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Necromancer In The Post-Apocalyptic Zombie World RAW novel - Chapter (102)
좀비세상 속 사령술사가 되었다 102화(102/162)
이서호와의 내기.
그것은 열 명의 생존자 중 단 하나라도 K중학교로 데려가는 것.
몇 명이 죽어도 상관없으며 그저 한 명만이라도 중학교로 데려가면 김태영의 승리.
물론 그런 내기를 떠나 자신이 구한 생존자를 김태영은 책임지고 원래 그룹과 합류하려 했지만.
김태영은 현재 상당한 곤란을 겪고 있었다.
그중 가장 큰 문제는.
생존자들의 불만.
그리고 그 불만의 화살이 자신을 향하는 것.
“추워….”
“남은 식량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지?”
“…주차장에서는 적어도 밥걱정은 안 했는데.”
그들은 이동하는 도중 사소한 불만을 숨김없이 내뱉었다.
마치 어째서 자신들을 주차장에서 데려왔냐는 듯.
‘아무리 그래도 알몸에 정조대 차림보다는 훨씬 좋은 거 아닌가?’
김태영은 그 부분이 의문이었다.
자신이 봤던 주차장의 그들의 모습은 사람이 사는 모습이 아니었다.
이서호의 존재만으로 두려움에 떨며.
추우면서도 옷 하나 요구하지 못하는 처지.
그리고 주는 대로 받아먹는 가축 같은 환경.
지금 그들은 인간적인 삶을 향해 나아가는 중이었다.
그 과정에서 겪는 고통을 어째서 감내하지 못하는 걸까.
그렇게 일행이 고립된 빌딩 6층 안에서 김태영은 홀로 고립되어 있었다.
그런 그에게.
“고생하는군.”
의학과 교수라고 소개했던 이상운이 다가왔다.
그리고 김태영은 다가온 이상운을 흘겨본 뒤 무심하게 얘기했다.
“선생님은 불만이 없으신가요?”
그 말을 들은 이상운은 피식 웃으며 김태영의 옆에 앉았다.
“글쎄, 아직 불만을 가지긴 이르지 않을까 싶은데.”
뜻밖의 대답이었다.
김태영은 이상운도 저들과 똑같은 인간이라 생각했기에.
당연히 자신에게 불만을 가졌을 줄 알았다.
“그럼 저 사람들은 대체 왜 저러는 거죠? 아무리 생각해도 주차장에서 받던 취급에 비하면 지금이 훨씬 희망적이지 않나요?”
그나마 말이 통할 것 같은 사람을 마주하자 김태영은 가슴 속에 담았던 불만을 이상운에게 토로했다.
그리고 이상운은 김태영의 말에 멀리 떨어져 중얼거리는 생존자들을 바라봤다.
“저 사람들은 …쭉 우리 안에 갇혀있었으니까.”
“……우리요?”
“처음부터 목숨을 걸고 도전하기보단,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틀어박히는 걸 선택했으니까.”
“무슨 얘기를 하시는 건지 잘….”
“하하, 미안하군. 쉽게 말해서 살려고 발버둥 쳐본 적 없는 사람들이란 얘기야.”
“그럼 대체 좀비가 나타난 이후에 어떻게 살아남은 거죠?”
“…간단해. 나도 저들도 안전한 장소에 몸을 숨기는 걸 선택했지. 식량과 물이 떨어져도.”
“…그렇게 지금까지 살아남았다고요?”
김태영은 이해할 수 없었다.
물론 그 마음은 이해한다.
사람을 뜯어먹는 좀비란 두려운 존재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틀어박혀선 결국 굶어 죽었을 텐데.
“신이 도운 건지. 아님, 고통을 더 받으라는 건지. 신기하게 도와주러 온 사람이 계속 나타나더군. 처음에는 군인들이었지.”
“…그 다음이 이서호였군요.”
기숙사의 군인들에 대한 얘기는 얼핏 들은 기억이 있었다.
이후 복수를 위해 이서호가 군인들을 제압했고.
그 뒤부터 주차장에서 그런 신세로 지냈다는 걸.
이상운은 사람들을 향해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며 말을 이어갔다.
“지금껏 저들에게 나타난 사람은 모두 자신에게 복종을 요구하며 목숨을 보장해줬어. 그러니까 자네같이 함께 목숨 걸고 맞서 싸우자는 리더는 처음인 거야.”
“…….”
김태영은 이상운의 말에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군인과 이서호.
지배하고 생존을 약속한 지배자들.
두 경우 모두 불합리한 생활을 겪었지만 결국 살아남았기에 저들은 불만이 없었다.
내일도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있으니.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지금 당장 빌딩의 1층만 하더라도 좀비투성이.
김태영을 따랐다간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
“…그렇군요.”
그제야 김태영은 저들의 생각을 알 것 같았다.
이해하고 받아들인 건 아니지만, 어째서 불만투성이인지는 깨달았다.
그리고.
문제의 이유를 깨달았다면 분명 풀어낼 답도 있다.
김태영은 언제나 그런 식으로 역경을 헤쳐왔기에.
“좋아요, 알겠습니다.”
“…응? 알겠다니, 뭘 말인가?”
의문스럽게 바라보는 이상운에게 김태영은 자신있게 미소 지었다.
조금 전까지 침울하던 얼굴과는 전혀 다른 모습.
“여길 빠져나갈 방법이요.”
이후 김태영은 일행 중 가장 의지할 수 있을 이상운에게 계획을 전했다.
“자네, …진심인가?”
“네, 전에도 비슷한 일 해봤거든요.”
“아니,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상운은 김태영이 제정신인지 의심스러운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저 좀비 떼를 혼자서 유인하겠다고?”
“네, 그 사이에 선생님은 일행들이랑 빠져나가서 이동해주세요. 영화관 옆 목적지에서 합류하겠습니다.”
작전은 심플했다.
하지만 심플하기에.
“자네, …그러다 죽을 수도 있네.”
위험하다.
상식적으로 빌딩 로비에만 수십 마리의 좀비, 건물 밖에는 보이는 것 이상의 좀비가 있을 테니.
그 대부분의 좀비를 유인한다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김태영은 긴장했지만 자신있는 얼굴로 총기를 들어 보였다.
“위험하면 도망칠 겁니다. 이 정도 탄약이면 그 정도는 가능하겠죠.”
김태영은 진심으로 해낼 생각이었다.
지금까지 기존 동료들과도 이런 식으로 역경을 이겨냈으니.
일행이 달라도 방법이 다를 필요는 없다.
‘저들이 지금껏 안전한 지배자 아래에서 희망을 찾았다면, …이번엔 내가 역경을 이겨내는 리더를 보여주겠어.’
김태영은 희망을 잃지 않은.
특유의 강인한 눈빛으로 사람들을 바라봤다.
。 。 。
“어이, 진짜 괜찮은 거 맞아…?”
“아무리 그래도 저건 너무 많다고….”
김태영의 작전을 들은 일행들은 모두 불안한 눈으로 김태영을 바라봤다.
김태영의 일행은 매번 내려왔다가 돌아가길 반복한 비상계단에 대기 중이었다.
“타이밍은 선생님이 판단해주세요.”
“알겠네. 그런데 자네는….”
“저는 그저 영화관 쪽 건물에서 합류. 만약 하루가 지나도 오지 않으면…. 편하게 결정해주세요.”
“그러지….”
모두 김태영의 성공을 상상하지 못하는 얼굴이었다.
그는 실패할 것이다.
그런 어두운 눈동자가 김태영을 주시했다.
하지만.
‘……할 수 있어.’
김태영은 스스로를 믿었다.
그리고 상상한다.
이들을 안전하게 중학교로 데려가 다시 그곳 일행과 함께 행복한 미래를 향해가는.
행복한 자신의 모습을.
“스으읍….”
김태영은 눈을 감고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번뜩.
“으아아아아아⎯!!”
일부러 소리를 지르며 앞으로 달려나갔다.
“으, 어어, 어어….”
“끼윽, 끼윽, 끄으윽…!”
“끼아아아아악…!!”
그러자 로비에 모여있던 좀비들은 모두 김태영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빠르게 지나치는 수십의 좀비들.
김태영은 1층 로비를 달리며 오로지 한 곳.
로비의 입구만을 바라보며 달렸다.
그리고 날렵하게 움직인 그는 금방 입구에 도달했고.
‘좋아! 이제 나가면…!’
철컹.
“……어?”
잠겨 있는 문에 가로막혔다.
“으어어어어…!”
“끄억, 끄어어억…!”
뒤로는 좀비들이 다가오는 상황.
앞은 출구라 생각했던 문이 잠겨 있었다.
“으아아…! 저 병신새끼! 내 저럴 줄…!”
그 모습에 비상구에 있던 사람들 모두 그의 죽음을 예상했지만.
김태영은 당황하지 않고.
철컥.
메고 있던 K-2 소총을 장전하고.
타앙⎯!!
한 발을 유리문에 격발했다.
그러자 유리는 날카로운 소음과 함께 깨지며 입구를 만들었다.
“좋아! 이쪽이다아아아⎯!!”
막힌 문을 통과한 김태영은 다시 거침없이 달리며 빌딩 앞 도로 가운데에 섰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쪽이다, 이 시체 새끼들아아아아⎯!!”
일부러 큰 소리와 함께 주변의 좀비들을 끌어모았다.
‘됐어…!’
그러자 몰려오는 수십, 수백의 좀비 떼.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리는 그 압도적인 물량을 눈앞에 두고 김태영은 미소지었다.
두렵지 않다.
자신은 결국 성공할 것이니까.
“선생니이임!! 부탁합니다아아⎯!!”
그리고 김태영은 몸을 돌려 일행의 목적지와 반대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 결과.
좀비로 가득하던 빌딩 로비는 어느새 한 마리도 남김 없이 텅 비어버렸다.
“저 새끼….”
“진짜 해냈어….”
믿기지 않는 풍경에 비상구의 사람들은 멍하니 텅 빈 공간을 바라봤다.
물론 김태영이 살아 돌아오는 것이 작전의 성공이다.
하지만 진짜 모든 좀비를 이끌고 자신들의 활로를 열어주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믿기 어려운 일이었다.
특히나.
지금껏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누군가의 가축으로만 살았던 그들에게는.
도저히 믿기 힘든 결과였다.
“자, 머뭇거리지 말고 우리도 가세. 태영군이 만든 기회를 놓쳐선 안 돼!”
그리고 이상운은 다급히 일행들을 이끌고 비상구를 나섰다.
지금 당장은 좀비들이 사라졌지만 언제 낙오된 좀비가 돌아올지 모르기에.
다다다다!
그리고 앞장서는 이상운을 뒤따라 일행들은 다급하게 발을 옮겼다.
도중 몇 마리의 좀비는 마주쳤지만.
그 정도는 남자 몇이 처리할 수 있는 정도.
이후 그들은 문제없이 목적지인 영화관 옆의 작은 사무용 건물에 도착했다.
그날 저녁.
이제는 해가 지평선 밑으로 사라져가는 시간.
하늘은 점점 보랏빛에서 어둠으로 변해가며.
건물 안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은 점점 김태영의 죽음 쪽으로 의견이 쏠리기 시작했다.
“…교수님. 어떻게 할까요. …이서호가 말한 그 중학교로 향할까요?”
“아니….”
이상운은 어두운 창문 밖을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아침까지는 기다려 보지. 그게 계획이니까.”
물론 그 숫자의 좀비를 유인하고 살아남기는 어려웠다.
잠시만 길이 막혀 머뭇거려도 추격해오는 좀비에게 붙잡혀 죽게 되고.
길이라도 잘못 들어 또다른 좀비 떼와 마주친다면 앞뒤로 막힌 상황이니.
이상운도 사실상 김태영의 생환은 포기하고 있었다.
다만, 아침까지 기다리는 것.
그것이 김태영이 내건 계획이었기에.
그러나.
생존자들의 생각과 달리.
끼이익….
“다녀, 왔습니다….”
김태영은 새벽 무렵에 약속장소에 도착했다.
“태영군!”
문을 열고 들어온 김태영에게 이상운과 다른 남자 몇이 달려가 그를 부축해줬다.
김태영은 전신이 상처투성이었다.
‘부러진 곳은 없어 보이지만, …너덜너덜하군. 어지간히 구른 모양이야.’
자잘한 상처나 커다란 멍들만을 봐도.
이상운은 김태영이 어떻게 귀환했는지 머릿속에 그려졌다.
그렇기에 이상운은.
죽을 것이라 믿었던 김태영의 생환에 웃을 수밖에 없었다.
“…하, 하하. 내 생각 이상으로 자넨 미친 사람이군.”
물론 김태영도 그의 말에 전혀 불쾌해하지 않았다.
자신이 한 일은 지금 생각해도 미친 짓이었기에.
그렇기에 김태영도 그저 웃을 뿐이었다.
“예전에도, …비슷한 얘기를 들었죠.”
죽을 고비를 넘기고 무사히 돌아온 상황.
이런 적은 이전에도 몇 번인가 경험했다.
그리고 이번 작전과 가장 비슷했던 경험을 김태영은 떠올렸다.
그건 바로 K중학교 내부에 모여있는 좀비를 유인하던 일.
당시에도 김태영은 나서서 미끼 역할을 자처했다.
‘그런데 그때보다 지금이 더 힘든 것 같기도….’
김태영은 사람들의 부축을 받으며 준비된 자리에 드러누웠다.
‘피곤하다….’
하루 종일 쉬지도 않고 계속해서 달렸으니.
그의 몸은 이미 방전된 상태.
구르고 부딪히고 떨어져도 그는 멈추지 않고 달렸다.
그렇게 지친 김태영은.
문뜩, 중학교에서 좀비를 유인하던 일을 떠올렸다.
그때 처음 만났던 유아라.
중학교에서 희망을 잃었던 그녀가 김태영과 만나고 사정을 들은 뒤 웃으며 그에게 했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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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제정신이 아니네요….’
그 당시의 기억이 떠올랐기에.
김태영은 다친 몸으로 키득거리며 웃었다.
‘아라쌤. …뭐 하고 있을까.’
그렇게 김태영은 첫 번째 고비를 겨우 넘고서.
그리운 유아라를 떠올리며 피곤한 몸으로 눈을 감았다.
그리고.
김태영이 죽음의 도박에서 살아 돌아와 지친 몸으로 잠든 날 밤.
그가 떠올리던 추억 속의 여성.
유아라는.
찔꺽, 찔꺽, 찔꺽.
“앗, 읏, 하읏, 하앙…. 흐읏!”
퍼억, 퍼억, 퍼억.
“아라 씨 보지, 읏, 너무 기분 좋네요….”
“하으응…! 그렇, 게…! 상냥하게 하면…! 나, 처음인데…! 하읏…!”
이서호의 자지에 박히며 커다란 젖가슴을 흔들고 있었다.
‘어쩌다가 …이렇게.’
“흐으읏…♡”
분명 이렇게 될 줄은 몰랐던 유아라는.
이서호의 자지에 박히기까지의 기억을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