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God of Magic RAW novel - Chapter 184
184
이는 결코 사람의 힘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내 눈앞의 아트리타스는 사람이 아닌가?
그럴 수도 있었다. 회귀자건 회귀를 시킨 존재건, 세상에 존재해선 안 되니까.
“기꺼이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찾아 온 목적에도 포함되니까요.”
아트리타스는 기뻐하며 말해서 참 꺼림칙했다.
“주변을 물려 주십시오. 테오파노 님 혼자만 아셔야 합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마!”
“우린 절대 테오파노 님을 당신과 혼자 두지 않아요!”
아타울프와 파비안이 고함쳤다.
“제가 정한 일이 아닙니다.”
아트리타스는 나만 보며 말했다.
역시 배후가 있구나.
-테오파노 님, 일단 이야기를 들어 보십시오. 나중에 저희한테 말씀해 주시면 되지 않습니까.
놀랍게도, 레오파라가 제의했다. 아타울프는 그를 얼떨떨한 눈으로 쳐다봤고, 파비안은 배신감마저 느끼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프라비타도 찬동했다.
-레오파라 말이 맞아요. 저놈은 진짜 위험한 놈이니까, 알아낼 걸 다 알아내야 해요. 렉스가 남아 있으면 되니까.
-프라비타는 그가 테오파노 님을 해쳤을 때 없어서 몰라요!
파비안이 발끈해서 말하자, 프라비타도 성난 기색이었다. 아타울프가 날카롭게 파비안을 바라 보고 뭔가 말하려 했으나, 프라비타가 더 빨랐다.
-그래, 난 몰라. 하지만 나도 너처럼 테오파노 님을 사랑해.
그러면서 프라비타가 파비안의 어깨를 감싸자, 파비안이 눈물을 글썽거리며 그녀를 끌어안았다.
모두 내가 결정이 늦었던 까닭이었다. 하지만 나도 어쩐지…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았다. 나 역시 사도들과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레오파라의 의견대로 하겠다.
내가 말하자, 정작 제의한 레오파라도 반기는 기색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들은 물러났고, 아트리타스는 곧 입을 열었다.
“먼저 말씀 드릴 점은, 제가 지금부터 이야기할 모든 진실은, 테오파노 님 혼자 아셔야 한다는 겁니다.”
-그건 테오파노 신이 결정할 일이야.
렉스가 씨근덕거렸다.
“내가 그러지 않는다면?”
“…물론 테오파노 님의 결정에 따른 일이고, 이는 제 주제넘은 조언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그 진실은 알게 되는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끼칩니다.”
그 순간, 등골에 소름이 끼쳤다.
-렉스, 떠나라.
-테오파노 신!
-명령이다.
말하면서도 후회됐다. 나는 부드럽게 말했다.
-렉스, 너는 왕이다. 레오파라와 달리 날 거역한 적이 없다.
-…그건 어떤 일이건 같이 버텨 내자고 했을 때 한 소리잖아.
그랬다. 그 말을 이렇게 반대로 이용하는 것은 비겁한 일이었다.
-…테오파노 신이 그런 표정을 지으니까, 가는 거야. 테오파노 신에게 복종해서가 아니야.
렉스가 떠났다. 이제 나는 아트리타스와 둘만 있었고, 아트리타스는 몹시 기뻐했다.
“저를 믿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말에 일점이라도 거짓이 있으면, 벌하리라.”
“저는 이 순간만을 기다려 왔습니다. 테오파노 님이 저의 신이 되시는 순간, 또한 주신의 후계자가 되시는 순간을 말입니다.”
이 미친놈이 감히 내 아버지까지 입에 올려?
“네 감히 신들의 일에 나서느냐?”
나는 조용히 말했지만, 아트리타스는 몸을 떨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테오파노 님은 진실을 아셔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외치고 마는 터였다. 마치 내게 진심으로 충성해서, 내 노여움을 무릅쓰고라도 사실을 밝혀야 한다는 듯.
“무슨 진실?”
“이런 말씀 드리는 일을 용서하십시오. 하지만 현재의 주신은 찬탈자입니다.”
저절로 마법이 일었다. 우리가 서 있는 묘지, 그 탁 트인 공간의 대기가 일렁거렸다. 아트리타스는 제 몸을 부여잡고 두려운 눈으로 나를 보면서, 급히 외쳤다.
“헬라네스 신께서 제가 보여 드린 권능을 행하실 수 있습니까? 한낱 발현의 장치일 뿐인 제가 보여 드린, 그 놀라운 권능이야말로, 세상의 진짜 주신이 누군지 말해 주지 않습니까?”
“누구더냐?”
내가 속삭였다.
“그 신의 이름은 저는 모릅니다. 저는 오로지 그 신의 살아 움직이는 장치일 뿐이고, 테오파노 님께 말을 전하는 자일 뿐입니다.”
“네 감히 내게 숨기려 드느냐?”
“그 성스러운 이름을 말할 수 있는 존재는 오로지 테오파노 님 혼자만이십니다! 저는 알지도 못하며, 안다고 해도 입에 올리면 죽습니다. 제가 감당할 앎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너는 이름도 모르는 존재의 하수인이냐?”
그러자 공포로 물들었던 그의 얼굴에 일말의 빛이 비쳤다.
“저는 하수인도 아닙니다. 장치지요. 그분이 저를 회귀시켜서, 테오파노 님께 보냈다면, 저는 움직일 뿐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나를 간절히 바라보았다.
“너를 회귀시켰다면, 너는 죽기 전으로 돌아가서, 무얼 했느냐? 내 말은, 너는 과거를 바꿀 수도 있지 않았느냐?”
내가 그랬듯.
…아니지, 내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나는 회귀하지 않았다. 꿈은 꿈일 뿐, 결단코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미쳐 가고 있구나…….
“그럴 수만 있었다면, 저는 지금 레오파라를 능가하는 테오파노 님의 오른팔이 되었겠지요.”
“…너는 헤셀처럼 회귀했구나.”
“그렇습니다, 테오파노 님.”
그를 둘러 싼 세상의 시간은 변하지 않고, 오로지 그의 시간만 거꾸로 흐르는.
그게 가능한가? 나는 시간을 거슬러 과거를 보려 했지만, 나 역시 그 과거의 시간에 맞추느라, 피눈물을 흘렸어야 했다.
그렇게 특정 개인의 시간만을 되돌리다니, 세상의 시간 전체를 되돌리는 일보다 더 불가능하지 않은가.
식은땀이 솟았다. 나는 마음을 다잡고 다시 물었다.
“네 시간을 되돌린 존재는 어떻게 생겼더냐? 아는 대로 말하라.”
“저는 그분을 본 적 없습니다. 그저 제 머리 속에 목소리가 울릴 뿐입니다.”
“어떤 목소리? 묘사해 봐라. 여성이건 남성이건, 젊었건 늙었건 특징이 있지 않겠느냐.”
“…제 목소리였습니다.”
…그런 일을 겪고도 이자가 이 정도만 미친 게 놀랍기도 했다.
“네 목소리로 무슨 말을 했는가? 스스로 이 세상의 주신이라고 어떻게 주장하던가?”
“테오파노 신께서 속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헬라네스 신은 본래의 주신 자리를 찬탈했고, 그리하여 밀려난 진짜 주신은 오랫동안 숨어 지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제 귀환합니다. 테오파노 신을 후계자로 삼아서.”
“내가 내 아버지 주신을 배신하고 그 거짓의 악신과 손을 잡으리라 믿어서?”
“그 방법만이 세상을 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거짓말 마라!”
먼 하늘에서 번개 치는 소리가 났다. 진정해야 했다. 내 마법이 자연력을 마구 움직이고 있었다.
“만일 테오파노 님이 그 신과 손잡지 않는다면, 세상을 멸망시킬 전쟁이 벌어질 겁니다. 헬라네스 신이 이길 수도 있지만, 그 신이 이길 수도 있지요. 어느 쪽이건 무수한 사람들이 죽고 세상은 멸망할 겁니다. 그러나 테오파노 신이 그 신을 돕는다면, 전쟁은 없을 겁니다.”
아트리타스는 두려움에 떨면서도, 거침없이 말했다. 마치 말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다는 듯이.
“이 무엄한! 나더러 내 아버지와 식구들을 배신하라고!”
“그들은 추방당할 뿐입니다. 죽지 않습니다. 전쟁으로 그들 역시 겪을 위험에서 안전합니다.”
“헛소리 마라! 세상을 다스리는 신들을 추방하고 난 후, 그 신과 그 신이 이끄는 괴물들이 이 세상을 점령하겠지!”
“괴물들이 이 세상을 다스리지 않습니다! 테오파노 신께서 다스리십니다!”
“무어라?”
“오로지 테오파노 신 혼자 이 세상을 다스리십니다. 그분은 세상의 통치 자체를 테오파노 님께 맡기고, 배후에 계실 겁니다. 테오파노 님을 그분의 후계자로 삼아서 말입니다. 그럼 테오파노 님은 당연히 괴물들도 다스리게 됩니다. 그들 역시 테오파노 님께 복종할 겁니다.”
“이 모든 말은 하나도 믿을 수 없다!”
“제가 말씀드린 모든 것은 그 신의 맹세가 보증합니다. 만일 하나라도 어긴 경우, 헬라네스 신은 다시 주신이 됩니다.”
“…왜 그가 나를 선택했느냐?”
나는 두려움을 내색치 않으며 물었다. 내가 아버지를 배신할 자로 보였단 말인가? 이런 제안을 받은 일 자체가 수치스러웠다.
“테오파노 님께서는,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라도 하실 테니까요.”
바로 대답한 아트리타스가 덧붙였다.
“테오파노 님은 그 어떤 희생이라도 치르실 테니까요.”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예지의 꿈에서 겪었던 그 모든 아픔이 일제히 되살아났다.
당장이라도 온몸이 터져 나갈 듯이.
“…테, 테오파노 님?”
…하지만 여기서 무너질 수 없었다. 견뎌 내야… 견뎌 내야…….
“테오파노 님!”
하지만 또다시 마법을 조절할 수 없었다. 마법, 신성, 자연력, 내 안의 그 모든 힘들, 내면의 그 모든 원이 서로 충돌하고 부딪히며…….
하늘에서 번개가 쳤다.
“테오파노 님!”
“괜찮으십니까!”
나를 부르는 목소리들… 하지만 레오파라와 아트리타스의 목소리마저 구분 가지 않았다…
“크아아아아아!”
그때였다. 끔찍한 절규에 정신 차리니, 하늘에서 드라콘과 펜나가 날아오고 있었다.
싸울 때는 몰라도, 되살아 난 헤셀을 우리 애들에게 보여 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근교의 숲속에 잠시 놀고 있으라고 두고 왔었는데…….
그러나, 마치 아트리타스를 멀리서라도 냄새 맡고 득달같이 달려온 듯한 드라콘이, 바로 불을 뿜었다.
“드라콘, 안 돼!”
하지만 이미 늦었다. 드라콘의 화염은 유례없이 강력했고, 아트리타스는 순식간에 산 채로 불꽃에 휩싸였다.
“으아아아아아아악!”
너무나 끔찍한 일이었다. 나는 서둘러 워터볼로 불을 끄려고 했다.
그러나 드라콘의 불은 꺼지지 않았다. 처음 뿜어냈을 때의 불과는 확실히 달랐다. 내 파이어볼도 물로 꺼진다. 독을 포함시켜 효과를 극대화할 때는… 안 될 지도 모르지만.
다음 순간, 드라콘이 내려앉았다. 늘 그랬듯 내 옆에 웅크리지도 않고, 버티고 서서 두 날개를 활짝 펴서 나를 감싸 안았다. 이제 그러고 서니, 내가 올려다봐야 할 판이었다.
“히히힝!”
“테오파노 님, 무슨 일입니까!”
“드, 드라콘이 그런 겁니까!”
다음 순간, 펜나가 내려앉고, 소리치며 달려 온 사도들이 나를 에워쌌다.
렉스도 물을 끼얹었지만, 불은 꺼지지 않았다.
-안 꺼져…….
“드라콘, 진정해라.”
“테오파노 님은 괜찮으십니까?”
놀란 사도들을 달래야 하는데, 말이 나오지 않았다. 목 안이 재로 막힌 듯한 기분이었다. 지금 내 눈앞에 흩날리는 검은 재.
게다가 드라콘은 아직도 경계심과 호승심이 극도에 달해 있었다. 내 곁에 오려는 펜나를 날개로 밀어 버렸고, 다른 사도들에게도 쉿쉿거렸다.
“드라콘… 진정해라.”
그런 드라콘의 상태에 겨우 정신 차리고 손을 올려 쓰다듬었다. 드라콘을 쓰다듬자, 내가 먼저 안정되는 기분이었다.
레오파라가 마개까지 딴 물약을 내 입에 갖다 대어 마셨다. 그가 조용히 말했다.
“드라콘이 이렇게 나올 정도면 아트리타스가 얼마나 테오파노 님을 화나게 했을까요.”
“드라콘은 내가 오기 전부터 아트리타스에게 잡혀 있었어요. 본래 원한이 있었으니 그의 눈알도 먹은 거죠.”
파비안이 놀라서 말하자, 레오파라가 대답했다.
“그렇기도 하겠지. 하지만 드라콘은 테오파노 님을 해치려는 자들을 용서하지 않아. 그때도, 아트리타스는 테오파노 님을 공격했고 지금도 마찬가지지. 드라콘은 제 원수와 테오파노 님의 원수가 같아서 좋아할걸?”
그러면서 레오파라가 손바닥을 내밀어 보이자, 드라콘이 가만있었다. 레오파라도 드라콘을 쓰다듬어 주자, 나는 심호흡을 크게 했다.
일단 마음을 가라앉히자. 생각은 나중에 해도 되니까. 아니, 생각할 필요는 전혀 없다.
그게 바로 놈들이 바라는 바. 말리지 않는다.
“악!”
아타울프가 짧은 비명을 토하며, 프라비타와 파비안을 우리 쪽으로 밀었다.
어느 순간부터 더는 비명도 지르지 않고 검은 재만 더 휘날리던 아트리타스가 다시 되살아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