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ecame The Necromancer In The Post-Apocalyptic Zombie World RAW novel - Chapter (132)
좀비세상 속 사령술사가 되었다 132화(132/162)
“그거 아니? 태영아. 저 섹스 말이야. 보미 씨가 먼저 찾아왔어.”
“…….”
“몇 마디 나누더니 스스로 내 다리를 더듬으면서 눈을 감더라. 분위기 따라서 키스를 하긴 했는데. 아, 오해는 하지 마. 키스만 하고 분명 거절했거든?”
“…….”
“그야 너랑 보미 씨가 그런 관계인 건 내가 잘 알잖아. …하하, 그런데 보미 씨가 괜찮다더라. 생각지도 못했는데 나를 좋아한대. 그래서 원하는 대로 해준 거야.”
“…….”
“그러니까 오해하지 마. 나는 분명 너랑 한 약속 지켰어.”
내가 속삭이는 말에 김태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우으읍, 으읍…!”
너무 시끄러웠던 탓에 입을 막았기 때문에.
김태영은 그저 입에 묶인 밧줄을 꽉 깨물며 침을 질질 흘리고 눈에 핏발을 세운 채 나를 노려볼 뿐이었다.
그 시선이 참으로 뿌듯했다.
정말 노력한 보람이 있구나.
“태영아, 이것도 들어볼래? …보미 씨는 구멍이 좁은 편이야. 다른 여자보다 조임이 좋아서 맛있더라. 아, 그냥 처녀라서 그런 건가?”
“우으으읍⎯!! 으으으읍⎯!!”
“그리고 가슴도 생각보다 컸지. 그건 영상으로도 보이지? 어때? 나중에 너도 만질 수 있게 한 번 부탁해볼까?”
“으으으읍!! 으으으읍⎯!!”
물론 입을 막는다고 해서 목소리 자체를 낼 수 없는 건 아니기에 시끄러운 건 똑같았다.
하지만 듣기에 거북한 욕설은 안 들어도 괜찮으니 이 정도면 충분한가.
스으윽.
나는 김태영에게 고개를 내밀어 그에게 작게 이야기했다.
“그리고 사실, 네 정신병 말인데 …구라야.”
“…….”
김태영은 내 말을 듣자 으르렁거리던 목소리를 감추고 떨리는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멍한 얼굴이 바보 같아 꽤 보기가 좋았다.
“하하하, 맞아, 전부 내가 연출한 거지. 이상운 교수의 진단? 그 사람도 애초에 내 쪽 인간이었어. 이제 이해했지?”
“으으으으으읍⎯!!”
진실을 전해들은 김태영은 더욱 미친 듯이 날뛰며 소리를 내질렀다.
어우, 너무 시끄럽게 하지 마.
진실이 알고 싶었던 거 아냐? 내 목소리 다 묻히겠다.
“그래도 가람이를 너무 미워하지 마. 가람이는 정말 그날 밤에 안 왔으니까. 그렇다고 네가 들은 신음소리가 가짜라는 건 아니고.”
“으으으으으읍⎯!!”
“내 여자 중에 몸을 잘 숨기는 애가 있거든. 지금도 옆에 있어. 하하, 걔랑 즐기던 소리를 네가 착각한 거지 뭐. 아, 이건 착각한 네 잘못인가? 그럼 정신병자 취급에 네 탓도 있네.”
“으으읍!! 으으으으읍!!!”
김태영의 동공이 작아지며 얼굴에 핏줄이 도드라졌다.
어금니가 으드득 움직이며 입을 막은 밧줄과 천을 씹어먹을 것처럼 힘을 줬다.
어지간히 억울한 모양이었네.
“그래도 이제 정신병 아닌 걸 알았으니 시원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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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백함이 밝혀져 기뻐할 김태영의 어깨를 토닥였다.
“하지만 아직은 창고에 좀 있어. 아직 보여줄 영화가 많거든. …한, 다섯 편 정도?”
“으으읍!! 으으으읍⎯!!”
스으윽.
나는 이제 입에서 피까지 흘리는 김태영과 떨어지며 씨익 미소 지었다.
그리고 살며시 손을 흔들며 창고의 문으로 걸어갔다.
보미와의 섹스 영상은 서비스로 끄지 않았다.
점심식사 당번이 올 때까지는 재생되겠지.
섹스가 끝나고 내 옆에서 곤히 누워 사랑을 속삭이는 장면까지 찍혔으니 한동안 심심하지는 않을 것이다.
…친구의 지루함을 생각해주는 마음.
어쩌면 이게 진짜 친구가 아닐까.
“그럼 내일 보자 태영아. …아, 그리고.”
문뜩, 나는 문을 열고 나가기 전 잊었던 인사를 떠올려 살며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미소 지으며 태영이에게 감사를 전했다.
“보미 잘 먹었어. 맛있더라. 앞으로도 애용할게. 고마워.”
“우으으으으으으읍⎯!!”
물론 태영이도 내 인사에 기뻐했다.
역시, 친구의 행복에 기뻐하는 것이 진정한 친구지.
그치? 태영아.
。 。 。
김태영에게 한보미와의 영상을 보여준 이후.
그로부터 5일간.
나는 하루에 한 편씩 다른 여자들과의 관계를 찍은 것도 보여주었다.
물론 보여주기 전날 밤에 찍은 따끈따끈한 영상이었다.
[서호 씨…. 저 오랜만이라 빨리…. 빨리 하고 싶어요….]“하하, 보여? 아라 씨는 연상이지만 은근히 애교가 많다?”
“…….”
“저건 어젯밤 영상이야. 그러니까 네가 자고 있을 때 우리는 섹스를 하고 있었던 거지. 바로 옆 건물에서.”
[하아아…! 들어와…! 오래간만의 서호 씨 자지가…! 흐응…, 읏, 하읏….]영상 속의 유아라는 내 밑에 깔려 젖가슴을 출렁거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쁜 미소로 나를 바라보며 교성을 내지른다.
“젖가슴 크지? 네 일행 중에서 제일 크지 않나?”
“…….”
나는 그 영상을 김태영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함께 감상했다.
내가 직접 나오는 영상이라 어색하지만, 어제 있었던 일을 이렇게 돌아보는 맛이 또 좋았다.
특히 각별한 친구와 함께 나누니 더욱.
“…….”
태영이는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소리는 지르지 않는다.
묶여있는 자신이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깨달은 거겠지.
그보다 얼마나 기뻤으면 눈물을 흘리다니.
“태영아 울지마. 친구 사이에 이런 거 공유하는 건 당연한 거잖아.”
“…….”
이후 나는 태영이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영상을 틀어둔 채 창고를 나왔다.
아, 내가 나와도 묶여있으니 자위를 할 수가 없나…?
뭐 어때. 자위는 할 수 없어도 친근한 그녀의 섹스 영상을 머리에 세기면 나중에 쓸 수 있겠지.
무려 어젯밤엔 세 번이나 뒹굴었으니.
태영이도 꽤 오랫동안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안녕 태영아. 오늘도 좋은 아침이야.”
“…제발 꺼져. 이제 됐으니까. 그만 보여주라고. …이 씨발 새끼야.”
“하하, 여전히 아침부터 입이 험하네. 그럼 입부터 막고 시작할까?”
유아라의 영상을 보여준 다음 날.
이제는 발버둥 치는 김태영의 입을 막는 것도 수월해졌다.
아니, 어쩌면 태영이가 반쯤 포기한 걸지도.
[제대로 말해봐, 돼지년아. 뭘 원한다고?] [하아, 하아…, 모, 목…. 목을 조르면서 박아다오. 흐잇…! 그, 그래…! 커, 헉. 어, 엉덩이도 잔뜩…. 오옷…!]“오해는 하지 마. 저건 소라 성적 취향이야. 알고 있었어? 아, 하긴 알았으면 소라가 처녀였을 리가 없구나.”
“우으으으으읍⎯!!”
오늘의 태영이는 이상하게 어제와 달리 소리를 질렀다.
어제는 유아라의 영상이라 그랬을까.
아니면 오늘은 소라가 맞는 모습을 봐서 그런 걸까.
“너무 그러지 말라니까? 자, 봐봐. 오히려 좋아하지? 소라는 맞는 걸로 느끼는 극성 변태라 그래.”
[흐아앙…! 흐읏…! 오옷…! 더, 하앙…! 더 때려줘…! 유두도 꼬집어줘…! 더 강하게 박아줘…! 엉망진창으로…♡]영상 속 소라는 변태 같은 얼굴로 짐승처럼 자지를 원하고 있었다.
“우으으으으읍⎯!!”
소라의 몰랐던 성적 취향을 알아서일까. 김태영은 기쁜 듯 소리를 내질렀다.
그리고 그 다음 날.
[오빠…♡ 서호 오빠…♡ 하앙…. 좋아해, 좋아해, 키스 더 해줘…! 후음…, 움… 츄웁….]오늘은 가람이와의 섹스 장면을 그와 함께 감상하였다.
“들었지? 저게 가람이 신음소리야. 이제 그날 들었던 소리랑 차이점을 알겠어?”
“우으읍!! 우으읍!!”
“그나저나 가람이 몸 탄탄하지 않아? 허리는 잘록하고 단단한데 엉덩이랑 가슴은 엄청 부드럽다? …그리고 속살 하얀 거 꼴리지 않아?”
“우으으으읍⎯!!”
“그리고 가람이는 키스하면서 박히는 걸 엄청 좋아해. 좀 사랑을 갈구하는 타입이라고 해야 하나.”
“우으으으으으읍⎯!!”
김태영은 보라는 영상은 보지 않고 발버둥 치며 내게 얼굴을 내밀었다.
그러며 핏발 선 눈으로 노려본다.
아무리 움직여도 노려보는 것 밖에 못 하는데, 가만히 앉아서 영상이라도 보는 쪽이 이득 아닌가?
“우으으으으읍⎯!!”
그래도 태영이는 멈추지 않고 소리를 지르며 버둥거렸다.
아무래도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은 모양이다.
하지만, 다음 날.
“…….”
류하얀의 영상을 본 김태영은 멍하니 영상을 바라봤다.
오늘의 그는 소리를 지르거나 날뛰지 않는다.
그저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화면의 영상을 지켜봤다.
“……너도 좀 놀랐지?”
“…….”
[하으으…! 조아…! 더, 더 잔뜩, 하아…! 조아…! 기분 조아아…!] [찔꺽, 찔꺽, 찔꺽.] [크윽…, 하, 하얀 씨. 좀 천천히….] [안대에에…! 조아서 못 멈추게써요…! 흐읏…! 하앙…! 자지 너무 조아아…!]영상 속 류하얀은 그 작은 몸으로 나를 밑에 깔고서 스스로 허리를 흔들었다.
그 모습이 평소 소심하고 조용한 그녀의 모습과는 너무나 달랐기에.
처음에는 발악하던 김태영도 넋을 잃은 채 그 모습을 지켜보다.
“……우읍.”
끝내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숙였다.
“진짜 하얀 씨는 뭐랄까. …정액을 짜내는 기계라고 할까. 구멍도 작아서 조임은 엄청난데, 또 명기라서 말이야. 정말 영혼까지 빨리거든.”
“…….”
류하얀의 영상을 보는 동안 김태영은 묵묵히 내 한탄을 들어줬다.
물론 한탄으로 위장한 일종의 자랑이었다.
앞으로 태영이는 류하얀의 저 격렬한 섹스를 맛볼 일이 없을 테니까.
그걸 본인도 알아서인지 태영이는 고개만 푹 숙인 채 내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그리고.
드디어 기다리던 마지막 날이 되었다.
“제발…. 제발, 그만해…. 내가 잘못했으니까…. 제발….”
류하얀의 영상을 보여준 다음 날이 되어 창고의 문을 열자 김태영은 고개만 숙인 채 나에게 빌기 시작했다.
“정말…. 그것만은 못 보겠어…. 내가 졌어…. 그러니까, 그러니까 제발….”
아아, 그렇구나.
오늘이 마지막이니 영상의 주인공도 쉽게 유추할 수 있겠구나.
“하하, 무슨 소리야 태영아.”
그리고 거절하는 김태영에게 나는 기분 좋게 웃으며 어깨를 토닥였다.
“좋은 건 나눠야지. 그게 친구잖아.”
“…….”
김태영은 눈물 범벅이 된 얼굴을 들어 나를 바라봤다.
그 눈에는 더 이상 과거의 열정 같은 건 보이지 않았다.
보이는 건 텅 빈 어둠.
검은 눈동자가 절망적인 마음을 내게 보여주었다.
[읏, 하읏, 하앙…! 굉장해…, 흣, 좋아, 하앙…!]“…….”
이후 평소처럼 영상을 틀어주었다.
하지만 김태영의 입은 평소와 달리 밧줄로 막지 않았다.
그러나 입이 자유로움에도 김태영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절망적인 얼굴로 괴로운 듯 모니터 속 영상을 계속 지켜봤다.
그 안에는.
그의 오랜 소꿉친구가.
음란한 얼굴로 내 자지에 박히고 있었다.
“너무 그렇게 슬퍼하지 마, 태영아.”
그리고 그런 친구의 모습이 안쓰러웠던 나는 태영이를 위해 한 가지 사실을 알려주었다.
“혜연이 말이야. 쟤가 나한테 따먹힌 건 딱히 네 탓이 아니거든.”
“……뭐?”
그 말에 김태영이 어두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조용히 물었다.
“너랑 백화점에 가기 전에 호텔에서. 사실 그때 이미 우리 자주 하는 사이였어.”
“…….”
힐끗, 김태영의 얼굴을 바라보자.
그의 거무튀튀한 눈동자는 얕게 떨리고 있었다.
소리치려는 걸까? 평소처럼 죽여버리겠다고.
“…….”
하지만 내 예상과 달리.
김태영은 내게서 시선을 거두고 그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조용히 말했다.
“……그래.”
이후 그는 고개를 들지 않았다.
영상을 보지도, 나를 노려보지도 않은 채.
그저 인형처럼 고개를 숙이고 움직이지 않았다.
김태영은 그렇게 망가졌다.
“그럼 천천히 감상해. 캠코더도 너 줄 테니까 나중에 자유로워지면 잘 사용하고.”
“…….”
“그럼 갈게 태영아. 재밌었다.”
김태영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내 목소리에 대한 대답은 오로지 모니터에서 들려오는 차혜연의 신음 소리 뿐.
그 모습에 나는 만족스럽게 미소 짓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고를 떠났다.
그럼 이제 남은 건.
한보미의 크리스탈인가.