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Leader of the Monster Circus Troupe RAW novel - Chapter (115)
〈 115화 〉 8. 저주 역병 (18)
* * *
마귀는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내며 드발체프 성당 근처를 어슬렁거렸다.
그는 불만 가득한 눈으로 건물 안쪽을 노려봤다.
이곳에 몰려 있는 인간들을 발견했을 때까지만 해도 그는 기분이 좋았다.
“또, 또……괴물이다! 괴물이 나타났다!”
“으악, 망할! 이놈의 마을은!”
그를 보고 놀라는 인간들을 낚아채서 분질러버리는 감각은 짜릿했다.
공포에 질린 인간들의 비명소리는 그를 흥분시켰다.
“이, 이놈!”
“어디서 마귀 따위가!”
몇몇 인간이 그를 향해 무기를 휘둘렀지만 가볍게 팔을 휘둘러주는 것만으로 그들의 몸을 절단낼 수 있었다.
인간들이 몸을 방어하는 쇠붙이 따위 그의 손톱 앞에서 무력했다.
“무, 물러나라!”
“놈에게서 떨어져!”
인간들이 그를 보고 도망치기 시작했을 때도 그는 걱정하지 않았다.
어차피 그들의 느린 발걸음으로는 멀리 가기 힘들었다.
충분히 따라잡을 자신이 있었다.
그는 인간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지켜봤다.
일부러 막다른 곳으로 들어가 주다니.
그들의 어리석은 행동을 보고 마귀는 신이 나서 달려들었다.
그것이 그의 오판이었다.
건물 입구를 넘는 순간 그의 세포 하나하나를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전신을 휘감았다.
치이익.
그의 피부가 연기를 내며 타들어 갔다.
“끼익! 끼익!”
그는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
타고난 사냥꾼다운 반사신경이었다.
그는 지글거리는 자신의 피부를 확인하고는 적대감 가득한 눈으로 성당을 노려봤다.
성스러운 빛이 수호하는 공간.
인간들이 들어간 건물은 그들 종족이 함부로 접근하기 힘든 곳이었다.
방금은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가 흥분한 탓도 있었지만, 교회 건물을 둘러싸고 있는 수백 명의 혼백이 내뿜는 원한이 강렬했기 때문이다.
성스러운 땅 주변은 그의 고향만큼이나 부정적인 기운으로 질척거렸다.
“키이이잇!”
그는 교회 안에서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있는 인간 무리를 보며 이빨을 세웠다.
그들의 얼굴에 떠오른 안도의 표정이 그를 열 받게 했다.
먹이가 저곳에 잔뜩 있는데도 들어갈 수 없다니.
그는 두 팔로 땅바닥을 쾅쾅 쳐가며 씨근덕거렸다.
그러다 아까 그가 분질러 놓은 사람들을 발견했다.
일부는 아직 의식이 있었다.
마귀는 바닥에 너부러진 사람 중 하나를 집어 들었다.
한 손으로는 그의 몸을 붙들고, 한 손으로는 그의 머리를 잡아당겼다.
“끄으윽……사, 살려……끄아악!”
우지직. 투두둑.
그의 머리통이 척추와 함께 몸에서 뽑혀 나왔다.
피와 살점이 공중에 흩뿌려졌다.
성당 안에서 바깥의 동태를 살피던 사람들은 그 광경을 보고 비명을 내질렀다.
일부는 눈을 까뒤집으며 졸도하기도 했다.
마귀는 흡족한 웃음을 흘리며 바닥에 엎드려 벌벌 떨고 있는 다음 희생자를 집어 들었다.
“끄흑……제, 제발……우아아악!”
연이어 들려오는 끔찍한 소리들에 교회 안의 주민들은 귀를 막았다.
“괴물에 또 괴물. 진짜 어쩌다 이렇게 된 거야.”
“다행히 저놈은 교회에 못 들어오는 것 같지만…….”
“수, 수녀님은?”
“아직이야.”
사람들의 시선이 예배당 안쪽을 향했다.
그곳에는 발렌티나가 십자가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문을 외우고 있었다.
그녀는 오늘만 해도 150명에 가까운 사람들을 치료했다.
그래서 마귀가 나타났을 때는 신성력이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성교회의 사제들은 참배를 통해 신성력을 보충할 수 있었다.
체력과 정신력이 허락하는 한 그들의 힘은 무한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녀는 밖에서 마귀에게 고문당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어깨를 움찔움찔 떨었다.
당장이라도 밖으로 뛰어나가 놈과 싸우고 싶었다.
놈 하나만이라면 지금 가진 힘만으로도 쓰러트릴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그럴 수 없었다.
놈들 모두를 상대하기에는 신성력이 충분하지 않았다.
그녀는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으며 신성력을 보충하는 데 집중했다.
“사, 살려……퀘에엑!”
방금 막 5번째 희생자가 오체분시 되었다.
이바넨코는 무력감에 몸을 떨었다.
그는 경험많은 기사답게 마귀의 움직임을 몇 번 보는 것만으로 놈과 자신의 힘의 격차를 확인할 수 있었다.
녀석은 자신만한 기사가 적어도 5명은 힘을 합쳐야 간신히 상대할 만했다.
그가 여기 있는 병사 서너 명을 이끌고 나가봤자 1분도 안 되는 시간에 몰살당할 게 뻔했다.
분하지만 수녀의 힘을 믿고 지금은 참아야 했다.
“끼끼끼!”
마귀는 자신의 공연을 지켜봐준 관객들에게 성원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토막 난 시체 다발을 던져주었다.
관객들은 그에 대한 보답으로 공연자를 즐겁게 하는 소리를 들려주었다.
그 순간, 발렌티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오오, 수녀님!”
“성녀시여!”
그녀는 사람들의 기대어린 시선을 받으며 교회 입구를 향해 걸어갔다.
그 앞에는 검을 뽑아든 기사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기사님은 원더스타인 씨에게 가주시길 바랍니다.”
“함께 놈을 퇴치하는 게 낫지 않습니까? 걱정거리를 확실히 제거하는 게 가장 안전한 길입니다.”
“아뇨. 저 혼자로 충분합니다. 그리고 놈 한 마리만 있는 게 아닙니다.”
그녀의 말에 이바넨코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나가 아니라고요?”
“네. 느껴집니다. 놈들은 셋입니다.”
저런 게 3마리나?
그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제가 지킬 테니, 기사님은 그분을 이곳으로 데려와 주시길 바랍니다.”
“……알겠습니다.”
둘은 성당 밖으로 나갔다.
“끼끼끼.”
쓰러져 있는 사람을 들척이며 다음 희생자를 고르고 있던 마귀가 두 사람을 발견했다.
놈의 시선은 발렌티나에게 고정되었고, 그녀는 지지 않고 놈을 노려봐주었다.
트롬스 수도원에서 훈련을 받으면서 그녀는 마귀에 대한 지식도 충분히 쌓았다.
토끼 머리에 사슴의 뿔을 가지고, 염소의 다리로 걸으며 기다란 팔로 손톱을 휘두르는 마귀를 보고 그녀는 한 이름을 떠올릴 수 있었다.
자카누바.
어비스에 서식하는 마귀 중 하나였다.
주로 대량 학살이 일어난 현장에 출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청소부’라는 별명을 가진 놈답게 놈의 주 먹이는 썩은 시체였다.
그러나 식성이 그렇다고 해서 놈의 전투 능력이 모자라는 것은 아니었다.
자카누바는 20마리가 떼로 덤비면 드래곤을 사냥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강력한 마귀였다.
심지어 자카누바 무리를 이끄는 대장, ‘사신’이라는 별명을 가진 ‘누아자카누바’는 단독으로도 그게 가능하다고 들었다.
처음에 뿔 달린 토끼가 불쑥 얼굴을 들이밀었을 때, 그녀는 그 사신이 출몰한 줄 알고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피부에 따끔따끔 느껴지는 마기가 상상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놈은 사신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자카누바였다.
그녀는 신성 방호력이 바닥난 상태였기에 마기에 강하게 노출되었을 뿐이었다.
“끼르르르.”
자카누바가 허리를 폈다.
놈은 키가 4m에 달하는, 자카누바 중에서도 상당히 큰 편이었다.
이런 커다란 마귀와 치고받고 싸우는 건 완전무장한 기사라 해도 버거운 일이었다.
아무리 마귀 퇴치 훈련을 받은 전투승이라고 해도 인간의 몸으로 발휘할 수 있는 힘에는 한계가 있었다.
퇴마사들은 연구 끝에 그 한계를 넘어 마귀와 싸울 방법을 발견했다.
발렌티나는 방금 교회에서 나오기 전에 그 방법을 사용했다.
그녀는 전신에 넘치는 힘을 느꼈다.
성정을 극소 사이즈로 빚어낸 성침(??).
성침은 치료용으로만 쓸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전투승은 인체의 특정 혈에 성침을 박아 넣음으로써 육체의 힘을 크게 증강시킬 수 있었다.
“키에엑!”
자카누바가 그녀를 향해 팔을 휘둘렀다.
갑옷도 입지 않은 인간 암컷 따위 그는 한 방에 다진 고깃덩어리로 만들 자신이 있었다.
쿵.
그의 팔에 적중당한 발렌티나는 수m나 뒤로 날아갔다.
그녀의 몸이 무너진 잔해에 부딪히면서 먼지구름이 피어올랐다.
자신의 손톱에 정통으로 맞았다.
자카누바는 그녀의 죽음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다음 사냥감으로 고개를 돌렸다.
인간 기사가 마을 아래로 치닫고 있었다.
막 그의 뒤를 쫓으려는데 누군가가 그의 팔을 붙들었다.
“키륵?”
손의 주인은 방금 그가 날려버린 인간이었다.
걷히는 먼지구름 속에서 그녀는 허리를 꼿꼿이 펴고 서 있었다.
수도복이 일부 찢겨나가고 손톱을 막은 팔에서는 피가 흘렀지만 분명 멀쩡히 눈을 뜨고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의 팔을 붙든 손의 반대편 손에 커다란 빛의 창을 머금으며.
“키에엑!”
소리치는 자카누바를 향해 그녀는 주먹을 꽉 쥐며 말했다.
“사람의 목숨을 가지고 논 죄. 벌을 받는 겁니다.”
주먹이 휘둘러졌다.
빛의 창이 자카누바의 배를 꿰뚫었다.
***
마야는 염동력으로 원더스타인의 몸을 띄어 마을 회관 안으로 던져넣었다.
그리고 내부의 걸쇠를 조작해서 문을 단단히 잠가 걸었다.
그 모든 일을 하면서도 그녀의 눈은 한 곳으로 고정되어 있었다.
마을 회관 맞은편에 거리.
그곳에 토끼 머리를 단 마귀가 그녀를 바라보며 구부정하게 서 있었다.
자카누바.
책에서 본 적이 있었다.
어비스에 거주하는 마귀 중 하나였다.
“끼끼끼.”
놈은 손톱에 묻은 피를 핥으며 그녀를 조롱했다.
그는 방금 원더스타인을 노리고 기습 공격을 했다.
마야가 몸을 틀어 공격을 대신 받지 않았다면, 그의 목이 날아갔을지도 몰랐다.
입고 있던 카디건은 찢어져서 날아가 버렸다.
한쪽 팔은 어깨에서 흘러내리는 피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녀는 고통으로 떨리는 몸은 간신히 진정시켰다.
“끼르르르.”
자카누바는 비웃었다.
타인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자신을 위태롭게 만들다니.
어리석기 그지없는 행동이었다.
그녀 또한 자조했다.
어째서일까.
거기서 도주를 선택했더라면 그녀의 목숨은 확실하게 구할 수 있었다.
환상을 쓰면 마귀의 눈을 피해 달아나는 것쯤은 일도 아니었다.
비록 그는 죽겠지만 둘 다 죽는 것보다는 나았다.
그런데 둘 다 죽을 확률이 높은 선택을 하다니.
마법 아카데미의 수석인 그녀가 셈도 제대로 못 했다.
‘멍청해졌어. 그 사람한테 가르침을 받은 뒤로.’
참 나쁜 스승이었다.
제자를 똑똑하게 못 만들망정 멍청하게 만들다니.
그녀는 피 흘리는 팔을 간신히 붙잡고 회관 입구에 기대어 섰다.
그녀의 하얀 머리칼과 피부는 어두운 밤 속에서도 달빛에 비쳐 환하게 빛났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각오보다 밝게 빛을 발하는 것은 없었다.
그녀는 마투를 전문적으로 단련하지 않았다.
거기다 지금은 몸도 마력도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다.
그녀의 냉철한 분석력은 말하고 있었다.
자신은 죽을 것이다.
확실히.
마야는 미소지었다.
왠지 모르겠지만 웃음이 나왔다.
자카누바 같은 강력한 마귀는 해가 뜨면 이 세상에서 활동하기 힘들었다.
새벽이 지나면 놈도 어비스로 돌아갈 것이다.
그때까지만 버티면 됐다.
자신이 죽는다고 해도 단장님을 살리면 됐다.
그러면 여전히 한 명이 사는 게 되고, 그녀의 셈은 틀리지 않은 것이다.
마야는 전신의 마력을 끌어올렸다.
죽음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과 죽음을 각오한 것의 차이는 컸다.
등 뒤에 지킬 대상이 있다는 것이 이렇게 힘이 솟는 일인 줄 몰랐다.
그녀는 마력을 한 점에 집중했다.
어설프게 힘을 분산하는 것으로는 자카누바를 막을 수 없었다.
강렬한 한 방이 필요했다.
우웅.
주먹만 한 염동력 구체가 그녀의 눈앞에 형성됐다.
구체에는 그녀가 현재 가진 마력의 2할이 담겨 있었다.
이것을 빠른 속도로 쏘아 보낸다면 대포 이상 가는 위력이 날 것이다.
놈이 땅을 박차고 그녀를 향해 달려들었다.
마야는 놈의 미간을 향해 염동력 구체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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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Han pasado 84 añ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