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Necromancer In The Post-Apocalyptic Zombie World RAW novel - Chapter (1)
좀비세상 속 사령술사가 되었다 1화(1/98)
“이 새끼는 매번 눈빛이 건방져!”
━퍼억!
단단한 전투화를 신은 발을 무참하게 휘두르며 내 복부를 걷어찼다.
그 발길질에는 나를 같은 사람으로 인식하는 감정이 조금도 없었다.
느껴지는 취급은 식량을 축내는 가축 정도.
이 새끼는 이렇게 해도 괜찮다는 듯 일방적인 구타가 이어졌다.
“커헉!”
복부를 걷어차이자 익숙한 통증과 함께 숨이 터져 나왔다.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이놈 내일 1층 창고 정리해야 하지 않습니까.”
“후우, 이 새끼만 아니었어도 그 여대생이랑 한 번 할 수 있었는데. 퉤.”
거칠게 내뱉은 침이 내 머리 위로 떨어졌다.
고통과 분노에 주먹이 움켜쥐어지지만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흐릿한 시야에 녀석들이 들고 있는 총기류.
K2 돌격 소총.
조금 전부터 나를 구석에 몰아넣고 무참히 구타하던 놈들은 대한민국 육군이었던 놈들이다.
박성호 병장과 최희재 상병.
놈들은 속이 시원해질 때까지 나를 구타하고 터덜터덜 자리를 이동했다.
“…개 씨발 새끼들.”
놈들 앞에서는 할 수 없었던 욕을 내뱉었다.
하지만 고작 그 정도로는 가슴에 차오른 울분을 해소하기엔 부족하다.
마음 같아서는 이곳에서 도망쳐 저놈들과는 영원히 상종하지 않고 싶지만.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근처 창가로 향했다.
“뒤지더라도 편하게 뒤졌으면 좋겠네….”
나는 푸르고 맑은 하늘을 바라보다 시선을 조금 내려 기숙사 건물의 담장 건너를 바라봤다.
그곳에는 사람이 잔뜩 있었다.
다들 오늘도 힘차게 하루를 보내는 중이다.
-우, 어, 어어어….
가장 가까이에 있는 양복 입은 남자의 목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아저씨도 살기 좆같으셨죠?”
팬데믹이 터지기 전에는 회사의 노예였을 남자를 바라보며 현재 생존 그룹의 노예로 사는 내가 하소연하듯 말을 걸었다.
하지만 아저씨는 비틀거리며 앞을 걸어갈 뿐.
이쪽에 눈길조차도 주지 않는다.
세상은 망했다.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말이다.
하늘은 이렇게 맑고 화창한데.
인류는 좆된 것이다.
“씨발 좀비 새끼들….”
나는 이 모든 일의 원흉들을 바라보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 。 。
“배식 나누겠습니다. 다들 줄 서주십시오.”
식량이 담긴 박스를 들고 소리 내어 우리를 부르는 유재욱 이병.
그의 목소리에 근처에서 작업을 하던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나도 오늘 맡은 일인 창고의 정리를 마치고 땀을 닦으며 줄의 맨 뒤에 섰다.
사람이 점점 빠져나간 줄은 곧 내 순서까지 도달했고 나는 손을 내밀어 오늘치 식량을 넘겨받았다.
참치캔 하나.
주변을 둘러보니 다른 그룹원들은 각자 건빵 봉지나 비스킷 등의 다른 식량을 더 가지고 있었다.
“뭘 꼬라봐. 그거 들고 안 꺼져?”
내 시선에 정색을 한 유재욱 이병이 곧바로 발을 움직였다.
━퍼억.
“크윽….”
군화에 얻어맞은 정강이에 통증이 오르자 나는 눈을 내리고 비틀거리며 구석으로 걸어갔다.
‘이병 새끼 주제에.’
자기가 선임에게 배운 걸 그대로 써먹는 좆같은 놈이다.
나는 바닥에 주저앉아 참치캔의 뚜껑을 따고 내용물을 먹기 시작했다.
그룹원들 중에서도 노동량이 가장 많은 내가 먹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식량.
주변을 둘러봐도 다들 시선을 피하며 자신의 식량을 먹기 시작했다.
내가 보기에는 좆같은 군인 새끼들이나 침묵하는 생존자 새끼들 전부 똑같은 놈들이다.
그저 자기 목숨만 부지하면 되는 개돼지 같은 놈들.
그때 누군가 나에게 조심히 다가왔다.
“서호야, 그걸로 괜찮아? 혹시 괜찮으면 이거 먹을래?”
다가온 사람은 갈색 머리카락의 장발을 쓸어넘기며 눈 밑의 점이 특징인 채수아였다.
그녀는 상냥하게 미소 지으며 자신이 받은 초코바를 건네준다.
“…됐어, 네가 받은 거잖아.”
“나는 별로 일을 안 해서 좀 덜 먹어도 돼. 괜찮으니까 이것도 먹어.”
그러더니 억지로 내 손에 초코바를 쥐어주었다.
순간 부드러운 그녀의 손이 느껴져 가슴이 뛰었다.
이 그룹에서 몇 안 되는 내게 친절한 사람.
채수아는 팬데믹이 터지기 전에는 같은 대학의 같은 과인 동급생이었다.
나이는 24살. 나와 동갑이다.
‘역시 상냥해.’
그녀는 대학 시절부터 과대를 맡으며 겉도는 친구를 도와주는 등 친절한 사람이었다.
“혹시 뭔가 필요한 거 있으면 나한테 꼭 얘기해줘.”
채수아는 슬쩍 고개를 숙이며 나와 눈을 마주쳤다.
바닥에 주저앉은 나에게 몸을 숙이다 보니 D컵 정도 돼 보이는 가슴의 골이 늘어진 티셔츠 사이로 엿보였다.
순간 그곳에 시선이 간 나는 다급하게 눈을 피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
“뭘, 매번 고생하는 너한테 내가 더 고맙지.”
미소 짓는 채수아.
이런 상냥하고 친절한 그녀, 거기다 얼굴과 몸매는 학교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미인이다.
당연히 그런 그녀를 나도 남몰래 마음에 품고 있다.
이른바 짝사랑이라는 것.
그렇기에 노예처럼 부려지며 바보같이 소외된 내 모습을 그녀에게 보이는 게 부끄러웠다.
“채수아 씨! 중대장님이 찾으십니다!”
“아, 네! 금방 갈게요!”
곧 멀리서 부르는 어느 병사의 부름에 그녀는 손을 흔들며 자리를 벗어났다.
그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며 나는 손에 쥐어진 초코바를 뜯었다.
‘그래, 이렇게 고생하는 것도 수아를 돕는 거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하며 오늘 하루도 버틴다.
아직 굶주린 입이 초코바를 물었다.
달콤한 초코향과 고소한 아몬드가 씹히며 입안 가득 초콜릿의 맛으로 가득 찼다.
‘…치킨 먹고 싶다.’
하지만 최근 배부르게 먹은 적이 없기에 그 정도로는 굶주림을 채울 수 없었다.
그저 살아남을 칼로리를 섭취할 뿐.
그래도 소중한 초코바이기에 깨작깨작 아껴 먹으며 조금씩 음미했다.
“야, 이서호.”
그때 또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부르며 다가온다.
“어, 우왓!”
“받아, 어제 뒤뜰에서 주운 거야.”
고개를 들자 눈앞으로 날아오는 단단한 무언가.
순간 반사적으로 그걸 받아 드니 손에 들린 것은 에너지 드링크였다.
“혹시 배 많이 고프면 말해. 뭐라도 찾아볼 테니까.”
날카로운 눈매의 여학생.
검은 히메컷 스타일의 머리카락이 특징적이고 무엇보다 한국인 같지 않은 볼륨감에 나도 모르게 시선이 갔다.
후드가 달린 바람막이.
열려 있는 지퍼 안쪽에 보이는 검은 티셔츠.
분명 가릴 것은 전부 가렸지만 그래도 숨길 수 없는 커다란 가슴에 나도 모르게 멍하니 바라봤다.
아마 G컵 정도 될 것이다.
“야, 괜찮아? …왜 그렇게 멍하게 있어?”
“아, 미안…. 조금 지쳐서.”
나는 곧바로 시선을 피하며 대답했다.
류다희.
채수아와 마찬가지로 팬데믹 이전에는 같은 과에서 수업을 듣던 학생이다.
나이는 나와 동갑인 24살.
팬데믹 이전에는 말 한번 섞어본 적 없는 그녀지만 모종의 사건으로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주고 있다.
그녀도 이 그룹에서 내게 친절한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명.
“힘들면 말해.”
“어, 고마워.”
용건을 마친 그녀는 손을 흔들며 자리를 떠나갔다.
‘하긴, 자기 친구를 구해준 놈인데 친절하겠지.’
류다희의 친구는 엄밀히 따지면 내가 이 그룹의 노예가 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대략적인 상황은 이러했다.
류다희는 대학교에서도 남들과 두루 지내지 않고 소수의 가까운 사람들과만 친하게 지냈다.
그런 친구 중 한 명.
한모아라는 소심하고 겁이 많은 조그마한 여자아이.
그녀도 현재 이 기숙사에 몸을 숨기며 생존하는 같은 그룹원이다.
그리고 그런 한모아가 어느 날 서일수 중사와 그 일행들에게 덮쳐지는 순간을 내가 목격한 것.
나는 아무런 생각도 하지 못하고 달려들어 그들을 막아섰다.
이후 군인들의 눈에 찍힌 나는 최대한 힘들고 위험한 일만 받으며 배식도 좆만하게 받게 된 것이다.
‘씨발 새끼들, 좆집도 있으면서….’
“아앙…! 하읏…! …후훗, 박병장님 오늘 으흣, 너무 격렬한데…?”
“닥쳐 걸레년아. 다물고 보지나 잘 쪼아봐.”
“하으응…!”
식사를 마친 나는 복도를 걷던 중 어느 방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췄다.
들려오는 것은 당연히 남녀가 섹스를 하는 소리다.
목소리를 들어보니 안에 있는 것은 박성호 병장과 신주하.
‘성욕도 제대로 풀면서 여자를 왜 덮치는 거야. 미친 새끼들.’
아무리 세상이 망하고 살기 어려운 상황이라지만.
그래도 애꿎은 여학생을 덮치는 건 용서할 수 없는 것이다.
그것도 제대로 된 창녀가 있는 상황에.
신주하.
나이는 25살.
같은 과에 다니던 여학생으로 팬데믹 이전에도 과에서 보지를 잘 벌리기로 유명한 여자였다.
그런 그녀는 강해석 대위 일행이 나타난 뒤 그들에게 다리를 벌리며 안전한 위치를 잡았다.
배식도 하루 종일 일하는 나보다 더 받는다.
‘…씨발.’
이런 상황이니 더더욱 내 처지가 억울하고 분노가 치밀어올랐다.
같은 과에 얼굴을 마주하던 여학생이 덮쳐지는 상황이었다.
그걸 막았다는 이유로 이런 취급을 받는다고?
게다가 군인 놈들 말고도 이전부터 함께 힘을 합치던 같은 과의 녀석들도 나에게 등을 돌리고 외면했다.
하나같이 자기 몸만 챙기는 쓰레기들이다.
‘이대로 가다간 언젠간 죽겠지.’
굶어 죽든, 구타를 당해 죽든, 좀비에게 물려서 죽든.
나의 생존률은 지금 현저히 낮았다.
당장에도 배가 고파서 움직이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그런 나에게도 작은 희망이 남아있었다.
━똑, 똑똑.
늦은 밤.
다들 하루일과를 마치고 잠이 드는 시간에 나는 기숙사 301호의 문을 두드렸다.
정해진 패턴으로 문을 두드리자 끼이익, 하고 조심히 문이 열렸다.
내 얼굴을 확인한 사람은 웃으며 나를 방 안에 들여보내 주었다.
“왔나, 서호 군. 본 사람은 없지?”
안에는 몇 명의 남자들이 있었다.
다들 강해석 대위가 찾아오기 전 이 기숙사에서 함께 생존하던 그룹원들이었다.
그중 중심에 있는 남자.
이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그는 대학의 의학과의 교수를 맡던 사람이다.
이름은 이상운.
나이는 40세 정도다.
“다들 알고 있겠지만 실행하는 건 이틀 뒤 새벽이다.”
강해석 대위가 우리 그룹을 만나기 전까지는 우리들을 이끌던 리더격의 남자.
여기 모인 이들은 현재 우리를 이끄는 군인들에게 반기를 가진 사람들이다.
“탐색조가 건물을 떠나고 해가 지면 탄약고에 숨어 들어간다. 서호 군. 열쇠는?”
“챙겨뒀습니다.”
나는 낮에 일을 하며 맡은 열쇠를 꺼내 들어 보였다.
이 열쇠는 군인들의 총기와 탄약이 보관된 창고의 열쇠.
원래라면 김석호 일병이 가지고 있어야 할 열쇠지만 창고 정리를 시키며 나에게 던져두고 잊은 물건이다.
어차피 며칠은 정리를 계속해야 하기에 한동안은 내 손에 있을 열쇠.
“좋아, 총기를 얻고 나면 곧바로 강해석의 방으로 향한다. 방심한 사이 놈부터 죽이는 거야.”
이상운 교수의 눈이 차갑게 빛나고 있었다.
우리는 지금 쿠데타를 계획 중이다.
처리할 목표는 현재 우리를 지배 중인 군인 무리.
그들은 처음부터 우리와 함께하던 생존자들이 아니다.
처음 좀비 사태가 터졌을 때 이 기숙사에 있던 건 같은 과의 학생들과 몇 명의 외부인. 그리고 이상운 교수가 전부였다.
그렇게 우리가 힘을 합쳐 구조대를 기다리던 중 식량이 점점 떨어져 갔고.
그때 우리에게 찾아온 것이 강해석 대위였다.
놈은 좀비 사태에서 몸을 보호할 거점이 필요했고 그가 보기에는 이 기숙사가 아주 알맞았던 모양이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식량을 나눠주는 등 꽤 친절했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놈들의 행동은 난폭해졌다.
어느 순간부터 군인들은 귀족, 우리는 그들의 말에 따르는 노예처럼 변해갔다.
다행히 여학생들의 경우 강한 반발과 신주하라는 창녀의 존재 덕분에 여학생이 덮쳐지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그것도 조만간이겠지.
그렇기에 우리는 반란을 준비하는 것이다.
‘나한테는 이놈들도 다를 거 없지만.’
사실 나는 군인들도 군인이지만 같은 동료였던 내가 최하위 노비가 되어 고통받는 것을 외면한 이놈들도 비슷한 놈들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힘을 합쳐 군인을 몰아내면 지금보다는 삶이 나아질 것이기에 그들을 돕기로 했다.
그들에게 탄약고의 열쇠를 쉽게 얻을 수 있는 나는 꼭 필요한 존재니까.
그때 다른 남자가 손을 들어 말을 꺼냈다.
“저기, 교수님. 말씀드릴 게 있는데 괜찮을까요?”
“뭔가.”
“추가로 함께하고 싶다는 인원이 있습니다.”
함께하고 싶다고?
이제 곧 작전 실행일이 다 돼가는데 갑자기 추가인원이라니.
의문이 드는 와중에 문이 열리고 조심히 누군가가 방에 들어왔다.
“수, 수아?”
“안녕하세요. 저도 꼭 돕고 싶어서요.”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채수아였다.
“오오, 수아라면 얼마든지 환영이지. 자, 여기에 앉게.”
그녀의 친절함을 잘 아는 교수도 두 팔 벌려 그녀를 환영했다.
확실히 남을 배려하고 누군가를 돕기를 좋아하는 채수아.
그녀가 보기에도 군인들의 행동은 점점 선을 넘어가기 시작했나 보다.
같은 여학생들도 슬슬 위험해지는 상황이니 그녀도 무언가 돕기 위해 나서는 것이 이해가 간다.
나는 슬쩍 그녀를 바라보았다.
싱긋.
눈이 마주친 채수아는 상냥하게 미소 지었다.
이후 새롭게 참가한 채수아에게 우리의 작전을 설명한 뒤에 각자가 맡을 일을 정한 뒤 모임은 해산했다.
‘수아까지 참전하다니, 믿음직해.’
그녀의 도움은 우리 일행에게 큰 도움이 된다.
그녀의 친절한 성격은 기존 기숙사 그룹원 뿐만 아니라 군인 그룹 놈들에게도 인정받기 때문.
아마 그녀가 하는 말이라면 놈들도 별다른 의심 없이 믿을 것이다.
그렇기에 채수아가 작전 당일 경계 임무를 받는 군인들에게 다가가 강해석 대위가 오늘은 휴식하라고 명령을 내렸다고 전하는 거다.
그렇게 식량 창고에 있는 술을 넘겨준다.
그러면 강해석을 처리한 뒤 남아있는 잔당 군인을 우리가 처리한다.
이후 탐색을 위해 기숙사를 나간 군인들이 돌아오면 우리는 문을 열지 않고 그들이 좀비의 밥이 되도록 기다릴 뿐.
단순하지만 깔끔한 작전이었다.
‘조금만 버티면 이 좆같은 상황도 끝난다.’
나는 굶주린 배를 잡으며 곧 되찾을 희망을 바라보았다.
군인 놈들이 전부 처리되면 남은 식량에도 여유가 생긴다.
그럼 당장에 배는 채울 수 있을 것이다.
.
.
그리고 다음 날이 되었다.
해가 뜨기 시작하는 아침.
다른 사람들은 아직 잠에서 깨지 않았지만 나는 군인 놈들의 명령으로 아침부터 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아침에 처리하는 것은 주로 빨래나 청소.
‘좀비 사태에 깔끔떨기는….’
하지만 곧 뒤질 놈들이니 나는 흥겹게 놈들의 세탁물을 모아 빨랫감을 들고 갔다.
빨랫감에는 기존 일반인 그룹원들의 빨래도 들어있다.
노예처럼 내가 세탁을 해주니 거리낌 없이 세탁물을 맡기는 것이다.
자기들이 직접 해도 괜찮은 노동이지만.
이 그룹의 가장 밑바닥인 나에게 전부 짬처리했다.
‘저 새끼들도 군인 놈들이랑 다를 거 없어.’
같이 동거동락하며 목숨을 걸고 살아남은 동료인데 힘 있는 놈들이 하대한다고 자기들도 거기에 편승한다.
내 입장에서는 군인 놈들뿐만 아니라 눈을 감고 입을 닫은 놈들도 다 똑같은 개자식들.
그나마 채수아나 류다희의 경우 자신의 빨래나 자신의 일감은 전부 직접 해결한다.
내가 덮쳐지는 걸 도와준 한모아도 은혜를 입어서인지 류다희와 같은 입장이다.
그 셋을 제외하면 전부 쓰레기.
다 언젠가는 고통스럽게 뒤졌으면 좋겠다.
‘…그래도 참자.’
조금만 기다리면 그중 군인 새끼들은 죽을 것이니 가슴 속의 분노는 조금 잠잠해졌다.
그렇게 마지막으로 강해석 대위의 빨랫감을 가지러 5층의 가장 넓은 방으로 향했다.
그곳은 바로 506호.
그 문 앞에 도착한 때였다.
“아응…! 하아, 하으읏!”
삐걱, 삐걱, 삐걱.
‘…이 소리는.’
야릇하게 들려오는 신음소리와 침대가 흔들리는 소리.
그리고 희미하게 살끼리 부딪히는 소리도 들려온다.
찌걱, 찌걱.
‘아침부터 좆 놀리느라 수고가 많으시네.’
떡치는 소리는 익숙하다.
강해석 대위는 이 그룹을 이끄는 리더에 남자이기도 하니 여자를 데려다가 섹스를 하는 건 당연한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대수롭지 않게 소리를 들으며 빨랫감을 담았다.
그때 순간 손이 멈칫했다.
‘…신주하는 지금 자고 있었는데.’
빨래들을 걷으며 신주하의 방에 갔을 때 분명 그녀의 숨소리가 들려왔다.
곤히 자고있는 소리였다.
‘…그럼 안에 있는 건 누구지?’
우리 그룹에서 보지를 벌리는 건 내가 알기로 신주하가 유일하다.
그룹의 최하위 노예라는 것은 각종 잡일을 도맡아 하다 보니 그룹 내의 구조에 빠삭했다.
다른 여자들은 몸을 섞는 것을 극도로 꺼려했다.
이런 좀비 사태에 임신이라도 했다간 죽는 것이 당연하기에.
목숨이 여러 개거나 생각이 없는 게 아니라면 그리 쉽게 보지를 벌리지 않는다.
그렇기에 나는 지금 안에서 강해석과 떡을 치는 사람이 누구인지 의문이었다.
조용히 문으로 다가가 귀를 기울인다.
“하윽, 아앙! 대, 대위 님…! 좋아, 하읏! 대위님 자지 너무 좋아요오…!”
삐걱, 삐걱.
‘…익숙한 목소리인데.’
그러자 천박한 말을 내뱉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보지에 열렬히 박히는 중이라 목소리가 상기되어있어 곧바로 누구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유심히 목소리를 듣던 나는 곧 충격에 머리가 새하얘졌다.
“좋냐? 어? 자지가 그렇게 좋아? 이 걸레 같은 년아!”
찌걱, 찌걱.
“하으읏!! 좋아요! 대위님 자지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 아읏! 더, 하아, 더 박아주세요!”
“좋아, 그럼 보지 더 꽉 조여! 안에 싸질러 줄 테니까!”
“네…! 하응! 주세요! 음란한 수아 보지에 좆물 싸주세요오…!!”
나는 문에 귀를 붙인 채 몸이 굳어버렸다.
안에서 강해석의 자지에 박히며 걸레처럼 신음을 내는 여자가 누구인지 알아버렸다.
그건 바로 채수아.
내가 짝사랑하던 여자.
그녀는 강해석 대위의 좆집이었다.
그 충격에 정신이 멍해지는 것도 잠시.
“아, …안 돼.”
나는 어제 그녀가 우리에게서 무엇을 들었는지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