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God of Magic RAW novel - Chapter 69
69
그렇게 말하며 나는 마법을 일으켰다.
아트리타스가 괴로움에 차서 옷을 부여잡고 쥐어뜯어서, 더 많은 살결이 드러났는데, 마치 썩어 들어가듯 검게 변색하고 있었다.
그 위로 스태프를 갖다 대자, 검은 독이 흡수되면서, 아트리타스의 피부는 서서히 정상을 되찾았다.
“아아! 아아아! 오오! 크하하하하!”
그런데 분명히 고통이 줄어들고 있을 텐데도, 아트리타스의 반응이 심상치 않았다.
그는 눈을 희번득거리면서, 나와 스태프와 제 몸을 번갈아 가며 바라보았다. 희열에 차서 소리치는가 하면, 두려움으로 비명 지르기도 하고, 그러다가도 목을 뒤로 꺾으면서 숨넘어가라 웃어 젖혔다.
-…미쳐서 그래. 저런 놈들 많이 봤어. 제가 연인을 죽여 놓곤 막 울어 제끼고!
“머리가 이미 독에 오염된 게 분명합니다.”
렉스에 이어 레오파라도 눈길을 찌푸렸다. 하지만 아트리타스는 내게만 시선을 고정했다. 그 눈이 번쩍거리면서, 뚫어지게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스태프를 거두었다. 마법이 멈추었다. 아트리타스의 왼편 가슴에 붉은 반점을 남긴 채.
“네 몸 안에는 독이 남아 있다. 너는 완전히 치유되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그의 몸에서 독을 다 없애 버렸다 해도, 그를 완전히 치유할 수 있었을지.
파비안은 신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아트리타스의 것은, 신조차 치유할 수 없는 것이었다.
적어도 내 눈에는, 상처로 보이지 않았다. 그의 영혼에 품은 독일 뿐.
그래서 나는 그의 몸에도 독을 남겨 두었다. 영혼의 독에 상응하는 독을.
“아트리타스, 살고 싶으면 내게 모든 것을 고하라. 네가 한 그 어떤 실험이건 하나도 숨김없이.”
“그러겠습니다.”
아트리타스는 순순히 대답은 했지만, 여전히 광기 어린 눈동자였다.
“네가 독을 만든다면, 네 몸속의 독도 커지리라. 네가 생명을 해친다면, 네 생명도 똑같이 고통받으리라.”
나는 엄중히 경고했다. 하지만 아트리타스는 그 붉은 반점이 남은 제 가슴에 손을 올리더니, 뜻밖의 소리를 했다.
“그렇다면 이 반점은 신께서 내린 계약의 증표입니까?”
뭐라고? 내가 신이라는 소리도 안 했는데!
나는 이자와는 정말이지 계약할 마음이 없었다. 그가 스스로 만들어 낸 약점으로 구속하려 했을 뿐. 알아낼 게 있으니까.
첫 번째와 두 번째 사도들은 선의 가능성이 있어 마음을 고쳐먹었다.
하지만 일말의 선도 없는 악인이 왜 없을까. 그들이 예지의 꿈에서 저지른 악을 보면, 지금까지 운이 좋았을 뿐이다.
스스로 기회를 거부한 악인에게 다시 주는 기회란 악이다.
특히 선인들에게 단 한 번의 기회도 용납하지 않은 자들이라면.
“과연, 고귀하신 분께서는 신이셨군요. 그런 분을 한낱 왕후인 줄 알고 좋아했다니… 저의 어리석음이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아트리타스의 그런 말도, 기쁨에 찬 웃음도 진심이었다.
“미처 몰라뵈어 죄송할 따름입니다.”
“내 정체를 넘겨짚지 말라.”
허공에서 스태프를 꺼낸 일 때문에라도 짐작했겠지만, 이자의 말은 어딘가 꺼림칙했다. 보통, 사람들이 나를 신으로 우러러보면 기뻤는데도.
“말씀드렸듯, 제 독은 해독이 불가능합니다. 오로지 신만이 가능한 일입니다.”
아트리타스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게다가 독으로 제 심장 위에 낙인을 찍다니, 참으로 놀랍습니다. 이런 식으로 신과 계약하는 자는 제가 최초일 것입니다. 영광입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렇게 계약하는 신이 세상에 어디 있느냐!”
그러자 아트리타스는 소름 끼치는 미소를 지었다.
“당신께서 신이든 괴물이든 상관없습니다. 저는 당신께 절대복종하겠습니다. 저는 저 두 사람이 해 드릴 수 없는 일을 도맡아 하겠습니다. 저는 당신의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될 것이며, 가장 가차 없는 수단이 되겠습니다. 저를 통해, 당신은, 그 어떤 신들보다도 위로 올라갈 겁니다. 급기야 주신의 위치조차 차지하시면서!”
난 네가 악한지 선한지 상관하는데 네가 혼자 안 해 봤자다.
계약할 생각도 없지만, 이런 자에게 마법이라는 새로운 힘을 준다는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착각 말라. 이 반점은 너를 감시하기 위한 것이지, 계약이 아니다. 너는 이미 내가 준 기회를 스스로 저버렸다.”
“용서하십시오. 저는 죄를 지었습니다.”
아트리타스는 내 준열한 꾸짖음에 열렬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신은 사람을 용서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러는 사람은, 용서해 줘야만 신을 믿겠다는 것이냐?”
아트리타스는 말문이 막혔으나, 다음 순간, 내 발치 아래 두 무릎을 꿇었다.
“제발 저를 버리지 마소서! 신께서, 신을 믿는 죄인을 저버린다면, 죄인들은 어디로 가야 합니까?”
그래서, 내가 자신을 받아 주지 않으면, 괴물에게 가겠다는 뜻인가.
“내가 언제 너를 버린다고 했느냐? 신이 너같은 악인을 발견하고도, 벌하지 않고서 놓아줄 줄 알았느냐?”
용서만 안 하면 되지.
“네, 저를 벌하소서.”
아트리타스는 두 무릎을 꿇은 채로도 도전적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너는 먼저 내게 네 죄를 모두 밝혀야 한다. 그런 후, 그 죄를 배상해라. 네가 만들어 낸 독의 두 배가 되는 약을 만들어라. 네가 해친 생명의 세 배가 되는 생명을 구하라. 그 후에야 용서를 구하라.”
아트리타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이것은 나를 위한 길이 아니라, 너를 위한 길이다. 내가 아니라 네가 이 길을 통해 강해지리라.”
레오파라와 아타울프만 해도 나를 만나기 전보다 강해졌다. 강해지기 위해 악과 손잡을 필요는 없다.
“나를 위해 무엇이건 하겠다면서, 너를 위한 일은 못 하겠느냐?”
내가 물었다.
그리고 아트리타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제게 과거는 사람의 비루한 삶일 뿐입니다. 저는 사람이나 사람이고 싶지 않습니다. 신의 도구인 미래가 제 처벌이 되게 하소서.”
…이자는, 내 처벌에 실망해서 따르고 싶지 않은 거였다. 내 처벌 자체를 기피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저는 신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는 도구가 되겠습니다. 저를 휘두르실 때마다, 만물이 신을 두려워하도록. 신께서는 제게 명령하실 필요조차 없을 겁니다.”
…그래, 내 적을 너로 칠 수만 있다면. 너를 휘둘러 괴물들을 바수어 버릴 수만 있다면.
나는 그 강렬한 유혹에서 도망치지 않았다. 신이 못 이겨 내면 사람이 무슨 수로 이겨 내겠는가.
“나는 도구가 필요 없다.”
“…사용해 보셨습니까?”
“당장 내 명도 못 따르는 도구가 무슨 소용이 있어서?”
“…제가 그렇게 해낸다면, 저를 곁에 두시겠습니까? 계약도 용서도 필요 없습니다. 다만 신의 도구가 되게 하소서.”
이제는 심지어 사도들과 헌신을 겨루려고 하다니.
“죗값을 치르지도 못하고 용서도 받아 내지 못하는 도구에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그리 무능한 도구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법.”
“…알겠습니다…….”
내가 물러서지 않자, 아트리타스는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저는 이 모든 일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부끄럽지만 제가 저지른 모든 것을 기억하지는 못하며, 실험 일지나 다른 기록을 찾아봐야 합니다. 지금 고백한들 제가 미처 기억해 내지 못한 여죄가 있다면, 신께서는 저를 용서하지 않으실 테니까요.”
-그럴듯한 구실일 뿐, 수상한 소리입니다.
-시간을 벌려는 수작입니다.
레오파라와 아타울프가 계약 소통을 통해 경고했다.
-나도 믿지 않는다. 다만 그가 저지른 죄악을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
“나는 테오파노 신이다.”
마침내 나는 후드를 벗었다. 아트리타스는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내 얼굴을 상세히 기억하려는 듯.
“솔직히, 저는 신의 정체를 조금은 예상했습니다.”
그가 목쉰 소리로 말했다.
“라프트레이 신의 이복동생이자, 주신과 모신의 막내아들인 테오파노 신은 최근 갑자기 나타나, 유례없이 독특하고 막강한 신성력을 과시하며, 한꺼번에 두 성의 수호신이 되었습니다. 그것도 그 성들이 본래 섬겼던 전쟁의 신을 물리치고서. 그동안 그토록 존재감이 없었던 신으로서는 놀랄 만큼 인상 깊은 등장이었죠.”
-무엄한 놈!
-시건방진 새끼가!
-사람들의 솔직한 반응이다. 지어낸 소리 같진 않구나.
레오파라와 아타울프가 화냈지만, 내가 막았다. 사실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세상 사람들은 날 이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단 말이지?
“가장 놀라웠던 건, 역시 테오파노 신이 스카텔란 신과 겨루어 이겼다는 사실이죠. 갓 지상에 내려 온 신이 전쟁의 신을 꺾었다니, 대단한 성과입니다. 물론 친형이 동생 신을 배려했을지도 모르지만, 사랑의 신을 제외한 모든 신과 사이가 나쁜 전쟁의 신이 그럴 리는 없으니까요.”
아니, 그렇긴 하지만 스카텔란 형으로서는 나름 배려해 줬다고 생각하는데─
“하지만 스카텔란 신과 달리 학문을 관장하는 라프트레이 신은 이복동생인 테오파노 신을 아끼지요. 많은 사람들이 테오파노 신의 존재조차 몰랐던 시절에도, 라프트레이 신의 성지인 이곳 나르본에서는, 테오파노 신을 알고 있었습니다. 수호신이 가장 사랑하는 동생으로서.”
…그 당사자로서 별로 실감은 안 나는데…… 그냥 라프트레이 형은 쌍둥이인 라스카라스 누나를 포함한 다른 모든 동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그나마 내게 관심을 보였을 뿐이었다. 그 관심은 주로 공부 독촉으로 나타났고.
“그러니, 지상에 내려오자마자 스카텔란 신과의 다툼으로 힘들었을 테오파노 신이 새로 얻은 성지에 머무르지 않고 사라졌다면, 다음에 나타나는 곳은 이 나르본이 아닐까 했습니다. 가장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라프트레이 신을 찾아오리라고 말입니다.”
-정말이야? 그래서 나르본에 온 거야?
렉스가 바로 물어 오고, 아타울프와 레오파라도 그런 눈길을 던져 왔다.
너희의 옛 친구를 찾으러 간다고 할 수는 없으니, 그냥 다른 신의 성지도 둘러보고, 교리서를 써 줄 신학자나 여러모로 유용할 연금술사를 포섭해 보자고 말했었다. 충분히 합당한 이유고, 형에게 도움을 청하러 온 애송이 동생이 아닌데, 억울했다.
“그리하여 새로운 신이 이곳에 나타나셨고, 제가 만나 뵐 영광을 얻었다면, 이 또한 운명이겠지요.”
“그 운명은 아직 결정 나지 않았다.”
내가 지적했다.
“우연을 운명이라 부르건 말건, 네 운명을 스스로 일으킬 권리는 다른 사람의 권리가 시작할 때 끝난다. 너는 이미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했다. 다시 한번 침해한다면, 네 속죄도 처벌도 배가하리라.”
아트리타스는 내게서 눈을 떼지 않고 물었다.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테오파노 신께 저를 반드시 입증해 보이겠습니다. 그때, 다시 저를 찾아와 주시겠습니까?”
“그러겠다.”
아트리타스는 만족스러운 얼굴이었으나, 문득 파비안을 곁눈질하더니 물었다.
“파비안은 어쩌시겠습니까? 제가 다시 그의 권리를 침해할지도 모르니, 데려가시겠습니까?”
나는 그러겠다고 대답할 뻔했다.
“…파비안의 선택에 달렸다.”
…나야말로 잘못된 선택을 내리고 있는 듯했다.
파비안을 여기 내버려 두면, 아트리타스가 그를 해코지할지도 몰랐다. 지금까지 괴롭혀 왔던 버릇이 당장 사라지지도 않을 테니까.
하지만 아트리타스의 의사만 묻고 그의 의사를 묻지 않는 건, 공정하지 않았다. 가해자의 것 때문에 피해자의 것이 소외된다면, 자유도 권리도 아니다.
“파비안, 나를 따라가겠는가?”
파비안은 이제 다소 정신을 차린 듯했다.
크게 숨을 몰아쉰 청년은 내 말에 비틀거리면서도 벽을 짚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레오파라가 부축해 주려 했으나, 괜찮다고 고개를 저으면서.
“테오파노 신이시여…….”
나를 부르는 그의 목소리는 떨렸다. 겉으로만 보면, 그가 아트리타스보다 나를 더 두려워하는 듯.
파비안이 대답했다.
“저는 박사님의 곁에 남겠습니다.”
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