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God of Magic RAW novel - Chapter 37
37
“그래, 레오파라, 노래도 못한다, 춤도 싫다, 그럴 거면 잠이라도 자든지.”
레오파라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 치통은 못 고치는데.
“테오파노 님, 지금 중요한 건 노래가 아니라, 테오파노 님이 스태프로 마법을 부리셨다는 겁니다.”
“무슨 마법? 노래 소리가 커졌을 뿐인데?”
“엄청나게 커졌습니다. 그 정도면 소리가 커지는 마법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미 떠나온 테오페렌 성까지 제 이름이 쩌렁쩌렁 울려 퍼졌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얼마나 좋아? 너무 쑥스러워하지 말고.”
모두 내 이름을 외쳐 주면 헤르첼로이데 말마따나 등골이 짜릿한데, 레오파라는 나만 외쳐 주니까 최대한 크게 외쳐 줘야지. 레오파라는 그동안 외롭게 살아서 이 기쁨을 모르나 보다. 앞으로 자주 외쳐 주면 나처럼 노래도 좋아하게 되겠지.
“레오파라가 사실 성에 안 차나 봅니다. 더 크게 불러 주면 어떨까요?”
그때 아타울프가 말했다. 두 번째 사도는 나와 취향이 같아서 다행이었다.
“그것도 좋네. 우리 둘이 부르면 나르본까지 들릴지도 몰라.”
“부디 집중하십시오. 지금 스태프가 목검이라고 치면, 노래가 검술이 된 셈이 아닐까요?”
레오파라가 절실하게 말하는 순간, 문득 떠오르는 말이 있었다.
-음의 높낮이를 숫자의 일정 비율로 환산할 수 있다.
그렇게 주장한 수학자가 있었다. 지금은 죽었지만 라프트레이 형이 총애하던 학자가.
정확한 이론은 모른다. 하여튼 그 학자는 대장간에서 내리치는 도끼 소리를 듣고 발견한 이론이었다.
“레오파라, 그거 알아? 무거운 도끼를 내리치면 낮은 소리, 가벼운 도끼를 내리치면 높은 소리가 나는데, 그 소리가 높낮이만 다를 뿐 똑같아. 도끼의 무게에 따라 숫자의 비율을 맞추기만 하면.”
“네? 무슨 뜻입니까?”
레오파라가 눈을 깜박거렸다.
“나도 몰라. 너는 착하구나. 이해할 시도도 하고. 라프트레이 형이 내게 말했을 때, 나는 졸리니까 조용히 해 달라고 했는데.”
나는 그때 라프트레이 형이 통째로 외우라고 한 걸 그냥 말하고 있을 뿐이었다.
“중요한 건 그 학자가 만물은 수학이라고 생각했고, 따라서 음악도 수학이고, 그런데 내 안에도 수학이 있다는 거지.”
그것도 기하가. 제일 어렵고 난해한 수학.
바로 내면의 원.
-기하는 만물의 가장 순수한 형태다.
라프트레이 형이 바득바득 우겼었지.
그래서, 지팡이가 목검이 되고 노래가 검술이 되어 마법을 조금이라도 썼다면, 그 노래와 내 마법의 원을 융합하면 어떻게 될까?
라프트레이 형이 총애하던 대학자의 이론대로 음악도 수학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나는 바닥에 스태프로 원을 그렸다. 찌그러진 원이 나왔다.
“둘 다 봐 봐. 그냥 원을 그리면 이렇게 찌그러져.”
“네, 그렇군요.”
“하지만 라프트레이 형은 완벽한 원을 그리는 방법을 알려 줬지.”
나는 스태프를 바닥에 놓고 가운데를 잡았다. 그리고 그 전체를 빙 돌렸다.
“오, 완벽한 원이 나왔군요.”
“이건 스태프가 원의 지름이 됐기 때문이지.”
나는 이번에는 지팡이의 끝을 잡고 고정시킨 후, 다른 끝을 빙 돌렸다. 역시 완벽한 원이 나왔다.
“이번에는 원의 반지름이 됐고.”
“그래서 아까보다 더 커진 원이 나왔군요.”
“그래, 바로 그거야! 스태프로 원을 키울 수 있어. 이렇게 스태프로 지름, 반지름을 삼아서.”
가능할까? 말도 안 되는 생각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가슴이 뛰었다.
“원이 중요합니까?”
레오파라는 얼떨떨한 얼굴이었다.
남에게 내면의 원을 설명하긴 힘들었다. 힘의 원천인 동시에 힘이 발현하는 나만의 방식.
“나는 지상을 움직이는 힘의 근본을 순환으로 파악해서, 원이라는 공식으로 만들었지. 그러자, 그 공식에 들어맞는 모든 힘을 쓸 수 있게 된 거야.”
“정말 대단합니다. 이 세상은 원소의 순환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습니까? 사람이 태어나 늙어 죽는 것도 그렇고, 사계절만 해도 그렇지요. 이 세상에 테오파노 님이 쓰지 못할 힘이란 없습니다.”
“그뿐 아니라,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힘입니다. 마법이란 정말이지 위대합니다!”
두 사도가 입을 모아 나를 칭찬했다.
둘 다 맨날 내 칭찬만 해도 기특할 텐데, 일도 잘하지, 싸움도 잘하지, 난 정말 복 받았다.
“그래, 이제 그 힘과 이 스태프가 서로 조화를 이룰 방안을 찾은 듯하니, 시험해 볼게.”
나는 이번에는 눈을 감고 내면의 원을 통해, 스태프를 감지하려 애썼다.
처음에 목소리가 커진 것은, 꼭 스태프가 반응해서는 아닌 듯했다. 오히려 내면의 원이 아타울프의 계약식 날 후광을 터뜨릴 때처럼 내 감정에 반응한 듯했다.
결국 외부의 힘을 끌어들여 사용하는 주체는 내 내면이었다. 그러지 않으면, 때로 외부의 힘에 휩쓸려 들어가, 나 자신을 놓쳐 버릴지도 모르니까.
이 힘을 처음 느꼈을 때 두려웠었듯.
내면의 원은 내가 외부와 맺은 관계의 공식이었다.
그렇다면, 원은 외부를 보는 눈이 된다.
내게는 본래 신의 눈이 있다. 사람보다 더 멀리, 더 예리하게 보는 눈이.
영원을 사는 신의 몸은 사람과 같지 않다. 따지고 보면 눈 하나만 다른 게 아니다.
-지상에서 신의 눈을 잘못 쓰면 장님이 된다.
하지만 라프트레이 형이 냉정하게 말했듯, 그 눈을 계속 뜨고 있으면 너무 많은 것이 보여서 어지러울 정도였다. 정말 장님이 되진 않지만, 못 보는 것이나 다를 바 없었다.
보이는 모든 게 필요하지도 않고, 태반은 차라리 안 보는 게 낫다.
나도 레오파라가 다쳤다거나 전투 같은 비상시에만 썼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눈이 갑자기 열리는 느낌이었다. 내 의지와 별개로.
아니, 그 눈이 아니었다. 천상에서 자주 지상을 바라보며 떴던 눈의 느낌을 내가 모를 리 없었다.
도대체 이게 뭘까. 신의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 이상했다.
이상한 도형의 나열.
마치 벌집을 크게 확대해 놓은 것 같은 구조지만, 벌집도 아니었다. 그보다는 나뭇결이나 엉킨 넝쿨, 산호초 같기도 한데, 그럴 리가 없다!
나는 그 눈을 감아 버리고 싶었다. 지금 보고 있는 게 뭔지도 모르겠어서.
하지만 내 안의 원은 맹렬하게 반응했다. 무언가 신기하고, 심지어 재미있는 것이라도 되듯. 그래서 눈 뗄 수 없는 듯.
팟, 손안에서 스태프가 경련을 일으켰다.
아니, 내 손이 떨었겠지. 레오파라의 부싯돌처럼 타닥하고 스태프를 잡은 손끝에 작은 불꽃이 이는 느낌도 들었다… 이상하지만 싫은 느낌은 아니었다…….
스태프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내 안의 원도.
스태프는 내 안의 원을 이루는 지름이 됐고, 반지름이 됐다. 그렇게 그려지고 그려지는 원 역시 스태프를 계속 자극했다. 진동하고, 불꽃을 튕기고… 지금이라면─
나는 스태프를 들었다. 눈을 뜨자 약간 어지러웠지만, 참고 물주머니를 향했다.
다시 내면의 눈이 그 물주머니를 보았다. 스태프와는 또 다른 이상한 모양.
그러나 그건 분명히 그 물주머니를 이루고 있었다.
그 평범한 물건을 왜 그렇게 희한하게 보는지 모르지만, 중요한 건 내면의 눈이 그 대상을 파악하고, 심지어 사로잡았다는 확신이었다.
뱀의 눈이 먹잇감을 꼼짝달싹 못 하게 하듯.
그 확신에, 나도 모르게 스태프를 움직였다. 그러자 대상이 움직였다.
이것도 일종의 음악인가? 내 스태프가 음악을 지휘하고, 대상이 따라 춤추는?
그 수학자는 만물이 수학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음악도 수학이라고 했지만, 내가 보기에 그의 그런 믿음이야말로 음악이었다.
모든 음을 하나의 선율로 잇는.
그렇다면 나는 세상을 나의 공식으로 움직일 수도 있으리라.
지금 내 마음에 넘쳐흐르는, 내가 들어 본 가장 아름다운 노래대로.
마법. 나의 힘.
“움직여라.”
그러자 물주머니가 움직였다.
물주머니가 샘으로 미끄러지듯 다가가기 시작했다.
나는 스태프를 위로 쳐들었다. 물주머니가 위로 올라가더니 공중에 둥둥 뜬 채 움직였다.
스태프로 아래를 가리키자, 물주머니가 공중에서 떨어졌다.
가죽으로 만든 물주머니는 삼각뿔 모양으로, 물이 없을 때는 돌돌 말아 가방에 매달고 다녔다.
바닥에 일단 떨어뜨린 후 세워 놓으니, 윗부분이 고깔모자처럼 끝이 구부러졌다.
나는 스태프를 쥔 채 손목을 가볍게 양쪽으로 꺾었다.
뒤뚱뒤뚱, 물주머니가 걷기 시작했다.
바닥 부분이 왼쪽으로 기울어졌다가, 옆으로 기울어졌다가, 기우뚱기우뚱 거리지만 걷는 듯이 보였다. 그 모습이 우스꽝스러웠다.
이번에는 손목을 가볍게 튕기자, 물주머니가 깡총깡총, 바닥을 통통 뛰어오르며 샘을 향해 갔다.
대상을 내 의지대로 온갖 방식으로 움직이는 게 너무너무 재미있었다. 이전에는 아무 관심 없던 사물과 특별한 관계를 맺은 느낌이 좋았다.
“물 떠 와.”
샘가에 도착한 물주머니에게 말하면서 스태프를 움직였다.
물주머니가 허리를 굽혀 머리를 물에 담갔다. 내가 손목을 써서 움직이는 거였지만, 물주머니가 살아 움직이는 듯한 모양새라, 귀엽기까지 했다.
재미있어서 집중하다 보니, 마법도 더 잘 쓸 수 있었다.
정말 음악 같았다. 내 안의 원이 눈이 되고, 그 눈이 보는 대상이 스태프를 통해 내게 반응해서, 내 의지로 움직이는 모든 과정이.
물이 가득 든 물주머니가 아까보다 더 뒤뚱거리며 오다가, 넘어질 뻔했다.
물을 다 엎지를 뻔했으나, 간신히 균형을 잡아 살짝 넘쳐흐르기만 했다.
“앗!”
“억!”
갑자기 양옆에서 짧은 비명이 터져 나왔다.
숨죽이고 보고 있던 레오파라와 아타울프가 동시에 놀라서 낸 외마디였다. 인형극을 보는 아이들이, 주인공 인형이 다칠 뻔했을 때 내는 소리 같았다.
하지만 내가 손목으로 한 장난질이었다. 물주머니가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일수록, 이런 저런 시도를 해 보고 싶어서.
마치 물주머니가 주인공인 인형극처럼. 마법을 쓰면 물주머니도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것처럼.
-예술은 모든 일에 영감을 주지. 예술이 현실에 불필요하다는 것들은, 영감이 필요 없는 일을 하는 자들뿐이다.
라스카라사 누나의 말을 처음으로 직접 경험했다. 재미있고 자유롭게 장난도 쳐 보면서, 이 마법의 다양한 제어 방법을 익힐 수 있었다.
물주머니는 그렇게 무사히 샘에서 물을 떠 왔고, 그 물을 냄비에 붓기까지 했다. 장작은 나뭇가지들이 데굴데굴 굴러오게 해서 자기들끼리 알아서 착착 쌓이게 했다.
처음에는 가까이 있는 것만 움직일 수 있었지만, 차차 멀리 있는 것도 움직일 수 있었다. 다음에는 시간 들여 구르거나 걸어오지 않고 바로 휙 날아오게 연습해 봐야겠다. 아장아장 걷는 편이 귀엽긴 하지만.
“테오파노 님, 정말 대단합니다!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마치 온누리 사물들이 살아 움직이며, 테오파노님의 말에 복종하는 듯합니다. 세상이 테오파노 님의 것입니다!”
옆에서 사도 둘이 칭찬하는데 어깨가 으쓱해졌다. 사실은 살아 있지 않은 사물 하나하나에 내 의지를 불어넣어 움직여야 하는데. 작은 것은 몰라도 큰 것도 잘될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사도들에게 코앞에서 찬미받는 느낌이 끝내줬다.
“너희의 공도 크다. 특히 레오파라의 스태프가 정말 좋다. 내 마음에 쏙 든다.”
레오파라는 미소 지었지만, 아타울프는 진지하게 말했다.
“저도 다음에는 꼭 돕고 싶습니다. 더 노력하겠습니다.”
“둘 다 오늘은 더 이상의 노력을 금지한다. 칭찬을 순수하게 즐길 줄 알고, 더 노력하라는 채찍질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내 말에 둘 다 멋쩍어 하면서도 웃었다. 나도 같이 웃으며 말했다.
“무엇보다 내가 애초에 너희를 도울 생각을 안 했으면, 이런 마법을 만들 생각도 안 했을 테니까.”
말하고 보니 정말 그랬다. 내가 일하기 싫으니까, 사도들도 일하지 않게 해주고 싶어서.
“그 놀라운 힘이 저희를 돕기 위해서였군요.”
레오파라가 기뻐하는데, 아타울프가 말했다.
“그런데, 레오파라의 검에는 괴물에게서 나온 보석이 붙어 힘을 더 크게 발휘하지 않습니까? 테오파노님의 스태프에도 그런 걸 하나 박아 두면 같은 효과가 있지 않을까요? 마침 하나 있으니까요.”
바로 귀가 솔깃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