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Necromancer In The Post-Apocalyptic Zombie World RAW novel - Chapter (104)
좀비세상 속 사령술사가 되었다 104화(104/162)
유아라는 교실 안을 가득 채운 따듯한 햇빛의 느낌을 받으며 눈을 떴다.
그러자.
“……에.”
그녀는 이서호의 품에 안겨있었다.
그것도 알몸으로.
둘 다 부끄러움도 모른 채 맨살의 감촉을 즐기듯 꼭 붙어 안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 유아라는 어젯밤 격렬했던 순간이 떠올랐다.
‘그, 그러고 나서…. 나도 모르게 잠들었구나.’
이게 지인들에게 듣기만 했던.
섹스의 절정으로 잠들어버리는 경험.
엄청난 쾌락이 머리를 휩쓸고 지나간 뒤 온몸이 이완되며 정신없이 잠들었다.
그리고 눈을 뜨자 전날 몸을 섞던 남자의 품속.
‘…따듯하다.’
유아라는 살면서 처음 느껴보는 충족감을 느꼈다.
그저 안겨있을 뿐인데 안심이 되고 편안해지는 기분 좋은 감각.
그때.
“으음….”
“……읏.”
이서호도 눈을 뜨며 잠에서 깨어났다.
“아, 일어났어요?”
깊게 잠들었다 깨어난 남자의 푹 잠긴 목소리.
그 목소리에 유아라는 괜히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리고.
꼬옥.
이서호는 정신을 차린 후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그녀를 꼭 끌어안았다.
“에, 읏, 이, 일어나신 게….”
“…좀만 더 이러고 있죠. 아라 씨 몸 부드럽고 따듯해서 기분 좋네요.”
유아라는 이서호의 말에 볼을 붉히면서도 생각했다.
‘똑같은 생각 했네….’
자신도 이서호의 몸이 단단하고 따듯해서 좋다고 생각하던 중.
똑같은 감정을 느꼈단 걸 깨닫자 괜히 더 가까워진 기분이 들었다.
그때.
“……엣.”
“…….”
“지, 지금…, 그러니까…. 이게….”
“아라 씨….”
유아라의 허벅지를 무언가 단단하고 뜨거운 것이 짓눌렀다.
그에 감고 있던 이서호가 눈을 뜨고.
“……서, 설마.”
이서호는 그대로 유아라를 뒤로 돌려 그녀의 보지에 자지를 박기 시작했다.
찔꺽찔꺽찔꺽⎯!!
“하으응! 아, 안 돼…! 이, 이제 슬슬 다 일어날, 흣, 텐데에…!!”
“아라 씨의 몸이 야한 게 잘못이에요. …그리고 들키면 어때요. 서로 좋아서 하는 건데.”
“하, 하지마안…. 하응…! 하지마안…!”
결국 유아라는 아침부터 이서호의 정액을 자궁에 받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 。 。
다행히 두 사람의 모닝 섹스는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았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다들 깨어나지 않았기에 두 사람은 여유롭게 몸을 섞은 뒤 함께 몸을 씻었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유아라가 사람들을 깨우고 아침 식사를 시작했다.
“…저, 서호 씨. …이것도 드세요.”
“네? 이건 아라 씨 몫인게….”
“그, 그냥 드세요…. 저는 별로 안 먹고 싶어서.”
“하하, 그럼 감사히 잘 받겠습니다.”
유아라는 자기 몫의 통조림을 이서호에게 넘겼다.
이유는 특별히 없었다.
그저 왠지 이서호에게 하나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기에.
그녀는 자신이 준 통조림을 맛있게 먹는 이서호를 보며 흐뭇하게 미소 지었다.
“언니….”
그리고 그런 그녀를 한보미가 이상하게 바라봤다.
“진짜 왜 주는 거야? …태영이한테도 그러진 않았으면서.”
“어, 어? 그, 그냥…. 정말 오늘 아침은 배가 별로 안 고파서. 그리고 서호 씨…. 우리 대신에 힘든 일도 많이 하시는데.”
유아라는 살짝 볼을 붉히며 이서호를 힐끗 바라봤다.
“힘쓰시려면 잘 드셔야 하니까….”
“그러니까. 힘쓰던 건 태영이도 마찬가진데 왜 이 아저씨만 챙겨?”
“그, 그게….”
한보미의 추궁에 유아라가 어색하게 웃으며 눈을 피했다.
사실 자신도 모르게 챙겨준 것이라 변명할 말이 없었는데.
그때 옆에 있던 차혜연이 슬쩍 끼어들었다.
“왜 그래~. 아라 언니가 진짜 배가 별로 안 고플 수도 있지. 히히, 오빠 제 초콜릿 드실래요?”
“응? 아냐, 너 먹어.”
“치이…. 아라 언니 통조림은 먹고 제 건 안 드세요? 저도 배 안 고픈데.”
“그럼 뭐….”
“…….”
한보미는 싱글거리고 있는 차혜연을 살며시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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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지?’
묘하게 이서호에게 치근덕대는 느낌.
물론 김태영을 좋아하는 자신에겐 차혜연이 빠져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지만.
어딘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꼭 태영이가 버려진 것 같잖아.’
기분이 좋지 않다.
하지만 그녀 이외에 다른 사람들은 아무 말 없이 식사중.
유아라와 차혜연이 이서호에게 치근덕거리는 것이 별로 신경 쓰이지 않는 듯했다.
오히려 그의 합류를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있었다.
“아아~. 그래도 확실히 남자가 있으니까 힘쓰는 일도 하고 좋더라!”
“으, 응. …물 길어오려면 엄청 힘들었는데.”
체육계열답게 평소 김태영 대신 힘을 쓰던 심가람과 자그마한 몸으로 힘이 없어 고생했던 류하얀이 특히 그랬다.
류하얀의 긍정에 심가람이 키득거리며 말을 이었다.
“그치? 이야~ 난 처음에 쓸모없는 입만 느는 줄 알았는데 진짜 다행이다. 히히.”
“가, 가람아! 서호 씨 앞에서 그렇게 예의 없게…!”
“응? 그랬나? 난 칭찬이었는데.”
정말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심가람.
이서호는 그런 악의 없는 비난에 조용히 젓가락만 움직였다.
그때.
“흠…. 힘쓰는 일 해서 말이다만.”
식사 시간 동안 아무런 말이 없던 흑발 포니테일이 특징인 홍소라.
그녀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평소 말이 많지 않던 그녀가 입을 열자 자리에 있던 모두 그녀를 주목했다.
그리고 홍소라는 이서호를 바라봤다.
“혹시 검도는 해본 적 있나?”
대뜸 날아오는 질문.
“……검도 말인가요?”
“그래.”
너무 갑작스러운 질문이라 이서호는 의문스러운 얼굴로 되물었지만.
주변의 여자들은 홍소라의 질문이 무슨 의미인지 깨달은 눈치였다.
그리고 유아라가 다급하게 팔로 이서호를 가로막으며 홍소라에게 말했다.
“소라야…. 저, 전에도 얘기했지만, 그 대련이라는 거. …꼭 해야겠니?”
“흠, 아무래도 실제 사람과 연습하지 않으면 몸이 무뎌져. 언니.”
“그래도 다칠 수도 있잖아…! 가뜩이나 이제는 병원도 못 가는데!”
“태영이처럼 할 거니까 걱정하지 마. 적당히 봐줄 거다.”
“아, 아무리 그래도…!”
유아라는 어떻게든 홍소라의 뜻을 물리려고 했다.
하지만 이서호는 유아라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재밌다는 듯 웃으며 홍소라에게 말했다.
“검도는 해본 적 없지만, 어울려드릴 수는 있습니다.”
“서, 서호 씨!”
“하하, 남자답고 시원해서 마음에 드네. 그럼 식사 후에 곧바로 운동장으로 가지.”
“소라 너도 그만 하라니까?!”
유아라는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두 사람의 모습이 답답한 듯 점점 목소리가 높아져 갔다.
그런 그녀를 묵묵히 밥을 먹던 한보미가 막았다.
“언니, 그만해. 소라 저러면 말 안 듣는 거 알잖아.”
“그래도 갑자기 대련이라니! 다칠 수도 있는데!”
“다치면 어떤데? 본인도 괜찮다잖아.”
“그, 그치만!”
유아라는 조금도 굽힐 생각이 없었다.
허락하고 싶지 않다.
이서호가 다친다는 생각을 하니 결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렇기에.
“혜연아…! 너도 뭐라고 말 좀 해봐!”
이서호의 옆에서 당황한 얼굴로 지켜보던 차혜연에게 도움을 구했지만.
“으음…. 나, 나는 오빠가 괜찮다고 하면. …어쩔 수 없지 뭐.”
이서호의 명령을 따르는 것이 익숙한 차혜연은 그의 결정을 막을 수 없었다.
그렇게 결국 두 사람의 갑작스러운 대련이 성사되었다.
“아라 씨,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소라 씨도 봐주신다고 하잖아요.”
“……그래도 다치시면, 정말….”
유아라는 가슴이 술렁거렸다.
이 사람이 다치지 않았으면 하는데 말을 듣지 않으니 답답하고 서러운 감정마저 든다.
하지만 결국 두 사람은 식사를 마치고.
죽도를 든 채 운동장으로 나섰다.
“이야~ 아저씨, 좀 다시 본다. 생각보다 재밌는 사람일지도.”
“나, 나라면 …무조건 안 했을 텐데.”
그런 두 사람을 다른 인원들은 교실 창문에 다가가 지켜보았다.
그리고 대련의 당사자인 이서호.
그는 재밌다는 미소를 짓고서 운동화의 신발 끈을 동여맸다.
홍소라는 무심한 얼굴로 그를 지켜보며 조용히 물었다.
“운동은 해본 적 있나?”
“노동은 해봤습니다.”
“하하, 그런 것 치고는 자신 있어 보이는데.”
“그냥 대련인데요, 뭐.”
“나는 단순히 재미로만 할 생각은 아닌데. 좀 아플 수는 있다.”
“태영 씨도 많이 맞았나 보죠?”
“맞기는 했지만, 끈기는 대단했지. …네가 그만큼 할 거라곤 기대는 안 하지만.”
이서호는 홍소라의 도발에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어차피 이길 생각은 없다.
자신은 검도를 해본 적이 없으니 아마 일방적인 대련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서호는 웃었다.
‘저년도 맛있어 보이네.’
이서호에겐 다른 목적이 있었으니.
“저기, 그럼 제 의욕을 높이기 위해서 한 가지 제안을 드려도 될까요?”
“제안?”
“네, 단순히 재미를 높이기 위함이긴 합니다만.”
“호오…. 궁금하군. 뭐지?”
“흔한 얘깁니다. 내기 어떠세요?”
“승패로 뭔가를 걸자는 얘기로군.”
이서호의 제안에 무심하던 홍소라의 입꼬리가 살며시 올라갔다.
그녀의 웃음은 단순했다.
자신이 결코 질 리가 없는데 내기를 걸어오는 이서호가 우스우며 흥미로웠기에.
“좋아, 그럼 내가 지면 네 소원 한 가지를 들어주지.”
“그럼 저도 지면 소원 하나 들어드리겠습니다.”
“하하! 확실히 재밌군! 여흥으론 태영이 보다 좋은데?”
다행히 홍소라는 마음에 드는 눈치였다.
그리고 제안이 받아들여지자.
이서호 또한 씨익 미소 지었다.
그렇게 두 사람의 치열한 대련이 시작됐고.
따악!
물론 이서호는 곧바로 패배했다.
“서, 서호 씨!”
“하하! 맷집은 좋지만 실력이 영 형편없군. 그래도 꽤 재밌었다. 다음에도 부탁하지.”
“소라야! 다음이라니!”
“아뇨…. 내일 아침에 한 번 더 부탁드립니다.”
“생각보다 더 남자다워서 좋은데? 지기 싫어하는 남자는 아주 좋지. 그럼 나는 이번 소원을 생각해두마.”
홍소라는 개운한 표정으로 웃으며 건물로 들어갔고.
이서호는 걱정하는 유아라의 무릎 위에서 마지막에 맞은 머리를 매만졌다.
‘소원이라….’
그리고 이서호는 하늘을 가린 유아라의 젖가슴을 기분 좋게 응시하다.
‘나도 소원 좀 생각해 둘까.’
눈을 감고 미소 지었다.
그리고 그날 밤.
이서호는 밤에 찾아온 유아라에게 자신의 외출을 비밀로 해달라 부탁했다.
“바, 밖에 나가신다고요?”
“네, 아, 걱정은 하지 마세요. 혜연이에게 들으면 알겠지만 제가 좀비는 잘 피하거든요.”
“아침부터 왜 그러세요! 자꾸 위험한 일만 하시고!”
“으음…. 아직 설명할 때가 아니라….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이서호는 대충 얼버무리고 유아라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그녀를 꼭 끌어안았다.
“그런데 그러는 아라 씨야말로…. 아침부터 엄청 걱정해주시네요?”
“……그야, …걱정스러운 일만 하시니까.”
이서호는 자신을 나무라는 유아라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걱정한다는 것은 소중히 대한다는 뜻이기에.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제대로 흔들고 있는 증거였다.
물론 그렇다고 그녀의 잔소리에 어울려 행동을 머뭇거리진 않는다.
이서호는 걱정하는 얼굴의 유아라를 꼭 안아준 뒤 그녀를 뒤로 한 채 밖으로 나섰다.
“서호 씨….”
유아라는 마치 자신이 밖으로 나가는 것처럼 두려운 마음에 가슴이 떨려왔다.
하지만 그런 유아라가 모르는 사실이 있었으니.
K중학교 앞 아파트의 비어있는 어느 집.
“후우…. 슬슬 안 돌아가면 또 울면서 화내겠지.”
이서호는 그곳에 떠 있는 녹색 크리스탈 앞에 다가갔다.
이전 김태영의 ‘친구’ 퀘스트를 클리어한 뒤 얻은 포인트로 구매한 크리스탈.
‘텔레포트.’
이서호는 텔레포트로 장소를 이동했다.
향하는 곳은 호텔 앞 편의점.
그는 지금쯤 약속한 기간이 다가와 기다리고 있을 크리스틴에게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