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Leader of the Monster Circus Troupe RAW novel - Chapter (617)
괴물서커스단의 단장이 되었다-617화(617/619)
EP.617 21. 한여름 밤의 꿈 (13)
원더스타인은 꿈 시계를 들고 캠프를 돌아다니면서 단원들의 반응을 한 명 한 명 살펴보았다. 확실히 이번 일과 관련 없는 단원들은 시계를 보고도 별다른 반응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들에게 그것은 그저 평범한 시계에 불과했다.
그런데 마야와 루엘로까지 아무렇지 않게 시계를 읽어내자, 원더스타인은 불안감을 느꼈다. 꿈에 휘말린 10명 중 현재 이곳에 있는 사람은 5명밖에 되지 않았다.
평행 세계라 그런지 단원 구성이 현실과 완전히 같지 않았다. 당장 레이나와 클라라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다른 서커스단 사람인 루미, 지몬, 홉스도 당연히 없었다.
만약 이곳에 없는 사람이 이번 꿈의 주인이라면 어떻게 되는가? 그들을 찾는 데만 며칠이 걸릴지 몰랐다. 어쩌면 저 멀리 세계 반대편에 있을 수도 있었다. 그렇게 되면 아무것도 못 하고 타임아웃이었다.
그러나 원더스타인은 그것이 과도한 걱정임을 알았다. 퍽의 말에 따르면 그들은 그로부터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있을 거라 했다.
이번 사태는 그를 중심으로 꿈에 구멍이 뚫린 것이었다. 거기에 휘말린 사람들은 그를 중심으로 해서 자신이 깃들 몸을 찾는 것이었다. 2단계나 3단계 꿈이면 몰라도 1단계 꿈은 아무리 멀리 있어도 수백 미터를 넘지 않을 터였다.
‘제발 한 명만 떠라.’
두 사람을 후보에서 제외한 원더스타인은 이번에는 엘라에게 다가갔다. 그런데 그녀는 그가 내민 시계를 보더니 눈을 크게 떴다.
“우, 우앗! 이, 이건……?”
“왜 그럽니까? 뭔가 이상한 게 보이는 겁니까?”
원더스타인은 기대감에 부풀어 질문했다. 그러나 엘라는 고개를 저으며 이렇게 답했다.
“아, 아니, 그, 그냥 비싸 보여서……?”
“…….”
사실일까. 어쩌면 자신이 질문을 잘못했을지도 몰랐다. 뭔가 이상한 게 보이냐고 캐물어서 괜히 그녀가 부정하는 것일 수도 있었다. 그렇게 그가 그녀가 보인 반응에 대한 진위를 고민하고 있는데 근처에 있던 다른 단원들 그녀의 비명을 듣고 다가왔다.
“오, 뭐야, 특이한 디자인이네.”
“뭐예요. 단장님 시계 샀어요?”
“그러면 안 되지. 그건 규칙 위반이야.”
“그래. 우리는 도적.”
“갖고 싶은 건 뺏는다.”
그중에는 미노바도 있었다. 원더스타인은 그를 보고 속으로 탄식을 내뱉었다.
퍽의 말에 따르면 시계를 보여줄 때는 기습적으로 해야지 이런 식으로 주의를 끌면 안 된다고 했다. 시계에 대한 경계심이나 주의력이 올라간 상태에서는 꿈을 꾸는 사람도 시계를 평범하게 인식할 확률이 높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미노바는 시계를 보고도 별다른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 그를 다시 검증하려면 최소 하루는 기다려야 할 것이다.
“어, 뭐, 뭔가…… 어, 어지러운데……요?”
그나마 카렌이 시계를 보고 그가 원하는 것과 비슷한 반응을 보이긴 했다. 그러나 그것 또한 확증이라 보기는 힘들었다. 왜냐면 그녀는 이미 브랜디를 2병이나 비운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녀는 알코올 중독으로 괜히 수녀원에 감금당했던 게 아니었다. 도적단에 들어와서는 입에 술을 달고 살았다.
게다가 그녀가 당황해하는 것도 증거로 채택하기 힘들었다. 이 세계의 그녀는 남성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남자와 대화를 나누는 것을 어려워할뿐더러 행여나 몸이 닿기라도 한다면 소스라치듯 놀랐다.
그래도 엘라, 미노바, 카렌. 이 셋 중에 한 명이 꿈꾸는 사람일 확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었다. 아니면 이 마을 안에 또 다른 후보가 있는 걸까?
이 세계에 들어온 지 벌써 8시간이나 흘렀는데 아직 누가 꿈꾸는 사람인지도 알아내지 못했다. 늦어도 앞으로 이틀 안에는 해결해야 하는데 과연 가능할까?
“스승님, 뭘 그렇게 고민하고 계세요?”
마야가 활짝 웃으며 그에게 다가왔다. 원더스타인은 그녀를 보자 불안함이 가라앉는 것을 느꼈다.
꿈에 들어오기 직전만 해도 그녀는 사생결단을 낼 기세로 그에게 덤벼들었다. 그건 모두 그가 올바른 운명을 따르지 않은 업보였다.
사실 그녀를 내보내자면 중간에 내보낼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다. 그러나 퀘스트도 실패한 마당에 굳이 TTT의 주인공 중 한 명인 그녀와 헤어지고 싶지 않았다. 자신을 스승님이라고 부르고 따르며 그녀가 원작의 그녀에 걸맞게 성장하는 모습이 솔직히 기뻤다.
그리고 마침내 원작의 그녀를 초월해 자신에게 맞서는 장면을 봤을 때는 슬프기는 했지만, 게임의 팬으로서는 한편으로 벅찬 감동을 느꼈다. 자신이 기어이 원작을 뛰어넘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원작에서 볼 수 없었던 희로애락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그녀의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했다.
애정이라니. 자신이 그녀에게 이런 감정을 품은 것을 그녀가 알게 할 수는 없었다. 엄마의 원수 주제에 진짜 스승이라도 된 것처럼, 그녀를 진짜 좋아하기로 하는 것처럼 굴었다간 그녀의 분노를 더 자극할지도 몰랐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에게 친근하게 구는 이 세계의 마야는 그에게 위안거리가 되었다. 물론 그녀 역시 불안한 미래가 예고되어 있긴 했다. 수수께끼의 최고액 현상금 수배자인 ‘검은 총잡이’가 그녀의 엄마를 죽였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 정체는 바로 원더스타인이었다.
그는 마음을 편하게 가지기로 했다. 어차피 엘라와 미노바는 나중에 기습적으로 시도해 보면 될 것 같았고, 카렌 역시 작전 결행 날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하니 그때를 노려보면 좋을 것 같았다.
지금은 그냥 이렇게 앉아서 평소에 보기 힘든 단원들의 모습을 즐기기로 했다. 처음에는 태연하게 범죄를 입에 담는 단원들을 보고 꺼림칙한 기분을 느꼈는데 결국 정이 제일 무섭다고 그의 단원들이라고 생각하니 지금은 또 아무렇지 않았다.
“야, 이놈아! 이제 초기 자금 정도는 벌었겠다. 어디 정착해서 대마와 양귀비 재배를 크게 해보자니까! 평생 먹고산다고!”
물론 가스통은 여기서도 골칫덩어리였다.
***
베르그송 상업은행 본점의 지점장 피에르는 며칠간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그의 고민거리는 두 가지였다. 한 명은 은행의 소유주인 베르그송 자작의 딸인 아나이스의 방문이었다.
그녀는 방탕한 부잣집 2세로 유명했다. 은행계에서 철혈로 유명한 그 베르그송 자작도 자식 앞에서는 한 없이 물러졌다. 그녀가 집안의 돈을 물처럼 쓰고 있는데도 별다른 제지를 못 하는 것이다.
물론 그거야 그 집안 문제이니 그들 알아서 하면 됐다. 진짜 문제는 그녀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은행의 지점장들에게 돈을 꾸고 다닌다는 것이었다. 만약 그녀의 요청을 거절하면 그녀는 바로 아빠에게 연락해 지점장을 해고하라고 떼를 썼다.
아직 은행의 소유주와 경영자 간의 선이 명확하게 그어지지 않은 시절이었다. 베르그송 자작의 한마디면 지점장 한 명 바뀌는 것 정도야 일도 아니었다.
그래서 지점장들은 그녀가 요청을 해오면 피눈물을 삼키며 돈을 대출해 주곤 했다. 그리고 그녀는 그 돈을 가지고 몇 달 잘 놀다가 또 다른 지역으로 가서 비슷한 일을 벌였다.
피에르는 본점의 지점장인 데다가 베르그송 자작과 사석에서 형 동생 하는 사이였다. 다른 지점장들보다는 끗발이 높았다. 아나이스도 함부로 그를 압박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작전을 바꿨다. 이 지역에 도착한 그녀는 그의 집에 며칠만 머물겠다고 하더니 그의 딸을 인질로 데리고 가버렸다.
물론 명목상으로는 이 지역 명소들을 구경하고 여러 명문가의 자제들과 어울리는 자리에 아나이스가 그녀를 초청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들른다고 한 명소들은 죄다 부잣집 자제들이 흥청망청 돈을 쓰고 노는 것이었고, 그녀가 만난다는 사람들도 모두 망나니로 소문난 자들이었다.
그런 곳에 갔다간 그들이 순진한 피에르의 딸을 어떻게 망쳐 놓을지 몰랐다. 이는 피에르가 딸을 애지중지한다는 것을 알고 아나이스가 계획적으로 저지른 일이었다. 그는 한숨을 내쉬며 그녀가 보내온 편지를 구겼다.
그녀의 요구는 명확했다. 딸이 험한 꼴을 당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으면 돈을 내놓으라는 것이었다. 총만 안 들었지 이건 협박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범죄로 고발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딸은 자기 의지로 그녀를 따라나섰고, 무슨 일이 벌어진다고 해도 그들은 그냥 젊은이들끼리 즐겁게 놀았을 뿐이라고 할 것이다. 아나이스가 어울린다는 인간들 모두 잘나가는 집안 자제들이었다. 고발은 힘들었다.
‘빌어먹을 년.’
피에르는 오늘 은행을 찾아오겠다는 그녀의 통보에 그러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짓을 저질러놓고 자신을 삼촌이라고 부르는 그녀의 뻔뻔함에 치가 떨렸다.
그런 와중에 현상금 사냥꾼 한 무리가 찾아와 그를 닦달하고 있으니, 그는 스트레스로 쓰러질 것만 같았다. 자칭 ‘검은 복면들 추적대’라고 불리는 자들이었다. 그들은 조만간 이 은행이 검은 복면들이라는 흉악한 도적단에게 습격당할지 모른다며 자신들을 이곳에 주둔시켜 달라고 떼를 써댔다.
“저희는 이미 한 차례 놈들과 겨뤄 봤습니다. 저희라면 놈들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들이 그저 그런 뜨내기들이었다면 그들은 피에르의 얼굴도 보지 못하고 쫓겨났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 한 명 한 명의 내력이 만만치 않았다.
무리의 리더인 이반은 공화국 보안국의 감찰관 자리에 있던 사람이었고, 키아라라는 여자는 붉은 연꽃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큰 보석상의 후계자였다.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도 각자 분야에서 꽤 이름을 날린 자들이었다.
하지만 피에르는 이곳의 지점장으로서 그들의 제안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검은 복면단에 대해서는 그도 들은 바 있었다. 사람 목숨도 아무렇게 뺏는 흉악한 자들이라 들었다.
그런 놈들이 이 은행을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 손님들이 은행의 방문을 꺼릴 게 분명했다. 게다가 상업은행 본점 정도 되면 단순히 예금만 보관하고 있는 게 아니었다. 온갖 귀금속에 무기명 채권, 중요한 문서, 탈세용 미술품까지 있었다. 만약 도적단에 대한 소문이 돈다면 그런 것들을 찾아가겠다고 손님들이 몰려들지 몰랐다.
그러면 은행으로서 대량의 고객을 잃게 되고 그의 경력도 끝장이었다. 지점장 자리에서 쫓겨날지도 몰랐다. 그것만은 막아야 했다.
“정말 그들이 우리 은행을 노리는 게 맞습니까?”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정보망에 그들이 이 근방을 조사하고 있다는 게 걸려들었습니다. 이 지역에서 그들이 노릴 만한 곳은 총 3곳입니다. 소노라 호텔, 크리스티앙 미술관, 그리고 이곳이죠. 개인적으로 저는 이곳이 가장 확률이 높다고 봅니다.”
“그러면 다른 두 곳에도 같은 제안을 한 겁니까?”
“네 거기는 흔쾌히 요청을 받아주었습니다.”
그야 호텔이나 미술관은 관광객들로 먹고살기 때문이다. 자진해서 경비까지 서준다니 쌍수를 들고 환영했을 것이다. 그들은 오히려 검은 복면단이 자신들을 노린다는 것을 은근히 선전할지도 몰랐다.
그러나 은행은 신용이 중요했다. 그들과는 처지가 달랐다.
그들이 100% 이곳을 노린다면 피에르도 그들의 제안을 고려해 봤을 것이다. 그러나 3곳 중 하나라면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게다가 확실한 정보도 아니고 그냥 그럴지도 모른다는 것 아닌가. 그것만으로 고객들의 이탈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르는 모험을 할 수 없었다.
“아무래도 어렵겠군요. 헤아려 주시길 바랍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저희는 소노라 호텔에 머무르고 있을 테니, 뭔가 일이 생기면 연락해 주시길 바랍니다. 바로 달려 올 테니.”
그렇게 그들을 떠나보낸 게 어제 일이었다. 그리고 오늘. 아나이스가 막 은행을 방문했다는 소식을 부하 직원이 전해왔을 때, 그는 아래층에서 소란이 이는 것을 들었다.
무슨 일인가 싶어 그가 지점장실 창문을 통해 아래층을 내려다봤을 때, 사건이 터졌다. 갑작스러운 총소리와 함께 검은 복면을 쓴 무리가 은행 안에 들이닥친 것이다.
Han pasado 84 añ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