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God of Magic RAW novel - Chapter 192
192
정말 그런 음모라면, 레오파라는 마리우스를 구하려 했기 때문에, 그의 살해자라는 누명을 쓰게 된다.
“너 같으면 사스키아처럼 하지 않겠는가?”
그가 되물었다.
“그렇게 하면, 몬테레프의 일을 망친 테오파노 교와 첫 번째 사도인 레오파라는 물론, 라비크와 자신의 자식 아닌 자식인 마리우스에게 단번에 복수할 수 있지.”
소름이 끼쳤다.
“사스키아는 라비크가 죽고 나서 마리우스를 더 싫어한다. 이유가 뭘까?”
아트리타스의 목소리면서 아트리타스가 아닌 그 목소리는, 일말의 인간성은커녕 인격이 느껴지지도 않았다. 그러면서도 뚜렷한 흥미가 느껴져서, 더 끔찍하게 들렸다.
“아마도, 마리우스에게 잃어 버린 자식인 레오파라를 겹쳐 보기 때문이 아닐까? 그 자식도 살아 있으면, 지금쯤 왕이 되고도 남았을 텐데, 죽었는지 살았는지 소식도 모른다. 반면, 자식도 아닌 마리우스는, 테오파노 교의 도움으로 이복동생 파의 음모를 이겨 내고 왕위에 올랐다.”
그렇게 모든 물음 끝에 도달한 그의 결론을 나도 부정하기 힘들었다.
“그러고 보면, 테오파노 교와 레오파라에 대한 사스키아의 원한은 그때부터 시작됐다고 할 수도 있겠군.”
“사스키아가 레오파라에 대한 진실을 알면 절대 그럴 리 없다!”
“과연 그럴까?”
저 지긋지긋한 되묻기.
“사스키아가 알면, 잠시는 기뻐하겠지. 하지만 레오파라에게 그 사실을 알리면, 레오파라는 제 권리를 주장하려 들 테고, 그러면 그녀와 죽은 남편의 치부가 세상에 들통난다. 무엇보다 레오파라는 성인이고 이미 신을 섬기는 유명한 영웅이지. 그가 어린 친동생인 라프레아 왕을 밀어내고 왕위를 요구하고 나서면, 섭정은 어떻게 될까?”
“너는 사스키아도 레오파라도 모른다. 너는 그저 추측할 뿐이고, 모든 사람이 너처럼 생각하리라 여기지. 그러니 틀릴 수밖에.”
나는 있는 힘을 다해 반박했다.
나는 사스키아가 힘든 과거 때문에 여러 사람에게 원한을 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이해했다. 하지만, 레오파라의 어머니가 진실을 알고도 과연 그럴까. 저토록 자랑스럽게 자라난 자식의 애정을 마주하고도? 지금껏 곪아 온 그녀의 상처를 씻어 주고도 남을?
사람의 가능성 중 최악과 최선의 갈림길에서, 무얼 믿어야 할까.
결국 내가 아는 것은 사스키아가 아니라 레오파라였다.
레오파라가 어머니를 만나게 되어 기뻐하면 했지, 어머니와 동생을 상대로 맞설 일은 없었다.
내 비록 아직 사람을 다는 모르나, 내가 아는 사람은 알았다. 신으로서 사람을 알고자 했던 노력이 헛되지는 않았다.
“나는 너와 여기서 더는 낭비할 시간이 없다.”
당장 떠나서, 내 사람들을 지켜야 했다. 일단 모두에게 소통으로 알려야 했다.
그들은 내가 천상에 있다고 알기 때문에, 소통으로 연락하려 들지 않았던 게 분명하다. 천상에 돌아갈 정도로 중요한 일이라면 방해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겠지.
“그들을 구하러? 과연 누구를 구하려고?”
이 무슨 말도 안 되는 물음이, 이다지도 불길하게 들릴 수가…….
그때, 눈앞의 투명한 물결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니, 레오파라와 사스키아만이.
마리우스는 그대로 있었다.
“네가 그들을 막은들, 나는 레오파라와 사스키아의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
안 돼… 말도 안 돼! 분노 속에서도, 그는 역시 마리우스는 건드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마리우스는 그의 마수가 닿지 않았고, 그렇다면 그의 시간에 농간을 부릴 수 없었다. 반신인 마리우스의 대척점에 서도록 아기 때부터 운명을 망가뜨린 레오파라를 이용할 뿐.
나는 내가 눈치챘다는 것을 그가 모르도록, 더욱 격하게 화를 냈다.
“넌 그러지 못해! 사스키아는 몰라도 레오파라는 나의 사도다!”
“확실히, 그가 너의 사도기 때문에, 그에 미치는 내 영향력이 줄어들었지. 비록 그가 그의 부모 손으로 바쳐진 내 산 제물이라고 해도.”
“넌… 넌 모든 사람의 시간을 네 마음대로 다룰 수 없다. 네 마음대로 회귀시킬 수 없어! 과거로건 미래로건!”
나는 악을 썼다.
하지만 머리 한쪽으로는 차갑게 계산하고 있었다. 그의 힘은 무시무시하지만, 헤셀이나 아트리타스처럼 그와 모종의 관련이 있는 이들에게만 한정된 게 분명했다.
레오파라가 그중 한명인데, 그의 뜻에 따라 결정된 일도 아니라는 사실이 뼈에 사무쳤다.
“나는 너를 믿지 않아. 네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너는 내가 지상에 내려오기 전으로 시간을 되돌렸겠지. 레오파라가 나를 만나지 못하게 했겠지. 아예 그가 태어나지 못하게 했든가.”
말하면서, 나 스스로 내 말을 믿으며 강한 확신을 심었다.
이는 단지 허세가 아니었다. 나는 그에게 일방적으로 자극당해서는 안 되었다.
아트리타스의 배후, 괴물들의 배후, 이 궁극의 적에게, 약점이 있다면, 실체성이었다.
그는 세상에 개입하려 하고, 그러기 위해 온갖 음모를 꾸몄다. 세상을 멸망시키고자? 물론.
하지만 또한, 그가 세상에 실재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면?
그래서 그의 수하들, 아트리타스나 괴물들을 통해서 모종의 한정된 영향력만 발휘할 수 있다. 한계가 없다면, 진작 전쟁을 벌였겠지. 죽은 괴물들도 아트리타스처럼 몇 번이고 살려 낼 수 있으면, 그의 승리일 테니까.
그러고 보니, 예지의 꿈에서도 죽지 않는 자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사람이었다. 그들은 아트리타스처럼 시간을 되돌리지 않고 시신 그대로 움직였으니까 다르지만…….
그가 그의 가정이 있다면, 나도 내 가정이 있었다. 아무리 불확실하더라도.
“너는 여기 없어.”
“사실이다.”
그는 인정했다.
“하지만 너는 거기 있다. 레오파라도 거기 있다. 마리우스도 사스키아도. 아무도 날 뿌리칠 수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끔찍한 말이었다. 그는 내 말을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끔찍한 음모를 이어 갔다.
“그들을 얼마든지 막아 보라. 레오파라는 네가 소통으로 진실을 전하기 전으로 되돌아가고, 사스키아는 레오파라가 친자식이라는 진실을 알기 전으로 되돌아가리라. 너는 아마 마리우스는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결국 마리우스는 이놈의 제물이 아니니까.
그는 자신이 마리우스의 시간에 관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며, 교묘하게 둘러 말했다. 그러나 그의 덫은 더 악랄해졌다.
“그렇다면 사스키아는 마리우스를 놓칠 테고, 다시 테오파노 교와 레오파라 탓이라고 여기겠지. 그러면 마리우스가 오지 않아도, 레오파라는 사스키아와 마리우스가 만날 곳으로 달려가고, 사스키아는 마리우스 대신 레오파라를 죽이리라.”
“결코 그런 일은 생기지 않는다! 내가 절대 좌시하지 않으리라!”
분노하면서도 두려움이 솟았다. 대관절 어떻게 막을까.
내가 드라콘을 같은 시간대로 데려왔듯 레오파라도 그럴 수 있을까.
만일 그러다 그마저 드라콘처럼 상태가 이상해진다면. 드라콘과 같은 이유는 아니겠지만, 그에게도 지금으로선 알 수 없는 타격이 있다면…….
“하지만 그 반대일 수도 있다. 대척점의 운명에 따라.”
그가 내 두려움을 눈치채고 위로라도 하듯 속삭였다.
“레오파라는 사스키아에게 가지 않을 수도 있다. 본래대로, 마리우스만이 그녀에게 가고.”
다시 말해, 레오파라만 진실을 알아서… 아니지, 그는 결국 한정된 진실, 허위나 다름없는 진실의 파편만을 알아서 안 가는 것이다. 그가 사스키아가 어머니란 사실을 안다면 가지 않을 리 없다.
만일 그에게 암살 위협이 가짜라고 전한다고 치자. 그처럼 섬세하고 예민하며 철저한 남자가, 어머니의 진실은 차치하더라도, 국왕 사도의 암살 위협 앞에서 가던 길에 멈춰 설까? 그는 직접 확인하려 들 터였다.
내 말이 아니라면.
나의 사도에게 그의 부모를 같이 찾아 주겠다는 약속을 깨뜨리며, 내가 직접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면, 그는 결코 멈춰 서지 않으리라.
“너는 이해했다.”
“닥쳐!”
두려움 속에서도 분노가 일었다.
“네가 애쓴 결과, 레오파라가 가지 않는다면, 마리우스만이 도착할 테고, 그럼 사스키아의 암살 음모는 실행되리라.”
“마리우스는 강하다. 웬만한 암살 시도로는 죽지 않는다.”
“사스키아도 마리우스의 용맹을 익히 알고 있다. 그래서 철저하게 준비했지.”
“마리우스는 내가 구하리라! 신과 그 사도가 네 음모에 맞서지 못할 성싶은가?”
“그렇다면, 사스키아의 음모가 폭로되리라. 안 그래도 헤셀 후작이 끔찍한 최후를 맞은 라트랑의 마상 시합 이래, 사스키아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사스키아는 그로써 몰락하리라. 바로 자신이 버린 자식의 손에. 그것이 너의 정의구나.”
“멋대로 단정하지 마라! 레오파라를 제물로 바치겠다고 결정한 건 그의 친부다. 사스키아가 아니다!”
“사스키아가 재혼한 남편마저 잃는 게 나은지, 또 낳을 수도 있는 자식을 잃는 게 나은지, 고민 끝에 결론 내리지 않았다고 너야말로 어떻게 단정하지?”
그가 또다시 되물었다.
“너는 여자의 야심이 남자보다 떨어진다고 생각하나? 신의 개입이 아니었다면, 사스키아의 모략은 모두 성공했을 테고, 라프레아는 더 강력한 나라가 됐겠지. 지금도 다른 나라들이 욕하건 말건, 라프레아 내 그녀의 인기는 드높다.”
그러더니, 아트리타스의 말과는 현격히 다른, 이 고저 없는 목소리에 처음으로 감정이 스몄다.
“그렇다면 이제 너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기가 막혔다. 이 모든 물음이, 듣다 보니 이젠 익숙하게마저 느껴져서.
마치 이전에 들어 본 적 있는 것처럼… 마치, 나 스스로 던진 물음들에, 나조차도 인식 못 했던 낭독자가 있는 것처럼.
아니다… 아니다! 나의 물음과 그의 물음은 다르다. 그는 내 마음을 뒤흔들어, 나를 착각하게 하고 있었다. 넘어가선 안 되었다!
“그래서, 내가 둘 중 하나를 고르기라도 하라는 거냐!”
“레오파라와 마리우스. 너의 첫 번째 사도와 조카. 완벽한 대척점에 맞춘, 두 가지 선택이지. 어느 하나를 골라도 완벽한 결정이다. 이유를 댈 필요조차 없는.”
소름이 끼쳤다. 그가 생각하는 방식은 잔혹한 정도가 아니라 끔찍했다.
“고르지 않은 다른 하나를 버리는 짓이다!”
“그건 죄책감에 지나지 않는다. 네가 레오파라를 구한다고 결정해서, 마리우스를 버렸다고 할 수는 없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듯.”
그러더니, 그 목소리는 다시 읊었다.
“마리우스와 레오파라, 조카와 첫 번째 사도.”
인류의 배신자와 영웅.
나도 모르게 덧붙이고 말았다.
예지의 꿈이 생각나서. 그러면서 나 스스로 충격받았다.
“너는 덧붙일 말이 없는가?”
“뭐라고?”
나는 당황해서 되묻고는, 바로 분노했다.
“무슨 수작이냐?”
그는 내 마음을 들여다볼 수 없었다. 넘어가면 안 되었다.
“너는 그들과 관계를 맺었다. 너는 그들의 신이다. 그들은 너 이전엔 서로를 몰랐고, 너 때문에 이어졌다. 그들의 관계를 이 대척의 구도에 더하라.”
“미친놈이!”
말할 것 같아?
“너만 아는 게 있을 텐데? 너의 앎이 이 대척의 구도를 더 완벽하게 하리라.”
“내가 말해서, 그 구도가 더 완벽해지면 네게 유리할 뿐이지!”
“그렇다면, 네게도 유리하게 해 주마.”
그러더니 이번엔 투명한 물결 모두가 멈추었다.
“너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하고 싶어 하지 않았지. 그건 어떤 면에선 대척의 구도를 둘 중 하나의 죽음으로 끝내기 앞서, 오래 유지하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둘 중 하나의 죽음으로 끝나지 않는다!”
“대척의 구도를 더 오래 유지하고 싶다면, 너만의 앎을 말해라. 그러면 저 셋은 만나지 않으리라. 이번의 만남을 모면하면서.”
“그럼 다음에는 더 치밀한 파멸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겠지!”
나는 놈의 수작에 넘어가지 않으려 쏘아붙였으나, 속으로는 매우 동요했다.
레오파라와 마리우스의 관계는 절대로 말할 수 없었다. 전생에서 레오파라가 마리우스를 죽였으니까.
그래서 나는 그들이 처음 만났을 때부터 긴장했다. 마리우스가 같은 사도가 되고, 레오파라가 우리 교가 국교가 된 일을 기뻐하면서, 겨우 안심했다. 이제 레오파라가 마리우스를 구하려 하니, 걱정되는 와중에도, 둘의 악연이 소멸됐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 모든 인연이 이자의 농간이었고, 내가 겨우 살려 낸 관계를 다시 망치려 들다니.
지금은 내가 사도들만 남겨 놓고 그를 혼자 상대하러 오는 실수를 범했기 때문에 일어난 위기였다.
만일 내가 돌아가서 그들과 같이 있는다면, 그가 또 이런 짓을 벌인들 더 잘 대비할 수 있을 터였다. 그의 거래를 받아들이는 대신, 레오파라의 회귀를 막는 조건도 건다거나, 방법을 강구할 수 있다. 지금처럼 누군가 고르느니… 조금이라도 연기하면, 어떻게든 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처럼 아무 생각도 안 나고 막막하진 않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