리내리며 일을 시작했다.
“잠깐만요, 테오파노 님! 거대 마석이 달라 붙은 채로 같이 떨어져 버릴지도 모릅니다!”
“웬일로 레오파라가 옳은 말을 했네요. 이런 상황에선 거대 마석을 환수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요!”
“저거 진짜 편한 건데, 저 끈적이들 때문에 잃어버리기라도 하면 어떡하죠?”
“크앙!”
“히잉!”
심지어 거대 마석에서 다소 질 낮은 마석을 받아먹는 게 버릇이 된 드라콘과 펜나도 아쉬워했다. 우리 사도들이 좋아하는 걸 뺏은 느낌마저 들었다.
-내가 워터볼에 가둬 볼까?
“하지만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잖아. 거대 마석은 상상 이상으로 무거워. 한번 뿌리 내리면 나와 아타울프도 들지 못해!”
렉스의 제안에 레오파라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거대 마석이 놈들의 사체를 처리하는 속도보다 추락 속도가 더 빠릅니다.”
프라비타의 말에 내려다보니, 아래에서는 기사들이 사람들을 미친 듯이 잡아끌며 대피하고 있었다.
심지어 놈들은 절벽 위로 떨어지고 있었다. 허공으로 기다랗게 뻗어 나온 낭떠러지에 걸치듯 떨어지면, 그것도 같이 부서질 수 있었다. 숲의 지형을 바꿔 버릴 수 있었다.
그럼 사람들이 아무리 도망가도 지진이나 산사태라도 난 듯 휘말릴 수 있었다. 아까처럼 마법진 안에 들어가 있는 것도 아니고, 기사들까지 포함해 그 많은 이를 무슨 수로 구출하나.
-괜히 평지에서 전쟁하는 게 아니다.
스카텔란 형은 그렇게 말했었다.
-지형지물을 이용한 전쟁은 방어만 답이다. 지형의 위험이란 아군도 똑같이 노출하게 되니까.
전쟁의 신이 한 말이 머리에 울렸다. 전쟁은 정말 쉽지 않구나. 적군만 죽여서 될 게 아니고 아군의 희생도 최소화해야 했다. 민간인은 말할 것도 없고.
처음에 나와 레오파라 둘이서 괴물에 맞서며 한 마을만 지킬 때보다 일이 복잡해졌다. 점점 전쟁에 가까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일단 바람을 일으켰다. 하지만 그래도 거대 끈끈이라 무게 때문에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있었다. 거대 마석의 마석 추출과 내 바람이 잠시 지체시키곤 있었지만, 역부족이었다.
“두 놈, 세 놈씩 작게 묶을 걸 그랬나?”
“묶긴 뭘 묶어, 저들끼리 말릴 새도 없이 알아서 달라붙었는데!”
“테오파노 님, 저대로 떨어지면 거대 마석이 안전하리란 보장도 없으니, 일단 소환하시죠.”
레오파라의 권유대로 해 봤지만, 되지 않았다.
“거대 마석이 마석을 추출하는 과정이라 움직이지 않는 게 분명하다.”
“그럼 일단 우리가 다 마법으로 막으면서 안전한 곳으로 내려앉게 바람으로 유도하면 어떨까요?”
아타울프의 제안도 시도해 봤지만, 진짜 느리게 움직였다. 그리폰들의 무게도 무게지만 중력 때문에 더했다. 거대 마석의 무게도 더해졌고.
“더 도망가라! 더 멀리!”
안 그래도 사람들을 챙겨 헐레벌떡 도망가는 기사들에게 외쳤다. 그들은 상당히 떨어져 있었지만, 저 낭떠러지가 정말 무너져 내리면, 어디까지 안전할지 아무도 모를 터였다.
나는 거대 방어막 준비를 했다. 내려가서 그들 주변에 마법진을 치는 게 더 나을 듯했지만, 그러면 이 거대 끈끈이 그리폰 동그라미가 바로 추락해 버릴 테니까.
안 그래도 난감한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거대 마석이 갑자기 빙그르르 돌기 시작했다. 과부하가 걸린 듯하기도 했고, 단단한 평면이 아닌 곳에 뿌리내려서, 오작동이 걸린 듯도 했다. 거대 마석이 그렇게 돌아가면서, 추락 속도도 같이 빨라졌다!
-어어어어!
“추락한다!”
“달려, 달리라고!”
“절대 뒤돌아 보지 마!”
사도들이 일제히 소리쳤다. 그렇게 거대 끈끈이 그리폰 동그라미가 낭떠러지에 가까워졌을 때였다.
쿠쿵, 쿠쿠쿠쿵!
낭떠러지가 서서히 일어났다. 부딪치기도 전에.
허공을 향해 뻗어 있던 낭떠러지가 솟아오르고 주변의 나무들이 솟구쳐 올랐다. 바위들이 굴러 떨어지고 나무들이 위로, 위로―
“으아아악!”
-이게 뭐야아아아!
“새로운 괴물입니다!”
“다들 비켜!”
사도들이 미친 듯이 소리쳤다. 드라콘과 펜나도 크앙앙, 히잉힝 울어댔고, 아래쪽에서도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지만 그 존재는 이미 일어서고 있었다. 낭떠러지는 이제 보이지도 않았다. 절벽이고 뭐고 없었다. 드넓고 푸르른 하늘 아래 오로지, 나무들과 덤불들, 흙과 바위로 이루어진, 산봉우리처럼 거대하고, 가장 큰 참나무처럼 우뚝 선― 신전이, 그렇다, 숲 그 자체인 신전이 일어서고 있었다.
우리는 그것을 피해, 땅으로 내려갔다. 내려간 그곳에는, 사람들도 거대 그리폰 끈끈이 어쩌고도 사라지고 없었다.
“저게 대체 뭔가요…….”
숲의 심장부, 숲이자 신전, 숲속의 숲.
“엘라디안 여신의 성역, 숲의 신전이다.”
온통 나무와 덤불로 이루어진 성채 곳곳에 동물들이 고개를 내밀고, 늘어선 기암괴석 사이에서 숨은 샘이 반짝이는, 그 숲의 성채 꼭대기에 구부러진 나뭇가지들과 드리워진 넝쿨로 만들어지고, 발치에는 옹달샘이 솟아나는 옥좌가 있었다.
그 옥좌에 앉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
“엘라디안 누나!”
그 순간, 숲과 사냥의 여신은 그 까마득히 높은 옥좌에서 뛰어내렸다. 옥좌 채로.
그리고 가파른 절벽이나 다름없는 신전 벽을 그대로 내달렸다. 아니, 누나가 아니라 옥좌가― 옥좌가 아니라 수사슴이!
그랬다. 하늘에 닿을 듯 아득한 꼭대기에 있던 옥좌는, 누나를 등에 싣고 뛰어내리며 수사슴으로 탈바꿈했다. 금빛 깃털이 반짝이는 흰 매도 그 수사슴을 따라 급강하했다.
엘라디안 누나의 검은 머리카락이 나부끼는 가운데, 그 수사슴은 가히 신전의 벽과 직각을 이루며 달려 내려왔다. 펜나가 날개 달린 일각수건 말건 저런 건 절대로 따라하지 못하게 해야지.
지상에 도착한 순간, 말 그대로 수사슴의 발굽이 땅에 닿은 순간, 수사슴은 다시 옥좌로 화했다.
거대한 뿔은 그 자체로 작은 숲이 되었고, 그 위로 흰 매가 내려 앉아, 금빛 깃털이 눈부신 날개를 쫙 펼쳐서, 천개처럼 옥좌를 장식했다.
수사슴의 몸은 푹신해 보이는 가죽 의자가 되었고, 보석처럼 빛나는 발굽 아래선, 푹신한 이끼가 융단처럼 에워싼 옹달샘이 솟아났다.
그 옥좌에 앉아 옹달샘에 맨발을 담근 숲과 사냥의 여신은, 거무스레한 피부에 검은 머리카락을 휘날렸다. 눈은 녹음의 빛이었고, 잎사귀 사이를 뚫고 나온 햇빛의 한 조각을 품었다.
엘라디안의 이마에는 다양하고 화려한 색감의 깃털들로 짠 화환을 둘렀고, 어깨에는 그녀의 키만 한 활을 메고 있었다. 허리띠에는 단검이 줄줄이 매달렸고, 발은 맨발이지만, 발등에 꽃이 피어나 있었다. 지금처럼 옹달샘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연꽃처럼 수면에 떠다녔다.
“내 동생, 테오파노!”
옥좌에 앉은 친누나가 나를 불렀다. 나는 바로 달려갔다.
“엘라디안 누나!”
나는 활짝 미소를 지으며, 누나 앞에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섰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다음 순간, 누나가 나를 끌어안았다. 힘줄이 솟아난 강인한 팔이 나를 숨 막히게 껴안았고, 소나무 냄새가 나는 머리카락이 뺨에 와 닿았다. 나도 누나를 꼭 끌어안았다. 정말 좋았다.
하지만 다음 순간, 누나의 옥좌도 나를 끌어안았다. 매가 내 정수리에서 삐이익거렸고, 엉덩이는 수사슴의 허리에 놓였다. 다람쥐가 내 등을 타고 올랐고, 새들이 내 어깨며 팔에 내려앉았다. 개들이 내 발을 핥아 대서 신발이 벗겨질 지경이었다.
“누나…….”
“넌 대체 뭘 하고 돌아다녔니? 라프트레이니 라스카라사니 아민타스니 스카텔란이니 잘만 만나고 돌아다니면서 네 유일한 친누나한텐 이제야 오는 거니? 숲을 그렇게 많이 지나면서 내게 한 번 연락조차 않고서?”
여기서 누나가 바쁘고, 사도들 앞에서 나를 응석받이 취급할까 걱정스러웠다고 말하는 건 바보짓이었다.
“누나는 친동생 만나서 잔소리밖에 할 게 없어? 다른 신들과 똑같아.”
“넌 변한 게 없구나.”
누나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지만, 입매는 빙그레 웃고 있었다. 나도 웃었다.
누나에게 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보여 주고 싶기도 했지만, 내 스스로 그런 변화를 겪은 이래, 누나와 내 사이의 어떤 점은 결코 변화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 느낌도 괜찮아서.
인사를 마친 우리가 서로 떨어지자, 옥좌도 본래 상태로 돌아갔다. 사도들을 돌아보니, 다들 멍한 얼굴이었다.
놀랍게도 그들과 좀 떨어진 곳에는 마리우스 왕자가 있었다. 아직 다 낫지 않은 게 분명한데, 기사들과 떨어져서도 잘도 버텼다 싶었다.
누나에게 내 사도들과 왕자를 소개시켰더니,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받았다.
다음 순간, 누나의 옥좌, 그 파편이 그들 또한 감쌌다. 새며 개며, 다른 동물들이 그들을 에워싸고 냄새를 맡고 핥아 댔다.
나처럼 끌어안는 인사는 아니었지만, 그들이 나와 관련 있는 자들이라고 누나의 옥좌가 인식하는 일이었다. 그러면 후에 그들이 숲에 들어오거나 사냥을 할 때, 누나의 가호를 받을 수 있었다.
“너는 흥미로운 사람들과 같이 다니는구나?”
“물론이지. 내가 흥미로운 신이니까.”
나는 가슴을 펴고 대답했다.
“그런데, 누나. 다른 사람들과 내가 잡은 그리폰들은 어디 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